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화

Penulis: 소경절
강시원의 맑은 눈이 잠시 멍하게 풀렸다.

지난 5년, 그녀는 서정혁의 생일이면 한두 달 전부터 정성껏 선물을 준비해 옷장 깊숙이 숨겨 두고, 때가 오면 깜짝 놀라게 해 주려고 했다.

손수 다듬은 타이클립, 직접 바느질한 수트, 스스로 배합한 향수...

그러나 그녀가 건넨 선물은 남자가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높은 선반에 올려 두기 일쑤였다.

반대로 임지민이 준 두 사람의 이름 ‘JMZH’이 새겨진 만년필은 늘 지니고 다니며 수시로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이 5년 동안, 강시원은 서정혁에게서 단 한 번도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이제 막 그와 이혼하려는 참에 이 남자가 느닷없이 마음을 열었다.

강시원은 손바닥 위의 상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다섯 손가락이 미세하게 오므라들고, 나비 날개 같은 긴 속눈썹이 떨렸다.

서정혁은 눈을 내려 우뚝한 시선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그녀의 섬세한 얼굴에 분명 흔들림이 지나가자 얇은 입술이 아주 조금 들렸다.

세상 여자들은 대개 비슷하다.

하물며 세상 물정 깊이 모르는 강시원 같은 여자는 더 쉽게 마음이 움직이고 달래기도 쉽다.

강시원은 그의 눈앞에서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잘게 쪼갠 다이아몬드를 모아 물방울 모양을 만든 귀걸이가 한 쌍. 언뜻 보면 모양새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한 알도 1캐럿을 넘지 않았다.

그들 같은 재벌 자제들의 눈에는, 이런 쪼가리 다이아몬드는 체면도 못 세울 군더더기에 불과했다.

게다가 강시원을 가장 찌른 건, 그 귀걸이가 서정혁이 임지민에게 준 루비 목걸이에 딸려 온 사은품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봤다는 사실이었다.

그녀와 임지민의 생일은 하루 차이.

아버지가 임지민을 친딸로 인정해 들인 뒤로, 강시원은 자신의 생일을 따로 가져 본 적이 없었다. 매해 임지민의 덕을 빌려 함께 넘겼다. 자신의 케이크도, 자신의 선물도 없었다.

저 귀걸이처럼 루비 펜던트의 덤이자 들러리일 뿐이었다.

임지민이 그녀의 삶을 훔쳐 갔다. 이제 남편은 그녀의 존엄까지 바닥에 내던져 짓밟으려 했다.

“하, 참 시시하다...”

강시원은 손쉽게 상자를 집어 들더니 멀지 않은 쓰레기통에 휙 던졌다.

“강시원! 너...!”

서정혁의 동공이 흔들렸다.

“서정혁, 차라리 대놓고 욕을 하지 그랬어. 남이 버린 사은품을 내미는 건 뭐야? 내가 감격해서 울기라도 해야 해?”

강시원은 붉게 치솟는 그의 눈매를 똑바로 받아냈다. 목소리는 싸늘했다.

“밖에서 편히 놀 거면 마음 다스리는 법부터 알아야지. 줄 거면 임지민의 루비 목걸이를 나한테 줬어야지.”

서정혁의 잘생긴 얼굴에 놀람이 스쳤다. 얇은 입술이 한 번 다물렸다.

강시원은 캐리어를 탁 닫았다.

“근데 줘도 안 받아. 더러우니까.”

서정혁의 낯빛은 한껏 어두워졌다. 특유의 낮고 맵시 있는 목소리도 거칠게 갈렸다.

“내 표현이 문제야? 아니면 네가 말을 못 알아들어? 분명히 말했지. 지민이는 동생일 뿐이고, 우리 사이에는 그 이전에도 아무 일 없었다고. 망상증이면 의사 붙여 줄게. 쓸데없이 지민이 끌어다 붙이며 빈정거리지 마!”

“이혼하자, 서정혁.”

