FAZER LOGIN서경민은 하강의 동태를 살피며 금방이라도 수배령이 떨어질 거라 짐작했다. 하지만 하강 쪽은 이상하리만큼 잠잠했다.폭풍전야 같은 고요함이었지만 서경민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신지원의 친척 어르신이 하강으로 간 이상, 경찰이 이 결정적인 단서를 썩힐 리 없었다.신지원이 끝까지 입을 다물어 본인을 지켜준 것인지, 아니면 경찰이 대어를 낚으려고 지금 일부러 때를 기다리는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이유가 무엇이든 이제 하강은 그에게 금지된 땅이었다. 하강뿐만 아니라 이곳 청림에서도 서서히 퇴로가 차단되고 있었다.엊그제 외곽에서 터진 총격전은 민가 하나 없는 오지라 조용히 묻히는 듯했다. 하지만 정보는 어디선가 샜고 경찰은 그날 밤 기다렸다는 듯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서경민이 며칠 머물렀던 은신처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생활용품들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유류품을 싹 쓸어갔고 곧바로 도시 전체를 이 잡듯 뒤지기 시작했다.얼마 전 터진 마약 운반과 경찰 피격 사건 때문인지 수색 강도는 유례없을 정도로 지독했다.외곽은 물론이고 사람 발길 닿지 않는 농경지와 인근 산등성이까지 경찰견들이 들이닥쳤다. 아직 아무것도 못 찾아냈지만 서경민의 목을 죄는 포위망은 확실히 좁혀지고 있었다.호텔 소파에 삐딱하게 앉은 연재윤은 이미 맥주 두 캔을 비운 상태였다. 테이블 위에는 안주 삼아 뜯어놓은 군것질거리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텔레비전을 보던 연재윤은 드라마 한 편이 끝나고서야 생각났다는 듯 침실 쪽을 향해 툭 소리를 던졌다.“야, 권엽. 기절했냐? 왜 이렇게 조용해?”30초쯤 지났을까, 침실 문이 열리며 권엽이 나타났다. 방금 씻었는지 머리는 젖어 있었고 얼굴색은 창백했다.“진통제는 어디 있어?”연재윤은 잠시 그를 훑어보더니 현관 쪽 수납장을 턱짓으로 가리켰다.“서랍 안에.”권엽은 거칠게 서랍을 뒤져 알약 하나를 꺼내더니 물도 없이 씹어 삼키듯 넘겨버렸다. 그러고는 비틀거리며 다가와 연재윤의 옆에 몸을 던졌다.연재윤이 과자 봉지를 슥 내밀었다.“좀
저녁 무렵 서인준이 집으로 찾아왔다. 딱 봐도 급한 용무가 있는 기색이었다.마당으로 들어온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거칠게 멈췄고 서인준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거실로 뛰어 들어오며 외쳤다.“형! 형!”하시윤은 서시은을 안고 소파에 앉아 서정우와 놀아주던 중이었다.그녀는 서인준을 슬쩍 쳐다보며 말했다.“지혁 씨 출장 갔어요.”“출장이요?”서인준이 뜻밖이라는 듯 걸음을 재촉하며 다가왔다.“형이 무슨 출장을 가요?”하시윤이 알 턱이 없었다. 그녀는 서지혁이 자신을 피하려고 핑계를 대는 게 아닌가 의심하는 중이었다.서인준은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누르며 투덜거렸다.“전화를 몇 번이나 해도 안 받아요. 출장을 갔어도 이 시간이면 호텔에는 들어갔을 텐데. 대체 뭘 하는 거야.”하시윤은 시선을 내린 채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통화 연결음이 스피커폰을 타고 거실에 울려 퍼졌지만 끝내 받는 사람은 없었다.전화가 끊기자 서인준이 고개를 돌려 하시윤을 보더니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두 사람, 혹시 싸웠어요?”하시윤은 흠칫 놀라 그를 올려다보았다.“아니요. 갑자기 왜 그런 걸 물어요?”“표정이 안 좋아서요.”서인준이 말을 이었다.“게다가 형이 지금 회사도 안 나가는데 출장을 갈 리가 없거든요. 분명 둘이 투닥거리고 형이 어디 숨어버린 거 아니에요?”‘지긋지긋하네. 이 집안 인간들은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눈치가 빠른지...’하시윤은 서시은을 달래며 끝까지 부인했다.“내가 그 사람이랑 싸울 일이 뭐가 있겠어요. 아니에요.”서인준도 듣고 보니 그럴듯하다고 생각해 수긍했다.“하긴, 형이 평소에 형수님한테 얼마나 잘하는데. 형수님이 성질을 부려도 형이 다 받아줬으면 줬지, 형이 화를 낼 사람은 아니죠.”하시윤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입을 다물었다.서인준은 한숨을 내쉬며 옆자리에 앉아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진짜 출장을 갔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하시윤은 화제를 돌리기 위해 그에게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요? 그렇게 허둥지둥 뛰어
