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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 오빠, 저한테 숨기는 거 있죠?

Autor: 움냠냥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10-20 22:58:58

“봉투?”

희주가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봤다.

“너 그 남자한테 뭐 받았어?”

“받긴 뭘 받아. 커피도 안 받아 주는 인간인데.”

세린은 입술을 삐죽였다.

“맨날 욕이나 먹었지.”

“그럼 이 사람은 왜 이런 걸 물어보는 건데?”

“그러니까.”

세린은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

[702호 남자한테 뭐 받은 거 없어요?]

[특히 봉투 같은 거요.]

이상했다.

처음에는 자신을 감시하며 겁을 주더니, 이번에는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게다가 시헌의 이름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언니. 이거 그 스토커랑 같은 사람일까?”

“모르지. 계정도 다르잖아.”

“그치?”

“그러니까 답장하지 마.”

세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모든 메시지를 저장해 두었다. 경찰에도 추가로 전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

백시헌.

그 남자는 대체 무슨 일을 벌이고 다니기에 자신까지 이런 일을 겪게 만드는 걸까.

“아, 진짜.”

세린이 쿠션을 끌어안았다.

“얼굴만 잘생기면 다야?”

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정신 차렸네.”

“아니, 얼굴은 여전히 좋아.”

“…….”

“근데 좀 짜증 난다고.”

희주는 말없이 쿠션을 집어 들었다.

⸻

다음 날 오후.

세린은 희주와 함께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다음 주 협찬 방송에 필요한 장비를 챙기기 위해서였다.

관리사무소에 방문 사실을 알리고, 두 사람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필요한 것만 챙겨서 바로 가자.”

“알았어.”

“옆집 남자 만나도 괜히 말 걸지 말고.”

“그건 장담 못 하는데.”

“유세린.”

“농담이야, 농담.”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문이 열리자마자 세린의 발걸음도 멈췄다.

“어머.”

702호 앞.

검은 셔츠를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백시헌이었다.

옆에는 지난번 엘리베이터에서 봤던 정장 차림의 남자도 있었다.

“시헌 오빠!”

시헌의 고개가 돌아갔다.

“아, 씨발.”

세린이 활짝 웃었다.

“와, 오랜만이에요.”

“며칠 안 봤다고 오랜만은 무슨.”

“보고 싶었어요?”

“지랄.”

옆에서 희주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쟤 진짜 저러는구나.”

세린은 못 들은 척했다.

“오빠, 근데 저 물어볼 거 있어요.”

“없어.”

“아직 말도 안 했는데?”

“들을 생각 없으니까 꺼져.”

시헌이 돌아서려는 순간이었다.

“봉투요.”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세린은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오빠, 저한테 무슨 봉투 맡긴 적 있어요?”

천천히 돌아선 시헌의 얼굴에서 짜증이 사라졌다.

“……뭐?”

“어떤 사람이 자꾸 물어봐서요.”

“누가.”

“모르는 사람이요.”

“똑바로 말해.”

세린의 눈썹이 올라갔다.

“왜 또 화부터 내요?”

시헌이 성큼 다가왔다.

“야. 그 봉투 얘기 누가 했냐고.”

순간 세린은 입을 다물었다.

평소의 짜증 섞인 목소리와는 달랐다.

날카롭고 차가웠다.

희주가 곧장 세린의 옆으로 다가섰다.

“말씀 좀 조심하시죠.”

시헌의 시선이 희주에게 향했다.

“누구신데.”

“세린이 언니요. 그리고 지금 얘 협박당하고 있는 거 아세요?”

짧은 침묵이 흘렀다.

시헌은 다시 세린을 바라봤다.

“휴대폰 줘 봐.”

“싫은데요.”

“뭐?”

“제 휴대폰을 왜 줘요. 보여 드리면 되잖아요.”

세린은 저장해 둔 메시지를 직접 화면에 띄웠다.

시헌이 그것을 내려다봤다.

[특히 봉투 같은 거요.]

그 문장을 읽는 순간, 그의 눈빛이 달라졌다.

“……도윤아.”

옆에 있던 남자가 다가왔다.

“예, 형님.”

“이거 봐.”

도윤도 화면을 확인했다.

