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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유옥진은 전화에서 없던 일까지 더 해 방금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임지환 그놈이 나 때렸어! 누나, 누나가 나 대신 그놈 혼내줘야 해. 나 어디 다치기라도 했으면 배씨 집안 여기에서 대가 끊기는 거야."

배준영이 휴대폰을 빼앗아 가 울먹이며 말했다.

휴대폰 너머 들려오는 배준영의 목소리를 들으니 배지수는 심장을 칼로 난도질하는 것 같았다.

배준영은 어렸을 때부터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왔다. 그들은 그에게 모든 사랑을 쏟아부었다.

그랬기에 이런 일을 당한 적이 없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할게."

배지수가 입술을 물고 말했다.

"준영아, 엄마 좀 바꿔줘."

"그래, 지수야. 임지환 미친 거 아니니? 네 동생 얼굴이라도 다쳤으면 앞으로 어떻게 사니?"

유옥진은 마음이 아프다는 듯 얘기하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눈물 한 방울도 없었다.

"어머니, 일단 준영이 데리고 병원으로 가세요. 제 일 다 처리하고 찾으러 갈게요."

"네 동생이 다쳤다는데 그냥 빨리 오면 안 돼?"

배지수의 말을 들은 유옥진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저 지금 진씨 집안에 가서 중요한 비즈니스를 얘기해야 해요, 이 계약만 잘 되면 회사 규모가 더 커질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유옥진의 말투가 누그러졌다.

"그래, 그럼 얼른 가서 일 봐."

지금 배지수 가족들은 배지수가 높은 곳으로 올라갈 중요한 인물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배씨 집안이 출세를 할 수 있을지 말지는 모두 그녀에게 달려있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 준영이가 억울함 당하게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 약속할게요."

배지수는 그 말을 끝으로 복잡한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임지환은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이혼 서류에 사인을 했지만 지금 배준영을 때려 불만을 토로했다.

그가 전에 했던 모든 것들은 전부 위선적이었던 것일까?

이것이 바로 그의 진짜 모습일까?

배지수가 고민에 잠긴 사이, 갑자기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전방에서 차 사고가 난 것이었다.

소형차 한 대가 마이바흐 한 대와 부딪혔던 것이었다.

소형차 주인은 놀라서 감히 차에서 내려올 생각도 하지 못했다.

마이바흐 뒤로 기다린 차들이 줄지어 서 있기까지 했다.

앞에는 네 대의 검은색 마이바흐가 있었고 중간에는 기다린 리무진, 그리고 뒤에는 일곱 대의 캐딜락까지 있었다.

이렇게 방대한 대오만 보며 일반인이 내세울 수 없는 규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느 대단하신 인물이 순시를 나온 건가?"

배지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머지않아 차 문이 열리더니 슈트를 입은 여러 명의 남자들이 선글라스를 낀 채 내려왔다.

소형차 주인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숨 쉬는 것도 잊었다.

그리고 리무진 뒷좌석의 차창이 내려가더니 중년 남자 하나가 얼굴을 드러냈다.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배지수의 심장은 쿵 하고 내려앉았다.

남자는 바로 이씨 집안의 가주 이성봉이었다.

강한시에서의 이씨 집안은 그 세력이 광범위하고도 강대했다.

배씨 집안이 지금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지만 이씨 집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어떻게 된 거야?"

이성봉이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회장님, 앞에 차가 추돌사고가 일어난 것 같습니다."

부하가 허리를 굽힌 채 말했다.

"얼른 배상해 주고 차 옮기라고 해. 우리가 늦으면 용성수님께서 기분 나빠할 거야. 오늘 이 일 깨지면 다들 그만둬!"

이성봉이 차가운 얼굴로 명령했다.

"네!"

그 말을 들은 부하가 놀라서 얼른 소형차 주인에게 다가갔다.

소형차 주인은 상대방의 조건을 듣자마자 웃으며 빠르게 차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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