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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엄청난 스트레스

Author: 노끼
수색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지난번 무진의 사고 때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생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수색 팀 측에서는 금새 포기할 것이 분명했다.

어차피 현장에 있어봐야 도움이 되지 않아, 무진과 성연은 호텔로 돌아왔다.

사고 현장이 있는 국외로 나오면서 한시도 제대로 쉬지 못한 두 사람.

지금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지만, 휴식을 취할 생각이 있을 리 만무하다.

할머니 안금여와 고모 강운경, 고모부 조승호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 잠이 올 턱이 없었다.

며칠 전, 할머니와 영상 통화를 하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 지금 사고로 생사조차 확인할 수는 없다니, 성연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대신해서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어른을 이제 겨우 만났는데, 하늘은 어쩜 이리도 야속하게 할머니를 데려가려고 하는지…….

평소 할머니가 무진에게 얼마나 잘 했는지는 성연도 잘 알고 있다.

무진도 늘 마음 속 깊이 할머니 안금여를 사랑하고 존중했다.

그리고 무진의 건강이 좋지 않은 데에는 부모의 비행기 사고의 탓도 컸다.

무진이 갑자기 또 발병할까 성연은 무진의 건강 상태가 늘 걱정스러웠다.

이곳의 의료 시설은 국내보다 완비되지 못한데다 이용하기도 편리하지 않아서, 만약 진짜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상당히 번거로울 터였다.

하지만 성연이 무진과 손을 잡으면서 무진의 맥을 짚어보니, 약간의 불규칙적인 박동이 느껴졌지만 그런대로 안정적인 상태로 보였다.

‘그러니 별일 없겠지?’

성연은 옆에서 무진을 위로했다.

“사람을 못 찾았다는 건 아직 희망이 있다는 말이에요. 어찌 되었든 사람을 찾은 다음에 생각해요. 지금은 구조의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 돼요.”

할머니와 고모를 일찍 발견하면 할수록 생존 확률이 높아질 터.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인 무진이 잠시 손으로 이마를 문지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손건호는 무진이 룸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는 바로 무진의 뒤를 따랐다.

호텔의 복도, 창가에 선 무진이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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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연이 생각하기에, 외국이다 보니 국내보다 불편하기도 할뿐더러 수색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밑의 수하들만 믿고 사람을 찾아서는 안된다.잠들었던 무진이 깨어나 보니 이미 날이 저물어 있었다.성연이 옆에 있으니 역시 평상 시처럼 잠이 든 모양이다.잠에서 깬 후, 성연은 자신의 생각을 무진에게 말했다.자신 또한 할머니와 고모 부부를 자신의 가족으로 여기고 있었기에, 당연히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었던 성연이다.무진은 이런 부분들까지 생각할 줄 아는 성연이 기특했다.하지만 이런 스트레스는 자기 혼자만 감당해도 되는 것이다. 성연이 이런 일들까지 걱정하는 건 원하지 않았다. 성연 같은 어린 아가씨가 이런 방면의 일을 잘 알고 있을 리도 만무하고.“괜찮아, 넌 걱정 안 해도 돼. 사람들을 더 보낼 테니까.” 무진은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무진 또한 별다른 방도가 없으리라 생각한 성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성연이 짐작으로는, WS그룹이 아무리 전국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해도 해외까지 모두 손을 뻗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그러니 지금 무진이 동원할 수 있는 인원이 몇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 것이다.그러나 그 때까지만 해도 성연은 알지 못했다. 무진이 이미 이터너티의 수하들을 보내 할머니와 고모를 찾게 하고, 또 최첨단의 위치추적 시스템을 동원해서 항공에서 대단위 면적을 스캔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을.무진이 이끄는 이터너티의 실력은 성연이 이끄는 아수라문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세계 최정상급의 이터너티가 동원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은 전국 각지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뻗어 있었다.사실 성연은 무진이 이터너티의 수장인지는커녕 이쪽 방면에 자신의 세력이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그래서 무진이 이터너티 수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위해 룸을 나갔을 때, 성연은 서한기에게 몰래 연락을 했다.“보스, 무슨 일이에요?” 방금 잠에서 깼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서한기가 전화를 받았다. 성연이 시간을 확인해 보니, 국내는 지금 새벽일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889화 음식 맛을 몰라서 그래

