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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Author: 락희
놈들은 이미 모조리 도망쳤다.

온채아는 이미 이 낡은 공장을 몇 번이나 훑어봤다. 정문 쪽은 짙은 연기와 부서진 잔해에 가로막혀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다.

온채아는 비틀거리며 바닥을 짚고 일어나 천장 가까이에 나 있는 좁은 창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목구멍까지 매캐한 연기가 치밀어 올라 숨이 막히는 와중에 겨우 소리를 짜냈다.

“얼른 저쪽으로 올라가요.”

창문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고, 온채아의 체력과 힘으로는 어떻게 해도 닿지 않는 위치였다.

하지만 주율천이 먼저 저 창으로 빠져나가 준다면, 바깥에서 이 철문을 열 수 있었다.

주율천은 순간 멍해졌다.

그동안 주율천이 온채아에게 어떻게 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막상 죽음이 코앞에 닥친 순간에는 주율천의 안전을 먼저 챙기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세게 죄어들었다.

“채아야, 예전에는 내가 잘못했어. 나 그때는...”

온채아는 그런 말을 듣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온채아가 거세게 콜록대며 조급하게 몰아붙였다.

“지금 그런 얘기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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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13화

    하도연은 잠시 멍했다.수년간, 그녀는 자신을 차갑고 인정머리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녀가 있는 그 자리에서 만약 인정을 베풀었다면, 그 자리가 부여한 권리에 해를 끼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그래서 그녀는 떳떳했고, 그런 말들이 귀에 들어와도 웃어넘길 수 있었다.하지만 구정훈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녀와 구정훈은 사실 한때 꽤 괜찮은 시간을 보냈었다.결혼 초기에는 따뜻한 정이 오갈 때도 있었다.그때 찾아온 사람들을 그녀가 거절할 때마다, 구정훈은 늘 웃으며 말했다.도연이는 세상에서 제일 원칙과 소신이 확실한 사람이라고.그런데 이제 그녀가 거절한 사람이 그의 소중한 사람이 되니 그는 말을 바꿨다.그녀는 더 이상 원칙과 소신이 확실한 사람이 아니라, 냉정한 사람이 되어버렸다.그녀는 눈가에 스치는 동요를 가볍게 털어내며 물었다.“그 여자가 누군데? 내가 왜 그 여자에게 냉정하면 안 된다는 거야?”그녀가 거절한 사람 중 황아림의 신분은 가장 하찮은 편이었다.‘그저 그녀의 남편과 황아림의 관계가 애매하다는 이유만으로, 황아림에게 특별히 대해야 하나? 이건 대체 어디서 나온 억지 논리야.’구정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겨우 화를 누르며 말했다.“그냥 살길을 남겨달라고 부탁한 것뿐인데, 왜 그렇게 고고하게 굴어? 싫다고 했으면 됐지 굳이 대문 앞에서 무릎 꿇려서 기절시킬 필요까지 없잖아….”하도연이 그의 입에서 이렇게나 많은 불만을 듣기는 처음이었다.하지만 불만이 쌓일수록, 하도연은 그가 점점 무능해 보일 뿐이었다.남자로서 결혼 관계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아내에게 자신의 연약하고 가련한 그녀를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꼴이라니.그는 하도연도, 황아림도 전혀 알지 못했다.하도연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당신이 바라는 게 뭐야?”“너…”구정훈은 그녀의 맑은 눈동자를 마주하자, 하고 싶던 말이 순간 목구멍에 막혀 버렸다.그가 바랐던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12화

