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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화. 천재의 역공

Author: 월야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1 18:33:59

에이펙스가 최근 3년 동안 발표한 사업보고서와 기술투자 계획, 특허 출원 동향이 화면에 정리되어 있었다.

서윤은 복잡한 표를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서로 다른 세 자료에 표시된 항목을 하나씩 연결했다.

“에이펙스는 차세대 에너지 시스템과 초정밀 센서, 바이오 응용 기술을 차기 성장 분야로 지정했습니다. 그런데 세 분야 모두 기존 장비의 신호 안정성과 제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리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윤은 자신이 공개 검증에서 보여준 수정 구조를 화면에 띄웠다.

“제가 연구하는 기술은 바로 이 문제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 상용화가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에이펙스 기술진이 제 연구에 관심을 가진 이유도 그 가능성 때문이겠죠.”

그녀는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다.

에이펙스가 최근 인수하거나 투자한 기업들의 기술 분야가 나타났다.

“이 회사들은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해 있지만 해결하려는 기술적 문제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에이펙스가 여러 기업에 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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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하자 국가가 나를 보호하고, 전남편이 집착하기 시작했다    188화 오늘은 내가 먼저 다가갈게요

    “틀렸을 때 혼자 모든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서윤의 눈빛이 흔들렸다.“그건 연구에 관한 말이에요?”“연구에 관한 말이기도 하고, 다른 일에 관한 말이기도 합니다.”도준은 잠시 망설이다가 덧붙였다.“서윤 씨가 저를 좋아한다고 말해주셨을 때 기뻤습니다. 하지만 그 말 때문에 서윤 씨가 저한테 무언가를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서윤은 그를 한동안 바라봤다.자신이 실패했다는 말을 듣고도 흔들리지 않던 남자였다.그런데 지금은 그녀의 대답 하나를 기다리며 조심스럽게 서 있었다.서윤은 그의 손을 잡아끌어 자신 쪽으로 조금 더 가까이 오게 했다.“도준 씨.”“네.”“오늘은 제가 먼저 해도 돼요?”그가 무슨 뜻인지 묻기도 전에 서윤이 발끝을 살짝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짧은 입맞춤이었다.그러나 도준은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서윤이 한 걸음 물러서자 그는 손으로 방금 그녀의 입술이 닿았던 자리를 만졌다.“서윤 씨.”그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아졌다.“이런 건 미리 말씀해 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서윤은 장난스럽게 눈을 가늘게 떴다.“왜요? 싫었어요?”“그럴 리가요.”도준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제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입니다.”서윤은 다시 그의 손을 잡았다.“이미 다 들켰는데요.”도준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그들은 나란히 차에 올랐다.서윤은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고, 도준은 연구센터에서 전달한 새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계약을 어떻게 조정했는지 설명했다.도준이 장비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하자 서윤은 반가워했지만, 그 돈으로 자신을 위한 선물을 사겠다는 농담에는 고개를 저었다.“선물은 됐어요. 대신 내일 검증이 끝나면 같이 쉬어요.”도준은 운전기사가 앞좌석에 앉아 있는 것을 의식해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얼마나요?”“반나절 정도요.”“너무 짧습니다.”서윤이 웃으며 그를 바라봤다.“권도준 대표님이 그렇게 욕심

  • 이혼하자 국가가 나를 보호하고, 전남편이 집착하기 시작했다   187화 실패한 여자가 다시 증명했다

    서윤은 그 말에 작게 웃었다.“걱정하는 거예요?”“많이요.”도준은 숨기지 않았다.“하지만 서윤 씨가 발견한 걸 놓치고 싶지도 않습니다.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만 알려주세요.”서윤은 잠시 그를 생각하다가 부드럽게 대답했다.“알겠어요. 그럼 오늘은 제가 단서를 찾고 도준 씨가 지키는 걸로 해요.”“그 정도 역할 분담이라면 기꺼이 하겠습니다.”***저녁 일곱 시, 서윤은 연구센터의 회의실에서 외부 검증기관과 화상회의를 진행했다.아침에 실패 판정을 내렸던 책임연구원은 새로 전달된 자료를 읽고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한 박사님, 이 결과가 모두 오늘 나온 겁니까?”“네. 다만 독립 재검증은 아직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서로 다른 세 장비를 이용한 내부 교차 시험 결과예요.”서윤은 처음 실패한 그래프부터 화면에 띄웠다.기존 장비의 자동 보정 기능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고, 자신이 그 사실을 충분히 분리하지 못했다는 점을 먼저 설명했다.이어 새 검증 방식을 보여주었다.“이번에는 장비가 표시하는 수치 자체보다 신호가 변화하는 관계를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그래서 장비마다 일부 처리 방식이 달라도 같은 현상을 비교할 수 있어요.”책임연구원은 화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질문했다.“장비마다 다른 설정이 적용되어도 결과가 일치합니까?”“오늘 시험한 범위에서는 그렇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조건까지 보장할 수는 없으니, 내일 기관에서 별도로 시험해 주셨으면 합니다.”책임연구원은 잠시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내일 독립 검증을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저희가 입력 조건을 정하고, 한 박사님께는 시험 직전에 전달하겠습니다.”“그렇게 해주세요.”회의가 끝나자 현석이 깊게 숨을 내쉬었다.“박사님, 아침에는 검증기관에서 재현성 확인서를 발급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제는 기관에서 먼저 재시험 일정을 잡아주네요.”서윤은 자료를 저장하며 웃었다.“그만큼 확인할 가치가 생겼다는 뜻이겠죠. 내일 결과가 나와야 정말 성공했다고 말