    전화를 끊은 후, 성연은 불현듯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올렸다. 무진과 자신은 출국하자마자 부리나케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일을 처리하고 호텔로 돌아온 직후, 잠이 드는 바람에 아직까지 아무것도 먹은 게 없었다.성연 자신은 어찌해도 상관이 없었지만, 무진의 현재 건강 상태로는 계속 버틸 수 없을 터였다.차량 추락 사고 이후에 극도로 나빠졌던 무진의 몸은 간신히 회복되어 이제 좀 안정적인 상태였다.그런데 연이어 닥친 뜻밖의 불행한 사고로 또 다시 정신없이 움직이게 될 줄 어찌 알았으랴.무진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성연은 무진이 이곳의 음식을 제대로 못 먹을까 걱정이 되었다.그래서 호텔 주방을 잠시 빌려서 직접 장 봐온 재료들로 무진을 위한 식사를 준비했다.다행히도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출국할 때 몇 가지 보약을 챙겨 왔었다.보약들은 지금 마침 유용하게 쓰였다.약해진 장기를 보하고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약재들을 무진이 먹을 탕에 같이 넣었다.이렇게 만들어진 음식들을 눈으로 보며 성연은 내심 흡족했다.호텔 측은 아주 친절하게 주방과 주방 내의 도구들을 사용하게 해 주었다. 그래서 성연은 호텔에서 제공해 준 그릇과 쟁반을 이용해서 직접 만든 음식을 룸으로 가져갔다.한편, 무진이 전화 두 통을 하고 룸으로 돌아오니 성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무진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손건호를 보며 물었다.“성연이는?”계속 무진의 곁을 따라다녔던 손건호 역시 성연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어깨를 으쓱이는 손건호 또한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무진이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할머니와 고모, 고모부가 실종 중인 상황에 성연마저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자신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지도 모른다.순간 무진의 몸은 자동 반사로 성연을 찾기 위해 룸을 나섰다.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룸으로 걸어오던 성연은 자신을 향해 마주보며 걸어오는 무진이 눈에 들어왔다.“왜 여기에 있어요?” 무진 씨가 왜 룸에 있지 않고 밖으로 나왔지? 라고 생각하면서 성연이 물었다.무진의 등 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890화 최선을 다해 조사하겠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에 성연은 휴대폰을 가지고 노는 척하면서, 사실은 휴대폰으로 스카이 아이 시스템을 이용한 수색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무슨 문제가 생기면 서한기가 바로바로 보고하겠지만, 그냥 앉아서 보고만 들을 생각이 없었던 성연은 계속 수색 상황을 체크하고 있는 중이다.같은 시각, 무진은 비행기 추락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여기 공항에서는 이륙하기 전에 규정에 따른 점검을 안했다는 말인가?비록 강씨 집안의 전용기라 할지라도, 안전 비행을 위해 전문 항공 정비사들의 비행 전 점검은 필수다.이번에 일어난 참사는 정말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사고 조사 책임자에게서 곧바로 연락이 왔다.공항 보안 책임자가 사고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직접 무진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공항 보안 책임자의 음성이 휴대폰 건너 편에서 들려왔다.“강 대표님, 강씨 집안의 전용기에 대해 저희 쪽에서는 한치의 오차 없이 규정대로 진행했습니다. 비행 전에 항공기 전체에 대한 외관 점검, 연료 보급뿐만 아니라, 기내 각 장치의 작동 상태 등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부모님의 항공기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는 무진에게 끼친 영향력은 실로 컸다.부모님의 사고 이후, 무진은 전용 항공기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왔다.조종사이든 항공기 정비사이든 모두 전국에서 수소문해 찾은 최고 실력자들이었다.그런 만큼 자신들의 직업에 대한 그들의 프라이드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그렇기에 이번 사고는 정말 간단히 생각할 수가 없었다.이런 부분들을 생각하던 무진의 표정이 금새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했다.‘설마 과거 고의로 부모님의 사고를 일으켰던 자들이 또 손을 쓴 건가?’‘하, 우리가 잘 지내는 건 못 보겠다는 건가?’예전에 부모님이 당하신 비행기 사고에 대해 무진은 항상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단지 물적 증거를 얻지 못했을 뿐.지금까지도 그 사고에 대한 진상 조사를 포기하지 않고 있던 무진이었다.만약 진짜 동일범의 소행이라면, 드디어 부모님의 사망 이후 처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891화 중요한 위치

    무려 사흘에 걸친 수색에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결국 현지의 경찰 측에서 포기를 선언하면서 수색 팀도 수색을 중단했다.할머니와 고모 부부를 태운 비행기의 추락 지점으로 추정되는 해역은 사면이 크고 작은 수백 개의 무인도로 둘러싸여 있어서 수색이 무척이나 어려운 실정이었다.경찰은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그러나 이게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다. 국내에서 WS 그룹의 주주들이 어떻게 사고 소식을 들었는지, 이 일로 인해 그룹의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이 소식을 접한 무진은 즉시 비상 조치를 취했지만, 이미 사고 소식이 흘러 나간 마당에 자신이 아무리 만회하려 한들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주가는 여전히 사고의 영향으로 폭락 중이었다.연일 주주들이 전화를 걸어와 어떻게 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회사의 임원들도 그에게 전화를 해서 대책과 사고에 대해 물어댔다.무진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성연은 이 날 무진에게 평소보다 엄청나게 많은 전화가 걸려오는 걸 지켜보았다.경찰 측에서는 수색을 포기했지만, 성연과 무진은 수색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했다.스카이 아이 시스템으로 할머니와 고모의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성연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하지만 성연이 서한기에게 지시한 일을 모르는 무진은 마음이 무척 무거워 보였다.무진이 노트북을 열고 무언가를 처리하고 있는데, 성연이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와서 노트북 옆에 놓았다.“무슨 일이예요?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누군지 모르지만 고모와 할머니 사고 소식을 흘려서 회사에 큰 영향을 주고 있어. 지금 회사 상황이 썩 좋질 않아서 처리해야 할 일이 많네.”무진의 눈 밑에 드리워진 다크 서클이 요 며칠 그가 제대로 쉬지 못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계속된 할머니와 고모 생각에 무진은 성연이 옆에서 억지로 쉬게 하지 않으면 잠시도 잠들지 못했다.어쨌든 지금 회사에는 자기 한 사람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무진이 처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892화 생각해 볼게

