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의 명령에, 그의 발 밑에 밟힌 왜국 랑객 용병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미친 놈. 장난해? 30분 안에 우리 랑객 용병단이랑 궁본 가문 전체를 전멸시키겠다고? 너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아? 너무 우스워서 할 말이 없네!"이 세상에 단 30분 안에 랑객 용병단과 궁본 가문을 전멸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 놈은 전혀 믿지를 않았다.궁본 가문은 무려 대일 제국의 8대 세가 중 하나야.대일 제국을 장악하고 있는 동양 군구라고.그러나, 한지훈은 그저 비웃기만 하며 의자 하나를 옮기더니 바로 놈 앞에 앉았다.그렇게 어느덧 시간은 1분 1초 흘러갔고 약 20분의 시간이 흐른 시점,한지훈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하더니 그는 바로 스피커폰을 켰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바로 용운이었다."사령관님, 랑객 용병단은 이미 전부 전멸되었습니다. 궁본 가문도 곧 다 처리될 예정입니다. 더이상 다시 나대기는 힘들겁니다. 그런데 궁본 가문에 아직 몇 명의 고수들이 남아있어 완전히 깨끗이 처리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일단 이 정도만 해. 궁본 가문에 이런 식으로 경고를 하자고."말이 끝나자마자 한지훈은 전화를 끊고는 땅에 쓰러진 놈을 바라보며 말했다."랑객 용병단과 궁본 가문, 아예 전멸했다던데 아직도 내가 우스워?"그러자 놈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바로 고함을 질렀다."헛소리하지 마! 감히 날 속이려고 해? 난 절대 이런 추잡한 수법에 넘어가지 않아. 너희들이 얼마나 교활한지 내가 모르는 줄 알아?""아직도 안 믿어?"한지훈은 차갑게 웃더니 곧바로 직접 휴대폰을 꺼내 인터넷에 올라온 왜국의 속보 뉴스를 보여주었다.놈은 뉴스 보도를 보고는 크게 놀라 어안이 벙벙해졌고, 온 몸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랑객 용병단의 본부가 불바다가 된 소식이 어느새 인터넷에 올라온 것이었다.궁본 가문 역시 누군가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다.심지어 가문이 대대손손 모셔온 조상의 조각상마저도 부서져버렸다.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고, 사상자 역시 꽤나 많았다.이
한지훈이 서사를 떠난 후, 왕유성과 대선영은 매일같이 그를 그리워했다.한 명은 아예 한지훈에게 깊이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고,다른 한 명은 그를 숭배하고 있었다.그러나 정작 한지훈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한편 그는 이미 강중으로 돌아와 별장에서 2-3일을 쉬고 있었다.그동안 그는 고운과 함께 강우연을 훈련시키기도 했다.그러나 3일 정도 지난 후, 그는 갑자기 용국 전부 대장군으로부터 이국으로 향해 12개국 군사 연구 토론회에 참가해라는 명령을 받았다.회의 내용은 중요한 기밀과 관련돼있었다.그리고 이 기밀에 대해서는 한지훈도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대장군님, 대체 무슨 회의길래 이렇게나 비밀스러운겁니까?"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러자 대장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한지훈, 사실 너한테 말 못한 얘기들이 있어. 이젠 너도 알 때가 됐어." 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그저 침묵했다.곧이어 대장군이 말을 이어갔다. "너 혹시 역외 4대 전장이라고 들어봤어?"역외 4대 전장?처음 들어본 단어에 한지훈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처음 들어요. 어딘데요?""그 곳은 사방에서 피 비린 내 나는 학살 현장이야. 그곳에는 오직 살인만 존재하고, 핏물만 흐를 뿐이고, 그야말로 다들 생과 사를 오고 가고 있어. 역외 4대 전장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은밀한 전장 중 하나야. 그곳에서는 수많은 병기들이 전투를 벌이며 자신의 목숨을 바쳐가고 있어. 다들 이 4대 전장에서 끝없이 싸우면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게 최종 목표거든. 자고로 이 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무적의 강자들이라고 할 수가 있지." 조용히 얘기를 듣고 있던 한지훈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고 무거워졌다.역외 4대 전장이라... 