강시원은 침대 위에 미리 올려 둔 이혼 합의서를 들어 올려 침착하게 그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 동생 타령, 너는 안 지겹니? 나는 듣다 토하겠다. 너랑 임지민이 서로 좋아하는 거 알아. 지금이라도 내가 이뤄 줄게. 너희 남매가 부부가 되도록. 출장을 핑계로 만나는 짓, 이제 안 해도 돼. 그런 만남은 대단한 지민 동생에게 불공평하잖아.”

“이혼? 네가 감히 그 말을 해?”

서정혁의 분노가 치밀었다.

아내의 고통에 귀를 막던 남자는 ‘이혼’ 두 글자에만 걸려 모욕이라도 당한 듯 달아올랐다. 그가 한 걸음씩 다가서며 강압적인 기세로 압박했다.

“요즘 혼인 중 재산 분할은 명확해. 이혼하면 너는 빈손으로 나가게 될 거야. 내 돈 한 푼 못 가져가.”

“나 손발 멀쩡해. 네 돈 필요 없어.”

강시원의 눈빛은 차갑고 단호했다.

“걱정하지 마. 올 때 그대로, 갈 때도 그대로. 내 것이 아닌 건 손도 안 대.”

서정혁의 눈매에 잔혹한 기운이 응집됐다.

늘 순응하던 여자가 지금은 단단했다.

변변한 기술도 없고 임씨 가문에서도 밀려난 그녀가, 대체 무엇을 믿고 이렇게 당당하게 이혼을 말하는가.

“도훈이는? 도훈이도 버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아들을 인질 삼았다.

“양육권, 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이겨서가 아니라, 안 싸울 거라서.”

강시원의 눈은 물결 하나 없이 평평했다.

“서도훈은 네가 데려가.”

서정혁의 동공이 번쩍였다.

입원해 응급 치료받던 서도훈의 곁을 밤낮으로 지키고, 해마다 채식을 하며 절에서 무릎 꿇고 아이의 평안을 빌던 여자가 아니었나.

아들은 그녀의 전부였다. 몸에서 떼어 낸 살이나 다름없는 그 아이를 버린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싸늘한 기운이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 가슴이 성나게 들썩였다.

“내가 너를 과대평가했군. 역시 네 아버지 말대로 너는 자기밖에 모르는, 차갑고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야. 이럴 거면서 도훈이를 사랑한다고 했던 거야? 우스워. 결국 내 앞에서 연기한 거였지?”

강시원은 코웃음을 쳤지만 가슴 끝이 미세하게 찔렸다.

그녀의 아버지는 집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언제나 그녀를 깎아내려 임지민의 우수함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사실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았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순간 그녀에게 아버지는 없어졌으니까.

하지만 서정혁과는 5년을 부부로 지냈다. 한 침대를 쓰고, 아이를 낳고, 이 집을 꾸렸다.

남들은 몰라 주고, 비방하고, 오해해도...어떻게 이 남자는 그녀의 모든 수고와 희생을 이렇게 손쉽게 부정할 수 있나?

“그래. 나, 5년이나 연기했어. 이제는 할 만큼 했네.”

강시원은 차갑고 무정하지만 한때 자신을 미치도록 끌어당기던 그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그리고 5년 동안 가슴에 묻어 둔 질문을 꺼냈다.

“지금 후회하지? 처음에 임지민을 데려왔어야 했다고.”

잠깐의 침묵, 억눌림, 그리고 숨 막힘...

“지금 보니 그때 지민을 선택했으면 너보다는 나았지.”

서정혁의 얇은 입술이 차갑게 비웃었다.

“적어도 자기 아들을 포기하겠다는 소리는 안 하지. 보통의 여자라면 그런 말 못 해.”

강시원은 다시 한번 웃었다. 이번에는 싸늘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이혼 합의서, 빨리 사인해.”

그녀는 캐리어를 번쩍 들어 올리고 차갑게 등을 보인 채 걸어 나갔다.

서정혁은 제자리에서 주먹을 꽉 쥐고 치미는 분노를 겨우 눌렀다.

이게 강시원의 밀당인지, 정말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붙잡지 않을 것이다. 그의 신분과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진짜로 떠날 거라 믿지도 않았다.

