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연미혜가 이혼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말했을 때 허미숙은 오히려 그 결정을 지지했다.허미숙과 이야기를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간 연미혜는 배지호에게 전화를 걸어 소송 절차를 논의하려던 참이었다.그런데 그 순간 경민준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제시간에 못 돌아간 건 변명할 여지 없이 내 잘못이야. 미안해.]연미혜는 화면만 바라보았고 굳이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잠시 후 두 번째 메시지가 이어졌다.[소송만 하지 않으면... 6조 원 줄게. 합의로 끝내자.]연미혜는 이 메시지에도 아무런 답장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경민준이 소송을 막
한편, 연미혜는 임지유 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요즘 그녀의 마음은 비교적 가벼웠다. 허미숙의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져 이제 거의 회복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와 경민준의 ‘이혼 의사 확인’ 기간도 어느새 절반 이상 지나 있었다.그럼에도 경민준은 여전히 출장에서 돌아오지 않았다.며칠 전 경다솜에게 들은 바로는 아직도 일이 많아 당분간 귀국 날짜조차 확정할 수 없다고 했다.날짜는 계속 흘러가고 이혼의사 확인 기일이 끝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잠시 고민하던 연미혜는 결국 메시지를 보냈
임지유는 이미 며칠 전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단 한 번도 가족들 앞에서 말을 꺼낸 적이 없었다.‘정말 아림이 말처럼 별일 아니라는 듯 넘긴 걸까?’만약 임지유가 그 얘기를 들은 뒤 경민준에게 직접 확인했고, 그 다이아몬드가 다른 이유로 연미혜에게 넘어갔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굳이 가족들에게 말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그렇다면 그들이 먼저 묻기 전까지 임지유가 침묵하고 있었다고 해도 설명은 가능했다.하지만 그 다이아몬드는 무려 8천 억 원짜리였다.지금까지 경민준이 임지유에게 준 선물을 전부 합쳐도 훨씬 넘어가는 금액이었다
한효진은 별생각 없이 말했다.“하고 싶은 말 있으면 그냥 해. 마침 집에 사람도 많은데, 다 같이 한번 들어보자.”손아림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얼마 전에 형부가 8천억이라는 큰돈을 주고 다이아몬드 하나 샀던 거 있잖아요. 며칠 전에 경다솜, 그 말썽꾸러기가 그러는데... 형부가 연미혜의 생일 선물로 그 다이아몬드를 줬다고 그러더라고요...”아무도 말을 잇지 않았고 거실은 조용해졌다.다들 머릿속이 온통 경민준과 연미혜의 이혼 문제뿐이었기에, 손아림의 말을 그저 뜬금없는 소리로 들렸다.그러나 그녀의 말을 여
경민준은 오래 머물지 않았고 고작 사흘 남짓의 출장 후 금요일 밤에는 다시 도원시로 돌아왔다.이 소식이 전해지자 임씨 가문과 손씨 가문 모두 안도의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에는 문제없이 절차가 진행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듯했다.“돌아왔으니까 됐어. 그럼 다음 주에는 연미혜랑 무조건 이혼하겠네.”하지만 그 안도는 오래가지 않았다.일요일 아침, 경민준이 다시 출장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게다가 언제 돌아올지도 불확실했다.이번에도 한효진이 눈을 부릅뜨며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아니, 민준이가 또 출장을 갔다고?
손씨 가문과 임씨 가문 식구들은 연미혜가 있던 쪽을 한 번 더 바라본 뒤, 별말 없이 차에 올라 그대로 돌아갔다.임지유는 중요한 일이 있어 온천 리조트까지는 가지 않았었다. 그녀가 마침 집에 도착했을 때쯤 가족들도 거의 동시에 현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현관문이 열린 후, 임지유가 그들에게 인사를 건네려던 순간 한효진이 들뜬 얼굴로 먼저 다가왔다.“지유야, 우리가 지난 이틀 동안 리조트에서 누굴 봤는지 알아?”굳이 듣지 않아도 누구인지 이미 짐작이 갔다.하지만 임지유가 답을 꺼낼 틈도 없이 한효진이 곧장 설레발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