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땡그랑 한 푼이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진 그릭' 사내 행세까지 하면서 한푼 두푼 모으는 재미에 사는 게 유일한 낙이다. 조금만 더 모으면, 이 지긋지긋한 용병 짓도 그만하고, 언니와 단둘이 멀리 떠날 수 있다! 그 누구도 우리를 찾지 않고, 우리의 모습으로 살 수 있는 곳을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었는데 뭐? 공작가로 들어가라고? 그것도 공녀를 지키라는 거야?
View More“공작가에 하녀가 암살시도 했다지?”
“제일 끗발 없는 서출 공녀한테 무슨….”
“그러니까 웃긴 일 아니냐.”
사내들의 말에 헤이든은 테이블에 맥주를 거칠게 내려 두었다.
“다 튀잖아!”
“튀기는. 그리고 귀족네들 이야기 하지마. 그런 거 이야기해서 좋은 꼴 본 적이 없어.”
“아니, 그렇잖아. 공작가에 아무리 적장녀가 실종되었다만, 서출 공녀까지 그러는게 이상하지 않냐?”
“이상은 무슨? 주인도 없는 자리, 탐내는거겠지.”
“그래서 암살자를 날려?”
“왜, 가서 호위라도 해주게?”
“아서라. 난 내 목숨이 더 소중하니까.”
혀를 끌끌 차는 헤이든에 사내들은 손가락질하며 한마디 얹었다.
“이거, 진 돌아온다고 이러는 거 아냐?”
“진 녀석 돌아온대?”
헤이든이 놀란 듯 눈썹을 올리자, 사내들은 헤이든의 얼굴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야, 그렇게 좋냐? 하여튼, 성격 특이해.”
“아까 저기 광장에서 정리하고 있더라. 좀 있으면…”
순간 벌컥 하고 열린 문으로 들어온 진은 요란하게 그들을 향해 인사를 하곤 바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았다.
풀풀 날리는 먼지에, 헤이든은 손부채질하며 진의 얼굴을 훑어보았다.
사막에서 꽤나 고생한 모양인데.
안 그래도 얇은 몸이 더 얇아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거 말고 좀 쉬운 거로 하라니까…
“왔으면 집을 가야지, 왜 바로 여기를 오냐.”
“기껏 여기까지 왔더니 말이 많아.”
시끄럽게 주변의 다른 이들에게 인사를 하는 진에 헤이든은 진의 옆자리에 앉아 고개를 내저었다.
“좀 쉬어. 너 방금 돌아왔다며.”
“쉬는 건 죽어서도 할 수 있어.”
단호한 진의 말에 헤이든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크게 뱉었다.
어디서 땡그랑 소리만 나면 눈부터 밝히는 돈에 미친 것이라는 게 다시금 떠올랐다.
오죽했으면 용병단 안에서 진을 찾을 땐 길바닥에 돈을 뿌리란 말이 있을까.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은 헤이든의 옷깃을 덥석 잡았다.
“뭐, 뭔데!”
“빨리빨리 일할 거리 찾아달란 말이야!”
옷깃을 쥐고 짤짤 흔드는 진에 헤이든은 한껏 인상을 찡그렸다.
사내놈들 행세하면서 진짜 사내라도 된 줄아는거야?
왜 이렇게 힘이 무식하게 센 거야?
“야! 일이 들어와야지!”
“그럼 너가 물어와야 할 거 아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진에 헤이든은 거칠게 옷깃을 풀어내었다.
진짜 무식하게 힘만 세서는!
“좀 들어가서 쉬어!”
“쉴 틈이 없다니까? 나 돈 벌어야 하는 건 너가 제일 잘 알잖아.”
입을 삐죽이며 말하는 진에, 헤이든은 진의 입을 손가락으로 잡아당겼다.
“누가 그걸 모르냐. 너가 방금 왔는데 일이 널 기다리는 줄 알아?”
헤이든의 손을 덥석 하고 잡은 진은 그의 손을 왁 하고 깨물었다.
“아파!”
헤이든의 외침에 진은 킥킥거리며 직원이 가져다준 맥주를 한입 꿀떡하고 넘겼다.
“헤이든 너무 괴롭히는 거 아냐?”
헤이든의 옆에 앉아있던 올리버의 말에 진은 우뚝, 행동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오랜만이다 올리버?”
“어, 어엇”
“오자마자 이렇게 반가운 얼굴을 보다니.”
그 말과 동시에 날아오르듯 자신을 뛰어넘는 진에 헤이든은 피곤한지 미간을 꾹 눌렀다.
벌써 시작이구만.
