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연미혜가 유명욱 일행과 함께 식사 자리를 갖고 있던 그 시각, 안혜수와 임지유 역시 밖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인터넷에 올라온 사진과 기사를 확인한 안혜수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그러니까 연미혜가 그렇게까지 김 대표 옆에 붙어 있으려고 했던 거네. 너랑 김 대표, 유명욱 교수님 사이 가까워지는 것도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던 거고!”안혜수는 냉소적으로 웃었다.“김 대표만 잘 붙잡아도 저런 대단한 거장들하고 자연스럽게 엮일 수 있으니까.”솔직히 안혜수 역시 집안 배경만 따지면 어디 가서 밀
연미혜는 아침 일찍 회사로 출근해 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길이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김태훈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전화를 받자마자 김태훈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올해 국내 인공지능 과학기술상 수상자 발표 났는데, 너 이름 올라갔더라. 축하해.”연미혜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정말요? 이따 공식 홈페이지 들어가서 확인해 볼게요.”연미혜의 수상 소식은 회사 안에도 금세 퍼졌다.연미혜가 직접 확인해 보기도 전에 구진원을 비롯한 직원들이 하나둘 찾아와 축하 인사를 건넸다.임지유를 비롯한 임씨
그날 오후, 경다솜이 경기를 마치자마자 경민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경기 끝났어? 결과 어때?”경다솜은 물병을 들고 물을 마시면서도 들뜬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1등 했어요! 다음 라운드 진출했어요!”“잘했네.”경민준이 웃으며 덧붙였다.“할아버지는 오늘 퇴원해서 집에 오셨어. 저녁에는 증조할머니 댁으로 와서 밥 먹자.”“네, 알겠어요.”두 사람은 더 길게 이야기하지 않았다.통화는 금세 끝났다.전화를 끊은 경다솜이 연미혜를 바라봤다.“엄마, 아빠가 저녁에 증조할머니 댁으로 오라고 했어요. 우리 지금 갈까요?”
임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경민준이 차에 오르자, 차량은 천천히 병원을 빠져나갔다.오늘 경다솜은 병원에 나오지 않았다.경문세의 퇴원 날이었고 게다가 주말이었다. 평소라면 경다솜이 빠질 리 없는 자리였다.노현숙은 그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조금 전까지는 감정이 격해져 있어서 바로 따져 묻지 않았을 뿐이었다.차에 올라탄 뒤, 그 일이 다시 떠올랐다.‘다솜이 오지 못한 이유는 아무래도...’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노현숙의 표정이 굳었다.곧장 고개를 돌려 경민준을 노려봤다.“설마... 저 아이 데려오려고 다솜이한테
월요일, 연미혜는 경다솜을 학교에 데려다준 뒤 소우진 일행과의 미팅에 참석했다.구진원과 함께 도착했을 때, 경민준도 이미 와 있었다.경민준은 두 사람을 보자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이후 며칠 동안 두 번 더 마주쳤지만 대화는 모두 업무에 한정됐다. 그 외에는 별다른 대화가 없었다.며칠 사이, 경문세의 상태는 눈에 띄게 호전됐다.토요일이 되자, 주치의는 퇴원 후 자택에서 요양해도 된다고 했다.노현숙은 직접 병원을 찾아 경문세의 퇴원을 챙겼다.병실 문을 여는 순간, 예상치 못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바로 임지유였다.경민
연미혜가 입을 열려는 순간, 경다솜이 화장실에서 뛰어나왔다.“엄마, 증조할머니! 저 다 됐어요!”경다솜의 말에 흐름이 끊기자, 연미혜와 노현숙은 더 이상 방금의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았다.두 사람은 경다솜을 데리고 관광차에 올라 산에서 내려왔다.그날, 연미혜와 경민준이 노현숙의 부탁을 받아 이혼을 미루기로 했다는 소식은 곧 임지유와 정범규, 하승태에게도 전해졌다.소식을 들은 정범규는 단체 채팅방에서 곧바로 경민준을 불렀다.[야, 이혼 진짜 미뤄진 거야? 드라마도 이렇게 안 찍어... 아니, 이제 몇 번째냐.]하승태와 임지
‘넥스 그룹이랑 세인티가 해지한 건 알고 계신가요? 교수님의 제자인 김태훈 대표가 요즘 하는 짓을 보면 재능을 믿고 우쭐대는 것도 모자라, 사사건건 여자한테 휘둘려서 점점 판단력도 흐려지고 있던데요. 혹시 그 사실도 알고 계십니까?’염성민은 막 입을 열려다 말았다.곁눈질로 경민준이 있는 걸 본 순간,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이 쑥 들어가 버렸다.사실 이 얘기는 전부 임지유와 관련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자리에, 임지유의 옆에 경민준이 있었다.염성민의 입장에서 굳이 나서서 이런 말을 할 명분이 없었다.괜히 앞장서서 이런
임지유는 김태훈과의 통화를 마친 후, 손수희와 이금자, 손아림 등과 함께 고급 식당의 룸에서 식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손수희가 물었다.“무슨 일이야? 김태훈 대표가 뭐라고 했는데?”임지유는 휴대폰을 꽉 쥔 채 대답했다.“김태훈 대표가 우리랑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해요. 그리고 명예 훼손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요구했어요.”“뭐라고?”손수희뿐만 아니라 이금자와 손아림도 놀란 표정이었다.손아림은 당장 언성을 높였다.“아침에 그 자리에서 사과도 했잖아. 연미혜! 그 나쁜 년이 김태훈 대표한테
넥스 그룹의 리셉션은 사흘 뒤에 열렸다.그날 저녁, 하승태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모습을 드러냈다.주변에 임지유, 경민준, 염성민 등이 보이지 않아서였는지, 이번 리셉션은 별다른 소란 없이 차분하게 흘러갔다.그날 밤, 참석자는 많았고 연미혜와 김태훈은 쉴 틈 없이 바빴다. 그래서인지 하승태에게 특별히 신경을 쓸 겨를은 없었다.리셉션 중간에 연창훈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하승태를 보고서야 그들은 그가 일찍 자리를 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하필이면, 오늘 밤은 임씨 가문 쪽에서도 리셉션이 열리는 날이었다.하승태가 이렇게 일
염성민은 아까 임해철이 말한 대로, 오늘 임지유와 경민준도 올 거라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그래. 할아버님 이야기 끝나시면 문자 하나 남겨줘.”“알겠어.”염성민과 윤신재는 먼저 전시장 밖으로 나왔다.마침 그들이 나오는 순간, 하승태와 정범규도 도착했고, 임씨 가문과 손씨 가문 사람들이 앞다투어 다가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하승태는 임해철과 악수를 나누었다.정범규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민준이랑 지유는? 아직 도착 안...”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시선이 한곳에 고정되었다.눈앞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