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대표님, 알아봤는데 강시원 씨와 배명욱이 모두 연회장에 계십니다. 하지만 서정혁과 그 애인은 오늘 밤 자리에 없어요.”황근우의 걱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바로 가셔서 강시원 씨를 데리고 나가시겠습니까?”“데리고 나가? 무슨 이유로?”배기훈의 준수한 얼굴에 음침한 기운이 감돌았다.“강시원 씨가 그 인간과 수다를 좀 떨었다고?”“하지만...”“전에 강시원 씨가 나에게 투자를 요청했을 때 내가 거절했어. 지금은 더 이상 그 여자 앞에 나타날 이유가 없어.”남자의 눈동자는 깊고 어두웠다.“내가 지금 가 봤자 강시원 씨 눈에는 내가 무리하게 판을 망치는 사람으로 비칠 뿐이야.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뭔가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인 황근우는 대표이사의 말을 단번에 이해했지만 그럼에도 참지 못하고 물었다.“대표님, 배명욱이... 정말 강시원 씨에게 손을 댈 수 있을까요? 강시원 씨는...”“그 인간은 무슨 짓을 할지 몰라.”배기훈이 발걸음을 멈추자 뛰어난 옆모습이 흰 달빛 아래 창백하게 빛났다. 마치 정교한 조각상처럼.“하지만 모든 걸 알게 된다면 강시원 씨 처지는 더 위험해질 거야. 그 인간은 아주 철저할 정도로 미친놈이니까.”황근우가 놀라며 숨을 들이켰다....연회장 안.강시원과 배명욱이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배명욱이 진심으로 영원 테크를 도우려는지 강시원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한 사람이라도 더 아는 건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들과 수없이 부딪힐 것이니까.그래서 영원 테크의 창업 역사부터 시작해 지금까지의 빛나는 성과들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비록 배명욱이 과학기술에 대해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강시원의 생생한 설명과 듣기 좋은 목소리에 금세 빠져들었다.배명욱은 턱을 괴고 진지하게 들었다.이 남자가 이렇게 진지했던 순간은 아마 지금이 유일할 것이다.그러면서 속으로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젠장, 서정혁 그 녀석, 존나 잘 먹고 사네. 근데 눈은 또 존나 멀었고.’배명욱은 수많은 여자들을 봐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정혁 오빠, 와 줘서 고마워...”임지민의 축축한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그러자 서정혁이 그녀 앞에 서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병이 또 도진 거야? 약은 챙겼어?”임지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하게 웃었다.“먹었어. 그런데 별 소용이 없는 것 같아.”“왜 그렇지?”서정혁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용량을 늘려야 할 것 같아요...”임지민이 땀방울 맺힌 얼굴을 들어 올렸다. 눈가의 눈물이 아슬아슬하게 맺혀 흔들리며 남자의 마음속을 애태울 듯했다.“오빠, 빨리 들어가. 난 여기서 좀 쉬다가 갈게... 오늘 오빠 따라온 거 정말 후회돼. 내 몸이 너무 쓸모없어서... 남들이 보면 괜히 안 좋게 생각할 것 같아. 오빠 곁에 이렇게 병약한 사람이 붙어 으면 오빠 체면이 깎일 거야.”“네가 내 체면을 깎는다고 생각한 적 없어. 그리고 너를 여기 혼자 두고 모른 척할 수도 없고.”서정혁이 몸을 굽혀 임지민을 부축하며 일으켰다.“일단 병원에 데려다줄게. 몸에 이상 없는지 확인하고 집에 데려다줄게.”“정말 괜찮아. 오빠...”“안 돼.”남자의 태도는 확고했다.임지민이 천천히 일어서자 서정혁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꿈에서 늘 그리던 남자의 어깨에 기댄 임지민은 교활한 웃음을 겨우 숨겼다.엄마가 말한 ‘한 걸음 물러서기' 전략은 역시 번번이 통했다.예전의 임성호든, 지금의 서정혁이든, 남자들은 대체로 이 수법에 넘어갔다. 예외는 없었다.그리고 서정혁이 그녀를 찾아오기 전에 그녀는 이미 박영주에게 부탁해 모든 것을 은밀히 준비하게 했다.오늘 밤, 강시원 그 여자는 분명 잊지 못할 밤을 보낼 것이다.서정혁이 직접 임지민을 차에 태웠다. 임지민을 세심하게 보살피는 서정혁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한수현이 속으로 분개했다.‘저 음흉한 여자는 왜 하필 이런 특별한 순간마다 병이 도지는 걸까? 진짜 병인지, 아니면 꾀병인지...’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서 대표님, 오늘