  • 이혼하자 국가가 나를 보호하고, 전남편이 집착하기 시작했다   186화 그녀를 관리할 자격은 없다

    도준이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강 대표님은 한 박사님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셨죠.”그는 재헌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제가 보기에는 그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사람이 더 필요합니다.”재헌의 손가락이 서류 끝을 구겼다.권도준은 자신이 서윤에게 해주지 못했던 일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그녀의 설명을 듣고, 실수를 받아들이고,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사업적 책임은 스스로 감당했다.재헌은 그 차이가 자신을 얼마나 초라하게 만드는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그때 도준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보안팀에서 온 연락이었다.도준은 화면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잠시 양해하겠습니다.”그가 회의실 밖으로 나가자 재헌은 모니터에 남아 있는 서윤의 이름을 바라봤다.한때 자신의 아내였던 여자가 이제는 수많은 사람의 결정을 움직이고 있었다.그리고 그 여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는 자신이 아닌 권도준이 있었다.***도원 보안팀은 연구센터에서 전달받은 장비 설정 기록을 분석하고 있었다.기존 시험 장비의 자동 신호 안정화 기능은 지난주 정기 점검이 끝난 뒤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장비 관리 기록에는 해당 변경을 승인한 연구원의 이름이 없었다.보안팀장은 권도준에게 현재까지의 결과를 설명했다.“정상 점검 기간이 끝난 뒤 외부 유지보수 계정으로 접속한 기록이 있습니다. 해당 계정은 당시 사용 권한이 남아 있었지만 예정된 작업은 없었습니다.”“접속자는 확인됐습니까?”“아직입니다. 제조사에 권한 발급과 사용 내역을 요청했습니다.”“설정 변경은 그 접속에서 이루어진 겁니까?”“시각은 일치하지만, 실제 변경 명령까지 확인하려면 추가 기록이 필요합니다.”도준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연구센터에는 확인된 사실만 전달하세요. 원본 로그와 장비 설정 파일은 별도로 보존하고, 해당 유지보수 권한은 제조사와 협의해 사용을 중지하십시오.”보안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한 가지 더 있습니다. 도원 내부 구매자료가 외부로 전달된 시각과 연

  • 이혼하자 국가가 나를 보호하고, 전남편이 집착하기 시작했다   185화 강재헌이 계산하지 못한 여자

    “장비를 추가해야 합니까?”“반대예요.”서윤은 필요 장비 목록에서 두 항목을 지웠다.“이제 고가의 정밀 보정 장비 없이도 검증할 수 있어요. 기존 장비와 외부 기관의 장비만으로 충분합니다.”현석은 수정된 구매 금액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박사님, 이 정도면 장비 도입 예산이 상당히 줄어듭니다.”“그 예산은 다른 검증에 쓰면 돼요. 다만 이번 결과도 독립 기관에서 다시 확인받아야 합니다.”서윤은 새로운 시험 결과와 실패 원인을 함께 정리했다.성공한 수치만 남기면 연구 성과는 더 좋아 보일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아침에 실패했던 그래프를 보고서 첫 장에 배치했다.그 실패가 없었다면 새로운 방법도 찾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오후 다섯 시, 도원에너지테크 본사 회의실.권도준은 강재헌이 제출한 자료 출처 소명서를 읽고 있었다.강성그룹은 세명정밀과의 협상 과정에서 협력업체로부터 도원의 구매 검토자료 일부를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초 제공자가 누구인지, 자료가 어떤 경로로 강성에 들어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혀 있었다.도준은 서류를 내려놓았다.“최초 수신 기록은 확보하셨습니까?”재헌은 맞은편에 앉아 팔짱을 꼈다.“현재 조사 중입니다.”“그렇다면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구분해서 추가로 제출해 주십시오.”재헌의 입가에 냉소가 걸렸다.“권 대표는 강성이 도원의 자료를 훔쳤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군요.”“아직 그렇게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누군가 허가받지 않은 자료를 이용했다면 강성에서도 그 경위를 알아야겠죠.”도준의 대답에는 빈틈이 없었다.재헌은 준비해 온 다른 서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그 이야기만 하러 온 건 아닙니다. 한서윤의 외부 검증이 실패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도준은 그를 바라봤다.“연구센터에서 발표한 사실은 아닐 텐데요.”“업계에 소문이 빠르게 퍼지더군요.”재헌은 서류를 펼쳤다.강성이 보유한 시험 장비와 생산시설을 지원하겠다는 제안이었다. 투자 금액은 이전보다

