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하지만 남자는 꼼짝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온채아는 두 손으로 성유준의 가슴을 밀치고 고개를 돌렸다.“안 돼!”이 일이 온 세상에 알려지는 게 싫었다.온채아의 이마에 가까이 온 성유준은 까만 눈동자로 떨리는 속눈썹을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농담 섞인 말을 꺼냈다.“여자가 꼬셔도 내가 흔들리지 않는다고?”...온채아가 성유준을 노려보았다.“흔들리지 않은 건커녕 오빠는 그냥, 그냥...”예전부터 나쁜 남자가 철저한 양아치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남이 볼 때는 아주 점잖은 척하며 잘 살아가니 모두들 그의 냉정하고 금욕적인 면만 보았을 뿐이다.띵.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지하 주차장의 서늘한 바람이 밀려 들어왔다.성유준은 더 이상 온채아를 놀리지 않고 태연하게 몸을 일으키며 자연스레 그녀의 손을 잡았다.“가자.”둘이 나오는 걸 본 성이가 재빨리 차에서 내려 뒷좌석 문을 열었다.“대표님, 아가씨. 안녕하십니까?”성유준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온채아를 차 안에 앉힌 뒤 차 앞을 돌아 옆좌석에 탔다.부드럽게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온 차는 차량이 오가는 도로로 천천히 합류했다.온채아가 임신한 뒤로 성이는 예전보다 운전을 훨씬 안정적으로 하게 됐다.성유준의 어깨에 기댄 온채아는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배 위에 얹었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문득 고개를 들고 성유준을 쳐다봤다.“그런데 성일 오빠 쪽에서 조사한 거 있어?”강씨 가문과 연이 닿아 있지만 온채아는 여전히 성일의 조사 결과가 궁금했다.“없어.”본론으로 넘어오자 성유준의 표정이 진지해졌다.“오늘 밤 M국으로 출발해서 직접 서강진의 현지 인맥을 캐낼 거야.”온채아가 걱정스러워했다.“위험하지 않을까?”서강진이 박명하와 연관될 가능성은 극도로 희박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만약 정말 박명하와 관계가 있다면 박명하의 은밀한 세력이 만만치 않았기에 성일의 이번 출장에 어느 정도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걱정 마.”성유준이 온채아의 어깨를 감싸며 그녀의 불안을 덜어주려
장현택은 구경거리에 정신이 팔려 대보스의 얼굴이 먹물처럼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강태무는 성유준의 눈치를 살피며 온채아를 위해 적절히 상황을 정리했다.“채아랑 저는 줄곧 더없이 순수한 선후배 관계였습니다.”굳이 다른 마음을 보태자면 과거 자신만이 일방적으로 품었던 마음뿐이었다.온채아는 아마 평생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터였다.이제 그는 그녀가 멀리서나마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했고 오직 그녀의 영원한 행복만을 바랄 뿐이었다.장현택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그럼 온 조장님은 누구랑 결혼한다는 거예요?”성유준은 어이가 없었다.그는 눈매를 가늘게 좁히며 온채아에게 손짓해 불러세우더니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여긴 어쩐 일로 갑자기 온 거야? 점심은 제대로 챙겨 먹었고?”‘뭐지?’옆에 있던 장현택의 뇌가 갑자기 과부하라도 걸린 듯 멍해졌다.대표님과 온 조장이 언제부터 이렇게 친밀했지...예전에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루머가 돌긴 했지만, 전혀 접점이 없는 사이라 다들 악의적인 조작 사진이라 치부하고 넘겼었다.게다가 평소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대표님에게 저런 다정함이 깃든 적이 있었다니.온채아는 이 자존심 강한 남자가 노골적으로 주도권을 행사하는 모습에 실소가 터졌다.“할머니께서 성구 편에 도시락 보내주셔서 잘 먹었어. 오늘 한의원 일이 빨리 끝났고 내일은 진료도 없어서, 그냥 프로젝트 진행 상황 좀 보러 들렀어.”성유준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물었다.“다 봤어?”온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다 봤어.”강태무와 함께하던 나머지 업무도 이제는 딱히 그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없었다.“그럼...”성유준은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가늘고 흰 온채아의 손가락 사이로 자신의 손가락을 깍지 껴 맞잡은 그가 나직이 덧붙였다.“우리 집에 갈까?”“응.”온채아가 부드럽게 대답했다.집에 간다는 말에 장현택의 정지되었던 뇌가 뒤늦게 돌아오기 시작했다.‘세상에! 방금 내
