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규칙적으로 이어지는 그녀의 숨소리를 들은 변영준은 고개를 숙였다.그녀가 잠든 것을 확인한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변영준은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다.몇 군데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계정음이 꽤 세게 때린 모양이었다.변영준은 예전에 어민경과 계정음이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의 어민경은 절대로 가만히 맞고만 있을 성격이 아니었다.아마 공연에 영향을 줄까 봐 참고 있었던 것 같았다.그리고 그 인내심 속에는 어쩌면 자신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민경
어민경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네? 그건 좀 그렇지 않... 읍!”변영준은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그녀를 안은 채 입을 맞추며 욕실로 들어갔다.욕실 문이 닫히고, 어민경의 등은 벽에 닿았다.변영준의 손길은 그녀의 몸에 딱 맞게 떨어지는 요가복 위를 천천히 훑어갔다.잠시 후 그는 손을 멈추더니, 어민경이 입은 요가복을 난감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마지막으로 시선은 그녀의 가슴께에 머물렀다.그는 미간을 찌푸렸다.“이렇게 꽉 조이는데 안 불편해?”어민경은 말했다.“원래 다 이래요. 게다가 이건 원래 신축성이 있는
“너!” 계정음은 분노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지만 곧 무언가를 떠올린 듯 차갑게 비웃었다.“네가 은하에 들어갔다고 해서 운명이 바뀔 것 같아?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넌 재수 없는 인간이고, 너랑 엮이는 사람들은 전부 불행해질 거라는 걸!”어민경은 계정음에게서 자신이 재수 없는 인간이라는 말을 들은 것도 처음이 아니었고,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저주하는 말을 들은 것도 처음이 아니었다.예전 같았으면 분명 달려들어 한바탕 싸웠을 것이다. 어차피 관계는 이미 최악까지 망가진 상태였으니 더 나빠질 것도 없었다.하지만 지
계정음은 그 말을 듣자마자 몸을 돌려 나가 버렸다.온송현은 길해경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사무실을 나온 온송현은 변영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형, 형수님이 맞았는데 가만히 있을 거야?]...사무실 안에는 어민경과 선생님만 남아 있었다.“너, 계정음이랑 원한이라도 있어?”어민경은 속눈썹이 살짝 떨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고 할 수 있죠. 서로 못마땅하게 생각해요.”선생님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계정음이 널 때렸는데 화도 안 나?”“그땐 역할에 몰입해 있어서 괜찮았어요.”
길해경은 유난히 엄숙한 표정으로 한 사람씩 짚어가며 평가하고 질책했다.“애초 너희 매니저들이 하나같이 잘하겠다고 장담했기에 내가 예외적으로 받아준 거야. 그런데 오늘은 다들 이런 상태로 나를 상대하겠다는 거냐? 계정음, 네 대사가 고작 다섯 줄이고 동작도 몇 개 안 되는데 그것도 제대로 못 하겠어?”계정음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선생님,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더 잘하겠습니다...”“방금 무대에서 어민경 뺨을 제대로 후려쳤지. 우리가 못 봤을 거로 생각했어?”계정음은 움찔하더니 곧바로 눈시울이 붉어졌다.“죄송해요.
임예빈이 떠난 뒤 어민경은 혼자가 되었다.하필 오늘은 첫 실제 무대 리허설 날이라 심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큰 도전이었다.한 차례 공연을 마치고 나니 어민경은 거의 탈진 직전이었다.만약 임예빈이 있었다면, 무대에서 내려와 의상을 갈아입는 짧은 시간 동안 재빨리 물 한 모금 마시며 목을 축일 수 있었을 것이다.어민경의 물 챙기는 일은 원래 임예빈이 맡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그런데 임예빈이 없으니 어민경은 혼자 버틸 수밖에 없었다.첫 공연이라 긴장도 심했고 목도 말랐다. 결국 후반부에 들어서는 목이 쉬어버려 노래도 기대
강연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물었다.“그럼 이후에도 또 해외로 나가실 건가요?”지강은 시선을 심지우에게로 돌리며 말했다.“이제는 안 나가요. 앞으로는 북성에 계속 있을 겁니다.”심지우는 마지막 한 입의 케이크를 삼킨 뒤 빈 접시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이야기 계속하세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심지우가 떠난다는 말을 듣자 강연미는 깜짝 놀라며 황급히 따라나섰다.“지우 언니, 잠깐만요, 같이 가요. 아!”심지우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멈췄지만 강연미가 너무 서둘러 달려오다가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송해인은 그녀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저 이제 갈게요. 심지우 씨랑 두 아이는 앞으로 잘 지내요. 내년 청명절쯤에 다시 한번 보러 올게요.”심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인연이 닿는다면 또 보게 되겠죠.”송해인은 그녀를 놓아주고 차 안 운전석에 앉아 있는 온주원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씩씩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잘 가요!”온주원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잠시 망설인 끝에 입을 열었다.“몸조심해요.”송해인은 환하게 웃고는 자기 차로 돌아갔다.심지우는 그녀를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거두고 차 문을 열고 올
하지만 심지우가 아무리 소리쳐도 문을 열러 오는 사람은 없었다.이것이 진실이었다.이것이 변승현과 송해인이 그녀의 아들을 데려간 진짜 이유였다.하늘은 어둑어둑해졌다. 폭풍이 오려는 전조였다.심지우는 문밖을 지키며 떠나지 않으려 했다.2층 서재.송해인이 노크하고 들어왔다.변승현은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 속 감시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심지우는 여전히 문밖에 서 있었고 폭풍이 다가오지만 조금도 떠날 기색이 없었다.“아니면 장은희 씨에게 가서 설득하라고 할까?”“필요 없어.”변승현의 목소리는 조금 쉬어있었다.“현실을
영준이 돌아온 다음 날, 백연희와 석문호는 곧바로 북성으로 찾아왔다.이번에 영준이가 다시 살아서 돌아오자 지난 4년 동안 어른들의 마음속 깊은 상처가 치유되는 듯했다.그때 심지우가 혼자 화장실에 갔다가 변을 당한 일은 늘 석문호 마음속에 응어리로 남아 있었다.비록 이 4년 동안 한 번도 입 밖에 내지 않았지만 사고 직후엔 자주 악몽을 꿨다.만약 그때 친구 부탁을 거절했더라면, 만약 심지우가 그 촬영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눈을 뜨면 늘 꿈일 뿐,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그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