놀랍게도 그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대장군님, 그나저나 이 역외 4대 전장... 저는 왜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거죠?"결국 한지훈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왜냐하면, 이것은 세계 12개 강대국이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대장군은 몇 마디 당부를 했다."아, 맞다. 이번 12개국 연합 회의에서 역외 강자의 귀환을 맞이할 때면 반드시 어떤 녀석들은 암암리에 수작을 부릴거야. 그러니까 너도 사전에 철저히 준비를 잘 하고 있어. 역외 강자의 귀환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야. 어떤 사고도 발생해서는 안돼.""네!"한지훈은 명령을 받들고는 전화를 끊었다.그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역외 전장이라...’그 후 한지훈의 휴대폰으로 용구 전부에서 보낸 문자 메시지가 한통 전달되었다. 그속에는 항공편 정보와 회의 장소가 적혀 있었다.내일 당장 이국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곧이어 저녁 시간이 된 후, 한지훈은 강우연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소식을 접한 강우연은 바쁘게 한지훈을 도와 짐을 싸주었다. 이튿날 이른 아침, 용일은 이미 북양구에서 강중으로 넘어와 한지훈의 청색 무늬 군복과 패검을 챙겼다.이어 한지훈은 강우연과 작별 인사를 하고는, 용일 그리고 용운과 함께 이국으로 향했다.한편 그 시각, 서사의 이룡 산장.한왕이 한 노인과 함께 바둑을 두고 있었다.이때, 검은색 짧은 가운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들어와 한왕의 곁에 서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한왕님, 방금 접한 소식인데 북양 왕이 이국에 가서 12개국 역외 강자 귀국 회의에 참석한다고 합니다. 저희도 움직여야 되지 않을가요?"이 말을 들은 한왕은 손에 든 말을 천천히 내려놓고는 말했다."한지훈이 이국에 갔다고? 역외 강자 귀국 회의에 참석한다고?""네, 그렇다고 합니다."검은색 가운의 중년 남자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한왕은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알아서 준비해.""네."남자는 명령을 듣자마자 허리를 굽혀 다시 홀을 떠났다.그는 이날 오후, 바로 비행기를 타 이국으로 향하여 이국 전구의 한 장군과 담판을 벌였다.이국의 삼성 장군인 헨리 로버트는 크게 놀랐다. 용국 전임 한왕의 비서가 직접 이
북양 왕을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뿐만 아니라 용국을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타이밍이기도 했다.북양 왕만을 제거할 수 있다면 북양 파용군의 세력도 크게 떨어지게 될거니까.한편 그 시각, 한지훈은 일찍이 이국에 도착하여 한 호텔로 입주했다.용운은 빠른 걸음으로 스위트 룸에 들어가 공손히 말했다."용왕님, 이국 경내의 신룡전에서 방금 전해온 소식인데 한왕 쪽 사람이 이미 헨리 로버트와 접촉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계획적으로 저희를 제거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갑게 웃었다."역시 대장군 추측이 맞았어. 기어코 참지 못하고 달려드는 놈들이 있네. 다들 수시로대기하고 있어. 침입하는 족족 다 죽여버려.""네!"명령을 받은 용운은 짧은 대답과 함께 신속하게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이날 저녁, 헨리 로버트는 다른 나라 장군들에게도 연락해 부대를 이끌고 함께 협력을 하자고 제안했다.사실 그는 북양 왕의 복수를 두려워했다. 만약 이번 기회에 한지훈을 제대로 죽이지 못한다면 언젠가 복수를 당하게 될가봐 불안했다.그리하여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을 동원해 함께 힘을 합쳐 한지훈을 처리할 작정이였다.삼사자 제국, 대일 제국 그리고 플랜지 제국까지,모두 8개 나라의 군부대를 동원하여 약 3만 명의 무장력을 통합시켰다.뿐만 아니라 이 중에는 FCI의 요원들과 이국의 바다표범 특공대도 적지 않게 있었다.그리고 무도 대사와 전신강자, 심지어 무도 종사와 고수들까지도 있었다.그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 바로 한지훈을 죽이는 것이다."일단 저희가 알아낸 소식으로는 한지훈은 지금 이미 호텔에 입주한 상황이고 마침 호텔이 교외 부근에 있어 저희가 빨리 움직이기만 한다면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할 수 있어요."헨리 로버트는 룸에 앉아 한창 아군들과 전략을 논의하고 있었다.이 곳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무려 8개 나라에서 온 장군들이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헨리 로버트의 지시를 따르기로 했고, 그렇게 헨리 로버트는