온채아는 가볍게 미소 지을 뿐 반박하지 않았다.그녀는 데이터를 들고 실험실로 들어가 직접 수정한 뒤, 태블릿을 강태무에게 돌려주었다.“데이터 수정은 끝났어요. 내일이면 시뮬레이션 실험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그녀의 목소리는 한결 가벼웠고 자신감이 넘쳤다.“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면, 늦어도 새해가 지나고 나서는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벌써?”강태무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자신은 이 데이터를 붙잡고 꽤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았는데, 온채아가 너무나 손쉽게 해결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온채아가 여승운 교수의 수제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재능이 있으면서 노력까지 게을리하지 않는 이를 아끼지 않을 스승이 어디 있겠는가.두 사람은 실험실을 함께 걸어 나왔다. 강태무는 온채아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조금 망설이듯 말을 건넸다.“한의원 진료 말인데, 일정을 조금 줄이는 건 어때?”결국 그녀의 몸에 무리가 갈까 봐 걱정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소리였다.“아니요, 괜찮아요.”온채아는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신도 모르게 불룩해진 아랫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아기가 협조를 아주 잘해주고 있거든요.”한때 유산할 뻔했던 아찔한 고비를 제외하면, 요즈음 아기는 줄곧 아주 얌전하게 잘 있어 주었다.온채아는 가끔 이 아이가 태어나면 얼마나 얌전하고 사랑스러울지 상상하곤 했다.하지만 성유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딸아이라면 아들보다 오히려 좀 더 당차고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온 조장님?”실험실에서 나오던 장현택은 복도에 서 있는 인기척을 발견하고는, 그 사람이 온채아임을 확인하자마자 눈가에 웃음 주름을 잔뜩 잡으며 바삐 다가왔다.“어머, 어쩜 이렇게 기별도 없이 살그머니 오셨습니까?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으시죠? 우리 프로젝트팀 다 같이 뭉쳐서 회식 한번 하시죠.”사실 프로젝트팀은 바로 얼마 전에 회식을 한 차례 가졌었다.하지만 온채아와 함께 다시 모일 수만 있다면 다들 흔쾌히 동참
한빛 그룹 꼭대기 층.성유준은 느긋한 자세로 사무용 의자에 앉아 성일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무심한 듯하던 그의 눈빛이 일순간 서릿발 같은 살기를 띠기 시작했다.“대표님, 차가 발견된 건 단순한 우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성일이 서류 한 장을 더 건네며 말을 이었다.“박시훈이 서강진이 사는 아파트에 드나든 기록도 끝까지 뒤져봤지만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워낙 중차대한 일이라 성일은 그 어떤 사소한 단서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전부 본인이 직접 팀을 꾸려 발로 뛴 결과였다.하지만 지금까지의 조사로는 박시훈과 서강진이 교류했다거나, 서강진의 신원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서강진의 집 앞에 세워져 있던 맥라렌은 박시훈이 가진 차와 모델은 물론 색상까지 완벽하게 같았지만 차종 외에는 그 어떤 접점도 없었다.그 외에도 CCTV를 몇 번이고 돌려보았지만 미심쩍은 구석은 없었다.결론은 둘 중 하나였다.두 사람이 정말 아무런 관계가 없거나, 아니면 서강진이 상상을 초월하는 반탐지 능력을 갖추고 있거나. 혹은 그가 뒤에 감춰둔 세력이 만만치 않아서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흔적을 지웠거나 말이다.