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공손진이 진가인의 옥 목걸이를 훔친 건 임완유를 속이려고 그랬던 걸까?’옥 목걸이를 걸고 임완유 앞에 나타나면 임완유도 충분히 오해할 수 있었다.어렸을 때 예천우는 임완유에게 칼 모양의 옥 목걸이를 선물해 준 적이 있다. 나머지 절반은 진가인에게 주었다. 두 옥 목걸이는 서로 합칠 수 있었다.만약 그렇다면 임완유는 공손진이 리틀 거지라고 오해할 것이다. 그렇게 비슷하고 딱 맞아떨어지는 옥 목걸이를 찾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예천우는 어릴 적에 임완유에게 나머지 절반은 자신한테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공손진은 임완유가 어떻게 이 옥 목걸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걸까?’‘소정? 그래. 아마 소정일 거야. 완유가 아마도 어릴 적 일을 소정에서 알려 줬고 소정이 다시 그 일을 공손진에게 알려 줘서 이 옥 목걸이를 이용해 완유를 속인 거야.’모든 것이 완전히 이해되었다.공손진이 진가인의 옥 목걸이를 어떻게 발견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가 확실히 진가인의 옥 목걸이를 훔쳤다는 것이었다.모든 것을 깨달은 예천우의 얼굴은 화가 나서 새파랗게 질렸다. 공손진이 심지어 자기 어릴 적의 일까지 이용하면서 임완유를 속이고 있었다.‘공손 가문은 정말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예천우는 차가운 얼굴로 휴대 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공손 가문의 모든 위법 사실을 찾아내. 특히 그들이 강한 무술 실력을 믿고 했던 나쁜 짓거리들을 모조리 찾아내서 비룡 위에 알려.”비룡위는 화하 무자들의 전당이었고 가장 강력한 호위대였다. 그들은 용도의 모든 강력한 무자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들이 잘 관리하고 있었기에 많은 수련자가 함부로 하지 못했다. 그렇지 않으면 비룡위의 추격과 체포를 당할 것이다.게다가 일단 비룡위에게 걸리면 아무리 종사라도 편한 잠을 자지 못할 것이다.왜냐하면 비룡위에는 청룡, 주작, 현무, 백호 4대 고수가 있었다. 그들은 용국의 4대 전신이라고 불렸다.특히 청룡 전신은 오랫동안 세계 1위의 자리를 지켜왔고 그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어.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임완유는 할아버지의 말이 생각나자 먼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소정은 그녀가 걱정돼서 함께 돌아가서 오늘 밤 그녀와 함께 있겠다고 말했다.임완유는 당연히 좋다고 했다. 지금에 와서 보니 오로지 소정 혼자만 진정으로 그녀와 동고동락하며 모든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었다.역시 좋은 친구 한 명은 있어야 했다.그 외에 다른 사람들, 특히 남자는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임완유는 자기가 그렇게 노력하는데 예천우는 맨날 여자들 주위를 맴돌며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니 그걸 생각하면 화가 났다.임국종은 임완유의 전화를 끊고 즉시 공손진에게 전화해서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계속 임완유의 콜백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식이 없자 그는 참지 못하고 전화를 걸어 물었다.임완유가 지금 이미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임국종은 드디어 결혼이 성사되었다고 생각해 매우 기뻐했다.임강과 유은수도 그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뻐했다.임선호는 돌아와서 이 소식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그들에게 이건 분명히 멍청한 짓이라고 말했고 예천우는 사실 실력이 엄청나게 강하다고 말했다.하지만 그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조급한 나머지 임선호는 그날 식당에서 소문하와 양대복의 아들을 만난 사실을 말해줬다.하지만 임국종은 전혀 그런 말을 듣지도 않았고 임선호를 욕했다.“아직도 헛소리나 하고 있네. 예천우에게 세뇌당한 거야?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됐어. 그만해. 쓸데없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으니까 빨리 네 방으로 꺼져. 똑바로 말하는 데 너 때문에 네 누나가 공손 가문에 시집가는 일이 이변이 생기면 할아버지는 앞으로 널 보지 않을 거야.”임국종은 전혀 임선호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그는 단지 임선호가 예천우에게 약점을 잡혔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예천우 때문에 이런 헛소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임국종은 예천우가 그렇게