  • 이혼하자 국가가 나를 보호하고, 전남편이 집착하기 시작했다   184화 천재는 실패를 증거로 만든다

    “그건 연구에 대한 승인권을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재헌은 차갑게 대답했다.“그 여자가 혼자 모든 걸 결정하다가 문제가 생겼잖아. 누군가는 옆에서 관리해야지.”오세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서윤이 가장 싫어하는 방식으로 그녀를 도우려 한다는 사실을 재헌만 모르고 있었다.***오후 세 시, 서윤은 오래된 측정 장비 앞에 앉아 새로운 시험을 준비했다.현석은 아침부터 이어진 검증 때문에 지쳐 있었지만, 서윤의 표정은 오히려 처음보다 또렷해져 있었다.“박사님, 기존 장비의 자동 보정을 끄고 알고리즘을 수정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그렇게 하면 이번 문제는 해결할 수 있겠죠. 하지만 다른 장비에서 같은 문제가 다시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어요.”서윤은 노트에 세 개의 원을 그렸다.“지금까지 우리는 장비가 보여주는 결과를 믿고 보정했어요. 그런데 장비마다 신호를 정리하는 방식이 다르면 그 결과를 그대로 비교할 수 없어요.”현석은 그녀가 그린 원을 바라봤다.“그럼 모든 장비의 설정을 통일해야 합니까?”“그것도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겠죠. 다른 연구소에서 어떤 장비를 쓰는지 우리가 전부 통제할 수는 없으니까요.”서윤은 펜으로 원 세 개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했다.“장비가 어떤 처리를 했든,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 핵심 변화만 따로 찾아내면 어떨까요?”현석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원래 신호가 일부 제거됐다면 복원할 수 없지 않습니까?”“제거된 부분을 억지로 복원할 필요는 없어요. 남아 있는 변화의 관계를 이용하면 되죠.”서윤은 장비별로 다른 수치를 그대로 비교하는 대신, 신호가 변하기 시작하는 순서와 그 간격을 기준으로 새로운 계산을 만들었다.복잡한 수치를 설명하던 그녀는 현석이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짓자 작은 종이컵 세 개를 책상에 놓았다.“시계 세 개가 모두 다른 시간을 가리킨다고 생각해 봐요. 시간을 똑같이 맞추지 못하더라도 초침이 움직이는 간격은 비교할 수 있잖아요.”현석이 종이컵을 바라보다

  • 이혼하자 국가가 나를 보호하고, 전남편이 집착하기 시작했다    183화 누가 연구 결과를 바꿨나

    서윤은 고개를 저었다.“성능이 좋으면 원래 신호를 더 정확하게 읽어야 해요. 그런데 이 장비는 신호의 일부를 아예 보여주지 않고 있어요.”그녀는 성공한 결과의 한 구간을 확대했다.“여기 보세요. 센서가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동안 원래 있어야 할 작은 흔들림이 사라졌어요. 제가 만든 알고리즘은 그 결과를 받아서 한 번 더 보정했고요.”현석은 한참 화면을 바라보다가 얼굴이 굳었다.“그러면 장비가 이미 보정한 신호를 저희가 다시 보정한 겁니까?”“가능성이 있어요.”서윤은 장비 관리 프로그램을 열었다.자동 신호 안정화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었다.그녀는 해당 기능을 해제하고 다시 측정하도록 했다. 이번에는 기존 장비에서도 외부 검증 장비와 비슷한 오차가 나타났다.현석이 의자에 주저앉았다.“정말이네요. 저희가 성공했다고 생각했던 결과가 장비 설정의 영향을 받은 거군요.”서윤은 화면을 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이상해요.”“또 뭐가 있습니까?”“자동 보정 기능이라면 잡음이 심한 구간을 비슷한 기준으로 처리해야 해요. 그런데 이 장비는 제가 성능을 검증하던 구간에서만 유난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어요.”그녀는 설정값을 하나씩 비교했다.특정 신호 범위에만 보정 강도가 집중되어 있었고, 그 범위는 서윤이 연구 성과를 판단하는 핵심 구간과 정확하게 겹쳤다.현석은 눈을 크게 떴다.“우연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수 있죠. 그래서 지금부터는 우연인지 확인해야 해요.”서윤은 기존 설정 파일을 복사해 별도로 보존하고, 장비의 마지막 수정 기록을 확인했다.설정 변경 시각은 지난주 정기 점검이 끝난 뒤였다.그러나 점검 기록에는 신호 안정화 기능을 변경했다는 내용이 없었다.서윤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가볍게 두드렸다.“현석 씨, 지난주 점검 담당자와 장비 관리 계정 사용 기록을 확인해 주세요. 장비 설정은 더 건드리지 말고, 현재 상태부터 보존해야겠어요.”현석이 서류를 챙기려는 순간 서윤은 그를 다시 불렀다.“그리고 다른 연구원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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