그리고 미세하게 표정이 굳었다.

“형님. 설마…….”

“그만.”

시헌이 말을 잘랐다.

세린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뭐예요? 진짜 무슨 봉투인데요?”

“넌 몰라도 돼.”

“아니, 오빠.”

세린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저 진짜 화내기 전에 제대로 말해요.”

시헌의 눈썹이 꿈틀했다.

“뭐?”

“오빠한테 관심 있는 거랑 이런 일에 휘말리는 건 다른 문제잖아요.”

“…….”

“저 며칠째 집에도 못 들어오고 있거든요?”

그녀는 휴대폰을 꽉 쥐었다.

“솔직히 무섭다고요.”

시헌은 아무 말 없이 세린을 내려다봤다.

처음이었다.

그 여자가 자신 앞에서 웃지 않는 모습은.

세린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

“제가 오빠 꼬시겠다고 한 건 맞는데, 이런 것까지 감당하겠다는 뜻은 아니었어요.”

그 말에는 평소의 장난기가 조금도 없었다.

시헌이 낮게 혀를 찼다.

“……하.”

그는 도윤에게 고개를 돌렸다.

“경찰에 전달할 자료 있으면 협조해.”

“예, 형님.”

그러고는 세린에게 말했다.

“너 그 계정에 답장하지 마.”

“이미 안 했어요.”

“집에 이상한 물건 오면 건드리지 말고 바로 신고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거쯤은 알아요.”

“알면 됐어.”

여전히 불친절한 말투였다.

세린은 못마땅하게 그를 바라봤다.

“진짜 끝까지 싸가지 없으시네.”

“이제 알았냐?”

“아뇨. 진작 알았죠.”

그녀는 잠깐 시헌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덧붙였다.

“근데 오늘도 잘생기긴 했네요.”

“…….”

“짜증 나게.”

세린은 희주의 팔을 잡고 자기 집으로 들어갔다.

시헌은 닫힌 문을 한동안 바라봤다.

⸻

“형님.”

도윤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봉투 말입니다.”

“…….”

“장문규가 사라지기 전에 가지고 나갔다는 그 봉투 아닙니까?”

시헌은 대답하지 않았다.

삼 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운전 기사 장문규가 마지막으로 전달받았던 서류 봉투.

그것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시헌조차 내용물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도윤이 말을 이었다.

“그 봉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자체가 몇 명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럼 대체 누가 저 여자분한테…….”

시헌은 천천히 옆집 문을 바라봤다.

분홍 머리에, 하루 종일 웃고 떠들고, 자신을 볼 때마다 잘생겼다고 난리를 치는 여자.

그 여자가 삼 년 전 사라진 봉투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걸까.

시헌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도윤아.”

“예.”

“장문규 찾아.”

“계속 추적 중입니다.”

“범준 아저씨한테도 연락해.”

도윤이 고개를 들었다.

“직접 만나시려고요?”

시헌은 낮게 웃었다.

“그 양반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좀 들어봐야겠어.”

그의 시선이 다시 701호 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저 여자.”

“예.”

“아직 건드리지 마. 우리 쪽에서도 함부로 접근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시헌은 짜증스럽게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귀찮은 옆집 여자가 어느새 삼 년 전 사건 한가운데 들어와 있었다.

그것도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좆같이 꼬이네.”

문득 조금 전 세린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솔직히 무섭다고요.’

시헌은 그 말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듯 고개를 돌렸다.

지금 중요한 건 그 여자의 기분이 아니었다.

사라진 봉투.

그리고 죽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겼을지도 모르는 무언가.

그것부터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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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옆집 잘생긴 남자가 조폭이라고?   Chapter 6. 오늘은 플러팅 휴업입니다

