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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화. 문이 닫힌 다음

Penulis: 에이르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30 21:24:11

침실 문이 닫혔다.

서윤은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도현을 돌아봤다.

“왜 그렇게 봐요.”

“계획 바꾸자고 한 사람이 뭘 할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서윤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지.”

“설마 아무 생각 없이 들어온 겁니까.”

“조금?”

도현이 헛웃음을 흘렸다.

서윤은 아무렇지도 않게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원래 꼭 계획이 있어야 해요?”

“그건 아니죠.”

“그럼 됐네.”

서윤은 도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와요.”

도현이 가까이 오자 서윤은 그의 손을 잡아 자신 앞에 세웠다.

회색 니트 소매를 만지작거리다가 말했다.

“오늘 이거 입은 거 좋았어요.”

“그림 때문에 고른 옷?”

“응.”

“왜.”

“그냥 도현 씨 같아서.”

서윤은 손끝으로 니트 소매를 천천히 쓸었다.

“회사에서 보는 의장님 말고.”

시선이 위로 올라갔다.

“집에 있는 차도현.”

도현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좋습니까.”

“응.”

“어느 정도로.”

서윤은 잠깐 생각하는 척했다.

그러다 그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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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48화. 두 번째 장

    김치볶음밥이 완성될 때까지 도현은 그림에 대해 한 번도 묻지 않았다.그게 오히려 서윤을 신경 쓰이게 했다.계란프라이를 밥 위에 올리던 서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안 궁금해요?”“궁금합니다.”“근데 왜 안 물어봐.”“기다리라고 했잖습니까.”서윤이 도현을 힐끗 봤다.“말 잘 듣네.”“보여줄 거죠?”“오늘 밤.”“그럼 기다립니다.”“진짜 아무것도 안 물어볼 거예요?”“힌트 주고 싶습니까?”“아니.”“그럼 안 묻겠습니다.”서윤은 입술을 삐죽였다.자신이 비밀로 하겠다고 해놓고 정작 도현이 순순히 기다리니 재미가 없었다.“치.”“왜 또.”“아무것도 아니에요.”도현이 웃었다.“한 총괄님이 상당히 복잡하군요.”서윤이 바로 그를 노려봤다.“집에서 그거 금지.”“알겠습니다.”“벌점.”“그런 것도 있었습니까.”“방금 생겼어요.”“벌점 받으면 어떻게 됩니까.”서윤은 잠깐 고민했다.“오늘 그림 보는 시간 늦어져요.”“그건 곤란한데.”그제야 도현의 반응이 마음에 들었다.서윤이 만족스럽게 접시를 내밀었다.“그러니까 잘해요.”식사를 마친 뒤 둘은 소파에 앉았다.도현이 커피를 마시는 동안 서윤은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하지만 사실 화면 내용은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작업방에 있는 스케치북이 계속 생각났다.결국 서윤이 먼저 일어났다.“기다려요.”도현이 시계를 봤다.“벌써 밤입니까.”“마음 바뀌기 전에 보여주려고.”“마음이 왜 바뀝니까.”“좀 부끄러워서.”서윤은 작업방으로 들어갔다.잠시 뒤 새 스케치북을 등 뒤로 숨긴 채 나왔다.도현이 웃었다.“그렇게까지 해야 합니까.”“해야 돼요.”서윤은 그의 앞에 섰다.“조건 있어요.”“말해보십시오.”“보고 바로 놀리기 없기.”“네.”“웃기도 없기.”“그림 보고 웃으면 안 됩니까.”“응.”“어려운데.”“그럼 안 보여줘.”“알겠습니다. 안 웃겠습니다.”서윤은 여전히 망설였다.“그리고.”“또 있습니까.”“왜 그렸냐고 바로 묻지 말기.”도현이 눈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47화. 첫 장의 주인