강시원에게는 그럴 배짱이 없었다. 그를 떠나면 경시에서 발붙이기도 힘들 것이니까.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비서 한수현의 전화였다.

“대표님, 서씨 가문 전용 보석상과 이미 연락했습니다. 손에 마땅한 물건이 없고, 새 물량이 빨라야 다음 주에 들어온답니다. 사모님 생일 선물은 며칠 미뤄야 할 듯합니다. 제가 재촉하겠습니다.”

“재촉할 필요 없어. 안 줄 거야.”

서정혁은 전화를 끊었다.

원래는 작은 걸로 먼저 분위기만 띄우고 나중에 번듯한 걸로 메우려 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그 여자는 도무지 분수를 모른다. 그가 들일 마음이 아까웠다.

서정혁은 성난 채로 소파에 깊숙이 앉아 다리를 꼬고 크래프트 봉투를 열어 이혼 합의서를 꺼냈다.

그 위에는 단정히 ‘강시원’이라는 이름이 박혀 있었다. 백지 위 검은 글자가 눈을 콕 찔렀다.

다음 순간.

챙그랑.

봉투에서 결혼반지가 떨어져 바닥에 구르며 희미한 빛을 흘렸다.

“유치하다.”

그는 혀끝으로 뺨 안쪽을 톡 밀더니 이혼 합의서를 산산이 찢어버렸다. 얇은 입술이 비스듬히 올라갔다.

“강시원, 감히 밀당질을 해? 내가 그걸 물 거라고 생각해?”

...

강시원이 막 거실에 다다랐을 때, 서도훈의 들뜬 목소리가 귀를 스쳤다.

“이모, 잘 자. 이모는 잘 때도 내가 준 생일 선물 꼭 써야 해!”

“도훈아, 잘 자.”

임지민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달았다. 아이가 들으면 정이 가고, 남자가 들으면 가슴이 풀리는 그 톤이었다.

“맞다, 도훈아. 오늘 너희 엄마 생일이잖아. 선물 준비했어?”

“매일 학교 다니느라 너무너무 바빠. 시간이 어딨어. 게다가 엄마가 오늘 이모를 그렇게 괴롭혔는데, 왜 내가 선물을 줘? 난 안 줄 거야!”

그때, 서도훈은 뒤쪽에서 발소리가 다가오는 걸 들었다.

고개를 돌리자 캐리어를 끌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는 강시원이 보였다.

그녀는 아들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baru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30화

    강시원은 고개를 들어 박해순의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어머니, 왜 그러세요?”김설연은 바로 자세를 낮췄다.“시원아.”박해순은 자기 옆에 앉아 있는 강시원을 바라보더니 부드럽고 친근한 어조로 말했다.“앞으로 서씨 가문 가족 모임이라고 해도 부엌에 가서 신경 쓸 필요 없어. 우리를 위해 음식을 나를 필요도 없고.”강시원은 눈이 휘둥그레졌다.“할머니, 저...”박해순은 몸을 숙여 강시원의 손을 가볍게 두드렸다.“아가야, 편안하게 식사하자. 오늘 부엌 아줌마에게 네가 좋아하는 음식 몇 가지 만들라고 했어. 많이 먹어.”마음이 따뜻해진 강시원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이 집에서 강시원을 따뜻하게 대하는 사람은 박해순뿐이었다.임지민은 입술을 깨물며 옆에 있는 단정하게 앉아 표정이 엄숙한 남자를 바라보았다.서정혁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김설연은 많이 불쾌한 듯 숨을 가다듬더니 불만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니, 서씨 가문의 세대를 이어온 며느리들, 어머니와 저 포함해서 모두 이렇게 해왔어요. 이것은 우리 서씨 가문의 규칙입니다...”“규칙이면 다 옳다는 거야?”박해순은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그저 씩 한 번 웃음을 지은 뒤 말을 이었다.“나는 서씨 가문의 이런 고리타분한 규칙이 가장 싫어. 옛날 시대도 아니고 조상들도 없는데 누가 아직도 이런 고리타분한 규칙을 지켜.”테이블 분위기가 확 가라앉자 김설연은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꼰대 같은 규칙, 진작 없애려 했어. 오늘이 아니면 어차피 내일 없앨 텐데 차라리 오늘 하는 게 낫지!”박해순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음식 올려!”맛있는 음식이 테이블에 올라온 후 가족들은 식사를 시작했다.“지민아, 요즘 몸 상태는 어때?”김설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자 임지민은 우아하게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웃으며 말했다.“많이 좋아졌어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네가 몸이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번에 해외에 가서 건강식품 몇 개 사 왔으니 집에 가서 먹어. 규칙적으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29화

