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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고요
성년식?

성년식은 진작 끝났잖아?

그녀는 성년식 당시에 겪었던 치욕들을 지금까지도 다 기억하고 있었다.

손님들의 비웃음, 오라버니들의 조롱, 혼인 상대의 파혼, 그리고 부모님의 질책……

그녀는 이미 그런 일들을 한번 겪었었다.

근데 지금 또 웬 성년식?

설마 온모가 또 무슨 새로운 수작을 부려서, 그때 그 치욕을 다시 겪게 하고 죽이려는 건가?!

온사는 순간 숨이 가빠졌다.

감정을 제어할 수 없을 것 같던 그때, 갑자기 그녀의 시선이 멈추었다.

잠깐!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아무런 상처도 없이 깨끗한 자신의 손을 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여 자신의 발을 보고 서서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손과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였는데 지금은 어떻게 다 괜찮아진 걸까?

이게 가능한 일인가?

분명 그녀의 손과 발의 힘줄은 전부 끊어져서 절대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였다.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온사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다시 방을 둘러보았다.

모든 장식품들이 서서히 기억과 합쳐졌다.

그녀는 방 한편에 있는 화장대로 시선을 옮겼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니 구리로 된 거울에 서서히 가녀린 실루엣이 비쳤다.

앳되고 멀쩡한 얼굴 그리고 풋풋한 옷차림……

이건 분명 온모가 그녀의 얼굴을 망가뜨리기 전일뿐더러, 아직 어른이 되기도 전의 모습이었다.

멀쩡한 손과 발, 익숙한 방 그리고 이 상처 하나 없는 얼굴……

온사는 갑자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추측이 떠올랐다.

……설마 다시 태어난 건가?

게다가 성년식 날로 돌아간 건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온사는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고 미친듯한 표정을 지었다.

맞다, 맞아……

그녀는 진작 온자월의 검에 베여 죽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죽지 않았다.

게다가 다시 태어나다니?!

하!

하늘은 그녀를 농락하는 걸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

그녀는 분명 다시는 온씨 가문과 엮이고 싶지 않았는데, 하늘은 그녀를 다시 온씨 가문의 딸로 태어나게 했다.

온사는 피가 날 지경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비릿한 피의 맛이 느껴지고 나서야 겨우 진정한 그녀는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비록 하늘이 그녀에게 장난을 치고 있지만, 이 장난도 이용하지 못할 건 없다.

애초에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던 그녀였는데, 사는 걸 두려워할까?

전생.

그녀는 진국공 저택에서 가장 예쁨 받는 정실 여식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4명의 오라버니들은 다섯째 여동생을 가장 좋아했고, 아버지도 막내딸을 제일 감쌌다.

한마디로 15살 이전의 그녀는 말 그대로 진국공 저택 모두의 보배였다.

하지만 온사가 15살이 되던 그 해, 아버지가 밖에서 다른 여자아이 한 명을 데리고 와서는 그 아이가 외부에 방치하고 있던 다른 딸이고, 그들의 여동생이며, 이름은 온모라고 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다.

아버지가 온사에게 쏟던 관심은 점차 줄었고, 여동생에게 점점 더 관심을 주었다.

4명의 오라버니들도 그녀에게 주던 사랑을 서서히 모두 온모에게로 돌렸다.

전생의 그녀는 애초에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어떻게든 만회하려고 해봤지만, 돌아온 것은 무엇이었는가?

온모가 울기라도 하면 큰오라버니는 사람들 앞에서 그녀더러 무릎을 꿇게 했고, 둘째 오라버니는 두 손 두 발을 잘랐고, 셋째 오라버니는 모진 고문을 했으며, 막내 오라버니눈 체면을 구기고 악명을 떨치게 했다.

심지어 아버지마저 온모를 위해 그녀를 족보에서 없애고, 집에서 쫓아냈다.

“온씨 성을 가질 자격이 없다”라는 말 한마디가 떨어지면서부터 그녀는 경성의 모든 사람들이 쫓아내는 길거리의 쥐가 되었다.

짧은 삼 년 동안 그녀는 위대한 국공 저택 정실의 여식에서 패가망신한 사람으로 몰락했다.

몸도 마음도 지친 그녀는 이 상처 깊은 경성을 떠나 어딘가에서 이름을 숨기고 새로운 생활을 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갑자기 온모가 그녀에게 옥패를 훔쳤다는 누명을 씌워, 온씨 가문은 즉시 사람을 보내 그녀를 잡아와 옥패를 내놓으라고 강요했다.

웃긴 건, 그녀는 끝까지 온권승 일행이 자신에게 아직 일말의 가족애라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목숨을 건 도박의 결과는 그저 그녀의 망상일 뿐이었다.

온사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눈을 감아 고통스러운 전생의 기억을 멈추었다.

어쩌면 그것들은 애초에 그녀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애초에 강요하지 말았어야 했다.

