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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Author: 도도화
이때 임서율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차주헌에게서 걸려 온 전화임이 분명했다.

임서율은 미간을 찌푸렸다. 차주헌은 대체 뭘 어쩌고 싶은 걸까? 그녀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 일부러 전화하다니.

임서율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차주헌은 이번에 문자를 보냈다.

[하 대표님이랑 같이 있는 거야?]

임서율은 웃음이 터졌다. 차주헌은 참 바쁜 사람이었다. 지금쯤이면 병원에서 강수진과 함께 있을 텐데 그 와중에 임서율까지 챙기려고 하다니.

임서율은 대답하는 대신 질문을 던졌다.

[넌 어디야?]

[밖에 있어. 볼일이 있거든. 일단 내 질문에 대답해.]

임서율은 그의 성의 없는 대답에 답장을 보내기 싫어졌다.

그녀는 전화를 꺼버린 뒤 하도원에게 말했다.

“전 이만 돌아갈게요.”

하도원은 그녀의 뺨을 가리켰다.

“그 꼴로 돌아가려고요?”

임서율은 그제야 임유나에게 뺨을 맞은 사실을 떠올렸다. 조금 전에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깜빡했다.

“괜찮아요. 전 이만 가볼게요. 오아시스 프로젝트는 대표님께 부탁드릴게요.”

임서율은 말을 마친 뒤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하도원은 그녀를 불러 세우지 않았다. 그는 까만 눈동자로 임서율의 가냘픈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온몸의 기운이 빠져나간 듯한 모습이었다.

하도원은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그렇게 힘들었던 걸까?

임서율은 길가에서 택시를 잡았고 문을 여는 순간 오른쪽 손목이 저릿한 걸 느꼈다. 하도원은 지루인 듯했다.

일반적으로 약을 탄 술을 마시게 되면 평소보다 빨리 끝나는 것이 정상이었다.

임서율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지속 시간이 아주 길다면 그런 일을 자주 해서 민감도가 떨어졌거나 원래부터 지속 시간이 아주 길어서 그런 거라고 말이다.

하도원은 대체 어느 쪽일까?

임서율은 택시를 타고 내리자마자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주헌아, 네가 날 이곳으로 데려온 걸 서율 씨가 알게 된다면 기분 나빠할 거야.”

“괜찮아. 서율이 여기 없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

차주헌이 불쾌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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