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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지하 신전

ผู้เขียน: 서이화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5-21 01:38:06

제단 주위 돌에 새겨진 고대 문양이 하나둘 빛을 잃었다.

“왕의 피를 이어받은 남아와 그 어미를 내어주면 조용히 가겠다.”

“당장 나가거라. 그들은 신께 보호받는 자들이다.”

모르가나는 커다란 검은 천을 펼쳐 나를 향해 돌진했다.

뛰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아이 눈을 가리고 전속력으로 뛰었다.

그가 불타는 나무를 내게 던졌다.

불길이 내 앞에 떨어졌지만, 그 불을 밟고 미친 듯이 달렸다.

발밑에서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옷자락이 타들어 가는 냄새가 났다.

“겨우 도망친 게 여기더냐? 더 멀리 내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갔어야지.”

뒤따르는 그를 피해 달리다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졌다.

“안돼! 또 내 아들을 잃을 수 없어.”

다시 일어서자, 불길이 에워싸며 그 앞을 모르가나가 막아섰다.

검은 천이 하늘을 가리며 우리를 덮쳤다.

“마리안 님!”

카일의 외침이었다.

날아오른 그가 검은 천을 자른 후 모르가나를 공격했다.

초인적인 힘을 다해 그곳을 빠져나올 때, 누군가 팔을 잡아당겼다.

엘레나였다.

“숲을 닫아라.”

그녀의 마지막 외침과 함께 땅이 요동치며 숲의 문이 닫혔다.

“카일! 카일과 전사들이 아직 저기 있어요.”

카일과 루마레스 전사들은 숲의 문이 닫히는 순간에도 흑마법사들과 혈투를 벌였다.

하지만.

문이 닫히며 그들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보랏빛 연기가 나무 사이로 번지며 검은 재가 흩날렸다.

“카일!”

목이 찢어질 듯 외쳤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이대로 그를 보내선 안 된다. 아직 은혜도 갚지 못했는데….’

엘레나가 팔을 다시 세게 잡아끌었다.

“지금은 그를 찾을 때가 아닙니다. 루미엘님을 지켜야 합니다. 숲의 문을 닫기 전 흑마법의 불길이 들어왔습니다.”

그녀의 손끝은 놀랍도록 힘이 강했다.

잔가지와 덩굴을 헤치며 숲의 깊숙한 심장부로 향했다.

폭발음은 점점 더 가까워졌다.

불길은 숲의 살점을 태우며 바람을 타고 번져왔다.

“신의 제단으로 가야 해요. 그곳만이 안전합니다.”

엘레나의 목소리는 급박했다.

모두 엘레나를 따라 긴박하게 이동했다.

축축해진 바닥으로 인해 신발까지 젖어 들었다.

나무뿌리 사이로 끈적한 붉은 물이 흘렀다.

“이건…. 피?”

“네. 숲이 흘리는 핍니다. 흑마법이 이곳까지 침범했기 때문입니다.”

루마레스 숲은 살아 있는 존재였다.

숲의 피는 신의 영역이 파괴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신의 원형 제단에 닿았다.

제단 중앙엔 반쯤 꺼져 가는 불씨가 깜박이고 있었다.

엘레나는 팔을 들어 알 수 없는 언어로 긴박하게 소리쳤다.

엘레나 사제 목소리에서 강력한 힘과 간절함이 배어 나왔다.

서늘했던 숲의 기운이 순간 뜨겁게 달아올랐다.

동쪽에서 따스한 바람이 불어 꺼져 가던 잿빛 불씨의 몸을 일으켰다.

불씨는 거대한 나무 높이로 치솟았고 은빛으로 반짝였다.

그 빛이 품에 안긴 아이를 비출 때마다 아이의 은빛 눈동자가 더욱 빛났다.

놀란 엘레나가 제단 중앙에 엎드리며 몸을 떨었다.

모두 숨죽인 채 그녀를 주시했다.

엘레나 사제 시선이 아이를 향했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듯했다.

“이제 숲의 심장으로 이동합니다.”

조용한 목소리였지만,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실려 있었다.

모두 손을 잡은 채 원형 제단을 둘러쌌다.

숲의 사람들은 익숙한 일인 듯 행동을 이어갔다.

