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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이틀 후 조은서는 집을 팔았다.

시가 100억인 집을 상대가 56억까지 깎아서 심정희는 욕심이 많다고 욕했다.

조은서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팔아요.”

오빠가 구치소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것이다. 변호사 비용을 제외하고도 조씨 가문은 큰 구멍을 메워야 한다. 수많은 압박 속에서 조은서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집을 판 뒤 그녀는 조은혁을 만날 방법을 찾았다.

조은혁은 잘생기고 고귀한 외모로 예전부터 가는 곳마다 부잣집 딸들이 줄을 섰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초췌해 보였다. 그와 조은서는 유리창을 가운데 두고 얘기를 나눴다.

“가서 박연준이라고 하는 변호사를 찾아가 봐. 은서야, 그분이 너와 날 도와주실 거야.”

조은서는 명확하게 묻고 싶었다.

하지만 면회 시간이 다 되어 조은혁은 들어가야 했다.

그는 여동생을 아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의 여동생 조은서는 어렸을 때부터 조씨 가문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며 자란 공주님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족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했다.

조은혁은 신문으로 조은서의 상황이 어떤지 다 알고 있었다.

떠나기 전 조은서는 일어나서 쇠창살을 잡았다. 어찌나 힘을 세게 주었는지 손 마디가 다 하얗게 되었다.

“오빠... 오빠...”

조은혁은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리며 조용히 한마디를 뱉었다.

“몸조심해.”

조은서는 오빠가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고 한참이 지나서야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박연준...

‘그래, 꼭 박연준을 찾아야겠어.’

조은서는 그제야 일어나서 구치소를 나왔다. 나오자마자 학원의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그녀를 사모님이라고 정중하게 부르며 학원에는 당분간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조은서는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이것이 유선우의 뜻일 거라고 추측했다. 다시 돌아오라는 그의 경고였다.

절대로 그녀는 착각에 빠지지 않았다. 유선우는 오랫동안 그녀에게 감정이 없었고 그는 단지 자기를 챙겨줄 아내와 YS그룹의 주가를 안정시켜 줄 이유가 필요한 것이다.

조은서라는 여자는 그의 마음속에서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고 그녀가 확인하니 모르는 번호였다.

전화를 받자, 유선우였다.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차갑고 딱딱했다.

“조은서, 만나서 얘기 좀 해.”

점심시간.

9월의 태양은 조은서를 따듯하게 감싸 줄 수 없었다.

30분 후 조은서는 YS 그룹의 빌딩에 도착했다. 진 비서가 직접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그녀를 꼭대기 층 대표실로 데리고 갔다.

문을 열자, 유선우는 서류를 보고 있었다.

햇빛이 창문으로 들어와 그에게 내려앉았다. 그는 마치 신화에 나오는 다비드상처럼 잘생겼다. 그는 타고난 미모였고 움직임 하나하나가 눈을 즐겁게 했다. 진 비서도 그를 훔쳐보았다.

“유 대표님, 사모님 오셨습니다.”

유선우는 고개를 들고 조은서를 훑어보았다.

일주일 동안 그녀를 보지 못했지만, 여전히 날씬하고 예뻤다. 조금 초췌해 보이기도 했다.

유선우는 전혀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조은서에게 냉정했다.

그는 진 비서에게 턱으로 살짝 가리키며 말했다.

“문 닫고 나가 보세요.”

진 비서가 나갈 때까지 기다리던 유선우는 그제야 조은서를 바라보며 가벼운 말투로 조롱했다.

“일주일 만에 드디어 사모님을 만나네. 왜 와서 앉지 않고? 예전에 네가 제일 좋아한 일이 디저트 만들어서 어떻게든 여기로 가져오는 거 아니었나... 소파 어디 있는지 기억 안 나?”

“선우 씨, 당신하고 추억이나 떠올리려고 온 거 아니에요.”

유선우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잠시 후, 그는 비웃음을 날렸다.

“그럼, 용서를 바라고 온 건가?”

그는 테이블 위의 담배 케이스를 들고 털더니 담배 한 개를 꺼내 불을 붙인 뒤, 한 모금 들이켰다.

이 과정에서 그는 계속해서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유선우가 이렇게 여자를 바라볼 때의 분위기는 정말 섹시했다.

담배 연기가 피어올랐고 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네가 오기 전에 내가 대신 계산했어. 지금 조씨 집안 상황으로는 네가 매달 최소 600만 원에서 800만 원 정도 벌어야 네 아버지 병원비를 모을 수 있겠더라고. 당연히 여기에 네가 판 결혼반지도 포함되어 있어.”

조은서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유 대표님이 넓은 마음으로 아량을 베풀어 주신다면 저도 살 방법이 생기겠죠.”

“유 대표님?”

유선우가 비웃었다.

“지난주까지 침대에서 내 목에 팔을 두르면서 좋아서 새끼 고양이처럼 선우 씨라고 부르더니... 이제 며칠 지났다고 유 대표님이라고 부르는 거야?”

조은서는 그가 자기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도 긴장을 풀고 말했다.

“유선우 씨, 나한테 아무런 감정도 없잖아요. 이혼한다고 해도 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을 거예요. 그럼, 당신이 손해 볼 것도 없잖아요. 안 그래요? 당신은 다시 예쁘고 어린 여자 만나서 결혼하면...”

유선우는 담배를 비벼 끄며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가 차갑게 웃었다.

“그다음엔? 넌 내 전 부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여기저기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니겠다고?”

그의 말은 듣기 거북했다.

조은서도 그에게 화를 내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당신이 나와 이혼도 해주지 않고 날 놓아주지도 않는다면 나에겐 마지막 선택만 남았어요.”

유선우의 표정이 험악하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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