    황아림이 병원에 갔으니, 하도연은 더 이상 걱정할 일이 없어 오랜만에 푹 잘 수 있었다.단, 어느 가정부가 실수로 말을 흘렸는지, 황아림이 집 대문 앞에서 무릎 꿇다가 기절했다는 소문이 결국 하용건의 귀에까지 들어갔다.하도연은 1층으로 내려오자마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다.식탁 앞에 앉아 있던 하용건은 그녀가 내려오는 것을 보자 죽을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았다.“듣기로는, 그 여비서가 어젯밤에 왔다고? 심지어 병원에 실려 갔다면서?”하도연은 빈자리에 앉으며 대답했다.“네, 무릎을 꿇다가 기절했대요.”“터무니없어!”하용건은 갑자기 힘껏 식탁을 내리치며 호통쳤다.“그 여자는 구씨 집안 대문 앞에 가서 무릎을 꿇었어야지! 뭐 하러 우리 집 대문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게냐? 그 구씨 가문이 뭐가 그렇게 대단해서 네가 그렇게까지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냐?”하용건은 하도연이 얼굴이 얇아, 구씨 가문과의 정분을 고려해 그 자리에서 황아림을 쫓아내지 못한 줄 알았다.식당에 있던 몇 사람은 모두 깜짝 놀랐다.차경희는 하도연에게 찐 만두를 건녀주며 감싸듯 말했다.“화가 나면 구정민한테 화풀이하지, 왜 식구들한테 식탁을 두드리고 그래요?”그러나 하도연은 잠시 놀랐지만, 하용건의 말을 듣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하도연은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가 저를 엄청나게 혼내실 줄 알았어요.”하용건은 평생 가문의 명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셨다.황아림이 추운 겨울에 하씨 집 대문 앞까지 와서 무릎을 꿇은 것은 남의 눈에는 처량하고 불쌍해 보일 테고, 하씨 집안이 자칫하면 오히려 누명을 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하용건의 반응은 확실히 하도연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었다.“왜 너를 혼내?”하용건은 그녀를 흘겨보며 기세등등하게 말했다.“내가 그렇게 사리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제가 구씨 가문을 고려한 게 아니에요. 그냥 그 여자랑 입씨름하기 싫었을 뿐이에요.”하도연이 설명했다.“어젯밤에 소란을 피웠으면 할아버지와 할머니 주무시는 데 방해가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11화

    하도연은 그제야 문득 떠올랐다.그때 구민호가 며칠 전부터 시간을 반복해서 확인했었다.이유는 다름 아닌, 구씨 집안 다른 사람들은 시간이 없었고, 구정훈조차 임시로 북영시 출장을 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금씨 가문과 중요한 프로젝트를 논의한다는 소문이었다.전화 목소리가 서운해 보이자, 하도연은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어 일정을 조정했다.그래서 이 사진이 남게 된 것이다.다만 최근 2년 동안 그녀는 승승장구하며 각종 업무가 많고 복잡해졌고, 게다가 집안일도 연이어 터져 여유가 없었다.구민호가 재작년에 이미 석사 학위를 받았다는 사실은 그녀의 머릿속에서 잊혀 있었다.늘 어떤 일이든 여유롭게 해내던 하도연은 어색하게 웃으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그러면 앞으로 무슨 계획이야? 해성에 남을 거야? 아니면 북영시로 갈 거야?”“음...”하도연의 전화에 구민호의 기분은 금방 풀렸다. 무언가를 생각했는지 그의 목소리는 온화해졌다.“누나는 나중에 다시 해성으로 돌아올 거야?”“나?”하도연은 잠시 생각했다.“갓 경성으로 발령받았으니, 이변이 없는 한 향후 2년은 여기 있을 것 같아.”성유준은 당분간 경성을 떠날 가능성이 없고, 막내의 생활과 업무 중심도 모두 이곳에 있다.그녀가 경성에 머물러야 막내가 무슨 일을 만났을 때 더 의지할 수 있을 테니까.“아...”구민호는 감정을 알 수 없는 대답을 하며 입술을 깨물었다.“나도 아마 해성에 남지 않을 것 같아. 외할아버지가 계속 회사 경영을 빨리 맡으라고 하시거든.”사실 그는 작년부터 대부분의 시간을 북영시에서 보냈다.다만 무엇 때문에 망설였는지, 외할아버지로부터 금씨 그룹을 넘겨받는 것을 좀처럼 답하지 못하고 있었다.구씨와 금씨의 집안일에 관한 것이니, 곧 이혼하게 될 하도연이 섣불리 조언하기는 어려웠다.“좋네.”“뭐가 좋아?”구민호는 아이처럼 투덜거렸다.“누나, 내가 북영시로 가면 앞으로 밥 한번 사달라고 할 수도 없잖아.”해성과 경성은 그리 멀지 않았다.200킬로, 차로 두 시간 남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10화