임국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만약 마음먹고 이 결혼을 포기하라 한다면 사실 그는 분명히 해낼 수 있었다.하지만 그는 여태까지 했던 노력이 아까웠다.이건 분명히 임씨 가문의 크게 발전할 좋은 기회였다. 지난번에 용도에서 그는 명문 가족들에게서 너무 많은 괄시를 받았다.특히 옛 친구의 집에 갔을 때 친구 빼고 다른 가족들은 전혀 그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원래 그는 손녀를 친구의 손자인 려정수에게 시집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려정수는 전혀 임국종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고 손녀의 사진조차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안돼. 절대 이렇게 포기할 수 없어. 완유는 단지 지금 잠시 마음이 편치 않을 뿐이야. 공손 도련님과 살다 보면 그가 좋은 사람임을 알게 될 것이고 누가 가장 적합한 사람인지 알게 될 거야.’‘하지만 완유가 정말 어리석어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면 어쩌지?’보아하니 이 일은 너무 서두르면 안 되고 서로에게 시간을 주고 상의해야 할 것 같았다.임완유와 함께 그녀의 방으로 들어온 소정이 즉시 물었다.“완유야, 방금 그렇게 말한 건 무슨 뜻이야? 정말 공손 가문과 맞서 싸우려는 거야?”“물론 아니지!”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건 구두 약속일 뿐이야. 정말 그렇게 엄중하지 않을 수도 있어. 어쩌면 할아버지가 일부러 그런 말씀을 하셨을 수도 있잖아?”“하지만 네 말로는 공손 도련님도 이 일이 엄중하다고 하지 않았어?”소정이 물었다.“그건 맞아. 하지만 할아버지가 먼저 공손진과 짰을 수도 있어. 그래서 공손진이 일부러 그렇게 말했을 가능성도 있지. 아니면 모든 게 그렇게 공교롭게 짧은 시간 동안에 세상에 알려질 수는 없다고 생각해.”“그래서 네가 이런 식으로 할아버지를 떠보는 거였구나.”“그래 맞아.”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임국종은 임완유의 방문 앞에 와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완유야, 할 말 있어.”임완유가 문을 열고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할아버지, 더 이상 절 설득하지 마세요. 죽는 한이 있더라고 공손진
임강과 유은수는 더욱 기뻐했다. 딸이 마침내 실력이 강한 명문에 시집가니 자신들도 진정한 부잣집 큰 인물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비록 임씨 가문은 그래도 잘 사는 편이지만 공손 가문과 비기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오전 9시가 되자 공손진이 나타났다.보통 이런 중요한 일은 공손 가문의 어르신들이 나서야 했는데 이번에는 공손진만이 앞장서고 나머지는 전부 그의 부하들이었다.상황이 특수했던 지라 임국종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할아버지!”아직 허락도 하지 않았는데 공손진은 이미 한집 식구가 되어버린 것처럼 임국종과 임완유의 부모님을 친절하게 불렀다.게다가 공손진은 예의 바르고 매너도 좋아서 단번에 임씨 가문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공손진은 둘러보았지만 임완유를 발견하지 못했다.임국종이 그의 눈빛을 알아차리고 다급하게 말했다.“공손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완유는 이미 동의했으니 더 이상 다른 상황이 생기지 않을 거예요.”“정말 잘됐네요. 할아버지도 이제는 예의를 차리시지 마시고 절 진이라고 불러주세요.”공손진은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그래. 알았어. 우리 이제는 한집 식구인데 도련님이라 부르면 좀 멀게 느껴지기는 하지. 그러면 이제부터 진이라고 부를게.”“네. 알겠어요.”“그래. 어서 들어와. 일단 앉아서 얘기하자꾸나.”임국종은 공손진더러 앉으라고 했고 사람을 시켜 임완유를 불러내라고 했다.할아버지가 부르자 임완유는 마음이 너무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갔다.비록 그녀는 공손진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찌 됐든 공손진은 어린 시절의 리틀 거지였다.임완유도 이런 생각을 하며 끝없이 자신을 위로하고 모든 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할아버지, 급히 오느라고 많은 걸 준비 못했어요. 이 카드에는 현금 200억 원이 있어요. 약혼 선물로 받아 두십시오.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완유를 더 아끼고 사랑하겠어요.”공손진은 앉자마자 200억 원이 있는 은행 카드를 꺼내서 주었다.임국종은 살짝 놀랐고 임강과 유은수의 눈에는 빛이
