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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화: 한 배를 탄 두 사람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1-01 23:51:25

토요일 오전 9시 40분.

한서윤은 현관 앞에서 운동화를 신으며 차도현을 불렀다.

“도현 씨, 수건 챙겼어?”

“네, 아내. 여벌 옷도 준비했습니다.”

“좋아. 오늘은 물에 빠지면 안 돼.”

도현이 웃었다.

“안전교육을 잘 받으면 괜찮을 겁니다.”

“당신 수영 잘하잖아.”

“그래도 물에 빠지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서윤은 가방을 어깨에 멨다.

“오늘은 경쟁 아니니까 서로 잘 도와주자.”

“물론입니다.”

“대신 나한테 노 젓는 거 다 시키면 안 돼.”

“그럴 일은 없습니다, 아내.”

오전 10시 30분.

두 사람은 실내 카약 체험장에 도착했다.

커다란 실내 수조에는 노란색과 파란색 카약이 떠 있었다.

서윤은 유리창 너머로 수조를 바라봤다.

“와, 생각보다 넓다.”

도현은 안내문을 확인했다.

“2인용 카약은 저쪽에 있군요.”

직원이 두 사람을 맞이했다.

“처음이시면 먼저 구명조끼를 착용하시고 패들 사용법부터 배우겠습니다.”

서윤은 노란색 구명조끼를 입었다.

도현이 옆에서 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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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40화: 2026년에 열어 볼 것

    토요일 오전 8시 30분.한서윤은 옷장 앞에서 연한 베이지색 원피스를 꺼냈다.차도현은 침실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로 강릉의 날씨를 확인하고 있었다.“도현 씨, 오늘 박영식 선생님 댁에 가는 거 맞지?”“네, 아내. 오전에 통화드렸습니다.”“상자도 준비해 놓으셨대?”“네. 어제 창고에서 꺼내 놓으셨다고 합니다.”서윤은 거울 앞에서 귀걸이를 착용했다.“그런데 정말 신기해. 당신이 어릴 때 2026년에 열겠다고 적었다는 게.”도현은 웃었다.“당시에는 아주 먼 미래라고 생각했을 겁니다.”“그때 몇 살이었어?”“12살이었습니다.”“그럼 23년 뒤의 당신한테 편지를 쓴 거네.”“그런 셈입니다.”서윤은 남편을 돌아봤다.“혹시 미래의 아내한테도 편지 썼을까?”도현이 웃었다.“그때는 결혼할 생각까지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아쉽네.”“아내께서 기대하시는 내용이 있습니까?”“당연하지. ‘미래의 나는 예쁜 아내와 살고 있을까?’ 같은 거.”도현은 미소 지었다.“그렇게 적었다면 정답을 맞힌 셈이겠습니다.”서윤은 웃음을 터뜨렸다.오전 11시 50분.두 사람은 강릉에 도착했다.박영식은 마당에서 화분에 물을 주다가 두 사람을 발견했다.“왔어?”도현은 정중하게 인사했다.“선생님, 안녕하셨습니까?”“그래. 먼 길 오느라 고생했다.”서윤도 밝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또 찾아왔어요.”박영식은 웃었다.“잘 왔어요. 이번에는 도현이 상자 때문에 왔지?”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너무 궁금해서요.”“나도 궁금해. 저 녀석이 그때 뭘 넣었는지.”도현은 웃었다.“선생님께서도 안 열어 보셨습니까?”“그럼. 네가 직접 열겠다고 했잖아.”박영식은 두 사람을 집 안으로 안내했다.오후 12시 10분.거실 테이블 위에는 작은 종이 상자가 놓여 있었다.세월이 흘러 모서리가 조금 닳았지만 형태는 그대로였다.뚜껑에는 어린아이의 글씨가 남아 있었다.‘미래의 나에게.’그 아래에는 날짜가 적혀 있었다.‘2026년에 열 것.’서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39화: 한서윤의 비밀스러운 하루