    하지훈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심심해서 방금 CCTV나 좀 훑어봤지.”웃긴 건, 하씨 가문 사람 중에 휴대폰에 집안 보안 시스템을 연동해 놓은 사람은 유독 그뿐이라는 거였다. 그 이유 또한 지극히 당당했다. 막내가 언제 집에 돌아왔는지 제때 알려주지 못할까 봐 미리 대비한 것이라고.하지만 그날은 하도연이 집에 없었기에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 설명을 듣고서야 하도연의 얼굴빛이 조금 누그러졌다.“나도 나서기 힘든 판에, 너는 더더욱 안돼. 자칫 힘 있는 자가 약자를 괴롭힌다는 말거리나 잡힐 수 있어.”하지훈의 평소 평판으로 봐서, 남들이 괜한 트집을 잡기엔 너무나 좋은 먹잇감이기는 했다.하지만 하지훈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나는 원래부터...”“원래부터 뭐?”하도연이 그의 말을 막아서며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일렀다.“지훈아, 지금 너의 언행 하나하나가 한화 그룹을 대표하는 거야. 예전처럼 행동해서는 안 돼.”“알았어.”하지훈은 성의 없이 대답하며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누나한테까지 덤비는 놈이 있는데 혼내줄 수도 없으니, 한화 그룹 부대표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마음에 둔 사람을 아내로 맞이할 때가 되면 의미가 있게 될 거야.”하도연이 드물게 그를 놀리며 받아쳤다.“됐어, 샤워하고 올게. 무슨 일이든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해.”하지훈이 대답하기도 전에 통화는 끊겨버렸다.그는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산더미처럼 쌓인 자료와 서류들을 바라보다가, 해외에 출장 중인 하희민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괴롭혔다.하희민은 오늘 아침 일찍 F국으로 출장을 떠났다....샤워를 마치고 나온 하도연은 순백색 목욕 가운 하나만 걸친 채였다.그녀는 슬리퍼를 질질 끌며 창가로 다가갔다. 앞마당을 비추는 희미한 노란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테라스로 나가서 고개만 살짝 숙이면, 황아림이 정말 떠났는지 확인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녀는 미닫이 유리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너무 추웠으니까.그 여자가 떠나든 말든, 그녀와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09화

    “성이 황씨 라고요?”하도연이 되묻자 가정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오라고 하세요.”구정훈, 아니 구씨 가문이 저질러 놓은 난장판을 수습해 줄 의무는 없었다. 조용히 저녁 식사를 마치는 게 훨씬 중요했다.가정부가 멀어지는 것을 보자 강미진이 물었다.“정훈이 그 비서니?”“네.”어머니 앞이라 숨길 것도 없었다.“정훈 씨랑 비서 사이의 일을 할아버지께 말씀드렸거든요.”하용건 회장에게 알렸다는 건 곧 구씨 가문 어른들이 다 알게 됐다는 뜻이다.완벽한 혼사를 구정훈이 망쳐놓았으니 그 화살은 당연히 황아림을 향했을 것이다. 다만 그녀가 이곳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다.강미진은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다.“이런 시국에 널 찾아오다니, 보통 눈치 없는 여자가 아니구나. 안 나가는 게 맞아. 얼른 밥 먹으렴.”그녀는 딸의 접시에 반찬을 얹어주었다. 모녀가 몇 마디 나누기도 전에 가정부가 다시 들어왔다.이번엔 아주 난처한 표정이었다.“아가씨, 그 황아림 씨가 대문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가씨를 기다릴 테니 볼일 다 보시고 만나주시면 된다고 합니다.”“가서 내 휴대폰 좀 가져와요.”강미진이 거실 쪽을 가리키며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무릎을 꿇으려면 구씨 가문 본가에 가서 꿇을 일이지 우리 집 대문 앞은 왜 찾아와서 저 난리야? 우리가 언제 구박이라도 했어?”가정부가 움직이려 하자 하도연이 제지했다. 오히려 여유롭게 어머니를 달랬다.“무릎 꿇고 있는 건 그 여자인데 엄마가 왜 화를 내세요?”그러고는 가정부에게 지시했다.“뒤쪽으로 가서 서진이 좀 불러와요.”서진은 영문도 모른 채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타났다.“아가씨, 그 황 비서가 왜 우리 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겁니까?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대답도 안 하던데요.”“신경 쓰지 마.”하도연의 입가에 차가운 기운이 서렸다.“너는 오늘 밤부터 언론 쪽 동향만 잘 살펴. 누가 이 일을 빌미로 기사를 크게 터뜨리지 못하게 말이야.”설령 황아림에게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08화

