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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일곱 가지 규칙

Author: 서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07 20:20:28

[도착했어.]

로로가 휴대폰을 확인했다.

한기태였다.

[저녁 먹었어?]

로로가 바로 답했다.

[응. 혁이네서 승철이랑 술 먹는 중.]

답장은 금방 왔다.

[많이 마시지 마.]

[알았어ㅋㅋ 너도 밥 챙겨먹어]

[응. 내일 전화할게.]

[잘 자♥]

로로는 휴대폰을 뒤집어놓았다.

“뭐래?”

승철이 물었다.

“기태 출장 도착했대.”

“어디랬지?”

“부산.”

장혁은 말없이 맥주를 마셨다.

승철이 안주를 집으며 중얼거렸다.

“근데 너네 진짜 공개됐더라.”

“벌써 시청까지 소문났냐?”

“민지가 나한테 카톡함.”

로로가 눈을 부릅떴다.

“걔가 네 번호를 어떻게 알아?”

“저번에 술 먹을 때.”

“미친.”

“축하한대.”

“꺼지라 그래.”

“왜 나한테 지랄이야.”

시끄러운 술자리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열두 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승철이 죽었다.

정확히는 소파에 누워 코를 골기 시작했다.

로로가 발끝으로 승철의 종아리를 찔렀다.

“야.”

“…….”

“박승철.”

“……씨발…….”

“집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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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정말 혹시—한로로가 자신 때문에 저러는 거라면.장혁은 한참 휴대폰을 내려다봤다.그러다 피식 웃었다.“……지랄.”말도 안 됐다.한로로였다.자기가 소개팅을 나간다고 했을 때 옷까지 골라주던 여자.하진과 손을 잡았다고 하자 잘했다고 했고.정식으로 만나게 됐다고 했을 때 누구보다 신나게 축하했다.한기태와 데이트가 있다고 자신과의 약속을 취소하고도 아무렇지 않았던 여자.그런 한로로가—이제 와서 자신을 좋아한다고?장혁은 고개를 저었다.“미쳤네, 진짜.”잠깐이라도 기대한 자신이 병신이었다.로로는 그냥 변한 게 싫은 거다.이십 년 동안 자기 필요할 때마다 있던 놈이 갑자기 다른 여자 때문에 안 움직이니까.그게 낯선 거겠지.그 이상일 리 없었다.장혁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오빠.”하진의 목소리에 장혁이 고개를 들었다.“응?”“또 딴생각.”“아.”하진이 웃었다.“오늘 세 번째예요.”둘은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다.하진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무슨 일 있어요?”“아니.”“친구분?”장혁의 손이 멈췄다.하진은 금방 알아차리고 웃었다.“맞네.”“……티나?”“조금?”“미안.”“미안할 건 아닌데.”하진이 물을 한 모금 마셨다.“로로 씨 맞죠?”장혁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남자친구랑 헤어졌대.”“아…….”하진의 표정이 진지해졌다.“많이 힘들겠네요.”그 말뿐이었다.왜 헤어졌냐고 묻지도 않았다.자기와 있을 때 다른 여자를 생각하냐고 화내지도 않았다.오히려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가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장혁이 눈을 들었다.“어딜.”“로로 씨한테.”“…….”“오래된 친구라면서요.”장혁은 헛웃음을 흘렸다.“오지 말래.”“싸웠어요?”“그런 것 같기도 하고.”“왜 싸웠는데요?”장혁이 대답하지 못했다.왜 싸웠지.생각해보면 시작은 로로였다.왜 변했냐고 했다.연락하면 안 된다고 하고.불러도 안 나오고.자기와의 관계도 끝냈다고.그러다—하진을 만나면서 자기와도 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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