    그 후, 곰곰이 돌이켜보던 무진은 아무래도 뭔가 이상했다. 분명 국외에서 발생한 사고인데다, 소식을 듣자마자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바로 비밀에 붙이지 않았나? 그런데 이 절묘한 타이밍은 또 뭐란 말인가?누군가 중간에서 농간을 부리고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 다만 누가 그랬는지만 모를 뿐.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원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해당될 수 있었다.안금여와 강운경은 평소 국내에 있을 때면 항상 곁에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어서 손을 쓰기 어렵다.지금 큰집에서 두 사람이 해외로 나갔다가 생각지도 못한 비행기 사고가 생겼는데, 조사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이 사고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 무척 영리하다고 할 수 밖에.저녁 무렵, 손건호가 황급히 무진이 머무는 룸 안으로 들어왔다.룸 안에는 성연도 무진과 함께 있었지만 이미 습관이 된 상태라, 성연이 있는 앞에서 거리낌 없이 무진에게 보고했다.손건호의 음성이 초조한 빛을 띄었다.“보스, 지금 회사 상황이 좀 좋질 않습니다. 주주들이 이미 항의하고 있습니다.”WS그룹의 주주들이 말로 가장 현실적임을 무진과 손건호는 잘 알고 있었다.겉으로는 관심을 가지는 척하지만, 사실은 이게 사고가 났을 때 뒤에서 짓는 저들의 또 다른 얼굴이다.저들의 눈에는 오직 이익밖에 안 보이는 것이다.손건호의 말을 들은 무진이 침묵을 지켰다.보아하니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 할 것 같다.지금 회사에는 무진 혼자밖에 남아 있지 않으니, 자신을 대신해서 짊어질 사람이 없었다.옆에서 같이 듣고 있던 성연의 표정도 어두워졌다.무엇보다 마음속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사람들이 정말 비열해. 이 틈을 타서 일을 벌이다니 정말 너무해.’‘할머니와 고모를 아직 찾지도 못했는데, 무진 씨는 회사 일까지 신경을 써야 하다니.’시궁창에 빠진 쥐는 뒤에서 꼼수를 부릴 수밖에 없는 법.보고를 끝낸 손건호는 자신의 룸으로 돌아가서 무진의 결정을 기다렸다.무진은 그래도 고려해야 했다.할머니와 고모를 찾는 일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893화 먹기나 해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하룻밤 꼬박 고민을 한 무진은 결국 회사 내 불안한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돌아가기로 결정했다.회사는 지금 뒤죽박죽 엉망인 상태로, 이전에 이미 잠복해 있던 세력이 튀어나와 회사의 발목을 잡아당기고 있는 형세였다. 혼란한 틈을 타서 제 이익을 챙길 속셈이 분명했다. 하지만 무진은 절대 저들의 뜻대로 되게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회사 일 때문에 무진과 함께 다시 국내로 돌아왔지만, 성연은 이런 상황 자체가 무진의 몸에 엄청난 부담을 줄까 걱정이었다.할머니와 고모의 사고 소식을 들은 이후, 무진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음식도 제대로 잘 먹지 못했다.무진의 건강이 아직 괜찮다고 해도, 실제 몸 상태는 좋지 않았다.만약 이런 상황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무진의 몸이 망가질 게 틀림없었다.그래서 무진이 회사로 출근했을 때, 성연은 무진을 위해 몸에 좋은 약재들을 넣고 탕을 끓였다.그러나 이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점을 성연은 잘 알고 있었다.푹 쉬고 규칙적으로 적당한 음식을 섭취한다면, 무진의 몸은 서서히 회복될 것이다.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다.회사 일은 확실히 성연이 도와줄 수 없는 문제였다.그래서 무진이 영양 보충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뒷바라지나 하는 수밖에 없다.성연은 바쁜 무진을 방해하지 않고 평상시처럼 자신의 일을 해 나갔다.무진이 회사에 나가고 없을 때, 성연은 스카이 아이 시스템의 수색 상황을 지켜보며 서한기에게 지시한 수색 작업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확인했다.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건 마음이 놓이지 않은 성연은 서한기에게 직접 처리하라고 지시했다.특히 스카이 아이 시스템에 관해서는 더욱 방심은 금물이었다.그러니 서한기에게 이 일을 맡기는 것이 가장 타당했다.다만 스카이 아이 시스템을 작동시켜 며칠이나 사고 인근 지역을 모두 스캔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소식이 없었다.성연은 순간 가슴이 덜컥하며 한기가 드는 기분을 느꼈다.스카이 아이 시스템의 위력은 성연이 제일 잘 알고 있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894화 저에게 다 생각이 있습니다

