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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Author: 도도보
“마음대로 해.”

유시진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그저 그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섰다.

그 차가운 반응은 지나윤에게 전혀 뜻밖이 아니었다.

“아, 그리고...”

지나윤과 스쳐 지나가는 순간, 유시진은 다시 한번 발걸음을 늦추며 낮게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이 괴롭히면 꼭 나를 불러요.”

지나윤은 멀어져 가는 유시진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가슴 한쪽이 묘하게 비어 있었지만, 그 감정을 뭐라고 이름 붙여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문지혁은 옆에서 아무 말없이 지나윤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금테 안경 너머의 시선은 유난히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유시진이 사랑하는 사람은 채연서예요. 그러니까 지나윤 씨 자신을 그렇게까지 비참하게 만들지 마요.”

지나윤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문지혁을 바라보았고 미간이 자연스럽게 찌푸려졌다.

“저를 왜 찾았어요?”

“잠깐만 기다려요.”

문지혁은 자신의 차 트렁크를 열었고 그 안에서 꺼낸 것은 포장이 정교한 커다란 붉은 장미 꽃다발이었다.

“주려고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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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30화

    “아니에요! 그거 아니에요! 다들 저 여자 말 믿지 마세요!”이안영은 갑자기 마이크를 붙잡고 날카롭게 소리쳤고 확성된 목소리는 행사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저 유언장은 가짜예요! 가짜라고요!”그 순간, 한 남자가 무대 위로 걸어 올라왔다.그 사람을 본 순간 이안영 얼굴은 순식간에 핏기가 사라진 새하얗게 질린 얼굴이었다.“저 사람 누구예요?”“어, 본 적 있는 것 같은데요?”“예전에 늘 이경성 어르신 옆에 붙어 다니던 변호사 아니에요?”오현준은 차갑게 이안영을 한번 바라보곤 곧바로 마이크를 들어 올렸다.“여기 계신 분 중에는 저를 아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저는 LY그룹 소속 변호사 오현준입니다.”“그리고 지금 대형 스크린에 공개된 유언장이 이경성 회장님께서 생전에 직접 작성하신 진짜 유언장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습니다.”오현준 목소리는 단호하고 힘이 있었다.행사장은 또 한 번 거대한 충격에 빠졌고 각종 생중계 플랫폼 역시 완전히 초토화됐다.LY그룹 주가는 순식간에 급락하기 시작했고 낙폭도 엄청났다.특히 LY그룹과 깊게 엮여 있던 기업들, SW그룹 같은 곳은 이미 난리가 난 상태였다.하지만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였다.페너스 컨벤션 홀 안.원래 경제 시상식이어야 할 무대는 어느새 공개 재판장처럼 변해가고 있었다.오현준은 수많은 사람 앞에서 분노에 찬 얼굴로 이안영을 손가락질했다.“이경성 어르신은 생전 이안영 대표님을 친딸처럼 아끼셨죠. 하지만 유언장 내용을 알게 된 뒤, 협박과 회유로 저를 압박해 유언 내용을 빼냈고요.”“진짜 유언장 속에서 회장님은 LY그룹 전 재산을 지나윤 대표님에게 맡기셨고, 이안영 대표님에게 남긴 건 LY재단뿐이었어요.”오현준 말이 이어질수록 이안영의 몸은 눈에 띄게 떨리기 시작했다.그때 또 다른 인물이 무대 위로 올라왔는데, 현장 대부분 사람이 얼굴을 아는 사람이었다.바로 정장을 입은 이원호였다.이원호는 빠른 걸음으로 오현준 옆까지 올라왔다.그리고 그 뒤를 따라 지나윤 역시 자연스럽게 무대 위로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29화

    결국 지나윤이 자기보다 주목받을 수 있었던 순간은 레드카펫뿐이었다.그 사실을 깨닫자 이안영 마음속 불쾌감도 순식간에 사라졌다.이에 이안영은 일부러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환하게 웃었다.‘지나윤, 네 운도 오늘까지야. 앞으로는 결국 내 그늘에서 살게 될 테니까.’이안영은 무대 위로 올라가 미리 준비해 둔 수상 소감을 읽기 시작했다.이런 자리에서는 진심이든 아니든 누구에게든 감사하다고 말하는 게 기본이었다.이안영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그리고 보통 수상 소감 마지막에는 감정을 끌어올리는 하이라이트가 들어가는 것도 국룰이었다.“오늘의 LY그룹이 있기까지 가장 감사드려야 할 분은 바로 저희 LY그룹 창립자이신 제 할아버지, 이경성 회장님입니다.”“할아버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LY그룹도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비록 돌아가신 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할아버지께서 제게 가르쳐주신 말씀들은 지금도 평생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제 인생에서 가장 큰 은인은 바로 할아버지였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저는 이씨 집안에 입양되었습니다.”“하지만 할아버지는 늘 저를 친손녀처럼 대해주셨고, 회사 경영뿐 아니라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까지 가르쳐주셨습니다.”“그래서 저는 제 행동으로 반드시 그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이안영 목소리는 점점 떨리기 시작했고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눈물이 맺혀 있었다.생중계 카메라는 계속 이안영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덕분에 시청자들 역시 이안영 눈물까지 전부 볼 수 있었다.그리고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LY그룹 주가 역시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주가는 계속 치솟고 있었고 이안영은 마지막으로 분위기를 한 번 더 끌어올리려 했다.그 순간, 갑자기 행사장 안에 또 다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경성 어르신이 당신에게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본인은 당연히 LY그룹 전체를 자신에게 물려줄 거라고 믿었죠.”갑작스러운 목소리에 객석 사람들이 동시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모두 고개를 돌려 목소리 주인을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28화