서지혁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저랑 관련이 있었다면 제가 이렇게 대놓고 도와드렸겠습니까? 저 이래 봬도 준법 시민이라고요.”“그럼 서지혁 씨 아버님은요?”구정환이 마치 생각났다는 듯 툭 던졌다.“아버님께서 이 일들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그고 계신 건 아닌지 혹시 아는 거 있습니까?”어떤 상황에서도 서지혁은 서경민을 위해 방어막을 쳐야만 했다. 그는 태연하게 말을 돌렸다.“그럴 리가요. 우리 회사 일이 워낙 산더미라 그것만 챙기기에도 벅차실 텐데 다른 데 눈을 돌릴 짬이 어디 있으시겠어요.”구정환은 그저 알겠다며 가볍게 웃어넘겼다. 그의 볶음밥이 줄어들기도 전에 서지혁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 화면에는 저장되지 않은 번호가 떠 있었고 구정환의 시선이 그곳에 머물렀다.서지혁이 손을 뻗자 구정환이 선수 쳤다.“누구 전화인데 이름도 안 떠 있습니까?”그 말에 서지혁은 아예 구정환이 보는 앞에서 전화를 받으며 스피커폰을 눌렀다. 그리고 먼저 짧게 내뱉었다.“말해.”상대방이 보고했다.“대표님, 주호를 잡았습니다.”구정환은 순간 당황한 표정으로 서지혁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서지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시를 내렸다.“잘 붙들고 있어. 금방 갈게.”전화가 끊기자 서지혁이 구정환에게 물었다.“더 드실 겁니까?”구정환은 이 상황에서 밥이 넘어갈 리가 없었다. 그는 젓가락을 내던지듯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당장 출발합시다!”두 사람은 서지혁의 차에 올라탔다. 차가 속도를 높이자 구정환이 입을 열었다.“서지혁 씨한테 또 큰 빚을 지네요.”“이번에는 형사님을 도와주려던 게 아닙니다.”서지혁이 솔직하게 털어놨다.“그놈이랑은 제가 정산할 원한이 좀 있어서요.”붙잡힌 것은 주호뿐만이 아니었다. 그가 거느리던 부하들도 여럿이 쇠고랑을 찼다. 현장에 있던 서지혁의 부하들은 서지혁이 구정환을 대동하고 나타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구정환은 그들을 무시한 채 주호에게 다가가 몸을 낮추고 앉았다.“이게 누구신
하시윤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서지혁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나 출장 다녀와서 그때도 네 마음이 여전하면 안 잡을게. 응?”마치 달래듯 나긋나긋한 말투였다. 그는 일부러 목소리 톤을 한층 더 낮추며 다정하게 속삭였다.하시윤은 침묵했다. 거절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지금 서지혁의 말은 제안이 아니라 통보였다. 설령 그녀가 싫다고 해도 그는 기어이 ‘좋다’는 답을 받아낸 것처럼 상황을 밀어붙일 인간이었다.서지혁은 그녀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옅게 웃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착하지.”그렇게 통화가 끊겼다.휴대폰을 내려놓은 서지혁이 고개를 들어 눈앞의 여자를 응시했다.밤새 묶여 있던 여자는 손발은커녕 온몸이 마비된 상태였다. 머리는 깨질 듯 울렸고 속은 울렁거려 당장이라도 토가 터져 나올 것 같았다.무엇보다 그녀를 미치게 만드는 건 생리적인 현상이었다. 어젯밤부터 지키고 서 있던 부하에게 수십 번이나 사정했지만 돌아오는 건 싸늘한 무관심뿐이었다. 수치심을 무릅쓰고 버텨봤지만 이제는 정말 한계였다.서지혁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여자가 다급하게 소리를 냈다.옆에 있던 부하가 입에 물린 천을 꺼내자마자 여자는 말했다.“화장실 좀 보내줘요! 화장실부터 갔다 오게 해주면 그다음에 다 말할게요, 제발요!”서지혁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여자의 말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무심하게 물었다.“주호, 어디 있어?”여자는 미칠 지경이었다.“화장실부터 보내달라니까요! 