성유준은 마디가 굵은 손가락으로 자료를 툭툭 두드렸지만 펼치지 않고 성일만 응시한 채 물었다.“네 생각은 어때?”“전...”성일이 잠시 고민 끝에 대답했다.“조사 결과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저는 대표님의 직감을 믿습니다.”이는 아부하려는 빈말이 아니라 성일의 진심이었다.그는 성유준의 곁을 지킨 세월이 워낙 길었기에 자신의 주인이 얼마나 예리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그 예리함 덕분에 과거 성유준은 그토록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역경 속에서도 끝내 성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이다.성유준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자. 네가 사람들을 데리고 M국에 다녀와라. 서강진이 몇 년 동안 그곳에서 어떻게 움직였는지 조사해 봐.”서강진이 박명하와 정말로 모종의 관계가 있다면, 경성에 머문 기간이
구정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기사에게 갓길에 차를 대라고 지시했다.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차에서 내려 인도 옆 나무 그늘 아래로 걸어갔다.“일부러 여기서 기다린 거야?”구정훈의 말투엔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평소엔 서로 간섭하지 않고 지내는 사이였으니 지금 이 상황이 우연일 리 없었다.구민호는 오버핏 코트를 걸치고 한 손을 주머니에 찌른 채 아주 느긋한 자세로 서 있었는데 그 모습에선 극도로 차갑고 날카로운 분위기가 뿜어져 나왔다.하도연 앞에서의 순종적인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순조로웠나 보네.”구민호는 감정이 읽히지 않는 서늘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건 그렇고, 형과 할 얘기가 좀 있는데.”구정훈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오히려 흥미가 동한 듯 되물었다.“무슨 얘기?”그들 사이에 대체 나눌 대화가 뭐가 있단 말인가.구씨 가문의 판도는 이미 그가 후계자 자리를 굳히며 정리가 끝난 상태였다.더군다나 어릴 적부터 공유하는 추억이나 취미 하나 없던 사이였기에, 구정훈은 그의 다음 말이 퍽 궁금해졌다.구민호는 힐끗 그를 쳐다보며 무심한 듯 툭 내뱉었다.“형이랑 누나가 이혼하는 거 말이야.”그 말을 듣자 구정훈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네가 우리 이혼 원치 않는다는 거 다 알아. 걱정 마. 네 형수는 지금 화가 좀 난 것뿐이니까, 화 풀리면 다시 전처럼 잘 지낼 거야.”그는 구민호의 속마음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결혼 이후, 이 녀석이 하도연을 친누나처럼 살갑게 따랐던 건 익히 아는 사실이었다.아마도 이혼을 하게 되면 양가의 관계가 틀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구민호 역시 제 마음대로 하도연에게 연락할 수 없게 될 테니 저토록 안달복달할 수밖에 없을 터였다.그러나 구민호의 새카만 눈동자에 서늘한 조소가 스쳤다.“형은 정말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는구나.”구정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소리야?”“난 형이 이혼했으면 좋겠어.”구민호가 정면으로 그를 응시하며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구정훈의 등 근육이 미세하게 긴장으로 굳어졌다. 그는 말라붙은 입술을 떼며 다소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난, 난 네가 그저 홧김에 한 소리인 줄 알았어. 우리 결혼생활 동안 내내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왔잖아.”실제로 그들이 속한 상류층 사회에서 두 사람은 모범 부부로 통했다.그의 사생활 역시 언제나 깨끗한 편이었다. 황아림을 조금 편들고 눈감아 준 것을 제외하면, 같은 사교계의 다른 남자들에 비해 자기 관리가 아주 철저한 축에 속했다.그는 이 결혼이 앞으로도 평생 무탈하게 유지될 줄로만 믿었다.하도연이 비웃는 듯 마는 듯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정말 그렇게 생각해?”그녀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하고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고요함이 구정훈의 가슴을 서늘하게 짓눌렀다.