    금요일 오후 6시 20분.한서윤은 퇴근 준비를 마치고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차도현에게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아내, 오늘 저녁에는 외부 일정이 있어 평소보다 조금 늦겠습니다.’서윤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알았어. 저녁은 먹고 와?’‘네. 식사까지 마치고 돌아가겠습니다.’서윤은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으며 미소 지었다.마침 잘됐다.남편에게 들키지 않고 준비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오후 7시.서윤은 집 근처의 작은 문구점에 들렀다.색지와 두꺼운 카드 용지, 작은 나무 액자 하나를 골랐다.계산대 앞에서 직원이 물었다.“선물 만드시려고요?”“네. 남편한테 줄 거예요.”“직접 만드시는 거면 더 좋아하시겠네요.”서윤은 웃었다.“그러면 좋겠어요.”집에 돌아온 서윤은 쇼핑백을 들고 작업실로 들어갔다.호두가 뒤따라오려 하자 문 앞에서 멈춰 세웠다.“호두야, 오늘은 들어오면 안 돼.”호두는 문틈으로 앞발을 넣었다.“안 된다니까.”서윤은 웃으며 문을 닫았다.오후 7시 40분.책상 위에는 지난주 강릉에서 찍은 사진들이 놓여 있었다.어린 도현이 라디오를 들고 웃는 사진.박영식과 재회한 사진.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완성한 조명 사진.서윤은 그중 3장을 골랐다.“이걸 어떻게 배치하지?”사진을 나란히 놓았다가 다시 세로로 배열했다.한참 고민하던 서윤은 가장 오래된 사진을 위쪽에, 현재의 사진을 아래쪽에 배치했다.그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문장을 적었다.‘2003년, 처음 만든 라디오.’‘2026년, 다시 만난 선생님.’‘그리고 함께 완성한 첫 번째 조명.’서윤은 글씨를 바라보다가 마지막 문장을 지웠다.“첫 번째 조명은 당신이 만들던 거잖아.”잠시 생각한 뒤 다시 적었다.‘23년 만에 함께 완성한 조명.’“이게 낫겠다.”서윤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오후 9시 10분.현관문이 열렸다.“아내, 다녀왔습니다.”서윤은 작업실 문을 급히 닫고 거실로 나왔다.“도현 씨, 왔어?”도현은 재킷을 벗으며 그녀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38화: 스물세 해 만에 켜진 불빛

    토요일 오전 10시.한서윤은 거실 식탁 위에 커다란 작업 매트를 펼쳤다.그 위에는 지난주 강릉에서 가져온 작은 나무 상자가 놓여 있었다.“도현 씨, 준비 끝났어!”차도현은 공구함을 들고 다가왔다.“아내, 오늘은 직접 조립하실 생각이십니까?”“응. 당신은 선생님이고 나는 학생.”“그렇다면 먼저 안전 수칙부터 알려 드리겠습니다.”서윤은 의자에 앉아 자세를 바로 했다.“네, 선생님.”도현이 웃었다.“전원을 연결하기 전에 회로를 확인하고, 손상된 부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알겠습니다.”“그리고 납땜이 필요한 부분은 제가 맡겠습니다.”서윤은 눈썹을 올렸다.“나도 해 보고 싶은데?”“연습용 부품으로 먼저 익히시면 됩니다.”“좋아. 오늘은 조명부터 완성하자.”도현은 상자에서 낡은 전구와 전선, 스위치를 꺼냈다.“우선 기존 부품 상태부터 확인하겠습니다.”오전 10시 30분.두 사람은 오래된 조명 장치의 부품을 하나씩 살폈다.전선 피복은 곳곳이 굳어 있었고, 전구를 고정하는 부분도 녹이 슬어 있었다.서윤이 물었다.“이거 그대로 쓰면 안 되겠네?”“네. 전선과 소켓은 교체해야겠습니다.”“그럼 옛날 물건이 거의 안 남는 거 아니야?”도현은 작은 나무 받침대를 들어 보였다.“이 받침대와 스위치 손잡이는 보존할 수 있습니다. 원래 구조도 최대한 유지하려고 합니다.”서윤은 받침대를 손바닥에 올렸다.한쪽 모서리에는 삐뚤빼뚤한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차도현.’“이름까지 새겨 놨네.”“당시 제 물건이라는 표시를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귀엽다.”도현은 웃으며 새 전선을 건넸다.“아내, 이제 길이를 맞춰 보시겠습니까?”서윤은 자를 가져와 전선을 재기 시작했다.오전 11시 20분.서윤은 도현의 설명을 들으며 새 부품을 배치했다.“센서가 어두워진 걸 감지하면 불이 켜지는 거지?”“맞습니다. 오늘은 안전한 저전압 전원으로 구성할 겁니다.”“그럼 낮에는 꺼지고 밤에는 켜지고?”“주변 밝기에 따라 작동합니다.”서윤은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37화: 강릉에서 온 뜻밖의 답장

