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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접대

Penulis: 도화
강수호가 사무실을 나갔지만 사무실 안은 여전히 고요했다.

다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은 채 오후 출근 시간도 되기 전부터 진지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하시윤은 일을 거의 다 끝마친 상태였다. 원래 신입사원이라 업무량이 많지 않았다. 오전 내내 일을 했으니 이제 일이 한 가지만 남았다.

그래서 서두르지 않고 의자에 기대어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찌라시를 보면서 스크롤을 내리는데 카톡 메시지가 왔다는 알림이 떴다.

재빨리 클릭해보니 서지혁이 보낸 메시지였다. 내일 토요일이니 서정우와 함께 병원에 가서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가는 것을 잊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중요한 일인 만큼 하시윤도 잊지 않고 있었기에 서지혁에게 ‘알겠어’ 라고 답장을 보냈다.

그쪽에서 더 이상 연락이 없자 다시 찌라시들을 보았다.

오후 출근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야 강수호가 돌아왔다. 별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목소리는 조금 더 부드러워진 듯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두 동료의 이름을 부르더니 오늘 저녁에 있을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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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76화 불이 붙었다

    최예원은 저녁이라도 같이 먹자며 붙잡았지만 하시윤은 마음이 복잡해 핑계를 대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집으로 돌아오니 마당에 서지혁의 차가 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는 보이지 않았다. 하시윤은 급한 걸음으로 거실을 가로질러 위층으로 올라갔다.계단 끝에 다다랐을 때, 복도에 서서 전화를 받고 있는 서지혁의 모습이 보였다.인기척을 느낀 서지혁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더니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는 수화기 너머로 짧게 대답을 마친 뒤 전화를 끊고 다가왔다.“왔어?”하시윤은 대답 대신 휴대폰을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지혁 씨 아버님이랑 연 회장님 소식 들었어?”서지혁은 휴대폰을 받아 사진을 확대해 보았다. 그러더니 놀라는 기색은커녕 오히려 입가에 엷은 미소까지 띠었다.“상처가 꽤 깊네.”서지혁은 하시윤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연재윤도 조금 전까지 여기 있다가 소식 듣고 나갔어.”연상훈이 다쳤다는 말을 듣자마자 연재윤은 그야말로 입꼬리가 귀에 걸려 펄펄 뛰었다고 했다. 걱정은커녕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더니 당장 구경하러 가야겠다며 의기양양하게 발걸음을 옮겼다는 것이다.하시윤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정보력이 빠른 그들이니 이미 알 만한 소식은 다 꿰고 있었을 터였다.하시윤은 의아한 듯 물었다.“그런데 지혁 씨 아버님이랑 연 회장님은 왜 갑자기 충돌한 거야? 두 집안, 협력 관계 아니었어?”서지혁이 무덤덤하게 대답했다.“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야. 겉으로는 비즈니스 파트너지만 사적으로도 얽힌 게 많거든. 아마 예전에 쌓인 앙금이 터진 거겠지.”하시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구나.”그녀는 소파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으며 덧붙였다.“그래도 대화로 풀 수 없는 일이 있나 봐. 다짜고짜 손부터 나가는 걸 보면 말이야. 저러다 나중에 일은 어떻게 같이 하려고 저러는지 몰라.”서지혁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너 지금 그 인간들 걱정해 주는 거야?”하시윤이 서지혁의 팔을 툭 쳤다.“난 진지하게 묻는 건데 지혁 씨는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75화 큰 골칫거리