    다음 날 아침.서윤이 눈을 뜬 건 알람이 울리기 몇 분 전이었다.옆자리를 확인했다.도현은 아직 자고 있었다.서윤은 가만히 누운 채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어젯밤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생각났다.내일 또 봐야 그리지.그때는 그냥 한 말이었다.그런데 지금 보니 그리고 싶었다.회사에서의 단정한 얼굴도 아니고, 일부러 골라 앉힌 모습도 아닌 지금.잠이 덜 깬 얼굴.베개에 눌린 머리.이불 밖으로 나온 한쪽 팔.서윤은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빠져나왔다.거실 식탁 위에는 어제 산 새 스케치북이 그대로 있었다.첫 장.서윤이 보고 싶은 것들.그리고 그 아래 자신이 쓴 문장.첫 번째는 차도현.서윤은 스케치북과 연필을 들고 침실로 돌아왔다.침대 옆 바닥에 앉았다.그리고 조용히 그리기 시작했다.몇 번 선을 잘못 그었다.지웠다.다시 그렸다.머리카락이 생각보다 어려웠다.코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이상한데.”작게 중얼거린 순간.“뭐가 말입니까.”서윤의 손이 멈췄다.침대 위에서 도현이 눈을 뜨고 있었다.“깼어요?”“방금.”도현의 시선이 스케치북으로 내려갔다.“몰래 그리고 있었습니까.”“몰래까지는 아니고.”“자는 사람 앞에서 조용히 그리는 게 몰래 아닙니까.”서윤이 스케치북을 가슴 쪽으로 당겼다.“아직 보지 마요.”“왜.”“망했어.”도현이 몸을 일으켰다.“보여주십시오.”“싫어요.”“첫 장 저라면서요.”“그러니까 더 싫어.”서윤은 스케치북을 뒤로 숨겼다.도현이 침대 끝으로 다가왔다.“얼마나 이상하게 그렸길래.”“안 이상해.”“방금 망했다면서.”“그 정도는 아니야.”“그럼 보여주십시오.”“싫어.”서윤이 뒤로 물러났다.도현이 결국 웃었다.“알겠습니다.”너무 쉽게 포기했다.서윤이 오히려 의심스럽게 바라봤다.“진짜?”“네.”도현은 침대에서 내려왔다.“완성하면 보여주십시오.”그리고 그대로 욕실로 향했다.서윤은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다가 스케치북을 다시 펼쳤다.“……이렇게 쉽게 간다고?”왠지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46화. 문이 닫힌 다음

    침실 문이 닫혔다.서윤은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도현을 돌아봤다.“왜 그렇게 봐요.”“계획 바꾸자고 한 사람이 뭘 할지 기다리고 있습니다.”“아.”서윤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랬지.”“설마 아무 생각 없이 들어온 겁니까.”“조금?”도현이 헛웃음을 흘렸다.서윤은 아무렇지도 않게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원래 꼭 계획이 있어야 해요?”“그건 아니죠.”“그럼 됐네.”서윤은 도현에게 손을 내밀었다.“와요.”도현이 가까이 오자 서윤은 그의 손을 잡아 자신 앞에 세웠다.회색 니트 소매를 만지작거리다가 말했다.“오늘 이거 입은 거 좋았어요.”“그림 때문에 고른 옷?”“응.”“왜.”“그냥 도현 씨 같아서.”서윤은 손끝으로 니트 소매를 천천히 쓸었다.“회사에서 보는 의장님 말고.”시선이 위로 올라갔다.“집에 있는 차도현.”도현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렇게 좋습니까.”“응.”“어느 정도로.”서윤은 잠깐 생각하는 척했다.그러다 그의 손을 잡아당겼다.도현이 가까워지자 그대로 허리를 끌어안았다.서윤의 얼굴이 그의 배 가까이에 닿았다.“이 정도.”도현의 손이 머리 위에 내려앉았다.서윤은 그대로 잠시 안고 있었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도현도 재촉하지 않았다.조금 뒤 서윤이 고개를 들었다.“도현 씨.”“네.”“앉아요.”도현이 옆에 앉았다.서윤은 자연스럽게 어깨에 기대었다.“아까 서점 좋았어요.”“다행입니다.”“근데 진짜 그게 끝이었어요?”“네.”“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한데.”“뭐가.”“그림 끝나면 자기 차례라고 엄청 의미심장하게 말했잖아요.”도현이 웃었다.“제가 언제 엄청 의미심장하게 말했습니까.”“그랬거든요.”“당신이 혼자 기대한 거 아닙니까.”서윤의 입이 다물렸다.도현이 바로 물었다.“뭘 기대했습니까.”“안 알려줘.”“왜.”“말하면 놀릴 거잖아요.”“안 놀리겠습니다.”“거짓말.”서윤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도현이 손을 잡았다.“말해보십시오.”“싫어요.”“서윤.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45화. 내가 남기고 싶은 모습