    월요일 오전 8시 15분.한서윤은 식탁에 앉아 차도현이 휴대전화로 확인하는 자료를 바라봤다.“도현 씨, 어제 찾았다는 주소 말이야.”“네, 아내.”“강릉 어디였어?”“주문진 인근의 오래된 주택 주소입니다.”“그럼 박영식 사장님이 거기 사시는 거야?”도현은 고개를 저었다.“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04년에 남겨진 주소라 지금도 거주하시는지는 모릅니다.”서윤은 토스트를 접시에 내려놓았다.“그렇다고 무작정 찾아갈 수도 없잖아.”“그래서 먼저 당시 연락처와 사업 이전 기록을 확인하려고 합니다.”“당신 직접 알아보게?”“네. 개인적인 일이니 회사 직원들에게 맡기지는 않겠습니다.”서윤은 웃었다.“좋아. 나도 도울게.”도현은 그녀를 바라봤다.“아내께서도 바쁘시지 않습니까?”“저녁에 조금씩 찾아보면 되지.”“감사합니다, 아내.”오전 11시 30분.서윤은 업무를 마친 뒤 잠시 쉬는 시간에 오래된 수리점 사진을 다시 살폈다.사진 속 박영식은 작업복 차림으로 서 있었다.옆에 있던 여성의 이름은 미정.서윤은 사진 뒷면의 글씨를 확대했다.‘영식과 미정. 도현이 만든 첫 번째 라디오 앞에서.’서윤은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도현 씨, 사진 속 미정이라는 분은 혹시 사장님 부인 아니었을까?’잠시 후 답장이 왔다.‘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제가 기억하는 분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서윤은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그럼 사진도 같이 확인해 보자. 그분이 단서를 알고 계실 수도 있으니까.’‘알겠습니다, 아내.’서윤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그때 책상 한쪽에 놓인 작은 은색 라디오가 눈에 들어왔다.도현이 어릴 때 만들었던 물건이었다.서윤은 라디오를 손에 들지 않고 잠시 바라봤다.“정말 오래 기다렸네.”오후 6시 20분.퇴근한 도현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서윤에게 말했다.“아내, 오늘 한 가지 확인했습니다.”서윤은 주방에서 나오며 물었다.“뭔데?”“한빛수리점이 문을 닫은 뒤 박영식 사장님께서 강릉에서 작은 전자제품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36화: 라디오 속에 남겨진 목소리