‘하... 서정혁, 당신을 개라고 욕하는 것조차 아까워. 개가 오히려 모욕감을 느끼겠어!’강시원은 이를 갈 듯 화가 났다. 너무 답답해서 탁자 위에 있던 샴페인 잔을 집어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강 대표님...”옆에 있던 윤슬이 걱정스럽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배명욱은 속으로 흡족해하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이 모습을 보니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 곧 끝나 가는 것 같았다.서정혁이 영원 테크를 구제하려 하지 않을뿐더러, 강시원의 여동생과 종일 붙어 다니니... 그들의 결혼은 그저 호적상으로만 존재하는 게 분명했다.그리고 조금 전 서정혁이 화낸 것 또한 소유욕이 지나친 개가 미친 듯이 난리 치는 것에 불과했다. 본인이 한 번이라도 핥아본, 버린 뼈다귀라도 남이 건드리는 걸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배명욱은 두 사람의 갈등이 이렇게 깊은 것을 보자 지금 이때가 틈을 타들어 가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결혼 생활도 불행하고 일도 잘 풀리지 않는 유부녀는 분명 남자의 위로가 필요할 터였다.어쩌면 사랑도 필요할지 모른다.배명욱은 여자를 다루는 법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침대 위에서는 더더욱.몸을 섞은 여자들 중 그를 잊은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아무리 점잖고 고결한 척하는 여자일지라도 배명욱은 결국 그들을 쉽게 휘어잡아 자신의 발아래 엎드리게 만들었다.강시원은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예외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결혼은 결혼이고 일은 일입니다. 저희는 공과 사 구분은 확실하거든요. 도와줄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는 서 대표 자유예요.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그 사람에게 기대한 적도 없고요.”강시원이 아름다운 눈을 가늘게 뜨며 담담하고 너그러운 어조로 말했다.“하지만 배 대표님이 저와 서정혁의 관계 때문에 서 대표가 복수할까 봐, 혹은 대표님이 곤란해질까 봐 걱정되신다면 저도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배 대표님, 만나서 반가웠어요.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망설임 없이 자리에서 깔끔하게 일어났다.“잠깐만요!”조급해진 배
배명욱이 몸을 느긋하게 뒤로 젖혔다. 테이블 위에 올린 왼손 다섯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며 오른손으로 유리잔을 입가에 가져갔다.“우리 배씨 가문이 경시에서도 명문가이긴 하지만 조상이 제후와 재상 자리에 오르셨던 서씨 가문에 비하면 평판이 밀리는 편이죠. 저에 대한 사람들 평가도 줄곧 그리 좋지 않았고요.”강시원은 그 말을 듣고도 눈빛에 아무런 동요가 없었다.배명욱이 여기서 분명히 자기 이미지를 좋게 보이려고 하는 게 뻔했다. 하지만 강시원은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강시원은 배명욱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배명욱이 진심으로 그녀와 협업을 논할 의향이 있는지가 중요할 뿐이었다.배명욱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강 대표님께서 그런 소문들에 신경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잘 지내길 바랍니다.”“배 대표님이 너무 깊이 생각하시는 것 같네요.”강시원은 담담하고 우아한 미소를 지었다.“배 대표님이 사적으로 어떤 분인지는 딱히 신경 쓰지 않습니다. 비즈니스에서는 원칙과 선을 지키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분이라면 앞으로 우리 분명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배명욱이 눈을 가늘게 떴다.강시원의 이 말은 배명욱과 선을 확실히 그으며 그를 그저 협력 대상으로만 규정했을 뿐만 아니라 그를 한순간에 높은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었다.전에 배명욱은 협업을 논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약속을 어긴다면 원칙도 없고 선도 지키지 않으며 지가가 한 말을 번복하는 비겁한 남자가 되지 않겠는가?‘이 여자, 만만치 않네... 내가 얕잡아봤어. 하긴, 서정혁의 아내인 여자인데 어찌 단순하기만 하겠는가.’박해순의 두 사람 사이를 주선한 것이라고 임지민이 말했지만 실제로는 어떤지, 이 여자가 무슨 수단을 써서 서정혁을 거머쥐었는지 누가 알겠는가.여기까지 생각한 배명욱은 강시원을 바라보는 눈빛에 점차 탐욕이 스며들었다.영원 테크에 투자할지 말지를 떠나 서정혁의 여자를 차지하고 싶은 욕망이 점점 더 강해
