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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애틋한 눈 맞춤

혜경은 오늘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수제 맞춤옷은 한 달 전부터 예약한 스타일로, 임신 5개월이지만 볼륨이 있는 스커트 디자인이 허리라인을 잘 가리고 있었다.

‘뭐, 봐줄 만은 하네.’

손을 다 닦은 하연은 한마디 했다.

“너도 오는데 내가 왜 못 와?”

그리고는 혜경을 무시하며 화장실을 나갔다.

“거기 서,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혜경이 뒤 따라 나왔다.

하이힐을 신고 있었던 그녀는 바닥에 있는 물 때문에 발바닥이 미끄러져 앞으로 넘어지려 했다.

“아!”

혜경은 순간 뱃속의 아이가 생각나 넘어지지 않으려고 허둥대고 있을 때, 누군가의 손에 붙잡혀 품에 안겼다.

혜경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남자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오자 혜경은 놀라 갑자기 안색이 변하며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그대로 밀쳤다.

그리고 그녀는 고개도 들지 않고 자신의 치맛자락을 정리한 후 허둥지둥 도망쳤다.

남자 역시도 뒤이어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하연은 이 모습을 보고 매우 이상하다고 느꼈다.

‘혜경이 저 젊은 남자를 그냥 두고 도망간다고? 예전이라면 화부터 낼 사람이? 물론 오늘은 중요한 날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웬일이지?’

하연은 시간 보고 드레스 갈아입기 위해 다시 들어갔다.

한편.

연회장의 은은한 음악이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가운데, 금빛 조명 아래서 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올해 세계 발전 추세에 대해 이야기했다.

긴 다리의 하민은 무대 위로 걸어 올라갔다.

그가 오케스트라 쪽을 바라보자, 연주자들이 연주를 멈췄다.

현장 사람들도 대화를 멈추고 오늘의 마지막 순서를 기다렸다.

최동신은 뒷짐을 지고 무대 아래에 서서 위쪽의 하민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최동신은 이미 경영에서 반쯤 물러난 상태여서 하민이 대신 나서서 발언하는 것이 적절했다.

일찍 죽은 아들과 며느리가 어쨌든 자신에게 훌륭한 혈통을 남겼다고 생각하는 최동신은 하민을 보며 더없는 만족감을 느꼈다.

“여러분, 저희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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