바닥이 갈라지고 푸른 회오리가 날아올랐다.

발밑에서 울리는 진동이 발목을 타고 올라왔다.

본능적으로 엘레나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녀의 기운이 몸에 닿자, 팔에 힘이 저절로 들어갔다.

낯선 숲.

모르가나의 추적.

전투….

일련의 일들을 겪고 있는 지금.

단두대 칼날이 떨어지던 순간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에 다시 서 있는 기분이었다.

섬광과 함께 거센 바람이 주위를 맴돌았다.

한참을 소용돌이 속에 갇힌 채 숨죽이고 있었다.

얼마나 오래 이 속에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품에 안긴 아이만이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줄 뿐이었다.

귀를 울리던 바람 소리가 잦아들었고 곧 고요가 주위를 감싸자 조심스레 눈을 떴다.

거대한 동굴 안.

수정으로 뒤덮인 천장엔 별이 빼곡했다.

분명 닫힌 공간이었지만 하늘이 보였다.

숲은 사라지고 신의 제단만 동굴 속으로 옮겨져 있었다.

“이곳은…?”

“지하 신전입니다.”

엘레나는 오랫동안 숨겨 온 비밀을 드러내는 사람처럼 속삭였다.

불쑥 그녀가 붉은 돌을 꺼내 손에 쥐어 주었다.

따스한 온기를 품은 돌.

작은 물체에서 희미한 맥박이 느껴졌다.

살아 있는 심장처럼 손바닥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잘 간직하세요. 신이 주신 신물입니다.”

“이 걸 왜 제게?”

“당신은 신이 선택한 분입니다.”

“선택이라뇨? 그분이 왜 저를…?”

신의 선택이란 말을 듣는 순간, 내 안에 무언가가 꿈틀댔다.

다른 존재가 몸에 들어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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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빛 눈의 아이를 낳았다   12화. 사라진 내 아들, 루시앙

    제단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시간의 흐름을 알려 주었다.인간과 신의 영역.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는 착각이 든 것도 그 음성으로 인함이었다.신전 가장 밑바닥, 지혜의 샘이 있어 멀리까지 물을 길으러 갈 필요도 없는 곳.세상에서 가장 안전지대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숲 밖을 자유로이 왕래하는 소금쟁이 요정이 궁의 소식을 가끔 전해 주었다.앙리 왕은 지병인 우울증과 불면증이 심해졌고 더 이상 여자를 찾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별궁이 불타 폐쇄됐고 왕비는 계속 나와 아들을 찾으려 혈안이 돼 있다고 했다.바깥 세계와 차단된 생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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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렀다.“그건 그분만이 아실 테지요. 당신을 믿고 루미엘님을 맡기셨으니 이 신물은 당신이 잘 간직하십시오.”엘레나 목소리엔 오랜 유산을 건네는 무게가 담겨 있었다.루마레스 사제들에게 전해 내려오던 붉은 돌은 루미엘 어머니를 위한 보호석.어느 순간에도 루미엘을 지키라는 일종의 명령과도 같은 표징이었다.돌을 손에 쥐는 순간.삶은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님을 인정해야 했다.‘그래. 어떤 어려움이라도 반드시 이겨낼 거야. 주어진 운명이라면….’가장 밑바닥 삶이었던 나..한낱 궁의 시녀였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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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빛 눈의 아이를 낳았다   8화. 루마레스 숲

    푸슁ㅡ 슁ㅡ그자가 날 향해 칼을 휘두른 바로 그때.갑자기 화살이 쏟아졌다.왕비 친위대는 우수수 말에서 떨어졌고 말들은 재빨리 어디론가 도망쳤다.검이 부딪히는 소리, 욕설, 짐승의 포효가 뒤엉켰다.켜켜이 쌓여 작은 더미를 이룬 친위대 시체.호위병 몇몇은 이미 달아나고 없었다.“미안합니다. 우리가 너무 늦었나 봅니다.”지하통로 사내였다.같은 무리로 보이는 여러 명과 함께였다.포박 줄을 끊는 사내의 손.피로 얼룩져 있었고 매캐한 냄새까지 났다.“감…. 사합니다.”사내는 우리를 말에 올린 후, 뒤에서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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