    연상훈은 고개를 숙인 채 찻잔만 만지작거렸다.“누구한테 들은 건가?”서경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찻잔에 머물러 있었다.연상훈이 차를 다 비우고 잔을 내려놓자 종업원이 새 잔을 가져와 다시 차를 따랐다. 연상훈은 다시 잔을 들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그 여자가 나중에 나를 칼로 찔렀던 사건은 자네도 알지 않나. 나를 뼈저리게 증오하던 여자였어. 만약 진짜로 애가 들어섰다면 절대로 낳지 않았을 걸세.”원보라가 연상훈을 칼로 찔렀던 사건은 당시 연씨 가문에서 필사적으로 입단속을 한 덕에 크게 번지지는 않았지만 서경민만은 그 내막을 알고 있었다. 칼끝이 심장 근처까지 박혔던 점으로 보아 원보라는 정말로 연상훈의 목숨을 끊어놓을 작정이었다.그만큼 원보라의 원한은 극에 달해 있었다.서경민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두 번 묻게 하지 마. 내 성격 알지 않나.”연상훈은 두 번째 찻잔마저 단숨에 비워버리고 잔을 내려놓았다. 종업원이 다시 차를 따르려 하자 그는 손을 들었다.“먼저 나가 보게.”종업원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뒷걸음질로 방을 나갔다.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연상훈이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나한테 남은 아들은 그놈 하나뿐이야. 우리 집 장남은 설령 감옥에서 나온다 해도 이미 끝장난 놈이고. 그 녀석도 제대로 배운 게 없어서 건들거리기만 하지 당장 가문을 이끌 재목은 못 돼.”질문의 핵심을 피하는 대답이었지만 서경민은 재촉하지 않았다.연상훈이 말을 이었다.“원정희는 자네 어머니 손에 죽었으니 여사님도 복수는 한 셈이지.”잠시 멈칫하던 그가 원보라의 이름을 꺼냈다.“원보라는 자네 집안에 해를 끼친 적이 없어. 자네가 원보라를 나한테 넘겼을 때 나도 참 모질게 굴었지. 멀쩡한 처녀를 내가 사람 꼴이 아니게 짓밟아 놨으니 말이야. 솔직히 말해서 그때 도망치지 않았다면 내 손에 죽었을지도 몰라. 그나저나 자네는 대체 원한이 얼마나 깊기에 아직도 분이 안 풀린 건가?”서경민이 픽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74화 축하해요

    하시윤은 지윤정과 번화가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번화가 입구에 도착한 하시윤은 지윤정에게 전화를 걸었다.금세 전화를 받은 지윤정의 목소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안으로 좀 더 들어와요! 저 앞쪽에 여성복 매장 보이죠? 거기 입구에 있어요. 얼마 안 멀어서 조금만 걸어오면 바로 보일 거예요.”하시윤이 안으로 들어가 조금 걷자 정말 지윤정의 모습이 보였다.지윤정은 혼자가 아니었다. 곁에는 지난번 병원에서 그녀에게 약을 사다 주었던 남자가 서 있었다.두 사람은 완전히 화해했는지 나란히 서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시윤은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다가갈지 말지 망설였다.그때 지윤정이 고개를 돌리다 하시윤을 발견했다. 그녀는 곁에 있던 남자에게 서둘러 몇 마디 건넸고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자리를 피해주었다.남자는 하시윤의 곁을 지나치며 가볍게 목례를 건넸고 하시윤도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그가 멀어진 뒤에야 하시윤은 지윤정에게 다가갔다.“화해한 거예요?”지윤정은 조금 쑥스러운지 소리를 내며 웃었다.“그 사람이 전부 설명해 줬어요. 나중에는 경찰에 신고까지 했더라고요. 그랬더니 그 여자도 겁을 먹었는지 저한테 사과도 하고 다 해명해 줬어요. 둘이 이미 진작에 헤어진 사이였다고 하더라고요. 그 여자가 일방적으로 매달린 거지, 다시 만난 건 아니었대요.”문제의 채팅 계정은 그 여자의 부계정이었고 대화 내용도 조작된 것이었다. 남자는 지윤정에게 직접 휴대폰을 보여주며 확인까지 시켜주었다.결국은 그 여자가 부계정 두 개를 번갈아 로그인하며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보낸 메시지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지윤정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제가 너무 감정적으로 굴었나 봐요. 차분하게 대화로 풀었어야 했는데.”하시윤이 짧게 대답했다.“잘 해결됐다니 다행이네요.”지윤정은 냉큼 다가와 하시윤의 팔짱을 꼈다.“그날 괜히 시윤 씨까지 고생시키고 병원까지 가게 만들었잖아요. 오늘 밥은 제가 살게요!”하시윤은 말없이 살짝 미소만 지었다.방금 옷을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73화 경고