쿠당탕탕 넘어지는 올리버에 진은 속이 시원한지 머리를 쓸어올렸다.
내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던지.
정말 보고싶어 죽는줄 알았네.
“나, 너가 너무 그리웠어. 올리버.”
진은 올리버에게 다가가 그의 옷깃을 잡아 올렸다.
“돈 내놔!”
“이 구두쇠가 진짜!”
올리버는 켁켁거리며 진을 떨어트리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꼴랑 50실버 하나로 이렇게 쥐잡듯이 잡냐!”
“꼴랑…? 꼴랑이랬냐…?”
서서히 올리버에게 다가가는 진에 헤이든은 고개를 저으며 유리 잔들을 하나씩 치우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이려나.
참 힘이 넘친다고 해야하나….
“50실버면… 맥주가 열잔이야!”
다시금 시끄러워지는 홀에 헤이든은 의자에 앉아 밖으로 나가는 사내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저것들이 그냥 내빼?
전부다 외상 달아야지 지들이 먹은 건 돈 내야 할 거 아냐.
“하나만 더 깨트려 봐 10배로 물릴 거니까”
“악덕 사장!”
순간 넘어지는 진에, 헤이든은 진의 허리를 단단하게 잡곤 깊게 한숨을 쉬었다.
“괜찮아?”
“공녀님, 걱정되십니까?”아리엘의 물음에 창밖을 바라보던 아이비는 애써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입안이 마르는 것만 같았다.만일, 거절을 하러 온다면 그때는 무어라 말해야 할까.“진이 거절을 하면 어쩌지?”“그래도 진이 공녀님의 동생이심이 변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하지만….”“진은 공녀님을 언니로, 가족으로 이미 받아 들였습니다. 공녀님이 알지 못해도, 그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었습니다.”“그게 꼭 나를 언니로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닐지도 모르잖아.”웅얼거리는 아이비에 아리엘은 조심스레 아이비의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었다.진이 그럴 녀석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있었지만, 그대로 공녀님께서는 계속 걱정을 했으니.어떻게 말을 해야 그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까.“사실 이번 의뢰에서 진이 이상한 행동을 많이 보였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진이 공녀님께 정이 들어 그랬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진이?”“평소에도 장난치며 일하긴 하지만, 이번에는 공녀님을 유독 신경 쓰면서 움직였습니다.”“아리엘, 난….”“공녀님이 그 사실을 몰라도, 진은 최선을 다해 공녀님을 지켰습니다.”손을 다잡아 주는 아리엘에 아이비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내가 저에게 해준 것이 무어라고 그렇게 까지 했을까.자신을 알아봐 주지도 못한 언니에게.본인의 존재를 지워버린 이 공작가에 무슨 좋은 감정이 있다고.“진에게 너무 미안해.”“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진의 성격이라면 뒤도 돌아 보지 않고 떠나는 아이 아닙니까.”“…그렇지.”“늘 최선을 다하는 아이 이니까요.”창밖을 바라보는 아리엘에 아이비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진이라면, 확실히 그럴 아이였다.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이런 못난 나를 감싸 주었으니.“하지만 언니는….”“엘리라면 그리 걱정 마십시오.”“아리엘도 언니를 본적이 있나?”“아무래도 스승님과 엘리가 함께 살았으니, 자주 만났었습니다. 이제는 대공녀님이라고 불러야겠지만, 너그러이 이해해주십시오.”“그런 건