    “어르신, 사모님, 정말 죄송합니다. 모두 제 잘못이에요...”남자의 넓은 양복 외투를 어깨에 걸치고 있는 임지민은 머리카락이 약간 흐트러져 있었고 눈시울도 약간 붉어져 있었다. 마치 큰 억울함을 당한 것처럼 보여 남자의 보호 본능을 충분히 자극했다.서정혁은 임지민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사과할 필요 없어. 네 잘못이 아니야.”시선을 아래로 내리깐 강시원은 가슴속으로 쓸쓸함이 밀려왔다.서정혁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임지민의 편을 드는 것을 수도 없이 봐온 강시원은 이미 담담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서정혁이 그의 양복을 임지민의 어깨에 걸쳐주든 말든 상관없었다.그런데 이 남자는 임지민을 데리고 본가까지 와서 할머니 앞에 데려왔다. 이렇게 편애하고 눈에 띄게 편을 드는 것을 보니 임지민을 정말 깊이 사랑하나 보다.“지민 이모, 괜찮아요? 아무 일 없죠?”서도훈이 걱정스럽게 묻자 임지민은 창백한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모 괜찮아.”서유정이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사람만 괜찮으면 됐어. 우리 오빠가 곁에 있었으니 문제 될 게 아무것도 없지.”헛기침을 두 번 한 박해순은 표정이 분명 좋지 않았다.“정혁아, 오늘 가족 모임이라고 말했잖아. 그런데 임지민 씨가 가족 모임에 참석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은데?”서정혁이 미간을 찌푸렸다.옆에 있는 임지민은 긴 속눈썹이 떨리더니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어머니, 지민이는 시원이 친동생이에요. 정혁이가 지민이 형부니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죠.”웃으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린 김설연은 임지민에게는 드물게 친근한 태도를 보였다.“지민아, 이왕 왔으니 함께 식사를 하자.”서유정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지민아, 오랜만에 보는 거니까 함께 먹자.”“사모님, 감사해요.”눈에 감사의 빛이 가득한 임지민의 모습에 강시원은 무표정한 얼굴로 물컵을 들어 물을 마셨다.서유정은 급히 일어나 임지민을 자신의 옆에 앉히며 매우 친근하게 대했다. 마치 이 여자가 그녀의 새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28화

    이 말을 들은 박해순은 눈살을 찌푸렸다.시선을 내리깐 채 강시원은 찻잔을 잡은 손가락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서도훈이 급하게 물었다.“할머니, 지민 이모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요? 괜찮아요?”한마디 말에서도 임지민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야말로 그 아비에 그 아들이 아니랄까 봐.서유정도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맞아요. 지민이는 항상 친절하고 상냥하잖아요. 조용하고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 왜 갑자기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걸까요? 누군가 일부러 수작을 부린 거 아닐까요? 몸이 워낙 약한데 혹시라도 놀라서 아프면 오빠가 너무 마음 아파하겠어요.”서유정은 강시원을 자극하기 위해 이렇게 말한 것이었지만 강시원의 차가운 얼굴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김설연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상세한 건 정혁이가 돌아온 후에 물어보자.”“흥, 임씨 집안의 그 아가씨는 선천적으로 건강이 안 좋은 거야? 여태껏 산 세월이 얼만데 고작 기자 몇 명에게 놀라 아프겠어? 사람이 그렇게 약할 리가 없잖아.”박해순이 찻잔을 테이블 위에 세게 내려놓더니 김설연을 흘겨보며 말했다.“설연아, 정혁이에게 전화를 걸어 바로 집에 돌아오라고 해.”김설연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네, 어머니.”아이들 앞인지라 박해순은 최대한 자제했다.그렇지 않았으면 더욱 나쁜 말을 할 수도 있었다.강시원이 담담하게 말했다.“할머니, 어머니, 정혁 씨 부르지 마세요. 그냥 지민이 돌보게 하세요.”겉으로는 이해심이 많은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강시원은 오늘 밤 서정혁이 임지민에게 붙잡혀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서정혁과 마주치지 않는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박해순이 크게 한숨을 내쉬더니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강시원을 바라보았다.서도훈도 의아한 얼굴로 눈을 깜빡이며 엄마를 바라봤다.예전에 엄마는 지민 이모와 아빠가 함께 있는 것을 들으면 원한이 가득한 귀신처럼 얼굴이 매우 어두워졌다.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매우 평온해 보였고 아빠와 지민 이모가 함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27화

