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점차 평정심을 되찾았고, 주변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똑딱, 똑딱, 똑딱!"한고운의 책가방에서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는 재빨리 한고운의 책가방을 가져와 열어서 살펴보았다. 책가방 안에는 시한폭탄이 들어 있었고, 폭탄은 크지 않았지만 한고운이 책가방을 들고 있었다면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했다. "똑딱, 똑딱!"바늘은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고, 30초밖에 남지 않았다. 한지훈은 한고운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운아, 아빠가 마술을 보여 줄까?"그러자 한고운은 손뼉을 치며 대답했다."좋아, 고운이는 마술 좋아해.""잘 봐, 가방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질 거니까."한지훈은 책가방을 그대로 하늘로 던졌고, 핑크색 책가방은 순식간에 공중에서 폭발했고, 마치 핑크색 폭죽처럼 사방으로 흩날렸다. 한고운은 손뼉을 치며 그 자리에서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었다. 따르릉!전화가 울렸다. 한지훈은 발신자 표시를 확인했고, 송호문의 전화인 걸 보자 황급히 받으며 말했다."찾았어? 우연이는 지금 어디에 있지?"그러자 송호문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찾아냈습니다! 납치범들은 강우연 씨를 오군 우화구의 한 부도 건물로 데려갔습니다.""위치를 보내!"한지훈이 말했다. "조사 결과 납치범은 특수 암살 훈련을 받은 군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한 선생님, 제가 경호원을 소집할 테니 같이 우화구로 가서 건물을 포위하는 건 어떻겠습니까?"송호문이 물어보자, 한지훈은 "그럴 시간 없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주현! 네가 감히 고운이와 우연이를 공격하니, 이번에는 반드시 너를 가만두지 않을 테다!’한지훈은 한고운을 안고 신아 사립 유치원 정문으로 걸어갔다.용일은 때마침 차를 몰고 유치원 정문에 도착했고, 한지훈은 용일에게 한고운을 맡기며 아이에게 말했다."고운아, 용일 삼촌 옆에 꼭 붙어있어야 돼!"한고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총사령관님,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용일이 말하자, 한지훈은
하지만 주현은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주머니에서 버튼을 꺼내 내밀며 말했다."기둥에는 시한폭탄이 묶여 있고, 내가 이 버튼을 누르면 5분 안에 폭탄이 폭발해 버리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강우연은 산산조각이 날 뿐만 아니라, 이 건물도 형태조차 남지 않게 될 겁니다."한지훈은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강우연은 쇠사슬로 큰 기둥에 묶여 있었고, 강우연의 머리 바로 위에는 거대한 시한폭탄이 있었다.이 폭탄은 전에 한고운의 책가방에 있던 폭탄보다 몇 배는 더 컸고, 위력도 당연히 몇 배 더 강력하다. 주현이 냉담하게 웃으며 말했다."폭탄을 해체하려고 하면 안 될 겁니다. 건드리기만 해도 폭탄은 터지게 되어 있고, 건물 전체가 완전히 폐허로 변할 거니까요."그러자 한지훈은 멈춰 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감히 그 버튼을 누르기라도 한다면, 내가 반드시 네 목을 베어버릴 거다!"주현은 사악하게 웃으며 버튼을 세게 눌렀다! 삐, 삐, 삐!강우연의 머리 위에 있는 시한폭탄의 시간이 흘러가기 시작했다.주현은 빨간 버튼을 버리며 말했다."도석형 장군님의 첫 번째 부장, 코드명 주현입니다. 한지훈 사령관님의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강우연의 입은 막혀 있었고, 그녀는 한지훈을 향해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무언가 중얼거렸다.하지만 강우연의 입은 테이프로 막혀 있었기에 그녀가 외치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강우연의 눈가에는 눈물이 흘러내렸고, 그녀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말하려는 듯했다."지훈 씨, 날 내버려두고 그냥 가요!"한지훈의 관심이 강우연에게 쏠린 것을 본 주현은 강우연의 뺨을 한 대 내리치며 사악하게 웃어 보였다."한지훈 사령관님, 당신 상대는 나예요. 진지하게 임하세요."한지훈은 주현을 노려보며 소리쳤다."널 산산조각 내버릴 테다!"한지훈의 분노를 본 주현도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30만 북양군을 통솔했다는 소문이 자자한 북양구 총사령관의 실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한 번 보죠