    요 며칠 무진이 회사에 출근하자, 안금여 회장과 강운경 이사의 비행기 사고를 확인하기 위해 주주들이 잇따라 찾아왔다.비록 무진이 말하지는 않았지만, 무진이 황급히 출국을 한데다 또 국외에서 기사까지 나면서 이 일은 십중팔구 사실로 여겨졌다.무진의 사무실을 방문한 주주들이 무진을 위로하며 말했다.“강 대표. 회장님 연세를 생각하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게 사실이야. 단지 몇 년 앞당겨졌다고 생각하고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맞네, 강 대표. 강 대표와 회장님의 사이가 각별하다는 것은 알지만, 너무 슬퍼하지 마시게.”“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강 대표의 집안 어른들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만약 무슨 어려운 일이라도 있다면, 언제든지 우리를 찾도록 해. 우리 중 몇몇은 강 대표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 자식처럼 여기고 있네. 이런 뜻밖의 일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회사에는 강 대표가 필요해. 기운을 내시게.”주주 몇 명이 무진의 옆에 앉아 계속 쓸데없는 소리들을 늘어놓고 있었다.저들의 말 중에 얼마만큼 진심이고, 거짓인지 알 수는 없다.무진은 그저 그들을 향해 의례적인 웃음을 지었다.“여러분들의 깊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아직은 할머니를 찾지 못했지만, 저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기왕 그들이 알게 된 이상, 무진도 더 이상 숨길 생각이 없었다.그리고 그들에게 자신의 결심을 보여주었다.회사와 할머니 쪽 상황 모두 자신이 살필 것이다.무진이 할머니를 계속 찾겠다고 말하자, 주주 몇 명은 고개를 저었다.“사고 지역의 경찰 쪽에서는 이미 수색을 중단하지 않았나? 가망이 없어 보이는데?”“외국의 사고 지역이 꽤 넓다고 하던데, 어떻게 찾을 생각인가? 한 곳, 한 곳 다 뒤질 수는 없지 않나? 찾았다고 해도 유해만 찾게 될 것 같은데…….”이 말을 하던 주주가 거침없이 내뱉었을 때, 무진의 서릿발 같이 매서운 눈빛이 그를 향해 날아갔다.말을 하던 주주는 순식간에 뒷목이 얼어붙는 듯했다.목을 움츠린 채 더 이상 말을 잇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895화 연기를 지켜볼 마음이 없다

    강명수와 강명호도 안금여와 강운경의 비행기 사고 소식을 알고 있었다.그리고 아직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강씨 집안의 일원인 두 사람은 평소 외국에서 자리 잡고 있었지만, 지금 자신들의 아버지 강상철, 강상규가 구금되자 바로 귀국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루 종일 회사 내에서 어슬렁거렸다.자신은 너무도 편안하게 살면서 둘째, 셋째 일가는 힘들게 하는 강무진에게 본때를 보여줄 참이었다.자신들 둘째, 셋째 일가와 맞선 걸 강무진이 후회하게 만들 참이었다.강무진이 가까운 가족 두 명을 잃고, 마찬가지로 의지할 사람을 잃었다고 생각한 강명수와 강명호는 속으로 득의양양한 기분이었다.하지만 두 사람은 절대 표시를 내지 않은 채 일부러 무진의 사무실을 찾아와 능청스럽게 위로했다.“무진아, 큰어머니와 운경이 이런 말도 안되는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도 무척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그래도 기운을 내라. 이 세상에 지나가지 못할 위기는 없어. 어찌되었든 너에게는 운영해야 할 큰 회사가 있지 않니?”“명호 삼촌 말이 맞아, 우리 둘은 지금 한가한 상태이니, 회사에 네가 관리하기 힘든 일이 있으면 우리에게 말해라. 우리가 널 위해 분담해 줄 수 있어.” 강명수가 뒤에서 히죽거리며 말했다.강명수의 태도는 강명호보다 진중하지 못해 마음속의 기분을 아무리 해도 숨길 수 없었다.두 사람을 보며 무진은 속으로 혐오감이 일었다.역시 둘째, 셋째 할아버지의 자식들이었다. 똑같이 구역질이 날 정도로.‘할머니 사고가 난 위기를 틈타 자기 잇속을 챙기고 회사 권한을 원해?’‘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무진은 이들에게 어떤 기회도 줄 생각이 없었다.그리고 두 사람의 모습에 무진은 마음 속 깊이 의심이 들었다.예전에 그에게 사고가 났을 때, 둘째, 셋째 할아버지도 이렇게 할머니를 몰아세웠었다.이제 할머니와 고모에게 사고가 나자, 구치소에 있는 둘째, 셋째 할아버지 대신 강명수, 강명호가 자신을 몰아세우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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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07화 이전에도 관계가 없었어