한편 회의실."이제 곧 좋은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돼요." 삼사자 제국의 장군은 고개를 숙이고는 수시로 시간을 확인하였고,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그가 파견한 특수 부대는 모두 정예 군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전에도 많은 대형 침입 작전에 참여하여 모두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한 경험이 있다."만약 용국의 북양 왕이 정말 내 손에 죽게 된다면, 우리 삼사자 제국의 군사 순위도 엄청 높게 상승하게 될거야. 그리고 난, 국내로 돌아가면 대황제에 의해 총사령관으로 임명되겠지."삼사자 제국 장군은 벌써부터 들뜬 채 매우 기뻐하였고, 심지어 승진하여 부귀 영화를 누리려는 꿈까지 꾸고 있었다."벌써부터 김칫국 마시지는 마시죠. 북양 왕 자체의 실력도 약하지는 않은거 잘 아시잖아요. 단 특수 부대뿐만이 아니라, 몇 백명의 군인을 파견한다 하더라도 그는 어떻게든 포위망을 뚫을겁니다." 얄미운 장군의 표정을 본 한 사람이 결국 참지 못하고 그를 저격했다."틀린 말은 아니에요. 일반적인 특수 부대도 100% 임무를 성공해낸다는 보장은 없죠. 하지만 제 부대는 저희 나라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뛰어난 특수 부대 중 하나예요. 혹시 저희 부대 이름 알아요?"삼사자 제국 장군은 굴하지 않고 반박했다."설마..."어떤 사람들은 대충 눈치를 차리고는 얼굴에는 이미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때 누군가가 물었다."설마 은사 소대 말하는거예요?"‘은사 소대’라는 네 글자를 듣자마자 사람들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은사 소대? 단 다섯 명만으로 국제 마약왕 조직을 타파했다는 바로 그 소대?"강력한 실력을 지닌 부대의 등장에 헨리 로버트도 괜히 작전에 대한 기대가 생겼다."그보다도 더욱 공포스러운 전적을 가지고 있죠. 단 다섯 명으로 두 강대국 사이의 전쟁에 개입하여, 마지막에는 양 국의 장군들 모두 사살시켜 전쟁을 종결시켜버렸죠." 이에 상관호도 한마디 덧붙였다. 사실 이 팀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놀라운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 단지 공개가 되지 않았을
다른 사람들은 딱히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의 이어폰에 귀를 기울였다."여보세요? 여보세요? 내 말 들려?"그런데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건 뜻밖에도 한지훈의 목소리였고, 그 소리에 사람들은 저절로 멍해졌다."만약 내 예상이 맞다면 날 찾아온 이 놈들, 삼사자 제국의 놈들 맞지? 바로 그 은사 소대말이야. 상대하기 꽤나 어렵긴 했지만 그래도 난 또 무사히 살아남았네?"한지훈의 경멸적이고 무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삼사자 장군의 얼굴은 먹구름이 낀 것처럼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공적을 과시하려 했는데, 오히려 부하들이 한지훈에 의해 전부 사살될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공적 과시가 아니라 그야말로 창피하게 된 상황이었다. 그로 인해 자신의 체면을 구겼을 뿐만 아니라 나라의 체면까지 구겨버렸다.한지훈은 통화를 끊자마자 손에 든 통신 이어폰을 들고양이의 몸에 묶어 들고양이를 밖으로 내보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현혹시키려 했다.삼사자 제국 장군이 이어폰을 회수하려는 순간, 이어폰 너머로 또 누군가의 메시지가 들려왔다.바로 삼사자 제국 대황제의 목소리였다."이번 계획 한 치의 실수도 없을거라고 했잖아. 대체 은사 소대가 어떻게 전부 몰살당한거야?""아... 대황제 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북양 왕의 실력을 과소평가했습니다."삼사자 제국 장군은 끊임없이 사과했다."나한테 사과해서 무슨 소용이 있어? 나 말고 희생된 정예 군인들한테 사과해!""네 계획이 실패하게 되면서 우리 나라가 이렇게 허무하게 5명의 정예 군인을 잃게 됐잖아. 너, 반드시 이번 일에 대해서 책임 져야 돼.""상대는 무려 용국 북양 왕이잖아. 그런데 네가 감히 그의 실력을 과소평가해? 대체 뭘 믿고 그렇게 나댄거야?""너 명심해. 북양 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다시 귀국할 생각 하지도 마." 삼사자 제국 대황제는 그야말로 잔뜩 화가 나있었고 이를 듣고 있던 회의실의 다른 장군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삼사