    다음 날 저녁.서윤은 퇴근하자마자 도현부터 찾았다.거실에도 없었다.주방에도 없었다.“도현 씨?”“여기 있습니다.”목소리는 침실에서 들렸다.서윤이 문을 열었다가 멈췄다.침대 위에는 옷이 세 벌 놓여 있었다.흰 셔츠.검은 셔츠.그리고 짙은 회색 니트.서윤이 팔짱을 꼈다.“뭐예요.”“고르는 중입니다.”“아직도?”“생각보다 어렵더군요.”서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어제는 자신 있게 전부 고른다면서.”“옷까지 직접 고르겠다고 한 게 실수였습니다.”“내가 골라줘요?”“아니요.”도현은 단호했다.“제가 고르겠습니다.”“그럼 기다릴게요.”서윤은 그대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도현은 세 벌을 번갈아 보다가 결국 회색 니트를 집었다.“이걸로.”“왜?”“편해서.”서윤이 고개를 갸웃했다.“그게 이유 끝?”“네.”“의외네.”“뭘 기대했습니까.”“좀 더 멋있는 이유.”도현이 니트를 들고 그녀를 바라봤다.“제가 남기고 싶은 모습이라면서요.”“응.”“그럼 제일 편한 모습이면 됩니다.”그 말에는 서윤도 장난치지 않았다.“좋아요.”도현이 갈아입으려 하자 서윤이 계속 앉아 있었다.“안 나갑니까.”“왜 나가요?”“갈아입어야 하는데.”“갈아입어요.”“보고 있게?”“어제 내 셔츠는 그렇게 오래 봤으면서.”도현이 헛웃음을 흘렸다.“그거랑 같습니까.”“비슷하지.”서윤은 턱을 괴었다.“나는 그림 그릴 사람 관찰하는 중이에요.”“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미리 봐야 잘 그리지.”결국 도현이 먼저 포기했다.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하자 서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따라갔다.도현이 바로 알아챘다.“서윤.”“응.”“얼굴을 그리는 거 아니었습니까.”“맞아요.”“그런데 왜 얼굴은 안 봅니까.”서윤이 태연하게 대답했다.“자료 조사.”“…….”“계속해요.”도현은 결국 등을 돌렸다.서윤이 웃음을 터뜨렸다.“왜 돌아서요.”“그림 시작하기도 전에 방해받기 싫어서.”“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시선으로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44화. 다 먹고 나서