    “엄마, 제 잘못이에요. 제가 여동생을 데리고 갔어요. 화가 나셨다면 저를 벌주세요.”사무는 담담한 표정으로 조용히 성연을 바라보았다. 남자답게 아주 용감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모습이었다.하지만 의자 위에 놓인 사무의 팔은 말과 달리 잔뜩 긴장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의자 위의 손잡이를 잡고 줄곧 쓰다듬고 있었다. ‘사무는 항상 이랬지. 잘못을 저지른 뒤 마음이 켕길 때면 이런 모습이었어.’성연도 초조했지만, 아이의 이런 풀이 죽은 모습을 보자 오히려 화가 나지 않았다.“강무진 대표님은 어떻게 알았어?”“TV를 보고 알았어요.”사무는 생각해 보지도 않고 대답하면서 별거 아니라는 듯한 표정이었다.성연은 어쩔 수 없이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TV를 보면서 바로 아빠라고 알아볼 수 있었단 말이야?”아이가 TV를 보고 알았다고 대답하자, 성연은 아이가 무의식적으로 무진의 용모를 마음에 든 것으로 생각했다. ‘결국 미남미녀를 좋아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잖아.’“엄마, 나하고 오빠가 아빠랑 닮지 않았어요? 완전히 똑같아요.” “그리고 오빠 이름은 사무, 내 이름은 사진인데, 아빠 이름은 무진이잖아요. 아빠가 보고싶어서 엄마가 이렇게 이름을 지었을 거예요.”갑자기 옆에서 줄곧 침묵하던 사진이 입을 열었다. 아이는 온통 흥분한 표정으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성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제 겨우 다섯 살인 두 아이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잠시 막막했다.머릿속에는 어느새 아까 WS그룹에서 세 사람이 포옹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사무와 사진이 얼굴은 정말 무진 씨를 닮았어. 얼굴 생김새는 완전히 무진 씨 축소 버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성격조차도 거의 똑같아. 밖에 있을 때는 과묵하고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갑지.‘그러나 집에서는 또 그렇게 세심하게 여동생을 돌보고, 때로는 나도 돌보기도 해.’‘이렇게 해야겠어...’“흠흠...”“이 세상에는 닮은 사람이 많아. 이렇게 닮았다고 아빠라고 하면 안 돼. 알겠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06화 이런 엄마가 제일 무섭다

    예민주가 무진을 봤을 때 성연의 시선도 그 뒤를 따랐다. 그 모습을 보자 한동안 가슴이 아파왔다. 성연이 받은 마음의 충격도 결코 예민주보다 작지 않았다.‘얼마나 웃기는 모습이야! 5년 전에 내게 아이를 지우라고 말했으면서!’수술대에 올라가는 순간 주위는 조용했다. 의사와 간호사가 수술 도구를 준비하는 소리만 들릴 뿐.그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수술실의 그 밝게 빛나던 조명을, 성연은 지금까지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이혼은 곧 성연의 아이들에게 아빠가 없다는 말과 같다. 아이의 마음속에는 부모와 완전한 가정에 대한 갈망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가정법원에서 나오자마자 성연은 병원으로 갔다.하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아이를 지울 용기가 없었다.결국 성연 혼자서 멀리 외국으로 나가서 아이들을 키우기로 결심했고, A국에서 5년이나 머무르게 된 것이다.“엄마, 빨리 봐. 아빠가 우리를 받아줄 거야. 아빠가 우리를 안고 있어!”성연이 고통스러운 추억에 잠겨 있을 때, 무진의 품에 안겨 있던 사진이 흥분한 표정으로 펄쩍펄쩍 뛰면서 성연에게 달려왔다.몸을 움찔하면서 성연의 눈빛도 마침내 다시 맑아졌다.사진을 품에 안은 채, 급히 무진에게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서 말했다.“사무야, 우리 집에 가자!”드디어 아빠를 찾았다는 생각에 빠져 있던 사무는 성연의 말을 듣자 정신을 차렸다. 미련이 남은 듯이 눈앞의 남자를 잠시 바라보다가 말없이 무진의 품에서 벗어났다.“엄마, 아빠한테 우리 집으로 오지 말라고 할 거예요?”엄마의 품에 안긴 채 성연을 바라보던 사진이 의아한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조용히 무진을 주시하던 성연의 눈가에 서늘한 냉기가 스쳐 지나갔다.다시 입을 연 성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저 사람은 너희 아빠가 아니야. 내가 말했잖아. 아빠는 이미 이 세상에 없다고. 앞으로 다시는 함부로 아빠라고 하지 마. 알았지?”말을 마친 성연은 바로 아들의 손을 잡고 밖을 향해 걸어갔다.뒤에 남은 서한기와 손건호도 이미 성연이 얘기할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05화 우리가 말을 잘 들으면