곧이어 그들은 포위 노선을 계획하기 시작했고, 또한 병력을 재배치하여 한지훈의 노선을 어떻게든 가로막기로 했다. "이젠 완전히 타깃을 포위했습니다. 더이상 도망갈 수 없을겁니다."이미 거리 옆에서 매복하고 있던 한 팀은 무전기를 들고는 거리 끝에서 한지훈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끊임없이 천천히 앞으로 접근하여 한지훈의 위치를 알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골목 입구를 지날 시점, 그들은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총기 소리를 듣고는 바로 경계하며 정신을 가다듬었다."GPS에 뜨는대로 타깃이 위치한 곳에 도착하긴 했는데, 아직 타깃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다른 팀 군인들도 곧바로 무전기를 통해 보고했다."저희도 이 곳에 도착하긴 했는데 아직까지는 의심스러운 사람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총 사령관인 헨리 로버트는 일단 지체하지 않고 바로 명령했다."카운트 다운 3초 후 바로 돌격헤.""셋, 둘, 하나!"카운트 다운이 끝나자마자 대기 중이던 두 팀이 동시에 총을 들고 골목 양쪽에서 나타났다. 그러나 보이는 거라곤 들고양이 한 마리가 골목을 뛰어가는 모습이었다."아무도 없는건가?"그들 모두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 곧이어 심상치 않은 낌새를 알아챈 누군가가 들고양이를 붙잡아 들고양이의 몸에 붙은 위치 추적기를 발견하였다."역시 한지훈은 이곳에 없었어요. 어쩐지 사방으로 포위했는데도 그림자 하나 안 보이나 했네요."소식을 접한 헨리 로버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사실 그 또한 한지훈을 잡는게 그렇게 쉽지는 않을거라 짐작했었다.하지만 한지훈이 이국에 남아있는 한 그에게는 아직도 기회가 있었다.그리하여 헨리 로버트는 그리 조급해 하지는 않았다."한지훈의 동선을 신속히 분석하고 난 뒤, 주변 전체 지역을 분리하여서 일일이 감시하도록 해.""다들 두 눈 똑바로 뜨고 찾아내. 절대로 그 누구든지 봉쇄 지역을 마음대로 통과할수는 없어. 파리 한 마리도 빠뜨려서는 안돼. 만약 방심하고 타깃을 놓치게 되면 너희들이 전부 알아서 책임져
그러나 뜻밖에도 다른 나라의 병력까지 이번 작전에 참여했을거라고 한지훈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사실 자신이 살해한 다섯 명의 군인이 모두 삼사자 제국에서 온 병사라는걸 알았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이때, 한지훈의 눈빛이 어딘가로 쏠렸다. 바로 이국 도시와도 가장 가까운 곳이었다.또한 이곳은 수비가 가장 엄격한 전선이기도 하다. 주위에는 이미 울타리가 쳐져 있었고, 심지어 거대한 골짜기까지 파인 채 전반 지역을 에워싸고 있었다.그러나 교외에 위치한 곳이라 이 지역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모두 빈민들이었다.그리하여 토벌 작전을 펼치는 사령관들의 눈에는 이들의 목숨이 북양 왕에 비해 전혀 값어치가 없어보였다.그 중에서도 한지훈이 가장 가까이 위치한 곳은 서남 방어선이라고 불리우는 구역이었다.이 곳은 플랜지 제국 7사단이 점령한 전선으로서, 누구든지 전선으로 가까이 다가오게 되면 병사들은 길을 막고 있었다. 그리고 이 군단을 지휘하는 군단장 마스터는 한창 회의실에 앉아 다른 나라의 장군들과 함께 앉아 작전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사실 각 나라의 장군들이 함께 오래 앉아 있을수록 헨리 로버트에게만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 장군들은 자신에겐 아군일 뿐만 아니라 이 틈을 타 그들의 군대까지 통제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결국 이번 토벌 작전은 총 8개 나라와 8개 군대가 함께 하게 된 셈이다.그들은 모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끝까지 8개 나라가 함께 힘을 모은다는 보장은 없었다.엄연히 이곳은 이국의 땅이기에, 만약 상대 부대가 갑자기 민간인을 습격하거나 그들의 지역에서 악행을 저지른다면 매우 골치 아픈 상황이 될게 뻔했다.그리하여 헨리 로버트는 각 나라 군부대의 최고 지도자, 즉 군단장들을 모두 회의실로 집합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이렇게 해야만 헨리 로버트가 그들 군단장들의 목숨을 자신의 손에 쥐고 좌지우지할 수도 있고, 혹여나 누군가 배반을 하게 되면 언제든지 협박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