    서유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떤 방법이든 상관없어. 교통사고를 내든, 가로막든, 강시원이 제때 공항에 도착하지 못하게 해.”오늘 이렇게 중요한 날에 강시원이 늦으면 할머니와 엄마는 분명 강시원에게 큰불만을 가질 것이다.그러면 체면도 없는 여자는 서씨 가문에서의 지위가 더욱 낮아질 것이다.“네, 알겠습니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고속도로 위.운전을 하고 있던 강시원은 갑자기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그 순간 백미러를 통해 검은색 차 한 대가 갑자기 속도를 내며 순식간에 그녀와 나란히 달리는 것을 보았다.강시원이 가속 페달을 밟으려 할 때 검은색 차는 죽을 각오로 그녀의 차 측면에 부딪혔다.하지만 강시원 또한 손 놓고 당하고 있을 여자가 아니었다.눈빛이 어두워진 강시원은 가속 페달을 밟아 최고 속도로 내달리며 왼손으로 급하게 핸들을 돌린 뒤 오른손으로는 능숙하게 기어를 바꿨다.일련의 조작은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흐르는 강물처럼 자연스럽고 능숙했다.SUV가 즉시 검은색 차와 거리를 벌리자 검은색 차는 아무리 애를 써도 강시원의 가까이 갈 수 없었다.그 순간 SUV는 하얀 번개처럼 질주하며 검은색 차를 따돌리고 재빨리 더 많이 거리를 벌렸다.하지만 그 사람은 계속 포기하지 않고 쫓아가려 했다.바로 그때 마이바흐 한 대가 차선을 바꾸며 검은색 차 앞을 단단히 막아섰다.“젠장! 이런!”화가 나서 욕을 퍼부은 그 사람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완전히 희망을 잃었다.강시원의 차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한편, 마이바흐 안.뒷좌석에 앉은 남자는 다리를 편안하게 꼰 채 손가락에 끼어 있는 담배를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담뱃재가 바닥에 떨어졌다.운전기사는 땀을 닦으며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너무 멋졌어요. 정말이지 홍콩의 경찰과 갱스터 영화를 보는 것 같았어요! 흰색 SUV를 운전하는 사람 운전 실력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아요. 저 친구 전문 레이서인가 봐요?”“좀 더 멀리 내다봐.”남자가 담배를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26화