강우연은 주현이 다가오는 걸 보고 소리쳤다."지훈 씨, 뒤를 조심해요!"주현은 이 주먹에 자신의 모든 힘을 모아 공기를 가로 지으며 달려왔다. "네가 기어코 죽음을 자처하는구나."한지훈이 소리치며 몸을 돌렸고, 곧장 손을 뻗어 주현의 주먹을 쳤다.퍽!두 주먹이 맞붙자 주현이 뒤로 날아가 버렸다."크헉!"주현은 피를 토하며 그의 눈동자는 비참함으로 가득했다.졌다, 이건 명백한 패배다! 주현은 평생 한지훈을 죽이기 위해 분투했지만, 결국 그에게 패하고 말았다.주현은 무명 병사에서 도석형의 첫 번째 부장의 자리에 올랐고, 도석형의 오른팔이 되었다.강중에서는 그의 위치가 제일 높았지만, 젊은 북양구 총사령관 한지훈은 용국 제일의 사령관이었다. 그의 지위와 뛰어난 업적은 자신의 사령관보다 훨씬 높았고, 주현에게는 질투와 증오만 남겨졌다. 그는 언젠가 뛰어난 군사적 공적을 달성하고, 명성을 떨쳐 용국의 북양구 총사령관을 짓밟을 수 있기를 갈망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자신과 한지훈 사이의 힘의 격차를 절대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이제, 시간은 1분만 남겨두고 있었다. "이제 운명을 받아들이세요."주현은 입가의 피를 닦고 조용히 땅바닥에 누워 여전히 사슬을 끊으려는 한지훈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북양의 총사령관이 내 저승길을 동행해 준다면 헛된 삶은 아니겠군."한지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릉군 가시를 손에 쥐고 쇠사슬을 세게 내리쳤고, 강우연이 그를 재촉하며 말했다."지훈 씨, 제발 가요. 계속 이러면 우리 둘 다 죽을 거예요. 난 고운이가 고아가 되는 걸 원치 않아요."그러자 한지훈이 쇠사슬을 내리치며 말했다."살 수 있어. 넌 나랑 같이 백년해로할 거고, 우리는 계속 고운이 곁에서 커가는 걸 보고 고운이가 결혼하는 것도 볼 거야. 훗날 고운이가 사랑하는 남자와 사이가 틀어졌을 때, 우리가 아이를 위로해 줄 수도 있을 거고.""흑흑흑……"강우연은 눈물을 흘렸다.이제 20초밖에 남지 않았다.한지훈이 연달아 세게
쿠르릉! 큰 소리가 난 뒤, 버섯구름이 곧바로 하늘로 솟아오르며 형형색색의 꽃을 피웠다.우화구의 부도 건물이 엄청난 폭발과 함께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다.한지훈은 강우연을 껴안고 건물의 3층에서 뛰어내렸고, 강우연의 귓가에는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그녀는 한지훈에게 꼭 안겨 있었기에 전혀 다치지 않았고, 두 사람이 뛰어내렸을 때 한지훈의 등으로 폭탄의 충격을 막은 것이다.두 사람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한지훈은 강우연을 안고 몸을 돌려 인간 쿠션이 되어 강우연의 충격까지 그대로 흡수했다.한지훈은 신음 소리를 내며 강우연을 끌어안고 말했다."윽… 우연아, 괜찮아?"강우연은 한지훈의 품에 안겨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난 괜찮아요... 당신은, 괜찮아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오군 법무국의 집행관 송호문이 경호원들을 이끌고 건물을 둘러쌌다.송호문은 재빨리 다가와 한지훈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한 선생님, 늦어서 죄송합니다."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고, 속으로는 매우 겁이 났다.한지훈은 강우연을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주현이 안에 있다. 생사를 확인하도록 해."송호문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렇게 큰 폭발로 건물도 무너졌으니 그 자는 죽지 않았어도 아마 강철과 콘크리트에 깔려 곧 죽을 겁니다. 제 부하들이 밤새 수색해 그 자의 시신을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한지훈은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강우연을 안은 채 부드럽게 말했다."집에 가자, 고운이가 기다리고 있어."강우연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이후 두 사람은 곧바로 보헤미 별장으로 돌아갔다. 소식을 들은 강학주 가족은 곧장 보헤미 별장으로 향해 조용히 강우연을 기다렸고, 한고운도 용일의 보호를 받으며 문 앞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곧 별장 문 앞에 강우연과 한지훈의 모습이 나타났고, 한고운은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갔다."엄마, 엄마!"강우연은 눈물을 흘리며 달려가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고운아!"한고운은 곧장