“완유 씨, 당신은 모르겠지만 완유 씨를 처음 본 순간부터 전 이미 반해버렸어요. 전 심지어 저 자신을 원망했어요. 저는 사실 줄곧 어린 시절 때 예쁜이를 찾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완유 씨한테 반해버렸으니까요.”공손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공손진이 그렇게 말하니 임국종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해졌다. 비록 그들은 공손진이 임완유에게 반했다고 하자 감동했지만, 예쁜이가 누구인지는 몰랐다.공손진의 말을 들으니 임완유는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어떻게 보아도 리틀 거지는 공손진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성격도 그렇고 외모도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어색함이 있었다.그런데 오히려 예천우에게서 가끔 리틀 거지 느낌이 있었다.“할아버지와 여러분은 아마도 예쁜이가 누군지 모르실 겁니다. 사실 바로 완유 였어요. 우리는 어렸을 때 만났던 적이 있어요. 그때에도 어른이 되면 함께 있기로 약속했던 사이였죠. 제가 어른이 되자 온갖 노력을 다해서 예쁜이를 찾았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완유를 만나고 전 완유에게 첫눈에 반했죠. 후에 알고 보니 완유가 바로 제가 줄곧 찾았던 예쁜이였어요.”공손진은 감정이 북받쳐 말하다 보니 마치 자신이 임완유와 약속한 어린 소년인 줄 알았다.하지만 임국종과 다른 사람들은 그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어릴 적부터 그런 사이였는데 완유가 왜 싫어하는 걸까?’유은수는 흥분하여 말했다.“그랬었구나. 그러면 진이와 완유는 정말 천생연분이었네. 함께 있을 운명이었어.”“그러게 말이야. 이런 인연은 정말 소중한 거야.”임강도 맞장구를 쳤다.임국종도 웃으며 말했다.“완유야, 이런 일이 있었다니.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너희 둘은 정말 찰떡궁합이야.”“진이야, 완유는 하나뿐인 귀한 손녀야. 앞으로 잘 대해 줘야 해.”“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잘 대해 줄게요. 완유는 제가 몇 년 동안이나 찾아 헤매던 사람이니까요.”공손진은 득의만면한 표정으로 다짐했다.공손진을 지켜보던 임국종
“예천우, 네가 이곳으로 왜 왔어! 오늘은 우리 임씨 가문의 좋은 날이니 당장 꺼져. 우리 임씨 가문의 좋은 일을 망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유은수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젠장. 예천우를 막으라고 사람까지 배치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놈이 여기에 온전하게 나타날 줄이야.’유은수는 원래 예천우의 집에 사람을 배치하여 예천우를 막게 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이유로 많은 사람을 찾지 못했고 심지어 어젯밤에 예천우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좋은 날이라고요? 제 기억이 맞다면 완유는 아직 법적으로 제 아내죠. 그런데 지금 제 아내를 다른 남자한테 시집보내겠다는데 제가 오면 안 돼요?”예천우가 되물었다.“그게 무슨 헛소리야! 너와 완유는 이미 끝났어. 네가 갈 곳이 없는 걸 생각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이혼했을 거야.”유은수는 즉시 화가 난 말투로 소리쳤다.“못 믿겠으면 지금 완유에게 물어봐. 너랑 진작에 이혼하고 싶었던지.”예천우는 유은수의 말에 반박하지 않고 임완유를 바라보았다. 사실 예천우도 이런 상황에서 완유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었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사실 예천우가 그렇게 생각했던 건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첫째는 임완유는 지금 이미 소정과 가족들의 함정에 빠져버렸기에 가족을 위해서라도 공손진을 억지로 받아들일 것이다.둘째는 그녀는 예천우가 밖에서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아마 지금도 화가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하지만 예천우의 예상을 빗나갔던 건 임완유가 벌떡 일어서며 진지하게 말했다.“그런 적이 없어요. 처음부터 천우와 이혼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그 말을 들은 공손진은 안색이 나빠졌다.‘빌어먹을 자식!’공손진은 화가 난 나머지 테이블을 엎을 뻔했다.임국종도 화가 나서 안색이 창백해졌다. 특히 공손진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자 그는 바로 일어서서 임완유를 향해 뺨을 호되게 때렸다.팍!임국종이 뺨을 때린 건 예천우도 미
사실 소정도 안색이 조금 변했다.‘예천우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한 걸까?’임국종 등 사람들은 별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임완유는 살짝 놀랐다.‘그 당시의 리틀 거지라고? 무슨 말이지? 천우가 어떻게 당시의 리틀 거지를 알아? 우연의 일치일까? 천우가 말하는 리틀 거지는 내가 생각하는 리틀 거지랑 다른 걸까?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천우가 공손진에게 한 말 뜻은 공손진이 그 당시 리틀 거지가 아니라는 거잖아.’공손진은 깜짝 놀랐지만 가까스로 진정을 유지하며 말했다.“예천우 씨, 지금 여기서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똑바로 말씀드리는 건데 오늘 일은 천우 씨랑 상관이 없어요. 