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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부시아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 이제 고작 하루밖에 안 됐는데 만약 부승민을 위해서 더 많이 말했다가는 온하랑의 의심을 살 게 뻔했다.

“그럼 됐잖아. 이제 이 이야기는 그만하고 같이 사진이나 고를 까? 네가 돌아갈 때 고모가 앨범 하나 만들어 줄게.”

“고마워요, 숙모.”

부시아는 온하랑의 볼에 쪽쪽 뽀뽀했다.

“...”

호칭을 여러 번 고쳐줬지만 부시아가 여전히 숙모라고 불러서 온하랑은 이미 포기한 상태였고, 이제 그냥 내버려두기로 생각하는 그녀였다.

음식점에서 나오자 부시아는 조금 졸려 보였다. 온하랑은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와서 낮잠을 좀 자다가 다시 강남을 돌아다녔다.

저녁 5시쯤이 되니 하늘이 차츰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온하랑은 부시아를 데리고 생선구이 전문점에 밥먹으러 왔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부시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숙모, 저 화장실 다녀올게요.”

“숙모랑 같이 가자.”

“괜찮아요. 저 들어올 때 저기 화장실이 있는 걸 봤어요.”

부시아는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그래, 그럼 혼자 갔다 와.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부르고.”

이 음식점은 쇼핑센터 안에 있지 않았고, 화장실도 실내에 있어 온하랑은 부시아가 혼자 가게 내버려둘 수 있었다.

화장실에 간 부시아는 아무 칸에나 들어가 변기 위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했다. 전화가 이내 연결되고 부시아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삼촌, 우리 지금 문화로에 있는 화연정에 있어요. 아직 음식이 오르지 않았어요. 빨리 와요.”

온하랑이 음식이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테이블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부승민의 이름이 나타났다.

“숙모, 삼촌한테서 전화 왔어요.”

눈치가 빠른 부시아는 냉큼 휴대폰 화면을 보며 말했다. 온하랑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집이야? 지금 시아 데리러 갈게.”

온하랑은 휴대폰을 멀찍이 치우고 옆에 있는 부시아를 보며 물었다.

“시아야, 삼촌이 데리러 오겠대. 저녁에 고모랑 돌아갈래? 아니면 밥 먹고 삼촌이랑 돌아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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