    소리를 들은 강시원은 바로 뒤를 돌아보았다...호화로운 벤츠 차의 문이 천천히 열리자 안에 나란히 앉은 모자가 눈에 띄었다.비싼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자는 목에 매우 눈에 띄는 옥기를 걸고 있었다. 뾰족한 턱선과 날카로운 눈매의 치명적인 외모는 서정혁의 어머니와 어느 정도 닮아 있었다.그녀가 바로 서정혁의 친동생 서씨 가문의 딸 서유정이었다.서도훈도 처음에 강시원을 봤다.피부가 우유처럼 하얀 강시원인지라 햇빛 아래에서 부드러운 빛을 발산해 매우 아름답고 눈부셨기 때문이다.하지만 녀석은 아직 엄마에게 화가 나 있었기 때문에 바로 무시하고 차 안의 여자에게 손을 흔들었다.“고모!”차에서 내린 서유정은 거만하게 걸어가더니 검소하게 옷을 입은 강시원 옆에 서서 그녀를 경멸스럽게 바라보았다.“강시원, 이렇게 입고 우리 서정 그룹의 미래 상속자를 데리러 온 거야? 너무 천박하지 않아? 우리 서씨 가문의 체면을 망치려고 작정한 거야?”5년 동안 사람들이 있든 없든 서유정은 한 번도 강시원을 ‘새언니’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마음속으로 매우 경멸했다.“아무리 고급스럽게 입어도 센스가 없으면 돼지 목걸이에 진주겠지.”강시원은 앞을 바라보며 담담하고 침착했다.“서씨 가문의 딸한테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나 봐, 빨간색과 초록색을 매칭하면 신호등이라는 거. 가던 차가 멈춰서겠어.”“너...!”서유정은 얼굴이 붉어졌지만 서도훈이 왔기 때문에 화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기억 속 강시원은 항상 서씨 가문의 피라미드 제일 밑바닥에 있는 여자로 누구나 쉽게 짓밟을 수 있었다.‘오늘은 뭐 약이라도 먹은 건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엄마.”강시원을 바라본 서도훈은 마지못해 ‘엄마’라고 불렀다.“응.”강시원이 대답하자 서도훈은 의아한 얼굴로 큰 눈을 깜빡였다.예전에 엄마는 유치원에 데리러 올 때마다 녀석을 보면 쉴 새 없이 말했다. 공부 상황을 묻거나 몸이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지 등 잔소리가 끝이 없었다.‘그런데 오늘은 왜 아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25화

    고나은이 또 물었다.“데이트할 거면 다른 곳에 가서 하면 되잖아요. 왜 법률 사무소까지 온 거예요?”동료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사건 때문에 온 거예요.”“무슨 사건인데요?”“며칠 전에 서정 그룹의 임원이 성매매 혐의로 신고를 당했는데 신고자가 바로 저 아가씨라고 해요. 이번 사건, 유 대표님이 직접 맡으셨대요.”동료가 혀를 차며 말했다.“자기 여자친구를 위해 변호를 하는 거죠. 유 대표님을 변호사로 쓰려면 비용이 어마어마할 텐데 평범한 집안에서 누가 그 천문학적인 액수를 낼 수 있겠어요?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위해 겸손하게 행동하는 거야말로 진짜 사랑이죠!”동료가 떠난 후 고나은은 즉시 비상구로 달려가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지민아.”전화기 너머로 임지민의 거만하고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민아, 나 오늘 법률 사무소에서 누구를 봤는지 알아? 강시원을 봤어! 강시원이 글쎄 우리 유 대표님 옆에 딱 붙어서 꼬리를 치더라고. 얼마나 천박한지 몰라!”고나은은 화가 나서 발을 구르며 원한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임지민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아, 그래?”“너 왜 전혀 놀라지 않아?”고나은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강시원이 네 서 대표님을 빼앗고 사모님 자리까지 꿰찼잖아. 그런데도 주제를 모르고 나돌아다니며 남자를 꼬시면서 서 대표님 몰래 바람을 피우잖아. 지민아, 이번이 빌미를 잡을 좋은 기회야. 이번 기회에 강시원을 완전히 끌어내려서 서 대표님이 완전히 싫어하게 만들 수 있어!”고나은이 자신을 이용해 강시원을 해치려는 속셈을 알아챈 임지민은 마음속으로 고나은을 매우 경멸했다.고나은과 동창인 임지민은 해외 유학 시절에 재벌 2세들의 모임에서 그녀와 자주 어울리며 놀았다.임지민은 사생아였지만 스스로를 임씨 가문의 보배 딸로 생각했기 때문에 고나은과 같은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여자들을 거들떠보지 않으며 자기 부하직원인 것처럼 대했다.“무슨 일로 너희 법률 사무소에 온 건데?”고나은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