빨리 이곳을 떠나세요.”“진이 말이 맞아. 예천우, 빨리 꺼져. 우리 임씨 가문은 널 환영하지 않아.”유은수도 즉시 말했다.“잠시만요!”임완유가 막아 나섰다.“천우야, 아까 그 말은 무슨 뜻이야?”“무슨 뜻일 수 있겠어? 무조건 네 마음을 돌리기 위한 수단이겠지. 완유야, 이런 쓰레기 같은 남자는 상대하지도 마.”소정은 참지 못하고 즉시 대꾸했다.“모두 저를 쫓아내려는 걸 봐서는 당신들이 한 짓거리가 알려질까 봐 두려운 거예요? 특히 소정 씨는 지금 너무 무섭겠죠.”예천우가 냉소했다.소정은 그 말을 듣고 즉시 화를 내며 말했다.“예천우 씨,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전 결백합니다.”“결백하다고요? 허허. 그러면 이걸 한 번 들어보시겠어요?”예천우는 더 이상 그들과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었기에 바로 호텔 밖에서 녹음했던 녹음 파일을 열었다.“공손 도련님! 좋은 소식이 있어요!”“...”“임완유가 동의했어요. 공손진 씨와 결혼하겠다고 말했어요.”“...”첫마디가 나오자마자 소정의 안색은 보기 흉할 정도로 나빠졌다. 그녀의 기억 속에는 그 당시 옆에 아무도 없었는데 어떻게 녹음되었는지 이해가 안 됐다.가장 중요한 건 녹음 파일이 예천우의 손에 있었다.“완유야, 듣지 마. 이건 분명히 예천우가 위조한 거야. 이건 내 목소리가 아니야.”조급해 난 소정
“아니야. 이건 가짜야. 완유야, 이건 모두 가짜야. 예천우가 널 떠나기 싫어서 스스로 만든 녹음이야. 이런 걸 믿어선 절대 안 돼.”소정은 급해 죽을 것만 같았다.“그래?”임완유는 코웃음을 쳤고 고개를 돌려 공손진에게 차갑게 물었다.“공손 도련님, 말해 봐요. 이게 사실이에요?”“그게...”공손진은 사실 녹음 파일은 쉽게 사실 여부를 검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어쩔 수 없이 말했다.“진... 진짜에요.”“뭐라고요. 공손 도련님. 어떻게...”소정의 안색은 급변했다.“이제 와서 숨길 필요도 없죠. 그래요. 소정 씨가 절 도와줬고 심지어 저에게 대책을 세워주었어요. 저도 소정 씨의 말대로 했고요. 하지만 소정 씨가 그런 것도 전부 완유 씨를 생각해 주고 관심해 줬기 때문이죠. 소정 씨는 단지 완유 씨의 인생이 쓰레기 같은 남자에게 망치는 걸 원하지 않았던 거죠.”소정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좀 편해졌고 속으로 공손 도련님이 대단하다고 감탄했다.‘공손 도련님은 날 버리려는 게 아니었어!’방금 화가 난 소정은 심지어 공손진이 가짜 리틀 거지 행세를 했다고 말할 뻔했다.“소정 씨가 그런 생각이었다면 전 더더욱 그런 생각이었죠. 전 완유 씨를 몇 년 동안 찾았고 몇 년 동안 사랑했는데. 절대로 완유 씨가 쓰레기 자식의 손에 망가지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어요. 완유 씨와 결혼할 수 있다면 전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이번 일에는 확실히 제가 잘못했어요. 완유 씨를 힘들게 했다면 제가 이곳에서 사과드릴게요. 하지만 저도 전부 완유 씨가 신경 쓰여서 이런 일을 하게 된 거예요.”“제가 신경 쓰이면 이렇게 함정을 파서 제가 뛰어들기를 기다린 거예요? 공손 도련님의 이런 사랑은 정말 너무 무섭네요.”임완유가 화를 내며 말했다.“완유 씨가 화가 났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해도 예천우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에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수 없듯이 예천우가 정말 아무 문제가 없었으면 예천우가 다른 여자랑 놀고 있을 때
사실 이 모든 소문은 애초에 예웅남이 일부러 퍼뜨린 것이었다.예관희는 이미 예천우의 뜻에 따라 모든 사실을 예웅남에게 전했고 그중에는 예천우가 자신의 용왕 신분을 외부에 드러내지 말라고 했다는 말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심지어 그가 종사급 고수라는 사실조차도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이유는 단 하나였다.예씨 가문 사람들의 진심과 충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예웅남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기회를 역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그는 그 정보를 슬쩍 흘리면서 예관희를 헐뜯고 예천우의 이미지를 흔들어 놓으려 했다.그렇게 분위기를 만든 뒤 예관희가 병사한 것으로 꾸며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주 자리에 오를 명분을 만들고자 했다.그 후에야 예천우를 제거한다면 더 이상 자신을 위협할 존재는 사라질 것이다.4대 가문 중 하나인 남궁 가문에게 자리를 넘긴다 한들 상관없었다. 어차피 지금의 예씨 가문이라면 예웅남은 그 자리를 지킬 능력도 없었다.이러한 소문 덕분에 전태민 역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돌아와 가주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그가 여기서 진짜로 그 예씨 가문 큰 도련님을 마주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 모든 진위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전해 듣기로 큰 도련님은 예정환과 똑 닮았다고 했다.