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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천우야, 노신의의 전화를 받은 뒤, 줄곧 널 기다리고 있었어. 드디어 이렇게 만나는구나... 헌데 문 앞에서 뭐 하는 거냐?”

임 씨 어르신은 그가 온다는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한 참을 기다려도 그가 들어오지 않자, 직접 입구로 나온 것이다.

그러자 예천우가 재빨리 웃으며 외쳤다.

“할아버지!”

“둘이 아는 사이야?” 임 씨 할아버지는 옆에 서 있는 손녀를 쳐다보고 궁금해하며 물었다.

임완유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낮에 만난 적이 있어요.”

그러자 예천우가 재빨리 둘러대며 말했다.

“그래, 정말 우연이구나. 어쩌면 이것이 하늘이 정해준 좋은 인연일지도 모르겠구나! 마침 오늘 결혼하기에도 알맞은 날이니, 점심 먹고 바로 가서 혼인신고를 하거라.”

임 씨 할아버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노신의의 의술이 신통하니, 그의 제자도 우수한 인물일거라 생각했다.

예천우는 어리둥절했다. 이 여자가 자신의 약혼녀 임완유였다니.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특히 중요 부위를 말이다.

임완유 역시 예천우의 굶주린 늑대 같은 눈빛을 알아차린 듯, 머릿속에 어젯밤 일이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

이 자식, 어젯밤 일만으로도 역겨운데. 이런 놈이 미래의 약혼자라니.

그녀는 언제가 꼭 어젯밤 일과 오늘 일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임 씨 할아버지는 매우 기뻐했지만, 할아버지 옆에 서 있는 중년 남녀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매우 불만스러워했다.

그들은 임완유의 아빠, 엄마다. 그들은 이토록 아름다운 외모에, 회사 대표이기도 한데다 수많은 재벌의 사랑을 받는 자기 딸을, 이런 촌놈에게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임완유의 엄마 유은수가 나서서 말했다.

“아버님, 정말 완유를 이런 놈한테 시집보낼 생각은 아니시죠?”

“이 옷차림을 봐요, 촌뜨기가 따로 없잖아요.”

“우리 딸이 이런 놈에게 시집가면, 제가 얼굴을 들고 나가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어요?”

“그러게요. 이건 우리 임씨 집안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라고요.”

그녀의 아버지 임강도 불만스러운 듯 말을 덧붙였다.

“무슨 헛소리야. 천우는 촌뜨기가 아니야. 단지 오랫동안 산에서 지내서, 세상에 대해 잘 모르는 것뿐이야. 그러니까 너희들이 천우를 더욱 보살펴 줘야 해.”

“아무튼, 두 사람 혼사는 이렇게 결정됐어.”

할아버지의 단호한 결정에 유은수와 임강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비록 할아버지가 모든 회사 업무를 임완유에게 맡기긴 했지만, 아직 감히 그의 위엄에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임완유도 그렇단 걸 잘 알고 있기때문에, 단단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만 예상치 못했던 건, 자신의 약혼자가 어젯밤 그 미친놈이라는 거다. 무례하기 짝이 없는데다, 산속에서 나온 촌뜨기다.

하지만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 촌뜨기에게 자신의 남자가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똑똑히 깨닫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몸에 손대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오후 한 시가 넘어, 할아버지의 말대로, 임완유는 예친우를 차에 태우고 구청으로 갔다.

그리고 재빨리 모든 절차를 마치고 나왔다. 예천우는 사진에 찍힌 불만 가득한 임완유의 표정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x씹은 표정은 뭐냐? 웃으면서 찍지 좀?”

“웃으면서?”

“너 같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허풍만 떠는 무례한 인간이랑 결혼하는데, 내가 웃음이 나오겠어?”

“아니, 네 말이 틀렸어. 나 사실 되게 능력 있어!”

“네가?”

“응, 특히 의술에 강하지. 모든 사람이 날 의선(醫仙)이라고 불러!”

“퉤!”

“너 같은 놈이 의선이라고?”

“네가 의선이면 난 관음보살이야!”

임완유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경고하는데, 말장난 그만해. 내가 세 살짜리 애도 아니고, 너 같은 놈 입에 발린 말에 절대 속지 않아.”

“그래.”

예천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어젯밤 일은 그냥 사고 같은 거야. 우린 전혀 같은 세상의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너랑 난 불가능해, 영원히.”

“글쎄, 벌써 그렇게 단정 지어 말하면 안 되지. 날 알아갈수록 내가 좋아지고, 날 사랑하게 될 수도 있잖아.”
Комментарии (1)
goodnovel comment avatar
hyoungum kim
옷차림만보고 촌스럽다느니 일은 같이 저지르고 남자만 미친놈이야?? 부모도 딸도 누가무례한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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