강우연은 강학주 가족을 위해 특별히 두 개의 방을 준비했다. 하나는 강학주와 서경희를 위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강신을 위한 방이었다.강신은 성질이 매우 나빴기에 하녀 두 명을 붙여주지 않으면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을 거라고 떼를 썼고, 한지훈은 그런 강신에게 최면술을 사용해 모래주머니만 한 주먹으로 그의 눈썹 사이를 강타했다.그러자 강신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코를 골며 침대 위에 쓰러졌다.고요한 밤. 지금, 부산 국제공항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고, 자세히 보니 그들은 모두 부산 법무국의 경호원 복장을 하고 있었다. 한지훈의 지시에 따라 유열은 이미 어제 오후 부산행 비행기에 탑승했고, 오군에서 부산까지 가는 전용기는 어제 오후 송호문이 집적 예약한 것이었다. 유열이 도중에 탈출하는 걸 막기 위해 송호문은 부산 법무국 집행관인 담호영에게 직접 그를 마중 나가라고 알렸다. 비행기에는 승무원과 보안요원 외에 승객은 유열뿐이었다. 물론 살아있는 사람들 외에도 담씨 가문의 둘째 어르신인 담보윤의 차가운 시체도 있었다. 유열은 지금 이 순간 부산 국제공항이 이미 담씨 가문의 사람들과 법무국의 경호원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그는 여전히 담씨 가문의 힘을 빌려 부산에서 영광을 되찾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고, 담씨 가문과 한지훈 사이의 불화에 그는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았다.비행기는 부산 공항에 착륙하기 전까지 거의 한 시간 동안 계속 비행했다.오군에 이미 담씨 가문의 스파이들이 많이 깔려 있었기에 담호영은 오군 법무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었다.알고 보니 담보윤이 고씨 집안의 토큰을 통해 담지석과 유열을 구출한 것이었다. 그들 일행이 무사히 돌아오려던 찰나에, 한 남자가 갑자기 튀어나와 오군 법무국 문 앞에서 담씨 가문의 둘째 어르신을 쏴 죽였고, 담씨 도련님을 데리고 다시 감방으로 데려간 것이다.게다가 그의 지시로 담씨 가족은 한 명도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심지어 유열을 보내 담보윤의 시체를 돌려보내기
유열은 부산 법무국 경호원들에게 붙잡혔고, 그는 황급히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가주님, 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다 그 한지훈 때문입니다, 그 자식이 총을 쏴서 둘째 어르신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필사적으로 한지훈과 싸우려 했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둘째 어르신도 안 계시니 믿을 만한 사람도 없어졌고, 담씨 가문 형제들도 송호문에게 모두 붙잡혔습니다."담호영은 한지훈의 이름을 듣더니 눈살을 찌푸렸다."네 말은 한지훈이 둘째 어르신을 죽였다는 건가?"유열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바로 그 사람입니다! 원래는 모든 게 평탄했고, 둘째 어르신이 지석 도련님을 구해주셨지만, 한지훈이 오자마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둘째 어르신조차도 한지훈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송호문은 한지훈의 명령에만 복종할 뿐 씨 가문은 안중에도 두지 않습니다."담호영은 손을 꽉 쥐었고, 손톱이 살을 파고들며 피를 흘렸다.‘한지훈, 당신은 이제 우리 담씨 가문과 철천지원수 사이야!’곧이어, 담호영이 유열을 바라보며 말했다."넌 어떻게 살아 돌아온 거지?"그의 눈길에 유열의 등골이 오싹해졌고, 서둘러 대답했다."저는 담씨 가문에게 진심으로 헌신하며, 전혀 다른 마음이 없습니다. 제가 살아서 온 이유는 둘째 어르신의 시체를 가주님에게 가져다주기 위해서입니다. 게다가 한지훈은 저에게 두 가지 물건을 가져오게 했습니다."담호영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럼 가져와, 내가 한 번 보지."유열은 트롤리 위에 있는 상자를 직접 연 뒤, 담호영에게 자루에 담긴 고씨 가문의 옥패 조각을 건넸다. 담호영이 열어서 확인하자, 화를 내며 말했다."한지훈 이 새끼, 아주 선을 넘었네. 내가 반드시 언젠가는 직접 갈기갈기 찢어버리겠다."유열은 한지훈이 요청한 또 다른 물건인 옷 한 벌을 담호영에게 조심스럽게 건네주었다.옷은 꽤 묵직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옷에 파란색 문양이 많으며 금룡 무늬도 수놓아져 있다는 것이다. 담호영은