    사진 속 여자는 분명 자신이었다.702호 앞에 서서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 모습.불과 몇 분 전이었다.세린은 사진을 확대했다. 복도 끝, 희미하게 보이는 회색 방화문.‘비상계단 쪽에서 찍은 건가?’등골이 서늘해졌다.[다음에는 문 앞에서 직접 인사할게요.]화면에 남은 마지막 메시지가 유난히 섬뜩했다.“아, 씨발. 진짜 뭐야…….”세린은 대화 내용을 모조리 캡처했다. 손끝이 조금 떨렸다.평소 방송에서 이상한 사람을 한두 번 본 게 아니었다. 하지만 실제 집 앞까지 찾아온 경우는 처음이었다.세린은 곧장 희주에게 전화를 걸었다.“언니.”—왜? 이 시간에 웬일이야?“나 좀 무서운데.”—뭐?“어떤 미친놈이 내 집 앞에서 사진 찍어서 보냈어.”수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야, 문 열지 마. 지금 혼자야?“응.”—경찰에 신고해. 나도 갈게.세린은 곧바로 신고하고 관리사무소에도 연락했다.잠금장치를 확인한 뒤 현관에서 떨어졌다.그때였다.쿵.복도에서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세린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곧이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야. 거기서 뭐 해?”옆집 남자였다.세린은 조심스럽게 도어폰 화면을 켰다.화면에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모자를 깊이 눌러쓴 낯선 사람이 있었다.“너 누구냐고.”남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모자를 쓴 사람은 대답하지 않았다.그러더니 갑자기 비상계단 쪽으로 달아났다.“야!”남자는 곧장 휴대폰을 꺼냈다.“지금 계단으로 내려간 새끼 있어. 어디로 나가는지만 확인해.”세린은 화면을 보다가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오빠.”남자가 고개를 돌렸다.“아, 씨발. 너 또 뭐.”“저 사람…….”세린이 침을 삼켰다.“저 찍은 사람 같아요.”남자의 눈매가 가늘어졌다.“문 열지 마.”“안 열어요.”“경찰은?”“신고했어요.”“그럼 가만히 있어.”그는 짧게 말하고 옆집으로 들어갔다.세린은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다.“와, 진짜 매정하다.”평소 같았으면

  • 옆집 잘생긴 남자가 조폭이라고?   Chapter 5. 시청자 님, 선 넘으셨어요

    [아까 복도에서 봤는데, 저한텐 왜 모른다고 했어요?]세린은 채팅창을 멍하니 바라봤다.방금 올라온 문장은 순식간에 다른 채팅들 사이로 밀려났다.[로지 왜 멈춤?][뭔 일 있음?][언니 표정 무서워]세린은 애써 입꼬리를 올렸다.“아, 얘들아. 이상한 채팅이 하나 올라와서.”평소 같았으면 장난스럽게 받아쳤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상대는 자신이 사는 건물의 호수를 알고 있었다.그것도 옆집 남자가 사는 702호를.세린은 문제의 채팅을 캡처하고 해당 계정을 차단했다.“미안해요, 오빠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만 할게요.”[벌써?][무슨 일인데?]“별일 아니야. 내일 보자. 다들 잘 자!”방송이 종료됐다.화면이 어두워지자 세린의 얼굴에서도 웃음기가 사라졌다.“……뭐야, 진짜.”분명 낮에 복도에서 마주쳤던 남자였다.그런데 어떻게 자신의 방송까지 찾아온 걸까.세린은 한참 고민하다 관리 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낮에 신고했던 남자가 방송까지 찾아왔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복도 CCTV 영상을 보존해 달라고 요청했다.필요하면 경찰에도 신고할 생각이었다.통화를 마친 세린은 현관의 도어록을 확인했다.그리고 옆집을 떠올렸다.‘그 남자한테도 알려야 하나?’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똑똑.702호 현관문을 두드렸다.한 번.두 번.세 번째로 손을 들었을 때 문이 열렸다.“아, 씨발. 이번엔 또 뭐야.”검은 반팔 티셔츠에 회색 트레이닝 바지.남자는 짜증스러운 얼굴로 세린을 내려다봤다.평소 같았으면 또 잘생겼다고 호들갑을 떨었겠지만,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오빠. 아까 그 남자 있잖아요.”“뭐.”“낮에 복도에서 저한테 오빠 집 물어봤던 사람요.”남자의 눈매가 가늘어졌다.“그 새끼가 왜.”“제 방송에 들어왔어요.”“……뭐?”세린은 휴대폰에 저장한 채팅 화면을 보여줬다.남자는 화면을 내려다봤다.잠시 후, 그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이거 언제 올라왔어.”“한 십 분 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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