전태민은 다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실례가 안 된다면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신가요?”그 말이 떨어지자 주변 사람들 모두 눈을 크게 떴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재동을 비롯한 일행은 뭔가 헷갈린다는 듯 당황한 표정이었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눈을 깜박이며 당황했다.‘천우 씨는 용왕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거지?’곁에서 듣고 있던 도민현은 잠시 찡그린 뒤 고개를 저으며 정색했다.“전 시장님, 착각하신 겁니다. 이분은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 아니라 용왕님이십니다.”“뭐라고요?”전태민을 포함한 일행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그들은 당황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
이재동과 다른 사람들은 완전히 충격에 마비된 상태였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속으로 깊이 흔들렸다.그녀는 예천우가 대단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까지 이 정도로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지금 방 안에 모인 사람들은 누가 봐도 하나같이 고위직 인사들이었다.그중에서도 앞장선 인물은 동성시의 중심 권력층에 있는 인물인데 그런 사람이 예천우의 부하에게조차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들이 그렇게 조심스럽고 공손한 태도를 보이자 도민현 역시 더는 강하게 나가지 않았다.그는 곧장 이유를 알아차렸다.‘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나한테 공손하게 대하는 이유는 분명 용왕님의 체면 때문이겠지.’그래서 도민현은 바로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말씀 잘하셨습니다. 오해가 풀렸으니 방금 일은 여기서 그만하도록 하죠.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좀 흥분해서 예의가 없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중히 사과드립니다.”“아... 아닙니다. 저희가 오히려 경솔했습니다.”전태민과 그 일행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답했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그래야 협력이든 뭐든 제대로 되지.’“그러면 우리 사업 이야기 말인데요...”전태민이 빠르게 화제를 돌리며 묻자 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물론 계속 진행할 겁니다. 다만 지금은 조씨 가문을 정리하는 일이 급하니 조금 여유를 주세요. 며칠 뒤에 다시 보죠.”“그건 당연하죠. 아무래도 강흥시에서 오신 거라 좀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같은 남강 지역이지 않습니까. 도 대표님 같은 정의로운 기업가께 우리가 도움 드리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필요하신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전태민은 부드러운 미소로 덧붙였다.“좋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시장님.”도민현은 그 속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굳이 더 말은 하지 않았다.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조혁진은 점점 더 절망에
도민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왕님, 그럼... 조신우는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씨 가문 전체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받아야 할 벌은 반드시 받아야 해. 그리고 조씨 가문이 보유한 자산 중 쓸 수 있는 건 모두 꺼내서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해. 물론 억울한 사람은 건드릴 필요 없어. 죄 없는 자에게까지 책임을 묻진 말아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죄가 있는 자라면... 절대로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해.”“용왕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우는 아주 잠깐 희망의 빛을 본 듯했지만 곧바로 그 빛은 산산이 부서졌다.‘안 돼... 우리 집안은 죄 없는 쪽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밑에 있던 놈들도 하나같이...’조신우는 얼굴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의 마음도 서늘하게 얼어붙었다.