강시원은 배명욱이 갑자기 또 사라진 것을 보고도 급해하지 않았다. 그저 윤슬이라는 이 먹는 것을 좋아하는 녀석을 데리고 연회석 맨 끝에 앉아 느긋하게 밥을 먹었다. 어차피 뭣보다도 배를 채우는 게 우선이었다.그 사이, 몇몇 업계의 CEO나 기술 엘리트들이 강시원에게 다가와 말을 걸거나 술잔을 기울였다. 아무래도 이런 미스코리아 같은 자태는 일반 남자들이 견디기 어려운 법이었다.강시원의 주량은 괜찮은 편이었다. 예전에도 성수연과 자주 술을 마시러 다녔고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크게 취하기도 했다. 그래서 회사 대표이사들의 술자리 제의에 일부러 사양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이 마시지도 않았다. 그저 술을 권할 때마다 조금씩 홀짝이는 정도였다.분위기를 망치지도 않고 냉랭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지나치게 친절하여 대표이사의 체면을 잃지도 않았다.“대표님, 이 남자들은 그냥 대표님과 가까운 거리에서 술이나 마시고 얘기나 하고 싶은 거예요. 협업 얘기할 마음은 전혀 없어요!”윤슬이 볼멘소리를 하며 강시원에게 맑은 물을 따라 주었다.“제발 그만 드세요. 취하실까 봐 걱정이에요. 게다가 저분들은 대표님께 어울리지도 않아요!”강시원이 시원스럽게 웃었다.“이 정도 술은 목 축이기에도 부족해. 걱정 마, 불편하면 안전 모드로 전환할 거야. 게다가 곁에 네가 있는데 뭔 걱정이야.”고개를 끄덕인 윤슬은 여전사처럼 진지한 얼굴로 결심한 듯 말했다.“맞아요!”“사실, 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아까 못 봤어? 어떤 사람들은 영원 테크란 말만 들어도 뒷걸음질 치면서 술도 같이 못 마시겠다고 하더라고. 아마 내가 투자나 협업 얘기할까 봐 겁먹은 거겠지.”강시원은 태연하게 물을 한 모금 마시며 씁쓸하게 웃었다.“천천히 해보자. 스스로 강해질 수밖에 없어.”“흥! 다 강용호가 잘못한 거예요! 그 사람이 작은 이익에 눈이 멀지만 않았어도 강 대표님의 처지가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그렇게 말하던 윤슬이 눈을 반짝였다.“강 대표님, 배 대표님이 이
서정혁은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몸 옆에 늘어뜨린 두 손은 어느새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살기가 서린 시선은 마치 차가운 칼날 같았다.“뭐라고?”“영원 테크의 강 대표님이 아내 아닌가요? 도대체 언제 이혼할 건가요?”배명욱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얼굴에 간사하고 사악한 미소를 띠었다.“빨리 말해요.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있으니까요.”“배명욱 씨!”온몸에서 한기가 치솟은 서정혁은 분노가 치민 듯 가슴이 거칠게 일렁였다.“강 대표와 내 관계, 누가 알려준 거죠?”“그걸 누가 굳이 알려줘야 알겠어요? 서씨 가문에 그만한 능력이 있으면 우리 배씨 가문에 없을까 봐요?”장난스럽게 한마디 한 배명욱은 눈을 가늘게 뜨며 혀로 이를 훑었다.“강 대표가 얼마나 훌륭한 여자인데, 서 대표님께선 왜 자기 아내를 내세우기 부끄러워하는지 모르겠네요. 옛말에도 있잖아요. 집에 있는 꽃보다 들에 있는 꽃이 더 향기롭다고 생각하시는 뭐 그런 거?”분노가 치민 서정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배 대표, 시간 나면 항문외과나 가 보시죠? 머리에 들어가 있는 게 뇌인지 똥인지 궁금하네요.”배명욱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되받아쳤다.“내가 항문외과를 가야 한다면 서 대표님은 안과에 가야겠죠. 눈썹 아래 그 두 구멍이 콧구멍이랑 반대로 달렸는지 확인해 보세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자기 여자가 남에게 괴롭힘당하는 걸 두 눈 시퍼렇게 뜨고도 못 본 척할 수 있을까요? 오픈형인 결혼생활은 본 적이 있어도 자기 아내가 괴롭힘당하는 걸 묵인하는 건 처음 보네요. 서 대표, 시대를 앞서간다고 해야 할까?”“뭐라고요!”큰 걸음으로 배명욱 앞에 다가선 서정혁은 온몸의 모든 근육이 극도로 긴장될 정도로 화가 났다. 뜨거운 숨결이 타오르는 불씨처럼 배명욱의 코끝을 스쳤다.너무 화가 난 서정혁은 눈앞의 이 오만한 남자를 땅에 쓰러뜨린 뒤 이 인간의 위에 올라타 마구 때려주고 싶었다.다만 이 분노가 남에게 모욕당해서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강시원을 탐내서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배명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