묻는 건 조금 이따가 다 말해줄게요, 제발!”“어디 있냐고 물었어.”서지혁이 다시 물었다.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얼굴이었다.여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일단 저부터 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지혁이 옆에 서 있던 부하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다시 더러운 걸레가 여자의 입안으로 사정없이 처박혔다.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지만 서지혁은 가차 없이 몸을 돌렸다. 창고 입구로 걸어 나간 그는 대기하던 부하
하시윤은 밤을 꼬박 지새운 탓에 다음 날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아침 일찍 경호원이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서시은이 깨어났는데 배가 고픈지 계속 칭얼거린다는 보고였다.하시윤은 서지혁이 어젯밤 나간 뒤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렸다.“지혁 씨한테 전화는 안 해봤나요?”경호원이 대답했다.“대표님께서 지금 일을 처리 중이시라 당장은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고 하십니다.”별수 없이 하시윤은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를 돌봐야 했다.서시은에게 젖을 물리고 기저귀를 갈아준 뒤, 그녀는 몸을 닦아 옷까지 갈아입혔다. 그러고 나서 서정우를 데리고 세수와 양치질까지 마쳤다.아래층으로 내려오니 이미 아침 식사가 배달되어 있었다. 가정부 둘 다 집안 사정으로 자리를 비운 터라 음식을 할 사람이 없어서 서지혁이 따로 주문한 모양이었다.하시윤은 아무 말 없이 서정우를 챙겨 밥을 먹었다.상황 파악이 안 되는 서정우가 밥을 먹다 말고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하시윤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무 일도 아니야. 엄마가 어제 정우가 너무 보고 싶어서 이 방으로 데려온 거야.”서정우가 눈꼬리를 휘며 활짝 웃었다.“그럼 앞으로도 엄마랑 같이 자요.”하시윤은 아이의 작은 머리통을 쓰다듬어줄 뿐, 아무런 약속도 하지 못했다.식사를 마친 서정우는 마당에서 모래놀이를 하려다 말고 옆집의 시커멓게 타버린 집을 발견했다.아이가 하시윤을 급히 불렀다.“엄마, 이리 와서 좀 보세요! 저 집이 새까맣게 변했어요!”밖으로 나와 슬쩍 곁눈질한 하시윤은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발견했다. 저 정도면 복원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그녀는 서정우에게 주의를 주었다.“저쪽에는 가까이 가지 말고 이 근처에서만 놀아.”잠시 후, 그녀는 경호원을 불러 아이들을 다 챙겼으니 이제 볼일이 끝났다며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마땅치 않다면 내가 데리고 갈게요.”경호원은 순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지혁으로부터 하시윤이 이런 식으로 나
서지혁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면서도 목소리만은 끝까지 다정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하시윤의 손을 잡으려 했다.“아니야, 그런 일시적인 호기심 같은 거 절대 아니야.”그가 말을 이었다.“새로운 자극이 목적이었다면 밖에 널린 게 여자들이야. 넌 내가 호기심 때문에 널 만났다고 했지? 하지만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어디 있어, 누구나 저마다의 특별함이 있는 거지.”서지혁은 하시윤을 빤히 응시했다.“다른 건 다 상관없어. 그냥 너라서 좋은 거야.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정말 느껴지지 않아?”하시윤은 그의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내 자리에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있었어도 지혁 씨는 충분히 행복했을 거야.”“그런 건 없어.”서지혁이 단호하게 말했다.“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정해서 나한테 그런 죄목을 씌우지 마.”