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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hor: 리틀 피시
방 안에서 오랫동안 적막이 감돌았다.

눈가가 빨개진 신유진의 모습을 본 송건호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심란해졌다.

송건호는 바닥에 떨어진 토끼 인형을 주워 은서의 책상에 올려놓은 뒤 신유진에게 말했다.

“이번 일은 은서한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앞으로 은서가 원하는 거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

신유진은 흠칫했다.

송건호를 향한 마음은 완전히 접었지만 은서의 엄마로서 신유진은 은서가 행복한 생일을 보내길 원했다.

그래서 송건호를 불러 세웠다.

“정말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내일 하루 은서랑 놀아 줘. 너도 알잖아. 은서가 너랑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거.”

송건호는 문가로 걸어가다가 우뚝 멈춰 서더니 잠시 후 대답했다.

“알겠어.”

신유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은서가 잠시라도 즐거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다음 날, 은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 기대 가득한 얼굴로 거실에서 기다렸다.

“아저씨는 언제 저랑 같이 놀이공원에 가는 거예요?”

아이들은 단순했다. 놀이공원에 한 번 가기만 하면 예전에 있었던 슬픈 일들은 전부 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점심이 되었는데도 송건호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신유진이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송건호는 받지 않았다.

은서의 얼굴에서 서서히 기대가 실망으로, 슬픔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애써 괜찮은 척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저는 엄마랑 단둘이 가도 좋아요.”

신유진은 은서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신유진은 송건호가 오지 않더라도 은서가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놀이공원에 도착하자마자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민이는 오렌지 맛 솜사탕이 좋아? 아니면 사과 맛 솜사탕이 좋아?”

신유진은 흠칫하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송건호가 애정 가득한 얼굴로 정다민을 안고서 솜사탕 가게 앞에 서서 정다민의 취향을 묻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순간 은서는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졌고 입술을 힘껏 깨물었다.

신유진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침 몸을 돌린 송건호가 신유진을 발견하고는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다.

송건호는 정다민을 가정부에게 맡긴 뒤 빠르게 신유진 앞으로 걸어가더니 신유진을 구석으로 끌고 가며 따져 물었다.

“네가 여기 왜 있어?”

혐오스럽다는 듯 차가운 말투였다. 신유진을 피하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신유진은 터져 나올 것 같은 울음을 삼키며 송건호에게 물었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송건호는 미간을 구기며 신유진이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분명 신유진에게 절대 아이를 데리고 정하윤의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경고했었는데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와서 자신을 방해하는 걸 보면 말이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상관없어.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

송건호는 그렇게 말한 뒤 신유진의 손목을 잡고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그때 마침 정하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건호야.”

송건호는 흠칫하더니 빠르게 신유진의 손을 놓고 경고하는 눈빛으로 신유진을 노려본 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몸을 돌렸다.

정하윤이 정다민의 손을 잡고 다가왔다. 신유진을 발견했을 때 정하윤의 눈빛이 잠시 미묘해졌다.

“어머, 은서 엄마 맞죠? 여기서 만나다니 정말 우연이네요. 혹시 은서랑 같이 놀러 온 거예요?”

송건호는 신유진을 노려보았다. 마치 신유진이 해서는 안 될 말을 한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이 말이다.

신유진은 씁쓸하게 웃으며 송건호를 바라보았다.

“네. 오늘 은서 생일이거든요.”

그 말을 들은 순간 송건호는 멈칫했다.

그제야 은서랑 같이 생일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오늘 신유진은 일부러 두 사람을 방해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아이와 즐겁게 생일을 보내기 위해 온 것이었다.

송건호는 잠시 부자연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 은서를 바라보았다.

눈이 빨개진 채 몸을 덜덜 떨고 있는 은서의 모습을 본 순간, 심장을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하윤의 눈빛에 잠시 의기양양함이 스쳐 지나갔다. 정하윤은 이내 다정하게 송건호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어머, 세상에. 오늘 다민이도 생일이거든요. 건호가 우리 다민이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파티장을 통째로 대관했어요.”

신유진은 그 말을 듣고 자조하듯 웃음을 터뜨렸다.

송건호가 약속을 어긴 이유는 정다민과 함께 생일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은서는 송건호에게 전혀 소중하지 않은 존재였다.

그런 말까지 들은 이상 그곳에 더 남아 있을 필요는 없었기에 신유진은 은서를 데리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정하윤이 제안했다.

“은서랑 다민이는 친구고 또 오늘 마침 이렇게 우연히 만났으니 같이 생일을 보내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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