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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살금살금 문을 열고 들어와 침대 옆에 앉은 은철이 이서의 손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이서야, 앞으로는 내가 너를 지켜줄게.”

은철이 몸을 숙여 이서의 이마에 입을 맞추려던 찰나, 깊이 잠들었던 이서가 눈을 떴다.

깜짝 놀란 은철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이서는 막연하게 하은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은철아, 왜 그래?”

이서의 목소리에서는 기운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은철이 고개를 저으며 이서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너는 좀 어때? 이제 좀 괜찮아?”

머리가 울리는 듯한 통증을 느낀 이서가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응, 다른 데는 괜찮은데, 머리가 좀 아프네. 그나저나, 방금 무슨 일 있었어? 내가 뭘 꺾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니야, 아무 일도 없었어.”

몸을 일으킨 하은철이 이서의 곁에 앉아 수줍게 입을 열었다.

“이서야, 내가 할 말이 있는데...”

“뭔데?”

이서가 윙윙거리는 머리를 계속해서 문질렀다.

“우리 결혼할까?”

은철이 긴장한 표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다.

머리를 문지르던 동작을 멈춘 이서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은철은 바라보았다.

이서는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은철아,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긴 하는 거야?”

“그럼, 당연하지.”

다소 격앙된 듯한 은철이 이서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이서야, 우리 결혼하자!”

이서가 손을 빼내며 말했다.

“은철아, 조금 진정해 봐.”

“이서야, 네가 줄곧 바라던 거잖아. 나도 너랑 결혼하고 싶어. 혹시... 마음이 바뀌기라도 한 거야?”

은철의 이 질문은 이서의 정곡을 찔렀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은철이와의 결혼, 내가 간절히 바라던 거잖아.’

‘자그마치 8년 동안!’

‘그런데 왜...’

‘결혼하자는 은철이의 말을 들어도 전혀 기쁘지 않은 거지?’

“은철아, 결혼은 장난이 아니잖아. 조금 진정해 봐.”

이서가 이불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시간이 늦었어. 오늘은 그만 네 방으로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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