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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21 08:24:50

테오도르는 단호하게 선언하며 로젤린의 허리를 끌어당겨 자신의 가슴팍에 거칠게 밀착시켰다. 그의 은빛 머리칼이 로젤린의 새까만 흑발과 얽히며 두 사람의 숨결이 다시 한번 뜨겁게 교차했다.

아내를 전장에서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지워내려는 사내의 지독한 집착이, 이제는 백금빛 화염이라는 완전한 무력을 얻어 광기 어린 형태로 폭발하고 있었다.

로젤린은 그의 단단한 가슴에 기댄 채, 그의 확고한 의지를 읽어내었다. 더 이상 말릴 수 없음을, 그리고 이 남자가 자신을 향해 뿜어내는 구속이 얼마나 달콤하고 거대한 장벽인지 그녀의 영혼이 먼저 반응하고 있었다.

"제롬, 노아. 당장 대공가와 황실의 연합 군세를 남부령의 경계선으로 전진시켜라. 내일 아침 해가 뜨기 전까지 출정 준비를 끝마치지 못한다면 가문 전체를 내 화염으로 구워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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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젤린은 단전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회색의 기백을 가볍게 갈무리했다. 엘리시아의 태초의 성역 가호 덕분에 그녀의 육체는 벨리알의 독소를 완전히 털어내고, 소드 마스터로서의 전성기를 상회하는 초월적인 위능을 보유하게 되었다.숨을 들이쉴 때마다 세포 하나하나가 새로운 활력으로 깨어나는 감각이 생생했다.품 안의 아기는 거대한 각성의 여파로 피곤했는지, 작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엄마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아기의 머리칼 끝에서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백금빛 파동이 대공 부처의 전신을 따스하게 감싸 안았다.'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우리의 영지로, 그리고 우리를 기다리는 이들에게로.'로젤린은 속으로 생각하며 입가에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하지만 그녀의 은빛 눈동자는 지상과 가까워질수록 점차 전장의 사령관다운 차가운 살기를 띠기 시작했다.지하 신전의 저주가 완벽하게 소멸하면서 지상의 지맥 역시 거대한 변혁을 겪었을 터였다. 대공 부처가 지하의 사투에 집중하는 동안, 황궁의 정적들과 멜키오르 황태자의 세력들이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었다.테오도르 역시 지상에서 흘러나오는 불길한 마력의 흔적들을 감지하고는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쥐새끼들이 신전 입구 주변을 촘촘하게도 에워싸고 있군. 우리가 지하에서 저주에 잠식되어 죽거나, 괴물이 되어 기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린 모양이다.""멜키오르 황태자의 사냥개들이군요. 대공가의 전력이 지하에 묶인 틈을 타 황궁의 중앙 군대를 이동시킨 모양입니다. 감히 빈터발트의 성역을 더러운 군화로 짓밟다니, 대가가 결코 가볍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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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도 한잔하지. 부인의 그 땀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을 해서 비위를 상하게 하니, 씻고 오는 게 좋겠어.”“초대 감사합니다. 그런데 씻을 물이 없어서요. 하녀들이 제 방을 잊어버린 모양입니다.”로젤린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성 안으로 들어갔다. 테라스에 남은 테오도르는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물이라….'그의 손가락이 휠체어의 팔걸이를 톡톡 두드렸다.---로젤린이 안내받은 곳은 테오도르의 집무실이었다. 벽면 가득 꽂힌 고서들, 바닥에 깔린 최고급 털카펫, 타닥타닥 타오르는 벽난로. 그녀가 묵는 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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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가 고팠다. 전장에서는 곰팡이 핀 빵 한 조각을 먹기 위해 며칠을 굶기도 했다. 자존심 같은 건 배부른 돼지들이나 챙기는 것이다. 그녀는 직접 식당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자 드넓은 홀이 나왔다. 먼지가 쌓인 샹들리에, 색이 바랜 카펫. 빈터발트 성은 주인을 닮아 창백하고 병들어 보였다.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났다. 빵 굽는 냄새였다. 로젤린은 냄새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주방으로 보이는 곳에 다다르자, 분주하게 움직이는 하녀들의 뒷모습이 보였다.“이봐, 정말 그 여자한테 아무것도 안 갖다줘도 돼?”

  • 여기사에게 미친 대공님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3

    "하지만 부인, 하나 알려드릴까요? 이 빈터발트 성에 들어온 이상, 나가는 문은 없습니다."그가 로젤린의 턱을 가볍게 쥐었다. 차가운 손가락 끝이 불에 덴 듯 뜨거웠다."죽어서 나가거나, 아니면 내 것이 되거나. 둘 중 하나지."로젤린은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테오도르가 예상한 반응이 아니었다."그럼 다행이네요.""……?""전장에서 돌아온 이후로, 저는 이미 반쯤 죽어 있었거든요. 그러니 이곳이 제 무덤으로 딱 알맞겠습니다."그녀는 테오도르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그저 텅 빈 눈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 깊고

  • 여기사에게 미친 대공님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2

    "대공은 지금 몸이 좋지 않아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으나, 기꺼이 그대를 맞이하겠다고 했다."황제가 로젤린을 내려다보며 쐐기를 박았다."로젤린 드 칼리스 백작. 짐은 그대를 빈터발트 대공의 비(妃)로 임명한다. 이것은 황명이다."황명. 거역할 수 없는 절대적인 명령.로젤린의 주먹이 바들바들 떨렸다. 약속은? 내 자유는?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소망은? 그 모든 것이 권력자의 혀끝에서 산산이 조각났다.그녀는 충동적으로 허리춤의 검에 손을 뻗을 뻔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황제의 목을 벤다면? 아니, 그건 개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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