    이전에 엄격한 훈련 과정을 거쳤던 두 사람은 조직에서의 실력도 막상막하였고, 지금도 여전히 그랬다.한 차례 맞붙는 모습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아주 격렬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 상대방을 다치게 할 수 부분은 전혀 없었다.“아빠!” 두 사람이 싸우고 있을 때, 소파에 앉아 있던 두 아이가 온통 눈물 범벅인 얼굴로 무진에게 달려왔다. 억울함이 가득한 표정을 한 채 짧은 다리로 부지런히 무진에게 달려갔다.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흐느끼는 아이들의 울음 소리가 무진의 가슴을 뒤흔들었다.무진이 고개를 숙이고 두 아이를 바라보자, 익숙한 두통이 다시 찾아왔다.“아빠, 저 아줌마가 아빠가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아빠는 우리가 싫어요?”작은 얼굴이 눈물에 젖은 채 흐느끼는 사진의 모습은 그야말로 눈물공주의 모습이었다.사무의 눈에도 눈물이 가득했다. 여동생처럼 펑펑 울지는 않아도 줄곧 눈물이 눈가에 맺혀 있었다.사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무진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아빠는 정말 우리를 좋아하지 않아요?”무진은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마음속에서 어떤 느낌이 더욱 짙어졌다.‘나를 아버지라고 부른 두 아이가 송성연 씨 아이였어.’ ‘게다가 이번에 송성연 씨를 만났을 때도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며칠 동안 이어진 장면들이 지금 마치 파노라마처럼 무진의 머릿속을 빠르게 맴돌았다.“아빠, 사진이는 아주 말을 잘 들어요. 우리가 말을 잘 들으면, 아빠가 우리하고 같이 있을 거예요?”다시 고개를 든 사진의 눈에는 어느새 다시 눈물이 맺혀 있었다.작고 하얀 두 손을 천천히 펼치면서 무진이 안아 주기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었다.아이의 이런 모습을 본 무진은 자신도 모르게 천천히 손을 내밀고 두 아이를 품에 안았다.아무 말없이.여전히 성연에게 붙잡혀 있던 예민주는 필사적으로 벗어나려고 했지만, 벗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다른 한쪽에서 손건호는 여전히 서한기와 뒤엉킨 채 막상막하인 상태였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04화 한 번 가 보자

    성연은 그저 비웃기만 하면서 핏발선 눈으로 무겁게 무진을 쏘아보았다.“지금 저 여자를 두둔하는 건가요?”미간을 찌푸린 채 성연은 감히 의문을 제기할 수도 없는 위엄이 담긴 목소리로 조용히 남자를 쏘아보았다. ‘이게 무슨 대화로 하자는 거야? 완전히 도발하는 거지!’그러나 지금 완전히 통제불능 상태인 성연에게는 무진의 눈빛이 그렇게만 보였다.심지어 다시 이전의 두통이 반복되었다. ‘아주 뚜렷하고 강렬한 느낌이야.’‘매번 이 여자를 마주할 때마다 이런 전에 없던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우리는 도대체 어떤 관계인 거야!’무진이 멍하니 있을 때, 줄곧 주의하지 않았던 예민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진 오빠, 빨리 구해줘요!”무진은 그제서야 비로소 예민주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조금 떨어져 있던 예민주의 두 볼이 빨갛게 부어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 수 있었다.“손건호, 아직도 거기에 서서 뭐 하는 거야?”남자는 차갑게 지시하면서 셩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네!” 지시를 받았지만 손건호는 여전히 다소 망설였다. 결국 자신이 상대해야 할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너무도 익숙했던 성연이기 때문이다.지금은 마치 어떤 이유 때문에 자신의 대척점에 서 있는 듯했다.이런 느낌에 손건호는 막막하기만 했다.‘하지만 나는 결국 보스의 수하야.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해.’“송성연 씨, 예민주 씨를 놓아주십시오.”성연의 앞에 다가간 손건호는 성연을 직시하지도 못한 채 공허한 눈빛이었다.성연은 여전히 예민주의 멱살을 꽉 쥔 채 전혀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손건호, 이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끼어들지 마.”그 말을 듣자, 손건호는 마치 망치에라도 맞은 것처럼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러나 그저 잠시만 그랬을 뿐. 손건호의 눈빛은 이미 빠르게 수습되었다.“송성연 씨, 죄송합니다만 이게 제 일입니다. 저를 난처하게 하지 마십시오.”이 말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는 손건호 자신만이 알고 있을 뿐.말을 마친 손건호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03화 너무 공교롭잖아?

    ‘그런 예민주가 이렇게 몰락할 줄 누가 알았겠어?’‘결국 5년 동안이나 무진 씨 애인 노릇에 만족해 있었다니!’‘심지어는 오늘 같은 이런 악랄한 짓까지 저지를 정도가 되었으니. 스승님이 아시면 얼마나 섭섭하시겠어.’“송성연, 너 지금 미쳤어! 완전히 미쳤어!”예민주가 언제 이런 억울한 일을 당했을까? 연거푸 따귀를 맞은 데다가, 지금은 또 성연의 냉소와 신랄한 조롱을 들어야 했다.큰 소리로 호통을 치는 예민주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원래의 정돈된 헤어 스타일과 잘 차려 입은 옷차림은 이미 엉망이 되어 있었다.온몸에 지금 낭패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회의실. 두 시간의 긴 회의가 마침내 끝났다. 무진이 회의실을 나서자마자 당황한 표정의 손건호가 휴대전화를 들고 다가왔다.무진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짜증스러운 표정이었다.‘평소라면 손건호가 절대 이렇게 침착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텐데...’“보스, 예민주 씨가 맞았습니다!”사람들이 모두 나가자 손건호가 급히 보고했다.“뭐라고?” 무진이 되물었다.“보스, 빨리 사무실로 가 보십시오.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방금 회의가 끝나갈 때, 손건호는 자료를 찾으러 먼저 회의실에서 나왔다.뜻밖에도 부리나케 달려온 비서실의 비서가 이 일을 알려주었다.무진의 눈동자가 어두워지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아무도 막지 않았어?”무진이 왜 아무도 막지 않았냐고 물었지만, 손건호도 대답하기가 곤란했다.‘막고 싶어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지요!’ ‘대표실은 원래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게다가 사모님(!)이 갑자기 뛰어들어갔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전혀 대비도 하지 못했어요.’‘안에서 예민주의 비명 소리가 들려서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안에서 문을 잠궜기에 들어갈 수도 없었어요!’그러나 결국 손건호는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대표실 앞으로 다가간 무진의 귀에 울음 소리와 함께 자기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리게 되는 소리를 들었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02화 분노가 폭발했다

