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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화

Author: 유리구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24 15:39:54
제3화. 빗속의 도박(1)

차가운 빗방울이 온몸을 사정없이 때렸다.

청담동의 외진 길가. 한채원은 젖은 생쥐 꼴로 터덜터덜 걸었다.

얇은 블라우스는 이미 살죽에 들러붙어 체온을 사정없이 빼앗아 갔고, 치마 밑단에서는 연신 더러운 빗물이 뚝뚝 떨어졌다.

구두조차 빼앗긴 맨발은 이미 감각이 마비된 지 오래였다. 아스팔트 바닥에 긁혀 피가 흐르는지도 몰랐다.

“하…….”

입을 열 때마다 하얀 김이 뿜어져 나왔다.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휴대폰도, 지갑도, 심지어 입고 있던 코트마저 배정아의 손에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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