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연미혜는 멀어진 시선을 거두고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남은 간식을 천천히 집어 먹고 있었다.그때 그림자가 드리워지더니, 젊은 남자 한 명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안녕하세요. 혹시... 연락처 좀 주실 수 있을까요?”연미혜는 고개를 들고 짧게 말했다.“미안합니다. 그건 어려울 것 같네요.”남자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물었다.“혹시... 남자친구 있으신 건가요?”더 대꾸하고 싶지 않았던 연미혜는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렸다.딱 잘라 거절하려던 바로 그때, 멀리서 경다솜의 목소리가 들려
경민준과 연미혜는 각각 준비해 온 음식들을 꺼냈다.경다솜은 연미혜가 예전에 자주 만들어주던 간식을 보자, 오랜만이라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엄마가 저 주려고 일부러 만드신 거예요?”연미혜는 사실 일부러 준비한 건 아니었다. 허미숙이 챙겨 가라고 잔소리해서 어쩔 수 없이 가져온 것뿐이었다.하지만 기대 어린 경다솜의 표정을 보니 굳이 사실을 말해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그저 미소만 지었다.그때 경민준이 접시 두 개를 조용히 연미혜 앞으로 밀어두었다.“아주머니가 준비해 주신 거야. 네가 좋아했다고 하면서 조금 만들어
그날, 연미혜는 경민준, 경다솜과 함께 식사를 마친 뒤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밤이 되자, 경다솜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미혜의 휴대전화가 아니라, 연씨 가문의 집 전화로 걸려 왔다.전화를 받은 사람은 허미숙이었다.경다솜의 부탁을 들은 허미숙은 웃으며 말했다.“우리 다솜이 캠핑 가고 싶어? 마침 네 엄마도 내일 시간 있대. 다솜이가 아침 일찍 외증조할머니 집으로 오면 되겠네.”마침 2층에서 내려오던 연미혜는 그 말을 듣고 잠시 걸음을 멈췄다.허미숙이 전화를 끊은 뒤, 연미혜의 손을 잡고 의미심장하게
연미혜는 경민준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우리 사이에 무슨 할 얘기가 있다고 저러는 거야? 진짜 왜 이러는 거야?’마침 그때, 경다솜이 연미혜의 손을 잡으며 말을 걸어왔다.연미혜는 시선을 돌려 경다솜에게 집중했고 경민준은 그런 그녀의 반응에도 굳이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음식이 차려지자, 경민준이 먼저 젓가락을 들어 연미혜의 그릇에 갈비 한 점을 덜어줬다.연미혜는 순간 멈칫하더니 짧게 말했다.“됐어. 알아서 먹을게.”경민준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경다솜의 그릇에도 음식을 덜어주었다.그러자 경다솜이 고개
임지유와 경민준은 거의 동시에 식당에 도착했다.식당 안으로 들어서던 두 사람은 마침 경민준이 이날 오전에 만나기로 했던 협력사 대표 임경수를 마주쳤다.임경수는 경민준이 갑작스럽게 미팅 일정을 변경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반갑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오늘 아침 기자회견 잘 봤습니다. 업계 안팎에서 호평이 자자하더군요. 축하드립니다.”“감사합니다.”경민준이 짧게 답하자, 임경수가 곧바로 말을 이었다.“아침 미팅은 신경 쓰지 마세요. 경문 그룹이 중대한 기술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으니, 경 대표님이 직접 참석하신 게
가족들의 대화가 다른 주제로 옮겨간 후에야 임지유는 조용히 노트북을 열었다. 그리고 경문 그룹 기자회견 영상을 찾아 재생했다.기자회견 초반, 사회자와 연미혜를 비롯한 발표자 소개 과정에 카메라 앵글이 객석과 취재 기자들 쪽으로 천천히 이동했다.카메라가 관중석을 스쳐 지나가는 찰나 임지유의 시야에 익숙한 얼굴이 잡혔다.누가 봐도 경민준이었다.경민준이 이번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화면을 통해 경민준이 무대 위가 아닌 객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자 당혹스러움과 함께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카메라가 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