‘천우... 아니, 용왕님의 말 한마디가 조씨 가문의 운명이 정해졌네.’바로 그때, 문이 하고 열리며 몇 명의 인물이 들어섰다.강흥시의 시장 전태민과 그 일행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도민현과 예천우가 있는 자리를 찾아낸 것이다.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은 방 안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도민현이었다.그러나 정작 벽 구석에 구겨져 있는 조신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재동과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고 그중에서도 눈에 띈 이는 조신우의 둘째 삼촌인 조혁진이었다.그는 맨 뒤에 있었고 손발이 묶인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억제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조혁진은 들어오자마자 조신우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사실 그도 처음엔 어떤 이유로 자신이 붙잡힌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도민현이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머릿속에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다.‘설마... 신우가? 용왕님의 지인을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그는 그런 상상까지만 했을 뿐
이신향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고 나서야 진짜로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천우 씨는 너무 멋있어.’예천우는 정말 강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도 냉철했다.‘단지 안타까운 건... 천우 씨는 나의 진정한 남자 친구가 아니야... 진짜 내 남자였으면... 나 아마 매일 웃음꽃이 피겠지.’그녀는 슬며시 아버지를 쳐다봤다.‘아빠, 이제 좀 알겠지? 천우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아까 말했던 거 생각하면 나중에 천우 씨한테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어.’그때 도민현은 조태영의 간절한 호소를 듣고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민현은 바닥에 떨어진 조신우의 휴대폰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말씀하시죠.”“네, 네... 도 대표님, 제가... 제가 신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력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용왕님께 잘 말씀 좀 들려주십시오. 제가 어떤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우리 신우만 살 수 있다면... 제 전부 재산이라도 내놓겠습니다.”조태영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조신우는 그의 유일한 아들이자 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 지금 그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잘못 건드린 사람은 단순히 도민현이 아니라... 도민현조차 고개를 숙이는 존재였다.‘이대로라면 우리 집안은 끝장이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야 해.’하지만 도민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조 대표님, 상대가 만약 저였다면... 한번쯤 기회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신우가 건드린 건 용왕님이십니다.”그 말은 곧 조신우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용왕님의 권위는 결코 범할 수 없습니다.”“제발... 도 대표님, 한 번만... 용왕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조씨 가문 전 재산을 바치겠습니다. 신우만 살 수 있다면 다 드리겠습니다!”조태영은 절박하게 매달렸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