두 사람은 4~5시간 가까이 고속도로를 달리며 전주시에 도착했다.고씨 가문은 동팽 전역의 장군 가문으로서 강남성에서 매우 높은 위신을 가지고 있다. 고씨 가문의 장군은 이미 귀향을 한 지 오래되었고, 전주시에서 요양하며 노년을 즐기고 있었다.현재 고씨 가문의 군대는 고천강이 장악하고 있으며, 고씨 가문 대장군의 지위를 이어받은 고천강은 군대에서 큰 신임을 얻으며 단번에 삼성 상관이 되었다!어느새 두 사람은 고씨 가문 대문 앞에 도착했다.담호영은 정장을 정리한 뒤 마당 입구에 조용히 서 있었다. 주원우는 고씨 가문의 대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고씨 대장군님, 저희는 부산 담씨 가문의 사람입니다, 장군님을 뵙고 싶습니다."그러자 집사가 나와 문을 열어주었고, 주원우와 담호영 두 사람을 데리고 고씨 가문 안뜰 2층으로 향했다. 집사가 먼저 문을 두드렸다."들어와!"문 뒤에서 쓸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집사는 문을 열고 손을 내밀며 주원우와 담호영에게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담호영이 먼저 발을 뻗어 방으로 들어갔고, 주원우도 상자를 안은 채 뒤를 따랐다.이곳은 고풍스러운 서재였고, 문에 들어서자 ‘문방사우’라는 글자가 적힌 명판이 보였다.옆을 둘러보자 마호가니 테이블도 보였고, 테이블 위에는 긴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다.테이블 앞에는 70세의 노인이 서서 천천히 글씨를 쓰고 있었다. 담호영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말을 건넸다."고씨 어르신, 저는 담씨 가문의 담호영입니다."고씨 노장군은 글자의 마지막 한 획을 긋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왜 그러지, 담씨 가문 사람이 무슨 일로 날 찾아온 건가? 내 도움이 필요하면 최선을 다하도록 하지."담호영은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럼 어르신께 신세를 지겠습니다."고씨 노장군은 서예 글씨를 위로 살짝 들어 올리고 수염을 쓰다듬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담호영은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최근에 오군에서 큰일이 났습니다. 제 오군 지하 세력을 한지훈이라는
고씨 노장군은 상자에서 자루를 꺼내어 보더니, 즉시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담씨, 이게 무슨 뜻이지?"담호영은 서둘러 무릎을 꿇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고씨 어르신, 죄송하지만 이걸 깨트린 사람은 담씨 가문이 아닌 한지훈입니다!"고씨 노장군은 화를 내며 말했다. "또 한지훈이라고?""맞습니다, 바로 한지훈이 저지른 짓입니다."담호영이 악랄하게 말했다."어제 제 동생 담보윤이 고씨 가문 옥패를 가지고 오군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송호문은 전혀 감사히 여기지도 않고, 심지어 고씨 장군님의 체면도 세워주지 않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한지훈 그놈인데, 그 자식이 직접 옥패를 부수고 이 상태로 보내온 겁니다! 이건 완전히 고씨 가문과 장군님을 무사히는 겁니다!"고씨 노장군은 즉시 눈을 부릅뜨고 화를 내며 말했다. "어떻게 감히!"담호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지훈 그 자식은 우리 담씨 가문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고씨 어르신까지도 무시하고 있는 겁니다!용국에서 어느 누가 고씨 가문의 독특한 옥패를 모르겠습니까?"고씨 노장군의 얼굴이 잠시 창백해지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우리가 그놈을 잡겠다!"담호영의 입가가 약간 올라갔다.고씨 가문이 나서면 소규모의 오군 법무국 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송호문이 없다면, 한지훈은 더 이상 마음대로 날뛰지 못하겠지!고씨 노장군은 상자 안에 들어 있는 청색 무늬 드래곤 전포를 힐끗 바라보더니, 상자 안의 내용물을 가리키며 물었다."이 상자 안에 있는 물건을 가져와 보거라!"그러자 담호영은 황급히 주원우에게 물건을 전달하게 했다."고씨 어르신, 저도 마침 이 옷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옷 또한 한지훈이 보낸 것인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비밀이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주원우는 옷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펼쳤다.고씨 노장군이 직접 손을 들어 옷을 살펴보기 시작했고, 청색 무늬가 매우 특이하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옷에 금룡이 자수되어 있다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