    하지만 하도연은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이혼하는 마당에 굳이 스스로 걸림돌을 놓을 생각은 없었다.구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가 가진 무게가 너무 무거웠으니까.아무리 구정훈이 겉으로는 태연한 척해도 그 자리를 쉽게 내려놓을 사람은 아니었다.“당신의 어리석음을 가려줄 의무 나한테 없다는 거예요.”말을 마친 하도연은 가차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렇다. 이건 어리석은 짓이었다.‘구정훈은 대체 무엇을 믿고 자신이 참고 넘어갈 거로 생각한 걸까?’그가 이혼 사실을 하용건 회장에게 찔렀다면 자신은 이혼 사유를 구씨 가문에 알리는 것이야말로 공평한 것이다.그는 아직 하도연에게 희생을 요구할 자격이 없었다.침실로 들어온 하도연은 소파 위로 휴대폰을 던지려다 전화를 끊기 전 구민호가 할 말이 있었던 것 같아 슬쩍 카톡을 확인했다.쌓여 있는 안 읽은 문자 중에 그의 것은 없었다. 딱히 중요한 용건은 아니었던 모양이다.어제 주식 양도 문제로 밤을 거의 꼬박 새우다시피 했다. 하용건이나 하선호 쪽 모두 쇠뿔도 단김에 빼듯 몰아붙여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언제 마음이 바뀌어 막내가 거액의 지분을 놓치게 될지 모를 일이었다. 지금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온채아가 결혼하기 전에 최대한 혼전 자산을 챙겨주는 것, 그다음이 이혼이었다.다행히 두 가지 일 모두 순조롭게 풀려가고 있었다.하도연은 가볍게 샤워를 마친 뒤 침대에 눕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도시의 불빛이 창밖을 수놓고 있었다.그녀는 잠귀가 밝고 잠이 짧은 편이라 아무리 피곤해도 서너 시간 정도면 충분했다.똑똑.가정부가 노크 후 문을 아주 살짝 열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아가씨, 깨셨어요? 사모님께서 아가씨가 위장병 도질까 봐 걱정하시며 저녁 식사를 방으로 올리라고 하셨습니다.”강미진 역시 딸이 피곤하다는 걸 알기에 따로 깨우지 않은 것이다.다만 가정부에게 방안 기척을 잘 살피다 깨는 대로 식사를 챙겨주라고 일러두었다. 불이 켜진 것을 확인한 가정부가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361화

    온채아는 흠칫하더니 성유준 옆에 다가가 연고를 짜서 다리에 발라주며 조용히 말했다.“사실이든 아니든 뭐가 중요해.”그 말인즉 성유준과 상관없다는 의미였다.성유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분풀이할 곳을 찾지 못해 그저 답답했다.온채아는 그 감정을 눈치채지 못한 듯 약을 바르며 그의 다리를 부드럽게 문지르고 있었다.차가운 연고가 그녀의 손끝에서 점차 녹아내렸다.성유준은 불쾌한 기분을 참지 못하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뭐가 중요하냐고? 주율천이랑 다시 결혼하고 싶어서 나랑 관계를 끊은 거 아니었어?”온채아는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340화

    안 그래도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는데 강미진이 먼저 말을 꺼내 주니 온채아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강미진은 자신이 온채아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단호하게 말했다.“무슨 일인지 말해봐요.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조건 도울게요.”“이 서류들의...”온채아는 가방에서 어젯밤 주율천이 건넨 서류 봉투를 꺼내며 말했다.“진위를 확인해주실 수 있나요?”논리적으로는 모든 게 맞아떨어지니 사실 온채아도 거의 진짜일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꼭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아닐 수도 있잖아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349화

    술기운이 아직 오르지 않았는지 온채아는 여전히 맑은 정신이었다.마음을 다 정리했는지 여부는 사실 그녀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온채아는 가볍게 정다슬과 캔을 부딪치며 말했다.“다슬아, 이 일에 관해선... 나한테 다른 선택지는 없어.”그녀가 부모의 죽음을 모조리 잊고 외면한다면 모를까, 그 범죄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이 세상에서 호의호식하게 두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정다슬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물었다.“그럼 성유준은 뭐래? 흔쾌히 동의했어?”온채아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몸 어딘가가 아직도 은은하게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356화

    임지연은 잠시 멈칫했다.‘이렇게 공과 사를 잘 구분하는 사람이었나?’성유준의 안색이 썩 좋지 않았다.“그럼 내가 불러?”임지연은 어이가 없었다.‘딱 봐도 싸웠네.’별수 없이 사무실을 나서며 온채아에게 전화를 걸어 얼른 오라고 전했다.온채아가 전화를 끊으려 할 때 임지연은 다시 한마디를 덧붙였다.“조심해. 대표님 오늘 기분이 별로인 것 같아.”“알았어요.”온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피드백 데이터를 손에 들고 사무실로 올라갔다.대표 사무실 앞에 도착하고선 숨을 한번 깊이 들이쉬고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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