괜찮다. 전생에 선택을 잘못 했다면, 이번 생에 다른 선택을 하면 되니까!

탁.

마침 이때, 갑자기 온사의 몸에서 익숙한 옥패가 떨어졌다.

기척에 의해 정신을 차린 온사는 떨어진 물건을 보고 잠시 기뻐했다.

“어머니의 옥패야!”

그녀는 재빨리 옥패를 집어 들어 위에 쌓인 먼지를 조심스레 닦아냈다.

하지만 이렇게 보니 뭔가 이상한 것 같았다.

“옥패가 망가졌나?”

그녀는 어머니가 준 옥패는 두 개의 고리가 같이 엮여있는 모양이었는데, 지금 보니 반이 없어져 중간에 있는 옥패만 남아있었다.

그녀는 여기저기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다시 옥패에 시선을 옮겼다. 너무 반듯하게 잘린 것을 보니 뭔가 이상했다.

“설마 이 옥패, 떨어뜨려서 깨진 게 아니야?”

그녀는 잘린 부분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하지만 그녀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잠시 어지러웠던 온사는 다시 눈을 떴다. 그런데 원래 있던 방이 아닌 하얀 안개가 자욱한 아주 드넓은 공간에 있었다.

여기는 뭐 하는 곳이지?

온사는 쪼그려 앉아 발밑에 있던 현실적이기 그지없는 잔디를 만져보았다. 그녀는 속으로 대담한 생각이 스쳤다.

설마 여기 옥패 안이야?

설마 그녀가 다시 태어난 것도 옥패와 관련이 있는 거야?

온사는 의심을 억누르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공간은 단순했다. 평평한 잔디, 맑은 시냇물 그리고 아주 평범한 초가집 한 채.

그녀는 집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쉽게도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사람이 지냈던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녀는 다시 초가집에서 나와 앞으로 걸어갔다. 시냇물 반대편에는 마치 수많은 화초들이 심어져 있는 것 같았다.

아니, 화초가 아니었다.

온사는 급히 다가가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건 인삼? 영지? 육종용? 철피석곡? 동충하초까지?

이것들 외에도 온사가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녀가 알고 있는 것들로 예상컨대, 여기 있는 건 전부 약초였다.

게다가 대부분이 아주 희귀한 약초였다.

하지만 이 약초들의 성장 환경은 모두 달랐다. 어떤 것들은 높은 절벽에서, 또 어떤 것들은 깊고 우거진 산속에서, 또 어떤 것들은 극도로 추운 지방 또는 극도로 더운 환경에서 자라야 한다……

이렇게 조건이 다 다른 약초들이 여기에서 전부 잘 크고 있다니!

설마 이 공간 때문인가?

아니, 물도 있지!

온사는 키우기 어려운 약초일수록 시냇물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혹시 시냇물도 약초들이 여기에서 잘 자라는 이유 중 하나인가?

온사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어머니, 저한테 물려주신 옥패는 도대체 무엇입니까?”

충격을 받은 온사는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

전생에 온모가 갑자기 그녀에게 옥패를 내놓으라고 한 것이 설마 그때 온모도 이 공간을 발견했기 때문인 걸까?

하지만 그것도 아닐 것이다. 이 옥패는 그녀의 손을 떠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 우연히 들어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애초에 이런 공간을 발견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온모의 예전 모습을 보면, 분명 온모도 모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옥패에 있는 이 공간의 존재를 아는 다른 사람이 온모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었거나, 이 공간 때문이 아닌 다른 이유로 옥패를 빼앗으려는 것이다.

왠지 모르게 온사의 감은 후자에 더 기울어 있었다.

하지만 어찌 됐건 지금은 그녀도 이 비밀을 알게 되었으니, 옥패를 잘 숨겨서 다른 사람에게 절대 들키지 않아야 한다.

이제 이런 공간이 손에 있으니, 온사는 온모와 온씨 가문 사람들에게 복수할 계획에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그녀는 옥패의 공간으로 드나드는 방법을 알아낸 뒤, 빠르게 방으로 돌아갔다.

공간에 너무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오늘은 그녀의 성년식 날이었고, 누군가 그녀를 찾아올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온사가 모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녀가 옥패의 공간을 떠난 뒤, 경성의 또 다른 대저택, 섭정왕 저택에서 창가에 기대어 잠시 쉬고 있던 잘생긴 남자가 갑자기 꿈에서 깨어났다.

그는 책상 위에 있던 반만 남은 옥패를 집어 들어 왠지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바라보았다.

……

쾅!

“다섯째야, 당장 나오거라!”

“네가 방에 숨어있는다고 내가 널 못 찾아올 것 같으냐?”

키가 큰 소년이 마치 화가 잔뜩 난 수사자처럼 거친 말투로 화를 내며 다섯째 아가씨 온사의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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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66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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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166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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