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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Aвтор: 영준
병원장은 바로 병실의 책임자를 불러 얼른 남용걸을 VIP 병실로 옮기라고 했다.

김명덕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게 대관절 어떻게 된 일이야? 남지훈이 무슨 돈이 있다고 VIP 병실로 옮겨?”

떠나가는 남지훈의 뒷모습을 보면서 김명덕은 여전히 무슨 일인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심지어 그가 아팠을 때도 VIP 병실로 들어가 보지 못했었다.

VIP 병실은 침상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VIP 손님들을 모시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남지훈이 그럴 만한 인물이라고?

전혀 아니었다!

정말로 거물급 인물이었다면 그는 왜 굳이 김명덕의 밑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겠는가!

“VIP 병실이 뭐 어때서?”

이효진이 물었다.

“명덕 오빠가 지훈 씨한테 가서 따져도 되잖아!”

“넌 빠져!”

김명덕은 이효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J 도시에서 VIP 병실로 옮길 수 있는 존재는 나를 개미처럼 생각하는 것과 같아!”

“난 그저 이해가 안 돼. 쟤가 언제 저렇게 VIP 병실로 옮길 수 있는 존재가 된 거지?”

그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소름이 돋았다.

그는 남지훈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남지훈이 그의 밑에서 오랫동안 일했기에 그는 남지훈의 성격에 관해 잘 알고 있었다.

뒤에 든든한 뒷배가 생기지 않았다면 그를 때리는 일도 없을 것이었다.

“지훈 씨가 어떻게 그런 재주를 가졌겠어?”

이효진이 이어서 말했다.

“지훈 씨랑 10년 넘게 일해보고도 아직도 몰라? 지훈 씨의 부모님은 모두 시골 사람들이야. 그리고 지훈 씨 어머님은 아프시지. 그래서 매달 꼬박꼬박 부모님 약값으로 50만 원씩 보내드리잖아. 그런 재주가 있었으면 얼른 부모님의 병부터 치료했겠지, 안 그래?”

“정말 그런 재주가 있었으면 지훈 씨의 어머님이 오빠랑 유 선생님께 무릎 꿇을 일은 없었겠지!”

“그래... 그렇긴 해.”

김명덕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세 역전은 소설에서만 존재하는 단어라는 것도 그는 알고 있었다.

아니,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남지훈은 절대 전세 역전할 수 없다!

하지만 김명덕은 신중한 사람이었기에 일단 남지훈을 찾아가 따지지 않기로 했고 먼저 남지훈이 도대체 무슨 수로 VIP 병실로 옮길 수 있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김명덕이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남지훈은 이미 그의 손바닥 안에 들어와 있었다!

VIP 병실.

남지훈은 씁쓸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곳은 일반 병실보다 몇천 배나 비쌌다.

침대가 일반 병실보다 더 좋은 것 빼고 필요한 설비는 다 갖춰져 있었다.

깨끗하고 널찍한 병실을 보며 최선정은 다소 갑갑해졌다.

“지훈아, 여기 하루에 많이 비싸지?”

최선정은 침대 근처에 서서 말했다. 그녀는 침대를 더럽히게 될까 봐 감히 앉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건...”

남지훈은 뜸을 들이며 말했다. 사실 그도 이곳의 병원비가 하루에 얼마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분명 아주 비쌀 것이다.

병원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르신,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여기서 있다가 가세요. 완치되면 퇴원하시면 됩니다. 병실비 비용에 대해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병원장도 눈치가 아주 빠른 사람이었다. 소씨 가문에서 몰래 이미 그들과 얘기를 해뒀다는 것을 모르는 눈치였기에 그는 굳이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재벌가의 일들에 대해 그는 잘 알지 못했지만, 남지훈의 가족을 잘 보살피기만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병원장이 말하고 있는 도중에 남지훈은 이현수가 보낸 문자를 받게 되었다.

이현수가 증거를 손에 넣었다는 문자였다.

김명덕이 회사에 없을 때를 노려 그는 몰래 김명덕의 사무실로 들어가 김명덕과 이효진의 대화 기록을 모두 캡처해서 저장해두었다.

김명덕은 이상한 취미가 가득한 사람이었고 그는 대화 기록도 모두 컴퓨터에 저장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위해 일하고 있는 직원의 여자친구를 유혹하기도 했다.

김명덕은 아마 본인이 생각해도 아주 아찔한 일일 것이었다!

남지훈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있었다.

만약 그때 한 말이 모두 사실이었다면 그럼 그 대화 기록은 김명덕을 끌어내릴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증거였다!

다만 남지훈은 여전히 김명덕의 와이프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정말 김명덕을 상대해낼 수 있는 걸까?

어찌 되었든 남지훈은 줄곧 김명덕을 끌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잘 가, 김명덕.

그는 아마 마지막까지 발악할 것이다.

남지훈이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었을 때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누나?”

남지훈은 전화를 받았다.

“지훈아, 부모님 어디 가셨어? 왜 병실에 없는 거야?”

