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심윤영은 큰아들을 안고 코끝을 살짝 톡 건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바보야, 엄마 종일 못 봤는데도 안 울어? 동생 좀 배워야지. 우는 애가 떡 하나 더 받는 거야.”도윤이는 엄마를 닮은 큰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다가 알아듣는지 모르는지 환하게 웃었다.그 모습이 마치 아기 곰돌이 같아 심윤영은 마음이 녹아내릴 듯했다.위준하가 손을 내밀었다.“내가 안을게. 넌 좀 더 먹어.”“저 이제 겨우 5분 안았어요!”심윤영은 아들을 내주지 않았다.“전 다 먹었으니 준하 씨 먹어요.”“나도 다 먹었어.”위준하는 진지하게 말했다.“
심윤영은 실행력과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다.다이어트를 결심한 다음 날부터 바로 식단 조절과 요가를 시작했다.위준하는 전 과정에 함께했다.그녀가 다이어트 식단을 먹으면 같이 먹고, 아침 러닝도 같이 뛰었다.요가를 할 때는 아예 커플 요가 강사를 불러 스스로 기꺼이 보조 역할을 했다.한 달 만에 심윤영의 체중은 임신 전으로 돌아갔고, 몸매는 오히려 더 날씬하고 아름다워졌다.위준하는 그녀를 데리고 쇼핑몰에 가서 예쁜 원피스, 가방, 신발, 액세서리를 전부 사주었다.심윤영은 산후조리를 마친 이후 매일 외출했다.로펌에 가거나 친
이제 심윤영은 더는 자신의 감정과 의존을 억누르지 않았다.오늘처럼 체중 때문에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위준하가 몇 마디 달래주면 금세 풀어져 애교를 부렸다.두 사람이 함께하며 서로의 성격을 맞춰가고, 결국은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가 된 것이다.지금의 심윤영은 예전처럼 다시 위준하를 믿고 의지하는 상태로 돌아왔지만, 5년 전의 경험 덕분에 이제는 그의 필요도 살필 줄 알게 되었다.그가 자신이 애교 부리고 매달리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더 다가가고 애교를 부렸다.그럴 때마다 억지로 입꼬리를 누르고 있는 위준하의 모습을
이번 출산으로 심윤영의 몸이 크게 상한 것을 고려해, 위진우는 산후조리 기간을 두 달로 늘렸다.그렇게 두 달이 지나자, 쌍둥이도 어느덧 조금 크며 통통하게 살이 올라 건강하고 귀여운 모습이 되었다.북성에는 초겨울이 찾아와 찬 공기가 몰려왔지만 심윤영의 외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위준하는 그녀가 두 달 동안 집에만 있었던 것이 얼마나 답답했을지 잘 알고 있었다.가족과 친구들이 자주 찾아오긴 했지만, 두 달 동안 한 번도 외출하지 못한 것은 누구라도 힘들었을 것이다.그래서 그는 하루 시간을 비워 직접 그녀와 함께 쇼핑도 하
“엄마는 이해해. 자기 자식이니까 마음 아픈 건 당연하지.”심지우가 따뜻하게 말했다.“하지만 먼저 네 몸부터 회복해야 해. 그래야 아이들을 오래 잘 돌볼 수 있어. 네가 건강해야 아이들도 엄마 품에서 걱정 없이 자랄 수 있는 거야.”심윤영이 코를 훌쩍였다.“엄마, 알겠어요... 미안해요. 또 걱정 끼쳐서...”“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심지우가 미소 지었다.“부모가 자식 걱정하는 건 당연한 거야. 네가 엄마가 됐어도, 우리한테는 여전히 애야. 언제든 기대도 돼, 알겠지?”심윤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대화가 끝나자 문
도우미는 아이를 안고 방을 나갔다.문이 닫힌 뒤에도 아이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그 소리를 듣는 심윤영은 마음도 몸도 괴로웠다.모성애는 본능이었다.출산 3일째, 한 번도 수유하지 못한 그녀는 가슴이 단단히 붓고 통증이 심했다.하지만 처음 겪는 일이라 말하기도 부끄러워 그저 눈을 붉히며 위준하를 노려봤다.“준하 씨, 진짜 나쁜 사람이에요!”“그래, 내가 나쁜 놈이야. 때려도 되고 물어도 돼.”그는 손을 내밀었다.하지만 그럴 기운조차 없었던 그녀는 가슴을 감싸 쥔 채 눈물이 차올랐다.“너무 괴로워요...
윤영이 깨어났을 때, 심지우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그녀는 창가에 서서 침대를 등지고 있었다.윤영은 조용히 심지우를 바라보았다. 엄마가 바쁜 걸 알지만 입이 너무 말라 물을 마시고 싶었다.“엄마...”심지우는 소리를 듣고 돌아섰다. 이내 병실 문이 열리더니 검은색 옷을 입은 그림자 하나가 다급하게 들어왔고 그녀보다 먼저 윤영의 곁으로 갔다.“윤영아, 뭐 하고 싶어?”심지우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명기현은 온통 검은 옷에 검은 모자, 검은 마스크까지 착용해 눈만 보이는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보면 무서워해야 할 상황이
그날 이후, 심지우는 더욱 조용해졌다.예전에 박추연이 그녀를 돌볼 땐 가끔 대화를 나누곤 했지만 이제는 말수가 점점 더 줄어들었다.가끔은 깨어 있으면서도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있거나 앉아서 창밖을 바라보듯 파도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박추연과 명기현은 그녀의 이상함을 눈치챘다.박추연은 분위기를 띄우려고 애써 이야기를 꺼내 보았지만 심지우는 마음이 딴 데 있는 듯 대답이 엉뚱하기 일쑤였다.명기현은 자신이 감춰온 일 때문에 그녀 마음속의 신뢰와 안전감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는 그녀와 대화를 시도
온주원이 잠시 멈칫하더니 송해인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는 의심이 깃들어 있었다.“당신이 이걸 어떻게 안 거죠?”“심지우 씨가 전에 저랑 몰래 연락했어요.”“지우 씨가 당신한테 먼저 연락했다고요?”온주원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이 커졌다.“맞아요.”송해인은 담담하게 말했다.“지우 씨가 말하길, 지강이 요즘 좀 집착적이라고 했어요. 최근에 여러 일들도 생겼고요. 지우 씨는 지강이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 같다고 했죠. 그래서 돈을 써서 저를 불러들였어요. 당신들과 함께 두 아이를 지켜달라고요.”“그게 무슨 말이에요?”
신부 대기실 안에서는 강연미가 심지우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결혼식은 이제 반 시간 뒤에 시작될 예정이다.“지우 언니, 긴장돼요?”강연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심지우는 그녀를 바라보았다.연분홍빛 들러리 드레스를 입은 강연미는 달콤하고 사랑스러웠지만 살짝 불러 있는 아랫배가 그 옷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았다.“연미 씨.”심지우는 강연미의 손을 꼭 잡았다.강연미의 손은 차가웠고 손바닥은 땀으로 축축했다.“기억해요. 뱃속의 아이도, 지강도, 그 누구도 연미 씨 자신보다 중요하지 않아요.”심지우는 단호한 표정으로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