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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

作者: 유리구슬
last update 公開日: 2026-06-24 15:39:47
“경찰?”

배정아가 콧방귀를 뀌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제 파악을 못 하는구나. 내가 널 당장 구속시키지 않고 이 밤중에 직접 찾아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니? 넌 내일 아침, 회사 게시판에 횡령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는 사과문을 올리게 될 거다.”

“내가 왜 그딴 짓을 합니까!”

“네가 낳아준 친어머니, 그 불쌍한 여자가 묻혀 있는 수목장. 명의가 내 앞으로 되어 있다는 거 잊었니?”

채원의 숨이 턱 막혔다.

“네가 발악하면, 난 내일 당장 그 여자의 유골을 파내서 길바닥에 뿌려버릴 거다. 그리고 널 횡령죄로 쳐넣어 평생 감옥에서 썩게 만들겠지. 하지만 조용히 입 다물고 모든 걸 뒤집어쓴 채 나가준다면, 최소한 네 어미의 묘자리는 보존해 주마.”

협박이었다. 그것도 채원의 가장 깊은 상처를 헤집는 악랄한 협박.

친어머니의 유골을 인질로 잡힌 채원은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주먹을 꽉 쥔 채원의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 붉은 피가 배어 나왔지만, 그녀는 고통조차 느끼지 못했다.

“결정해라. 지금 당장 빈손으로 이 집에서 기어 나갈지, 아니면 경찰서로 끌려갈지.”

배정아의 축객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거실 구석에 대기하고 있던 건장한 경호원 두 명이 채원의 양팔을 거칠게 붙잡았다.

“이거 놔! 내 발로 나갈 거니까!”

채원이 발버둥 쳤지만 성인 남성 두 명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그 옷, 네 돈으로 산 거니?”

배정아의 차가운 눈빛이 채원의 캐시미어 코트를 향했다.

“한성그룹의 돈으로 산 모든 것은 두고 가야지. 넌 이제 빈털터리니까.”

경호원들이 채원의 겉옷을 강제로 벗겨냈다. 그녀의 어깨에 매달려 있던 가방도,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도 모두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아, 차 키도.”

유라가 계단을 내려오며 얄밉게 웃었다.

“언니 타고 다니는 포르쉐, 내일부터 내가 탈 거거든.”

채원은 얇은 블라우스와 스커트 차림으로 완전히 무장 해제당했다. 지난 10년간 한성그룹을 위해 피 토하며 일했던 모든 성과와 재산이 단 몇 분 만에 증발해버렸다.

“끌어내.”

배정아의 명령이 떨어지자, 경호원들은 채원을 현관 밖으로 짐짝처럼 던져버렸다.

철퍼덕-!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꿇고 쓰러진 채원은 고통에 얼굴을 찡그렸다.

무릎이 까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쾅-!!

그녀의 등 뒤로 거대한 철문이 굳게 닫혔다.

“하… 하하…….”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

한성그룹의 정당한 후계자였던 자신이, 한순간에 횡령범으로 몰려 빈털터리로 쫓겨났다. 약혼자에게 배신당하고, 가족에게 버림받았다.

우르릉- 쾅!

설상가상으로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던 하늘에서 요란한 천둥소리가 울리더니, 굵은 빗방울이 후둑후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는 이내 폭우로 변해 채원의 얇은 옷가지와 머리카락을 처참하게 적셨다.

“배정아… 한유라… 강민호…….”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액체가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 속에서, 채원은 닫힌 철문을 노려보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눈동자는 절망이 아닌, 시퍼런 독기로 타오르고 있었다.

“반드시… 이 수모, 천 배 만 배로 갚아줄 거야. 너희들 전부 지옥으로 끌고 내려갈 때까지, 난 절대 안 죽어.”

핏물이 배어 나오는 입술을 깨물며, 채원은 쏟아지는 폭우 속으로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가진 것 하나 없는 완벽한 파멸.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었다. 그녀의 진짜 인생은, 그녀의 잔혹한 복수는, 바로 이 비참한 밤부터가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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