헤이든은 입을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방금 내가 한 생각을 이렇게나 빨리 번복할 줄이야.얘는 확실히 생각이 나보다 짧다.아까 생각이 깊다고 한 건 그냥 길가다 돌에 맞은 그런 확률일 게 분명하고.얘는 정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무슨 동대륙 같은 소리를 해?“안돼”“언제는 고민하라며! 다 해준다며!”“위험해. 거기가 어딘 줄 알고 가냐? 동대륙이 무슨 옆집인 줄 알아.”“아 왜! 말 바꾸는 게 어딨어!”고개를 젓는 헤이든에 진은 미간을 잔뜩 좁히고 그를 바라보았다.쫌생이 같기는.이랬다 저랬다.완전 지 맘대로잖아!“그럼 나 혼자 갈 거야. 나 정도면 동대륙 가는 거 얼마든지 구해.”“진, 거기는 왕복으로 1년이야.”“그래서 지금까지 안 갔잖아. 지금까지 길어 봤자 석달짜리 일만 계속한 것도 언니가 있으니까 그런 거고.”“네 몸으로 가는 건 무리야. 알잖아.”“아직 해류 타려면 한참 남았어. 그때까지 회복한 다니까?”“그게 말처럼 쉬운 줄 알아? 방금전 만해도 너 떨어질 뻔 했잖아!”“안 떨어졌잖아! 너는 내가 어린애인줄 알아?”빽빽 소리를 지르는 둘에, 벤은 숨을 헐떡이며 문을 벌컥 열었다.이것들이 나이를 쳐먹어도 저러고 싸워?언제는 좋아 죽더니, 지금은 또 왜 이러고 싸우는 건지!“이 정신나간 것들아! 조용히 해!”“벤! 헤이든이 나 괴롭혀!”벤을 돌아보며 헤이든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진에 벤은 한숨을 뱉으며 고개를 저었다.싸우는 꼴은 왜 하나도 안 바뀌는 건지도 모르겠네.저 나이를 먹고 편들어 달라고 일러다 바치다니.“내가 언제 널 괴롭혔다고 그래!”“시끄러 이것들아!!”얼굴을 붉힌 채 손을 꼭 잡고 있는 둘에, 벤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이놈들은 사랑놀이를 하는 건지, 싸우는 건지.좀 조용히 싸우면 뭐가 덧나는줄 아는 건가.“똑같은 놈들끼리 잘 만났다 그냥.”“벤! 내 편 들어줘!”진의 투정에 벤은 혀를 차며 진을 바라보았다.또 보나마나 진이 헛소리하는 걸로 헤이든이랑 싸웠겠지.별일
길게 하품을 한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기지개를 폈다.시끌벅적한 것이, 역시 우리집이라니까.조용하지가 않으면 오히려 의심을 해야하니 원….어째 이 집으로 옮겨도 아침은 이렇게나 시끄럽냐.“아침부터 뭘 저렇게들 싸우는 거야”중얼거린 진은 창문에 걸터앉아 창밖을 내려다보았다.정원에서 소리를 지르며 헤이든을 쫓아가는 벤에, 진은 픽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저 영감탱, 아프다는 것도 다 거짓말이라니까.저렇게 팔팔하면서 맨날 아프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건지.“야이 미친 것아!”“그걸로 때리지 마라고요!”“용병단을 그만둬? 이 정신 나간 놈!”흐릿하게 들리는 그들의 목소리에 진은 귀를 기울이다 중심을 잃고 놀라 창틀을 잡았다.“으앗!”소리를 지른 진은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하마터면 떨어질 뻔했네!“와, 진짜 죽을뻔했네.”“진! 너 위험해! 안으로 들어가!”진은 벌렁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와 바닥에 주저 앉았다.어후, 이런 것도 조심해야 해?미친 독, 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이걸 뭘 어째야하냐….”요란한 소리를 내며 방으로 들어오는 헤이든에 진은 어색하게 손을 흔들었다.발한번 빠르네.그걸 듣고 여기까지 올라온거야?“벌써 왔어?”“안 다쳤어?”“다치진 않고, 그냥 깜짝 놀란정도.”“너는 진짜 조심 좀 해. 애가 왜이렇게 조심성이 없어.”헤이든은 진을 일으켜 세워주며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아무리 2층이었어도 지금 진의 상태면 많이 다칠 뻔했다.얘는 진짜 누구 죽는 꼴 보고 싶은 건지.제발 좀 조심하라고 해도 내 말은 어디로 듣는 거야?“놀라기만 한거지? 거긴 왜 올라가 있었어?”“너랑 벤이랑 싸우는 거 구경하려고 그랬지. 왜 그렇게 벤이 화가 난 거야?”“별일 아냐”“별일 아닌데 벤이 널 죽이려고 하냐?”침대에 진을 앉힌 헤이든은 혀를 차며 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얘는 경각심 이라고는 죽었다 깨어나도 없는 건가.본인 다칠 뻔 한 것보다 그게 더 궁금하다
