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그래.”변영준은 현이서를 바라보았다.“안내해.”현이서는 고개를 숙이고 변영준과 차성현을 촬영지로 안내했다....분장실 안에서 어민경은 탈의실을 나와 화장대 앞에 앉았다.분장사가 다가와 화장을 지워 주기 시작할 때 현이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임예빈은 보온병 뚜껑을 열다 고개를 들어 현이서를 바라보았다.“어디 갔다 왔어?”“사람 한 분 모시러 갔다 왔어요.”현이서는 다가오며 분장사를 흘끗 바라보았다.임예빈은 곧바로 알아채고 보온병을 어민경의 손에 건네고는 분장사의 팔을 잡아당겼다.“수진 씨, 저랑 잠깐 나가요.
5월의 민남시는 이미 여름에 접어들어 있었다. 낮 최고 기온은 30도까지 올랐고, 밤에도 최저 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오후 다섯 시, 검은색 밴 한 대가 선화리 안으로 들어섰다. 영화 [오션 락]의 주 촬영지였다.민남시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이곳까지 오는 동안,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거의 온통 바다였다. 갈매기들이 수면 위를 날아다녔다.석양이 하늘 절반을 붉게 물들였다. 도로 가장자리로 오토바이나 차량이 달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현지 주민들 특유의 의상과 문화가 눈에 띄어 변영준도 몇
‘왜일까? 왜 운명은 늘 이렇게 잔인하게 나를 대하는 걸까? 전생에 나쁜 짓이라도 많이 한 걸까? 그렇지 않다면 왜 운명은 자꾸만 이런 잔혹한 장난을 치는 것일까?’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그 아이를 잃었을 때, 물론 슬프고 괴로웠지만 적어도 그때는 앞으로 또 아이가 생길 거로 생각했다. 변영준과 자신은 아직 젊으니 언젠가는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믿었다.하지만...변영준에게는 자신의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자신은 변영준의 아이를 낳아 줄 수 없었다.무엇보다 그녀를 죄책감에 빠뜨리고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든 건, 변영
변영준이 달빛정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오후 네 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어민경은 아직 27층에 있었다.집에 돌아온 변영준은 어민경이 보이지 않자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어민경 쪽에서는 제법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변영준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뭐 하고 있어?”“우리 공포 영화 보고 있어요!”어민경의 목소리는 잔뜩 긴장해 있었다.“지금 제일 중요한 장면이니까 별일 없으면 먼저 끊을게요!”“...”딱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었다.“그래, 봐. 그냥 집에 도착했다고 알려 주려고 전화했어.”“아, 알
변영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내가 나간다니까 왜 이렇게 신난 것 같지?”어민경은 당황했다.“그럴 리가요!”그저 두 사람이 할 일 없이 집에 있다가 변영준이 또 짐승처럼 달려들까 봐 걱정됐을 뿐이었다...그러니 변영준은 조금 바쁜 편이 나았다....오전 열한 시 반, 검은색 마이바흐가 안강 별장 안으로 들어섰다.변영준은 차를 자기 집 차고에 세웠다.심지우가 별장에서 걸어 나왔다.“영준아.”변영준은 운전석 문을 닫았다.“어머니.”“가자.”심지우가 다가왔다.“안으로 들어가. 아저씨가 한참 전부터 기다리고
어민경은 변영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왜 또 장신구를 사 줬어요? 이것도 엄청 비쌌을 것 같은데.”변영준은 침대 옆에 앉아 큰 손으로 그녀의 발목을 부드럽게 감싸더니 손끝으로 매끄러운 피부를 천천히 쓸었다.“네 발목은 아주 예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까울 정도로.”그는 깊은 눈빛으로 어민경을 바라보았다.“세상에 하나뿐인 주문 제작품이야. 한번 찼으니 앞으로는 절대 빼면 안 돼.”어민경은 그가 쓸어내리는 피부가 간질간질하고 저릿하게 느껴졌다.뺨이 달아오르자 어민경은 입술을 감빨았다. 머릿속에는 저절로 어젯밤의 몇몇 장면
“지강 삼촌 소개팅 갔어!”영화 이모라고 불리는 여자가 입을 가린 채 낮은 목소리로 윤영에게 말했다.“네 백연 언니는 지강 삼촌이 소개팅 나간다는 말을 듣고 너무 슬퍼서 울었어!”“소개팅이 뭐예요?” 윤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소개팅은 여자 친구를 찾거나 아내를 찾는 거야. 지강 삼촌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아내를 찾아야지!”윤영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오늘 출근은 해요?”“올 거야, 가기 전에 네가 왔을 때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면 꼭 올 거라고 전해 달랬어.”그 말을 듣고 윤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보니 엄
그 말을 들은 심지우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해요.”“영준아, 이리 와.”송해인이 손짓했다.영준은 얌전히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송해인은 영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엄마랑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 인사해야지.”영준은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엄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새아빠, 안녕히 계세요.”작별 인사를 마치고 모두가 송해인이 영준을 데리고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송해인은 변승현의 차를 타고 왔다.뒷좌석에는 이미 어린이용 안전 좌석이 설치되어 있었다.송해인은 영준을 안아 올려 안전
눈물이 끊어진 구슬처럼 쉼 없이 흘러내렸다.“영준아, 나는 네 엄마야. 미안해, 엄마가 널 지켜주지 못했어. 이 4년 동안, 네가 고생이 많았어...”심지우는 목이 메어 제대로 말을 잇지도 못했다.눈물이 시야를 가려 영준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싶어도 몇 번이고 눈을 깜빡여야 겨우 흐릿한 상이 맑아졌다가 다시 뿌옇게 번졌다.되풀이되는 흐림 속에서 감정을 도무지 제어할 수 없었다.영준은 심지우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작은 손을 들어 그녀의 눈가를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심지우는 오히려 더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나는 네 엄마야,
그녀는 두 손을 꼭 쥐고 이가 거의 부러질 듯 이를 악물었다.“좋아, 그럼 내가 빚진 걸로 쳐. 그 결혼식, 내가 해줄게.”“그래야지.”변승현은 심지우의 목덜미를 감싸안고 내려다보며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심지우는 눈을 감았고 눈가로 눈물이 흘러내렸다.변승현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쳐둔 상태였다.장선화 외에도 요트에는 결혼식 담당 스태프들이 대기 중이었다.게다가 개인 주치의, 사회자, 요리사까지 있었다.이 요트는 대대적으로 개조되어 있었다.특히 심지우가 며칠간 머문 객실은 남호 팰리스 침실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