    지금 아이의 몸에 난 상처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팠다.그리고 이런 상황에 직면하자, 성연은 범인이 바로 예민주라고 생각했다.‘방금 전에도 애들 앞에서 그렇게 헛소리를 지껄였어. 눈앞에 두 아이만 있는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지.’‘그런 여자가 뭘 못하겠어?’‘이 순하기만 한 두 녀석은 엉뚱한 짓을 한 적이 여태까지 한 번도 없었어.’‘충분히 사랑을 받았지만, 그걸 믿고 교만했던 적은 없었어.’‘밖에서는 더 영리하고 깜찍해서 누구나 좋아해. 척 봐도 좋아할 수밖에 없어.’‘그런데 여기에 와서 온몸에 멍이 들다니!’성연의 가슴에서 다시 분노가 폭발했다.딸아이를 가볍게 내려 놓은 성연은, 여전히 따뜻한 눈빛으로 사무를 보면서 말했다.“동생을 잘 보고 있어. 너희가 당한 억울한 일을 엄마는 절대 그냥 넘기지 않을 거야!”“엄마, 저 아줌마는 나쁜 사람이야! 엄마가 반드시 혼내줘!”여전히 품에 안긴 채, 사진은 재빨리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두 눈에 가득한 억울함을 지금 열심히 엄마에게 표현하려고 했다.“걱정 마. 엄마가 저 여자를 혼내줄게!”바로 일어선 성연이 성큼성큼 예민주 쪽으로 걸어갔다.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예민주는 성연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서한기로부터 벗어나려 발버둥쳤지만, 예민주가 어떻게 훈련으로 단련된 남자의 적수가 될 수 있겠는가?“놔! 너희들 뭐 하려는 거야?”예민주의 눈빛에는 걱정과 당황한 기색이 가득했다. 불안한 마음에 가슴은 두근거리면서 발걸음마저 비틀거렸다.짝! 짝!“이건 네게 주는 교훈이자 경고야. 내 아이는 절대 네가 건드릴 수 없어!”“네가 뭔데? 무진 씨 옆에 이미 5년이나 있었지만, 아직도 내 자리를 대신하지 못했지.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겠어!”“이건 첫 번째이자 마지막 경고야! 아이들은 바로 내 마지노선이야. 네가 또 손을 대면 절대 지금 이 정도로 끝나지 않아!”성연은 목소리는 마치 서릿발 같았다. 온몸에서 뿜어내는 싸늘한 기운에 무더운 날씨조차 얼음 세상으로 변하는 듯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01화 충격적인 손자국

    “오빠, 아빠가 정말, 정말로 우리를 안 받아들일까? 우리가 방금 아빠를 찾았는데.”작은 얼굴에 슬픔을 가득 담은 채, 사진은 간절한 시선으로 오빠를 바라보았다.예민주는 지금 자신의 말을 자화자찬하며 한껏 득의양양한 표정이었다.팔짱을 낀 채 아이들을 내려다보는 눈빛에는 승자의 기운이 가득했다.잠시 후 자신에게 벌어질 참상을 알았다면 절대 그러지 못했겠지만...대표 집무실 바깥.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성연은 결연한 눈빛으로 대표실을 향해 다가갔다.쾅-단숨에 집무실 문 앞에 선 성연은 아무런 노크도 없이 바로 방문을 열었다.“너 이 새끼, 정말...”아이 앞에서 거침없이 내뱉는 예민주의 말이 성연의 귀에 몹시 거슬렸다.“예민주, 뭐 하는 거야!”자신의 아이들이 눈물 자국이 가득한 채 구석에서 서로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자, 엄마의 본능이 단숨에 뿜어져 나왔다.“내 애들에게 무슨 짓을 했어!”단숨에 앞으로 나아간 성연은 두 손으로 예민주의 멱살을 움켜쥐었다.한 손으로 멱살을 쥔 채 다른 한 손으로는 바로 예민주의 따귀를 때렸다.“네가 뭔데 내 아이를 혼을 내? 너는 그럴 자격이 없어!”성연의 차가운 눈빛은 분노로 활활 타올랐다. 온몸의 분노가 곧 폭발할 듯이!잇달아 따귀를 때렸지만 때리는 소리는 오히려 점점 더 커져갔다.“엄마!” 성연이 다시 손을 들고 예민주의 뺨을 때리려고 할 때, 문득 익숙한 여린 목소리가 들렸다.순간 성연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잠시 멈칫하던 성연은 계속 두드려 맞느라 이미 반쯤 정신이 나간 예민주를 밀쳐낸 뒤 딸아이를 품에 안았다.“아가, 엄마가 늦게 와서 미안해.”성연은 두 손으로 사진을 꼭 껴안은 채 자책했다. 지금 마음속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방금 전 예민주를 때릴 때의 그 무시무시한 기세도 모두 사라졌다.슬퍼하는 성연을 보면서, 사무는 두 주먹을 꼭 쥔 채 여전히 경계심이 가득한 모습이었다.그러나 엄마가 온 뒤에는 그래도 많이 풀어진 모습이었다. 자신이 든든한 후원자가 있기에.성연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800화 못된 아줌마