진이 휘청이자, 헤이든은 진의 팔을 단단히 잡아주었다.“괜찮아?”“아, 힘이 빠져서. 이거 언제까지 이러냐”“열심히 운동하고 약 먹어야지. 앉아서 좀 쉴까?”벤치에 앉은 진은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주변을 둘러보았다.풀벌레가 찌르르 우는 정원에는 이제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복잡했던 머리가 이제는 제법 많이 비워진 것 같기도 하고.언니도, 아이비도. 모두들 이제는 잘할 수 있겠지.“공기 좋다.”“안 쉬고 가도 되겠어?”“조금만 이러고 있을래.”가만히 몸을 흔들전 진은 눈을 감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나뭇잎이 시각이는 소리와 밤부엉이의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것 같았다.이렇게 마음 편하던 날이 또 있었나.앞으로의 일은 전혀 모르겠지만, 좋지 않은 결과는 아닐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이 있었다.뭐, 라파도 부인은 어떨지 모르겠지만.“헤이든”“응?”“언니의 선택이 옳겠지?”“글쎄. 누님의 생각이잖아.”“언니의 말 대로 한다면 그들이 언니와 나를 다시 공녀로 삼으려 할거야. 신분을 복위 시키겠지. 언니는 적통성 있는 적장녀니까.”“그렇겠지.”“물론 공작부인이 어떻게 받아 들일 지는 모르겠다만.”눈을 감은 채 이야기하는 진에 헤이든은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았다.살이 빠져 아직은 수척했지만, 제법 얼굴에는 혈기가 돌았다.바람에 머리칼이 날러 진의 얼굴을 간질이고 있었다.아름답고, 강인한 나의 연인.이토록 아름다운 사람을 지금까지 본적이 있었을까.“그래서 언니가 원한다면, 언니는 공작가의 일원으로 받아 질거야.”“너는?”“나?”진은 슬적 눈을 뜨고 헤이든과 눈을 마주쳤다.진짜 헤이든은 나만 보이는 걸까.항상 내가 모든 일의 중심인 것 마냥 나를 대했다.집착이나 이런 것보다는, 그냥 나만을 따라다니는 것처럼.“넌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 거야?”“내가 물어 본거나 대답하지?”픽 웃음을 터트린 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헤이든의 무릎위에 앉았다.“또 뭘 하려고 그러는 거야?”“앉아 있어보니까 자리가 차가워서.”“이
“고마워라.”진의 말에 헤이든은 혀를 차며 올리버에게 시선을 돌렸다.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짓을 하고 있어.“올리버, 그만하고 가라. 50실버 내가 줄 테니까 갚고”“나 먼저 간다!”“야! 올리버!”진은 헤이든의 팔 안에서 게슴츠레한 눈으로 도망가는 올리버를 째려보았다.저 자식, 끝까지 돈 안 주고 가네.“그걸 왜 니가 갚아주냐?”“입만 살았지 아주.”머리를 쥐어박는 헤이든에 진은 머리를 비비며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아프잖아!”“이 꼬라지들 봐라. 진짜. 전부다 배상 청구할 거야”“올리버한테 달아”“전부다
“공작가에 하녀가 암살시도 했다지?”“제일 끗발 없는 서출 공녀한테 무슨….”“그러니까 웃긴 일 아니냐.”사내들의 말에 헤이든은 테이블에 맥주를 거칠게 내려 두었다.“다 튀잖아!”“튀기는. 그리고 귀족네들 이야기 하지마. 그런 거 이야기해서 좋은 꼴 본 적이 없어.”“아니, 그렇잖아. 공작가에 아무리 적장녀가 실종되었다만, 서출 공녀까지 그러는게 이상하지 않냐?”“이상은 무슨? 주인도 없는 자리, 탐내는거겠지.”“그래서 암살자를 날려?”“왜, 가서 호위라도 해주게?”“아서라. 난 내 목숨이 더 소중하니까.”혀를
진은 아이비의 보랏빛 눈을 흘긋거리다 시선을 떨구었다.눈치가 빠르고 예민하다.아까 하녀가 한 까탈스럽고 예민하다는 이걸 말하고 싶었으려나.“죄송하지만, 하녀입니다”진은 마른침을 삼키며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의뢰주의 추가조항은 절대 정체를 말하지 말 것.무슨 이런 바보같은 조항이 있나 했지만, 뭐, 돈을 그만큼 주기로 했으니 따라야지.“그래? 그럼 네 손에 난 굳은살에 대한 변명은?”“손이 여려서 굳은살이 잘 베깁니다”“허술해”“이전에 정육점에서도 일했습니다”“말도 안 되는 소리.”“아버지가 군인이십니다”“
진은 눈을 굴리며 여기저기를 훑어보았다.중후한 홀과 천장 위의 벽화와 홀에 걸린 몇 대 전 공작의 초상화들이 눈에 들어왔다.어릴 적과 달라진 것이 없는것 같기도 하고.딱히 기억도 잘 안나긴 하다만.“공녀님은 어떤 분이세요?”“넌 그런게 궁금하니?”톡 쏘듯 답하는 하녀에 진은 애써 웃으며 말을 이었다.“아무래도 제가 모실 분이니까요”안내하던 하녀는 고개를 저으며 진을 흘겨보았다.하긴, 얘도 알긴 해야지.얘는 며칠이나 가려나.“까탈스러우시고 예민하신 분이야. 어지간하면 말 걸지 않는 게 좋아”“까탈스러우시고 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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