    서경민은 변호사를 대동하고 신지원을 접견하러 갔다.수많은 수하가 검거되면서 줄줄이 신지원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었지만 그는 정말 입이 무거웠다. 신지원은 시종일관 결백을 주장하며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관여한 바도 없다고 끝까지 잡아뗐다.변호사는 신지원이 직접 선임한 인물이었다. 원래 서경민은 이런 종류의 소송에 능한 업계 거물을 이미 섭외해 둔 상태였다. 무죄나 가벼운 형량은 힘들더라도 적어도 죄목은 조정해서 그가 아무것도 모른 채 이용당한 것으로 몰고 갈 생각이었다.하지만 신지원은 이를 거절했다. 그는 정말이지 충심이 지극했다. 서경민이 연루될까 봐 두려워 그의 도움을 거절한 것이다.이번 접견을 위해 서경민은 인맥을 동원했다. 그래서 전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접견실에서 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신지원은 안에서 소식이 끊긴 상태였지만 자신의 죄목이 하나둘 늘어나는 것을 보고 밖의 사람들이 속속들이 잡혀가고 있음을 짐작하고 있었다. 이는 서경민에게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었기에 그는 서경민의 처지가 꽤 곤란할 것이라 예상했다.내심 걱정하던 신지원은 서경민의 모습이 예전과 다름없는 것을 보고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서경민은 안심하기는커녕 오히려 미간을 찌푸렸다.신지원의 변화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머리는 짧게 깎였고 안에서의 생활이 고된지 눈에 띄게 수척해져 있었다. 원래도 마른 체격이었는데 더 살이 빠지니 그저 가냘프고 가련해 보일 정도였다.직사각형 탁자를 사이에 두고 신지원은 손발에 수갑과 족쇄를 찬 채 교도관에게 이끌려와 자리에 앉았다.변호사와 서경민은 반대편에 앉았다. 변호사는 관례에 따라 신지원에게 불법 범죄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있는지 물었다.신지원은 고개를 떨군 채 예전부터 수없이 반복했던 말을 내뱉었다.“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변호사는 이어 밖의 상황을 설명했는데 대부분 그에게 불리한 내용뿐이었다.신지원은 침묵했다. 이런 소식은 한두 번 듣는 게 아니었기에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72화 다음 스텝

    서경민은 정말로 병원을 찾아 주호의 병실로 들어갔다.주호는 침대 머리에 기댄 채 불도 붙이지 않은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한가롭게 휴대폰 게임을 즐길 정도로 여유는 있어 보였다.서경민이 다가가 그의 휴대폰을 빼앗으며 말했다.“이 와중에 게임이야.”서경민을 본 주호는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회장님.”서경민은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어쩌다 이 지경이 되도록 당한 거야.”주호는 숨을 몰아쉬다 나직이 실소를 터뜨렸다.“설마 저한테 손을 댈 줄은 몰랐습니다.”그가 말을 이었다.“일부러 맞아준 건 아닙니다. 인정해야겠더군요. 실력이 대단하던데요?”잠시 멈칫하던 주호가 덧붙였다.“지혁이가 다 컸더군요. 예전처럼 묵묵히 입 닫고 있던 꼬맹이가 아닙니다. 아주 독기가 서렸어요.”서경민은 굳은 얼굴로 침묵을 지켰다.주호가 그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 입을 열었다.“제 탓도 있습니다. 굳이 현수를 보내서 떠보라고 한 건 제 선택이었으니 결과도 제가 감당해야죠.”서경민이 말했다.“너를 탓하러 온 게 아니다.”주호의 안색은 여전히 백지장 같았다.“그래도 다행히 크게 다친 건 아니랍니다. 의사 말로 잘 쉬면 금방 낫는다고 하더군요. 어젯밤 기세로 봐서는 제 목숨줄을 끊어 놓지 않은 것만으로도 한 번 봐준 셈입니다.”서경민은 주호가 적당히 물러나 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주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기에 그가 진심으로 상대했다면 이 지경까지 되지는 않았을 터였다.잠시 기다리던 서경민이 입을 뗐다.“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봐주지 마. 자식이 못난 건 가르쳐서 키우면 되지만 말을 듣지 않는 건 큰 문제야. 그럴 때는 버릴 줄도 알아야지.”주호는 흠칫 놀라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서경민이 다시 말했다.“다음에는 네가 하던 대로 해라. 평소에 다른 놈들 대하듯이.”이어서 그는 현수의 상태를 물었다.주호는 잠시 숨을 고르다가 대답했다.“제가 사과했습니다. 제 지시로 갔다가 이 사달이 났으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71화 네가 신고한 거야?