    월요일 오전 7시 20분.한서윤은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다가 거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차도현을 발견했다.도현 앞에는 전날 가져온 은색 라디오가 놓여 있었다.“도현 씨, 벌써 일어났어?”“네, 아내.”“설마 새벽부터 저거 보고 있었어?”“조금 전에 꺼냈습니다.”서윤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남편 옆에 앉았다.“어제는 안에 뭔가 있을 것 같다고 했잖아.”“네. 다만 오래된 물건이라 함부로 열지 않으려고 합니다.”서윤은 라디오 뒷면에 붙은 종이표를 살폈다.‘2003. 5. 17.’‘두 번째 소리는 아직 남아 있다.’“그런데 두 번째 소리가 무슨 뜻일까?”도현은 잠시 생각했다.“첫 번째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방송 소리였을 겁니다.”“그럼 두 번째는?”“직접 확인해야겠습니다.”오전 8시 10분.도현은 회사에 연락해 오전 일정을 조정했다.서윤은 출근 준비를 마치고 거실로 나왔다.“도현 씨, 오늘 오전에는 회사 안 가?”“조금 늦게 출근할 예정입니다.”“라디오 때문에?”“네. 상태를 확인한 뒤 보관하려고 합니다.”서윤은 웃었다.“차도현 의장님이 라디오 하나 때문에 출근을 늦추다니.”도현도 웃었다.“오래전에 잃어버린 물건이니까요.”“알아. 나도 궁금해.”도현은 작업용 매트를 펼치고 작은 공구함을 가져왔다.서윤은 맞은편에 앉았다.“나도 도와줄 거 있어?”“부품을 순서대로 놓아 주시겠습니까?”“좋아.”오전 8시 30분.도현은 라디오 뒷면의 나사를 하나씩 풀었다.서윤은 작은 나사를 자석 부품 접시에 옮겼다.“이렇게?”“네. 감사합니다, 아내.”뒷면 덮개가 분리되자 오래된 회로기판이 드러났다.서윤은 몸을 조금 앞으로 숙였다.“생각보다 복잡하네.”“당시에는 상당히 단순한 회로라고 생각했습니다.”“이게 단순해?”도현이 웃었다.“지금 보면 그렇습니다.”그는 내부를 살피다가 손을 멈췄다.“여기군요.”“뭐가?”도현은 라디오 안쪽에 고정된 작은 검은색 부품을 가리켰다.“이건 원래 라디오 회로에 필요한 부품

  • 열두 번째 명령이 끝나면   735화: 차도현의 이름이 적힌 상자

    일요일 오전 8시 40분.한서윤은 연한 하늘색 블라우스에 짙은 네이비 슬랙스를 입고 거실로 나왔다.차도현은 현관에서 자동차 열쇠를 챙기고 있었다.“도현 씨, 오늘 가는 건물은 어디야?”“성북구에 있는 오래된 상업용 건물입니다.”“당신 회사 건물이야?”“네. 7년 전에 매입한 곳입니다. 현재 내부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서윤은 가방을 들었다.“그런데 당신 이름이 적힌 물건이 나왔다고?”“그렇습니다.”“뭔지도 모르고?”“현장에서는 임의로 개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서윤은 신발을 신으며 말했다.“누가 당신한테 보낸 물건일 수도 있겠네.”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오래된 건물에서 발견됐다는 점이 이상합니다.”오전 10시 5분.두 사람이 도착한 건물은 지상 4층 규모였다.1층에는 오래된 상점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위층 창문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다.서윤은 건물을 올려다봤다.“여기 생각보다 오래됐네.”“준공된 지 40년이 넘었습니다.”도현은 출입구 앞에서 기다리던 현장 책임자에게 인사했다.“물건은 어디에 있습니까?”“3층 창고에서 발견됐습니다. 기존 집기를 옮기다가 벽면 안쪽의 수납공간을 확인했습니다.”“안전 점검은 끝났습니까?”“네. 해당 구역은 확인했습니다.”서윤은 도현과 함께 계단을 올랐다.3층 복도에는 오래된 나무문들이 줄지어 있었다.복도 끝 창고에 들어서자 금속 선반과 포장된 집기들이 보였다.그 가운데 작은 나무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오전 10시 20분.서윤은 상자 앞에 섰다.상자는 생각보다 작았다.가로 40cm 정도의 짙은 갈색 나무 상자였다.뚜껑 위에는 낡은 종이표가 붙어 있었다.‘차도현 님께.’서윤은 종이표를 바라봤다.“진짜 당신 이름이네.”도현도 표를 확인했다.“필체는 처음 봅니다.”“누가 쓴 걸까?”도현은 현장 책임자에게 물었다.“발견 당시 상태 그대로입니까?”“네. 먼지만 조금 털어 냈습니다.”“다른 물건은 없었습니까?”“같은 공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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