도민현은 처음에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눈이 피곤해서 착각한 게 아닐지 잠시 의심했지만 그의 기억력도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단 한 번 마주한 적이 있을 뿐인데도 용왕님의 인상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에 다시 본다고 해도 절대 헷갈릴 리 없었다.더구나 지금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직원 덕분에 시야가 확 트였고 그는 곧 확신에 찼다.‘틀림없어. 저분은... 용왕님이야!’순간 그의 얼굴에는 흥분이 스치듯 지나갔다. 용문 사람들에게 있어 용왕이란 존재는 신비롭고도 절대적인 인물이었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전설과 같은 존재였다.예천우도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조용히 말했다.“음식은 두고 가세요. 경찰은 부르지 말고요. 꼭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다면 식당 대표한테 말하시면 돼요.”“네. 알겠습니다...”직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룸을 예약한 손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를 이미 여러 번 들은 터였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이상해도 그녀는 절대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이 식당 자체가 천상 그룹 소속이었고 예천우는 그 천상 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였다.그때 도민현은 아무 말 없이 문 앞에서 서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쏟아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용왕님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직원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 뒤에야 도민현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용왕님!”‘용왕?’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분명히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예천우의 태도와 지금 들어온 도민현의 모습을 보면 그 호칭이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았다.조신우 역시 당황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용왕이란 말을 들은 기억은 없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예천우는 도민현을 보고 가볍게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
조신우는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고 예천우가 한 번만 더 손을 쓰면 그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그런 상황에서도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며 이를 갈듯 외쳤다.“죽어도... 너한테는 절대 안 빌어!”그러자 예천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번엔 네 팔 하나쯤 부숴줘야겠네.”말이 끝나자마자 예천우는 주저 없이 발을 옮겨 조신우의 팔 쪽으로 중심을 이동했다.그러고는 단 한 순간 아무 망설임 없이 발을 내리찍었다.“으악!”이번엔 조신우의 비명이 더욱 뼈를 깎는 듯했고 방 안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에 모두가 혼비백산했다.“안 돼. 그만둬!”이재동이 다급히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옆에 있던 이신향을 향해 소리쳤다.“신향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서 말려. 지금 당장 멈추라고 해!”하지만 이신향은 아무런 반응 없이 차갑게 말했다.“왜요? 자기가 그렇게 잘난 척하다가 스스로 자초한 거잖아요. 내가 왜 말려요? 천우 씨는 지금 정당하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너...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내 딸이 이렇게 멍청했던 거야?”이재동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번엔 정말 끝이야... 이번엔 진짜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어!”한지연 역시 표정이 창백했지만 그 와중에 오히려 이선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죽으면 죽죠! 난 더는 저딴 조신우한테 굽히고 살기 싫어요. 누나, 미안해요. 다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진짜 일이 터지면 저 혼자 감당할게요.”“감당은 무슨 감당이야.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조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봤잖아. 넌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이재동은 거의 울부짖다시피 외쳤고 그 시선은 다시 이신향에게 향했다.“신향아,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네가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그러고는 예천우를 향해 이를 악물고 외쳤다.“그리고 너, 예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