“황아림 일은 내 잘못이 맞아. 내가 그 애를 좀 오냐오냐해 준 건 인정해. 하지만 앞으로는 정말로...”“그만해.”하도연이 그의 말을 잘랐다. 그녀의 말투에는 분노조차 섞여 있지 않았고, 오직 돌이킬 수 없는 서늘한 냉기만이 맴돌았다.그녀는 조용히 눈을 들어 차분하고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당신은 성인이야. 어떤 선택을 하든 그에 따르는 대가도 함께 생각했어야지. 그동안 왜 그렇게 유난히 당당했는지 알아? 구정훈 씨, 당신은 그저 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었던 거야. 이제 그 시험이 도를 넘었으니 당신은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차분하게 내뱉는 그녀의 말마디가 그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추악하고 비열한 인간성을 서서히 해부해 나갔다.구정훈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속내를 꿰뚫어 보는 데에 비상할 정도로 영리하고 투명한 사람이라는 것을“그래.”그는 하도연의 맑고 날카로운 눈빛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았다.“난 결혼생활을 포함해 사람 관계에서 서로를 떠보는 버릇이 있어. 하지만 도연아, 정말 악의는 없었어. 황아림과 선을 넘는 짓 따위, 단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어. 우린 그저 그런 비즈
심서정뿐만 아니라 온채아도 당황했다.그녀는 눈을 들어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둘 중 하나를 선택해요. 저 사람들한테 먼저 해명하든지, 아니면 계속 심서정이랑 차를 가지러 가든지.”그녀는 그의 외도를 받아들였고 그들을 위해 해명하는 것도 받아들였다. 하지만 어정쩡한 건 싫었다.그가 이렇게 그녀를 따라가 버리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심서정이 주씨 가문의 사모님이 된다.그럼 그녀는 뭐가 되는 거지? 남의 가정을 파탄 내는 불륜녀가 되는 것이다.주율천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채아야...”“주 대표님, 나는 바빠서 이만 갈
심서정이 계속 캐물었다.“그럼 온채아랑 언제 이혼할 건데?”요즘 들어 주율천이 가장 많이 들은 단어가 바로 이혼이었다.모두들 그가 당연히 이혼할 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 단어를 들을 때마다 주율천은 가슴속에 뭔가가 꽉 막힌 듯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주율천은 그 이유를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 이혼하면 그룹 주가가 흔들릴 수도 있고 심서정의 명예가 손상될 수도 있었다.아무튼 그는 알고 있었다. 이혼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을.주율천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절대 안 해, 이혼.”다음 날 잠에서 깬 온채아는
온채아는 심서정이라는 사람을 정말 좋아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강미진은 너무나 좋은 사람이었다.“채아 씨.”가라앉아 있던 강미진의 기분은 온채아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자 왠지 모르게 가벼워졌다. 말투에도 미소가 묻어났다. “나 오늘 경성으로 돌아가요. 시간 편할 때 언제든 그린 빌라로 와서 치료 계속해 줘요.”온채아는 조금 의외였다. “벌써요?”강미진이 막내딸에게 느끼는 애정과 죄책감이 얼마나 깊은지 온채아도 알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제 겨우 찾은 막내딸을 위해서라도 본가에서 며칠은 함께 시간을 보냈어야 했다.
온채아는 비록 한의학을 전공했지만 피임 도구 같은 건 의사라면 누구나 익숙하게 다루는 물건이었다.그리고 지금 이들의 관계를 감안하면 성유준이 ‘씻고 오라’고 했을 때 그녀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도 당연히 그것이었다.어차피 먼저 다가간 건 그녀였다.‘연인’이 되자고 제안한 것도 그녀였고 이 상황에서 새삼 내숭을 떨 이유도 없었다. 오히려 빨리 관계를 맺어서 그가 어느 날 지겨워질 때가 오면 그녀도 미련 없이 빠져나오면 그만이었다.하지만 성유준은 갑자기 피식 웃더니, 그녀를 안아 욕실 세면대 위에 앉히고는 한 손으로는 그녀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