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우는 흐릿한 의식 속에서 천천히 눈을 떴다.그리고 눈에 들어온 건 낯설지 않은 방이었다.순간, 그녀의 머릿속이 멍해졌다.‘여긴 분명 남호 팰리스 침실 아닌가?’그 순간, 흐릿하던 정신이 단번에 또렷해졌다.심지우는 벌떡 몸을 일으켰지만 몸이 무겁게 가라앉는 듯했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순간, 깜짝 놀라 숨이 멎을 뻔했다.왜냐하면 심지우가 입고 있는 건 웨딩드레스였다.그것도 4년 전에 가닐라에서 불태워버렸던 바로 그 드레스였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주위를 둘러보니 남호 팰리스 침실이란 사실이 다시 한번 확
설령 앞으로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최소 3년은 서로 맞춰 보고서야 재혼을 고려할 것이다.그래서 변승현의 이 조항은 심지우에게 그다지 구속이 되지 않았다.‘겨우 3년이야, 평생이 아닌데 뭘.’“이 조항은 별 영향 없어요.”심지우가 말했다.“다만 변승현이 쓴 협의서에 뭔가 법률 함정이 숨어 있을까 봐 걱정이에요.”방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였다.“심지우 씨의 우려는 이해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변 변호사 본인이 작성한 문서니, 저도 볼 때 매우 신중하게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 협의서에는 다른 문제점은 보이
“들어가게 해줘요!”밖에서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심지우는 협의서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 상황을 파악하러 나가보려 했다.하지만 그 순간,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며 진숙희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뒤에서는 우영지가 막고 있었지만 유지현에게 가로막혀 있었다.심지우는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일이에요?”“지우 언니, 이 사람들이 너무 심해요. 제가 못 들어간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도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왔어요!”곧 유지현이 안으로 들어와 심지우에게 고개를 숙였다.“사모님, 죄송합니다. 도련님의 지시를 받아, 특별히 여사
역시 이번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는 너무 높았다.무려 3일 연속으로 여론의 열기가 식을 줄 몰랐고 주승희, 변승현, 심초아, 그리고 변씨 부인이라는 키워드가 각종 플랫폼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휩쓸었다.그 후 며칠 동안, 심지우는 외출을 전혀 하지 않았고 윤영의 학교에도 결석계를 냈다.모녀 둘은 운귀에 틀어박혀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소동이 잦아들기만을 조용히 기다렸다.그 사이 영준과 장은희도 계속 운귀에 머물렀다. 윤영은 학교에 가지 않았지만 영준이 곁에 있어 외롭지 않았다.두 아이는 매일 즐겁고 평온하게 지냈고 어른들의 세
“주승희는 자신의 사생아가 계속 부잣집에 머물 수 있도록 당시 임신 중이던 변씨 부인에게 해를 끼치라고 여러 번 아이를 부추겼어요. 나중에 그 부인이 난산을 겪게 된 일은 증거가 없지만 그날 주승희가 별성에서 촬영 중이었다는 건 기억합니다. 부인이 사고를 당한 직후, 주승희는 갑자기 해외로 떠났죠. 이 모든 게 너무 우연이 아닌가요? 인터넷은 기억을 잊지 않아요. 여러분도 4년 전에 주승희 팬들이 신상 털기로 공격했던 심지우 씨를 기억하시죠? 그 심지우 씨가 바로 부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부인은 변승현과 주승희의 압박에 못
드디어 심초아의 우승의 밤이 찾아왔다.결과는 애초부터 정해진 것처럼 심초아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방송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화제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해 특별히 주승희를 시상식에 초대했다.주승희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가느다란 하이힐을 신고 우아하게 무대 위로 걸어 올라와 심초아 앞에 섰다.두 자매는 꼭 끌어안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그 모습에 수많은 팬들이 감동했다.현장은 우레 같은 박수로 가득 찼고 챔피언 곡이 힘차게 울려 퍼졌다.이 프로그램은 생방송이었다.그 시각, 운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