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67화

어느덧 저녁 무렵이 되고 창유리에 마지막 한 줄기의 주황색 석양이 비쳐 사람의 얼굴에 따뜻함을 더해주었고 조은서는 조용히 이안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자아이가 아주 예쁘게 생겼네.

하지만 예쁘다는 것 말고도 이안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그 이유가 뭔지는 조은서도 뭐라 콕 집어내기 어려웠다.

한참이 지나 그녀는 참지 못하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결국 인정하였다.

“그래, 난 네 아버지가 좋아.”

그러자 이안이는 뛸 듯이 기뻐하며 글을 썼다.

“리즈 아가씨, 절대 걱정하지 마세요. 저와 이준이는 절대 아가씨와 아빠의 사랑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게요. 만약 두 사람이 결혼한다면 저희가 결혼식 화동이 되어드릴게요.”

그리고 이안이는 고개를 들어 조은서를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지금 당장 엄마라고 불러라 해도 저희는 문제없어요.”

“...”

조은서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있을 때 아래층 정원에서 승용차 소리가 났다.

아마 유선우가 돌아왔을 것이다.

유선우는 차를 세우고 시동을 끈 뒤 문을 열고 내렸다.

겨울이라 밖이 좀 쌀쌀했다.

하늘에는 석양빛만 남아 있었고 그는 분명 조은서를 보고 싶은 마음이 파도가 되어 마음속에서 흘러넘치고 안달이 났지만 담배 한 대를 피우며 달콤한 마음을 달랬다.

너무 꽉 찼다.

진짜 꽉 차버렸다.

결혼생활을 하며 그토록 많은 슬픈 이별과 기쁨의 재회를 함께했지만 이번은 다르다. 그들은 열애 중이고 현재 그들의 사랑은 신분과 과거와는 상관없이 그저 남자와 여자의 끌림일 뿐이었다.

유선우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차체에 기대어 천천히 피우고 있었다.

연한 파란색 연기가 유선우의 입속에서 뿜어져 나와 불어오는 저녁 바람 속에서 갈기갈기 찢겼다. 은은한 주황빛 황혼 속 그의 얼굴은 더욱 아름다웠다.

그는 이곳의 모든 것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었다.

조은서가 돌아오니 구석구석 땅을 덮은 화초와 나무들마저 새로운 생기가 돌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윽고 가볍게 눈을 들자 테라스 위에 서 있는 사람을 무심코 볼 수 있었다.

조은서는 옅은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