전화기 너머로 남가현의 조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지훈은 당황한 얼굴로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해주면서 부모님이 현재 머물고 있는 병실을 알려주었다.

급하게 달려온 남가현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

“왜 여기로 옮긴 거야?”

그녀도 이 병실의 하루 비용이 아주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작 1,800만 원으로 이곳에 입원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남지훈은 씁쓸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누나, 나도 지금 무슨 상황인지 잘 몰라. 이따가 가서 다시 물어보려고 해.”

남지훈은 누나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이 아주 많았고 1,800만 원도 누나에게 결혼 예물로 받은 것이라고 둘러댔다.

남가현이 말했다.

“지훈아, 네 와이프 아주 능력 있네!”

그녀도 무언가 느꼈다.

비록 남지훈과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새색시를 본 적은 없었지만 아주 예사롭지 않은 여자라고 남가현은 추측하고 있었다.

남지훈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마 돈 좀 있을 거야. 전에 나한테 S 그룹에서 꽤 높은 직급의 관리직으로 일한다고 했거든. 그런 대기업을 다니니 아마 월급도 많이 받을 거야.”

그는 심지어 소연이 J 도시의 소씨 가문과 먼 친척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었다.

요컨대 소연은 성이 소 씨였으니까.

남가현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워하고 있었다.

비록 올케를 본 적은 없었지만, 뒤에서 그들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럼 내 남편은?

아버지가 입원하시게 된 후 그녀는 자신의 남편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

심지어 어젯밤엔 외박까지 했었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는 자정이 넘어서야 야근한다는 문자를 보내왔었다.

“엄마.”

남가현은 최선정의 곁으로 다가갔다.

“정우 씨가 최근에 아주 바쁜가 봐요.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 제가 엄마랑 아빠 보러 오라고 말해둘게요.”

남가현은 신정우가 자신의 부모님을 하찮게 본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고 그녀는 남편의 이미지를 지켜주기 위해 필사의 힘을 썼다.

“그래, 업무가 더 중요하지.”

최선정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혼자서 집안을 먹여 살리니 아주 힘들 테다. 가현이 네가 많이 챙겨줘야 한다.”

“엄마, 나 많이 챙겨 주고 있어요...”

남가현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이어서 말했다.

“엄마,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여긴 저와 지훈이가 지켜볼 테니까 얼른 들어가서 푹 쉬세요.”

최선정은 그녀의 말을 거절하지 않았다.

남용걸이 교통사고로 입원하게 된 후로부터 그녀는 줄곧 걱정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남용걸의 생사가 걱정되었고, 또 남용걸의 수술비와 약값을 걱정하고 있었다.

이미 현재 VIP 병실로 옮겼으니 모든 걱정들을 내려놓고 편히 쉬어도 되었다.

최선정은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자마자 이내 잠에 빠져들었다.

남가현은 남지훈의 곁으로 다가가면서 말했다.

“지훈아, 이효진은 이미 지나간 인연이야. 너도 이젠 결혼하고 가정을 이뤘으니 앞으로 무조건 올케한테 잘해줘야 한다. 감정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천천히 생기게 되어 있어.”

그 말을 들은 남지훈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와 소연은 애초에 같은 세계에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결혼 전, 그들의 유일한 교집합은 바로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공통점이 없는데 어떻게 감정을 키울 수 있겠는가!

소연은 줄곧 다가가기 어려운 도도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에 남지훈은 그녀와 감정을 키우는 일이 몹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소연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3년이 지나도 아마 똑같을 것이었다.

그날 오후, 잠에서 깨어난 최선정은 머리가 맑아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남가현은 아이를 데리러 갔고 최선정도 남지훈에게 집으로 돌아가 쉬라고 말했다. 병원엔 굳이 많은 사람이 있을 필요 없이 그녀 한 명만 지켜보아도 충분했다.

그리고 그녀는 남지훈에게 얼른 열심히 일해서 1,800만 원을 갚으라고 잊지 않고 말했다.

아직 평온해 보이는 아버지의 모습에 남지훈도 얼른 일찍 돌아가 휴식하고 싶었다.

그는 소연이 아버지를 VIP 병실로 옮긴 것으로 추측하고 있었다.

주방용품과 식재료를 산 남지훈은 스카이 팰리스로 돌아갔다.

소연은 소파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있었고 남지훈이 돌아오자 그저 힐끗 쳐다보기만 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VIP 병실로 옮겨준 건 고마웠어.”

남지훈이 먼저 입을 열고 고마움을 전했다.

만약 소연이 아니었다면 그는 오늘 김명덕과 유 선생에 의해 쫓겨나게 되었을 것이다.

소연은 두 번이나 그를 구했다. 그런 소연에 남지훈은 어떻게 보답해 줘야 할지 잘 몰랐다.

소연이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는 모습에 남지훈이 말했다.

“내가 얼른 주방에 가서 요리해 줄게.”

주방으로 들어간 남지훈의 모습을 본 소연은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저녁 안 가져다줘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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