그는 한 걸음 더 다가가 하시윤을 창가로 몰아붙였다.“그런 말 하지 마. 최근에 너무 많은 일이 터져서 마음이 복잡해서 그런 거 알아. 내가 다 해결하겠다고 약속할게, 응? 그러니까 제발.”하시윤은 숨을 크게 두어 번 몰아쉬고 나서야 그를 쳐다보았다.“지혁 씨, 난 진심이야.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이런 삶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그녀가 덧붙였다.“지혁 씨도 눈치채고 있었잖아. 나 요새 계속 갈등하고 있었던 거. 사실 나, 아주 예전부터 떠날 생각이었어.”하시윤은 서지혁을 밀쳐내고 옷장에서 캐리어를 꺼내 왔다.“지혁 씨도 이미 봤지?”문 앞에 캐리어를 툭 내려놓으며 하시윤이 말했다.“이거, 진작에 다 싸둔 거야.”서지혁은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오히려 하시윤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내일 떠날 거야. 염치없는 부탁이라는 건 알지만 아이들 돌보는 문제는 지혁 씨가 잘 해결해 줄 거라고 믿어.”“어디로 가려고?”서지혁이 물었다.“하강을 아예 떠나는 거야?”“응.”하시윤이 대답했다.“갈 곳은 이미 정해뒀어. 예전
하시윤은 며칠째 서지혁과 서인준을 보지 못했다.그 둘뿐만이 아니라 서경민과 성문영도 돌아온 날 잠깐 얼굴을 마주쳤을 뿐 그 뒤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굳이 묻지 않아도 대충 짐작이 갔다.서지혁이 요 며칠 바쁠 거라고 한 건 당연히 회사 일 때문일 터. 회사가 바빠지면 서씨 가문 사람들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반면 하시윤은 참 자유로웠다. 한효진이 아래층으로 자주 내려오지 않아 서정우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 무척 편했고 그러다 보니 입맛이 돌아 밥도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먹었다.그날 밤 서정우를 재우는데 아이가
식탁 분위기가 어색할 정도로 조용했다.평소 쉬지 않고 떠들던 서인준마저 갑자기 점잖은 척하며 말없이 밥만 먹었다.심연정은 하시윤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중간에 그녀를 몇 번 힐끗 보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퇴근해서야 알았어요. 오늘 오후에 우리 부모님이 오셨는데 시윤 씨랑 약간 충돌이 있었다면서요?”하시윤이 고개를 들고 덤덤하게 말했다.“충돌요? 그랬나요?”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듯 잠시 멈칫하더니 한효진의 눈치를 살폈다.한효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하시윤을 쳐다봤다. 하시윤은 그녀에게
하시윤은 서정우를 안고 서지혁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어젯밤의 일이 자꾸 떠올라 서지혁의 눈을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그녀가 머뭇거리며 꽃밭 가장자리에 다다랐을 때 마침 서인준의 차가 빠르게 들어와 주차장에 멈췄다. 서인준이 차 문을 열고 내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형, 퇴근하고 바로 가버리는 게 어디 있어? 나 기다리지도 않고.”다가오던 그는 하시윤과 서정우를 보고 약간 놀란 듯했다.“정우 나왔네?”서인준이 손을 내밀며 안으려 하자 서정우가 몸을 홱 돌렸다.“싫어요.”서인준은 웃으면서 아이의 볼을 꼬집으려다 결국 꼬집지는
심연정은 식사 후반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한효진이 젓가락을 내려놓자 밥을 채 먹지 못했는데도 따라서 젓가락을 놓았다.밖에서 대기하던 유민숙이 재빨리 다가와 한효진을 부축했고 심연정도 자리에서 일어나 따라갔다.하시윤은 생선 한 조각을 다 먹지 못하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막 일어나려는데 가정부가 약그릇을 들고 왔다.“시윤 씨, 저녁 약이에요.”하루 세 번, 이러다 정말 사람 잡겠다.그녀가 약을 먹는 걸 몰랐던 서인준이 가까이 다가와 그릇을 들여다보았다.“이게 뭐예요? 한약이에요?”하시윤은 약그릇을 받아 숨을 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