    서무열이 안치된 장소를 아는 것은 경찰 입장에서 그리 큰 수확이 아니었다.그들이 접수한 신고의 요지는 서무열의 유골이 바로 이 별채 건물 아래에 묻혀 있다는 것이었다.서경민이 동의하지 않는 이상 이곳을 함부로 파헤칠 수는 없었다. 묘지 역시 봉인된 상태라 그 안에 정말로 서무열의 유골함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려면 이 또한 서경민의 허락이 필요했다.이대로 협조를 얻지 못한다면 유일한 방법은 윗선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고작 신고 하나만으로는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희박했다. 경찰 측도 당장 결과를 낼 생각은 아니었는지 간단한 면담을 마친 뒤 작별을 고했다.서지혁은 그들을 대문 앞까지 배웅했다. 사건과 관련된 질문 대신 그는 다시 한번 구 형사에 대해 물었다. 언제쯤 돌아오느냐는 가벼운 물음에 경찰은 이번 주 안에는 복귀할 것이라 덤덤히 답했다.그 말은 즉, 청림에서의 검거 작전 역시 이번 주 내에 이루어진다는 뜻이었다. 서지혁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독단적인 서경민에 비해 서지혁은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기에 경찰들도 그에게 꽤 정중했다.그들은 떠나기 직전, 신고 내용에 대해 살짝 귀띔해 주었다. 신고자는 신고와 더불어 음성 파일 하나를 제출했는데 거기에는 두 남자의 대화가 담겨 있었다.서씨 가문 사람들은 아니었고 말투로 보아 떠돌이 도사들인 듯했다. 대화 내용 중 한 명은 분명 술에 취해 혀가 꼬인 목소리로 자기가 젊었을 적 서씨 가문에서 제사를 지낸 적이 있다고 떠벌리고 있었다.그의 말에 따르면 서무열이 세상을 떠났을 때 한효진이 거액을 들여 자기 스승을 불러들였고 자신도 그때 동행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한효진이 무언가 켕기는 게 있는지 사체 앞에서 계속 제사를 올리게 했는데 죽은 이의 원한이 깊어 살이 낄까 두렵다며 그것을 풀어달라고 신신당부했다고 전했다.도사들은 도를 닦는 몸임에도 속으로는 그런 미신 같은 소리를 비웃었지만 한효진의 씀씀이가 워낙 후했기에 돈을 생각해서 기꺼이 의식을 치러주었다.시신은 황색 천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13화 상처

    하시윤은 금세 욕실에서 나왔다.일부러 서지혁에게는 시선을 주지도 않고 곧장 침대에 누운 뒤 이불을 끌어 올리고 눈을 감았다.서지혁은 이미 잠옷을 챙겨 두었다.평소였으면 바로 욕실로 들어갔을 텐데 하시윤이 저러고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그는 잠옷을 옆에 내려놓고 침대 옆에 섰다.하시윤은 그가 옆에 서 있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신경 쓰고 싶지 않았지만 서지혁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았다.하시윤은 참다못해 눈을 뜨고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변태 아니야? 왜 씻지도 않고 여기 서...”그녀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눈을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19화 고집

    하시윤이 물었다.“상대가 못 알아봤다고요?”사람 하나 망가뜨리겠다고 그렇게까지 큰돈을 들였으면서 사전이든 사후든 정작 당사자 얼굴 사진 한 장도 안 봤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됐다.그 생각이 채 정리되기도 전에 조경순이 방으로 들어왔다.“시윤아, 오늘 저녁은 여기서 먹고 가. 아줌마가 반찬 좀 푸짐하게 해줄게.”그녀는 웃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전에 두 번은 네가 안 와서 말이야. 네가 좋아하는 것들로 한 상 가득 차렸는데 우리 셋이 다 못 먹고 결국 버렸잖아.”딱히 원망하는 투가 아니라, 그저 지나가듯 흘리는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18화 그렇게 잘났는데 왜

    연못가에서 서지혁은 하시윤에게 오늘 서정우가 아픈 척했던 일에 대해 얘기했다.하시윤은 미간을 좁혔다.“인준 씨는 그런 잔머리만 잘 굴리네. 부모님 속 좀 긁어보겠다고 정우까지 끌어들이다니.”“인준이가 부모님 속 긁으려고 그런 건 아니지.”서지혁이 말했다.“나 도와주려고 그런 거야.”하시윤은 그에게 시선을 주지도 않은 채 연못에 사료를 한 움큼 던졌다.“그렇게 잘났는데 왜 도움이 필요한 건데?”“내가 그렇게 잘났어도 네 마음 하나는 아직 못 얻었잖아.”서지혁이 말했다.하시윤은 말문이 막혔다.서지혁은 하시윤이 어떤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09화 뭐가 대단하다고 그래?

    서강 그룹에 도착한 타이밍이 절묘했다. 오후 근무 시작까지 딱 몇 분 남겨둔 시점이었다.1층 엘리베이터 앞에는 직원 몇 명이 줄을 서 있었고, 그 바로 옆이 전용 엘리베이터였다.서지혁은 하시윤을 데리고 전용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 사람이 많지는 않아 서로 부딪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서지혁은 하시윤의 허리를 감싼 손을 끝끝내 거두지 않았다.지난번 하시윤이 한 번 회사에 들른 뒤로, 그녀의 정체를 두고 온갖 추측이 돌았다.하지만 서지혁과 하시윤이 함께 있는 모습을 직접 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 소문만 무성했을 뿐, 다들 반신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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