    사진은 눈앞의 이 여자가 호의를 가지고 있지 않고, 절대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원래 예민주의 말은 걸러서 생각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역시 어린아이였다.“오빠, 우리 아빠가 정말 우리를 이렇게 싫어해?”눈물이 그렁그렁한 여동생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팠다.“당신은 어른이면서 어떻게 이렇게 어린아이와 말다툼을 하는 겁니까? 당신이 뭔데, 여기서 우리 아버지를 대신해서 결정을 내리는 겁니까?”지금 예민주 때문에 완전히 분통이 터진 사무는, 온몸에 철갑을 두른 듯한 기세로 똑바로 예민주를 노려보았다.사무의 눈빛에 대해서 예민주는 처음부터 아주 적대적인 태도를 취했다.‘매번 저 자식의 눈을 볼 때마다, 정말 무진 오빠의 눈빛과 너무나도 닮았어. 무진 오빠하고 그야말로 판박이야.’사무가 거기에 서 있을 때는 그야말로 무진의 축소판이었다. 무진의 모습뿐만 아니라 행동 하나하나에도 성연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몇 번 사무 저 새끼와 눈이 마주쳤을 때도 정말 아이러니했어.’‘처음 만났을 때 빨리 도망칠 걸. 정말 후회가 되네.’‘5년 전에 분명히 전혀 상관이 없는 사이가 됐는데, 왜 두 사람 사이에 애가 있는 거야?’‘송성연은 왜 이 두 아이를 낳았지? 무진 씨에게 이미 버림받았는데, 해외에서 편하게 지내면 얼마나 좋아?’‘그 여자의 능력이라면 낯선 나라에서도 여전히 잘 지낼 수 있어.’‘왜 운성시에 미련이 남은 거야?’“나를 보지 말고 고개를 돌려!” 결국 예민주는 참을 수가 없었다.사무는 아직 그런 내막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전히 분노한 상태였다.“내 여동생에게 사과하세요!”“이 새끼, 너 지금 나한테 농담하는 거야?”예민주는 태연한 표정으로 사무를 조롱했다.“아무도 원하지 않는 사생아 주제에, 아직도 여기서 나한테 이렇게 날뛰다니!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것 아니야?”“이 못된 아줌마!”사진은 지금 지쳤지만 이 여자와 오빠가 이렇게 싸우는 소리를 듣자, 화가 나서 큰 소리로 따라서 외쳤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799화 몹시 마음이 아팠다

    예민주는 곧바로 기분이 나빠졌다.원래 길을 잃은 두 아이가 펑펑 울게 만든 다음에, 무진에게 아이들이 그다지 순하지 않다는 걸 보여줄 생각이었다.그러나 예상 외로 아이들은 영리한 데다가 일찌감치 철도 들었다. 졸지도 떠들지도 않은 데다가 얌전하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 줄 어떻게 알 수 있을까!무진은 오후에 회의가 있어서 점심 휴식 시간이 제한적이었다.어떻게 해야 아이들을 여기에 좀 더 머물 수 있게 할 수 있을지, 예민주도 아직 좋은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두 아이가 이렇게 영리한 핑계를 댈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그들 부자 세 사람만 지낼 기회를 절대 줄 수가 없었기에.결국 세 사람이 대표 집무실에 함께 있게 되었다.“어떻게 된 거야? 이건 그렇게 둘러댈 일이 아니야.”“너 계속 큰소리로 말하지 마! 이렇게 시끄러운 것도 몰라?”이제 세 사람은 이미 오후 내내 함께 있게 되었다. 특히 지금 무진은 회의를 하러 갔기에, 대표실에는 그들 세 사람밖에 없었다. 예민주는 이미 싫어하는 기색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나른한 자태로 소파에 기댄 예민주의 얼굴에는 온통 경멸하는 표정만 가득했다.집에서도 이렇게 엄하게 꾸지람을 들은 적이 없었기에, 사진은 정말 억울해서 입을 열었다가 다시 예민주에게 말려들곤 했다.사진이 낮은 소리로 울먹이면서 말했다.“그런데 아줌마, 우리는 그냥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예민주는 이제 숨기지 않고 냉담한 목소리로 바로 호통을 쳤다. “조용히 해! 아무도 너희들 응석을 받아주지 않아!”예민주의 말투는 아주 야박해서 두 아이가 감당할 수 있을지도 전혀 꺼리지 않았다.역시나 예민주의 말이 막 떨어지자, 사진은 이미 엉엉 울기 시작했다.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가뜩이나 초롱초롱한 사진의 두 눈은 지금 완전히 눈물에 젖은 가련한 모습이었다.사무는 평소 집에서는 여동생을 싫어하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사실은 몹시 마음이 아팠다.한 손으로 여동생을 가볍게 안고 달래면서 말했다.“괜찮아, 괜찮아. 좀 있다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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