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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여쭤볼 게 있어요

박태준은 셔츠 위로 복부를 쓰다듬었다. 최근에 운동을 못해 좀 옅어지긴 했지만, 아직 복근이 존재하긴 했다. 그는 문득 저번에 신은지가 근육남을 좋아한다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이러다간 조만간 남은 근육마저 따 빠질 것 같았다.

그때 되면 신은지도 정민아처럼 근육의 이유로 그를 차버리지 않을까 걱정됐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조급해진 박태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신은지에게 문자를 보냈다.

[은지야, 우리 이제 관계 정립 좀 해야 되지 않을까? 우리 이렇게 애매한 사이로 지낸지 꽤 됐잖아. 이제 남자친구로 인정해주면 안 될까?]

이렇게 보내는 건 좀 따지듯이 느껴질 것 같아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안 그래도 병원에 안 좋은 소문까지 났는데, 신은지의 기분을 더 거슬리게 만드는 것밖에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질문 방식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박태준은 타이핑했던 것을 지우고 다시 적었다.

[나 프로포즈 반지도 다 준비해 놨어. 디자인이 마음이 드는지 한번 봐줄래?]

하지만 이것도 왠지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보내는 건 서프라이즈로 프로포즈를 준비할 때 감동을 주지 않을 것 같았다.

박태준은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신은지 아버지한테 도움을 요청했다. 그가 중간에서 조율해준다면 직접 문자 하는 것보다 잘 통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막 채팅창을 나가려고 하던 순간, 신은지한테서 먼저 문자가 왔다. 사실 그가 문자를 쓰고 지우고하는 동안 신은지도 채팅방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카톡 기능엔 상대가 글 쓰고 있으면 작성 중이라는 문구가 뜨는 걸 박태준은 잊어버리고 있었다.

[무단 결근 4개월로, 당신은 제 남자친구 신분에서 해고되셨음을 통보드립니다. 그리고 육정현 대표님, 부디 자신의 신분에 대한 자각을 가지고 움직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제가 임산부는 아니지만, 엄연히 공식적으로 막 유산한 상태입니다. 저한테 관심을 가지는 건 사양해주세요.]

“….”

존댓말까지 쓰며 선을 긋는 신은지의 태도에 박태준은 순간 할말을 잃었다. 그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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