    떡볶이는 결국 식었다.서윤이 먼저 입술을 떼고 숨을 골랐다.바로 앞에 있는 도현을 보다가 슬쩍 테이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우리 이거 어떡해요.”“뭘.”“떡볶이.”도현도 뒤늦게 남은 음식을 봤다.“다시 데울까요.”“키스하느라 떡볶이 다시 데우는 사람 처음 봐.”“누구 때문인데요.”서윤의 눈썹이 올라갔다.“도현 씨가 먼저 하고 싶다고 했거든요?”“하라고 한 건 당신이고.”“그럼 하지 말지 그랬어요.”“그건 싫습니다.”대답이 너무 빨랐다.서윤은 잠깐 그를 바라보다 웃었다.“이런 건 대답 엄청 빠르네.”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남은 떡볶이를 챙겼다.“전자레인지 돌리고 오겠습니다.”“같이 가요.”“왜.”서윤도 일어섰다.“그냥.”도현의 뒤를 따라 주방으로 들어갔다.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버튼을 누르자 웅 하는 소리가 났다.서윤은 조리대에 기대었다.도현은 바로 옆에 섰다.30초.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윤이 슬쩍 옆을 봤다.도현도 자신을 보고 있었다.“왜 봐요.”“당신도 보고 있잖습니까.”“나는 먼저 봤거든요.”“그럼 저는 보면 안 됩니까.”서윤이 웃었다.“봐요.”전자레인지 안에서 접시가 돌아갔다.서윤은 괜히 숫자를 확인했다.18초.17초.16초.도현이 한 걸음 가까이 왔다.“도현 씨.”“네.”“아직 십오 초 남았어요.”“알고 있습니다.”“그런데 왜 와요.”“기다리는 중입니다.”“뭘.”대답 대신 도현의 시선이 입술에 닿았다.서윤이 바로 알아차렸다.“또?”“네.”“아까 했잖아요.”“한 번만 하기로 한 적은 없습니다.”서윤이 피식 웃었다.전자레인지에는 이제 8초가 남아 있었다.“그럼 빨리.”도현의 눈썹이 올라갔다.“뭐를.”“모르는 척하지 말고.”서윤이 그의 셔츠를 잡아당겼다.입술이 맞닿았다.짧게 끝내려고 했다.정말 그럴 생각이었다.삐삐삐.전자레인지가 먼저 끝을 알렸다.그런데 둘 중 누구도 바로 떨어지지 않았다.몇 초가 더 지나서야 서윤이 도현의 가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443화. 그림보다 가까운 거리

    “그럼 계속 보십시오.” 도현의 말에 서윤은 정말로 그를 빤히 바라봤다. 가까웠다. 조금만 움직여도 입술이 닿을 거리. 도현이 먼저 웃었다. “왜요.” “계속 본다면서요.” “보고 있잖아요.” “부담스러울 정도로.” 서윤이 눈을 가늘게 떴다. “싫어요?” “아니요.” “그럼 참아요.” “뭘.” “부끄러운 거.” 도현이 이번에는 대놓고 웃었다. “제가 부끄러워 보입니까.” “조금?” “당신이 더 그런 것 같은데.” 서윤의 입이 다물렸다. 정곡이었다. 조금 전까지는 그림을 핑계로 마음껏 볼 수 있었다. 눈매가 어떻고. 입술이 어떻고. 표정이 어떻고. 종이에 옮겨야 한다는 이유가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아니었다. 그냥 좋아서 보고 있었다. 그 사실을 들킨 것 같아 괜히 얼굴이 뜨거워졌다. 서윤이 슬쩍 시선을 피했다. 도현이 바로 말했다. “피했습니다.” “안 피했어요.” “거울 봤는데.” “그게 피한 거지.” “그러니까.” 서윤은 결국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사람 민망하게 하지 마요.” 도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먼저 계속 보겠다고 한 사람은 당신입니다.” “취소.” “안 됩니다.” “왜.” “저는 마음에 들어서.” 도현의 손가락이 서윤의 손가락 사이로 들어왔다. “당신이 그렇게 보는 거.” 이번에는 정말 얼굴이 뜨거워졌다. 서윤은 손을 빼는 대신 도현에게 더 가까이 붙었다. “그럼 보지 뭐.” “보십시오.” 서윤은 다시 그를 봤다. 이번에는 오래 가지 못했다. 결국 먼저 웃어버렸다. “아, 못 하겠다.” “왜.” “그림 그릴 때가 더 쉬워.” 서윤이 그의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도현이 웃으며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그럼 그림을 가져올까요.” “싫어요.” “왜.” “오늘은 그만 그릴래.” 서윤은 고개를 들었다. “손 아파.” “많이?” “조금.” 도현이 그녀의 오른손을 가져갔다. 연필을 오래 잡았던 손가락을 천천히 펴봤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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