    [와, 이안영 저건 대체 무슨 센스야? 촌스럽고 올드해.][보석 많이 걸친다고 다 고급스러운 게 아니잖아?][죽어도 안 지려고 닭이 공작새 깃털을 몸에 꽂아 넣은 느낌인데? 개웃겨.”[정품이랑 짝퉁 비교하는 거 같네.][모델 착용샷은 지나윤, 일반인 착용샷은 이안영이네.][이안영 오늘 완전 광대 같음.][역시 액세서리가 과하면 망한다니까.][이안영 뭔가 되게 없어 보이지 않냐?]오늘 이안영 드레스는 인터넷에서 완전히 조롱거리가 되어버렸다.물론 레드카펫 위를 걷고 있던 이안영은 아직 그런 반응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하지만 지나윤 모습을 본 순간 결과는 깨달은 상태였다.‘내가 졌네.’원래 이안영은 오늘 일부러 지나윤과 대비되는 스타일을 노렸다.수수한 지나윤 옆에서 자기 화려함이 더 돋보이길 바랐던 것이다.그런데 설마 지나윤이 이렇게까지 강렬하게 꾸미고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게다가 오늘 압도적인 건 지나윤만이 아니었다.지나윤 옆에 함께 선 유시진 자체가 이미 화려함과 강렬함의 상징 같은 사람이었다.오늘 유시진은 올블랙 테일 코트를 입고 있었다.은은하게 광택이 도는 원단은 고급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졌고, 몸에 딱 맞게 떨어지는 재단과 우아한 디자인은 유시진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머리는 깔끔하게 올백으로 넘긴 데다가 표정은 차갑고 단정했지만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지나윤과 팔짱을 낀 채 레드카펫 위를 걷는 모습은 마치 세상을 지배하는 왕과 왕비 같았다.현장 취재진 시선은 전부 지나윤과 유시진에게 향해 있었지만 정작 이안영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이에 이안영은 화가 치밀어 입꼬리까지 경련이 올 지경이었다.‘지나윤, 지금 마음껏 잘난 척해 봐. 시상식 시작하면 울게 될 테니까.’곧 올해 최고 기업상을 받게 될 건 결국 LY그룹이라는 사실을 떠올리자 이안영 기분은 다시 좋아졌다.결국 지나윤은 자신의 들러리일 뿐이었다.‘아무리 화려하게 꾸미고 나와봤자 무슨 소용이야?’‘상 하나 못 받고 끝나면 그게 더 우스운 꼴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27화

    이안영은 최신형 롤스로이스 팬텀을 타고 행사장에 도착했다.차 문이 열리자마자 수없이 터지는 플래시 세례가 눈을 번쩍이게 만들었다.하지만 원래 이안영은 이런 시선을 즐기는 사람이었다.특히 모든 관심이 자기에게 집중되는 순간을 사랑했다.마치 세상에서 가장 부러움을 받는 여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오늘 시상식을 위해 이안영은 정말 공을 많이 들였다.급하게 거액을 들여 새로 맞춘 보석 세트까지 준비했다.붉은색, 푸른색, 초록색 고급 원석을 촘촘하게 세팅한 화려한 디자인이었다.헤어 장식부터 귀걸이, 목걸이, 팔찌, 반지까지 전부 한 세트였다.겹겹이 보석을 박아 넣은 디자인은 한눈에 봐도 지나치게 화려했다.드레스 역시 특별 주문 제작이었고, C국 최고 디자이너를 불러 공작새를 테마로 디자인한 드레스였다.긴 트레인은 공작새 깃털처럼 펼쳐지도록 만들어졌고, 전체적인 색감은 푸른빛과 녹색이 섞인 오묘한 광택을 띠고 있었다.정말 공작새가 날개를 활짝 펼친 것 같은 모습이었다.오늘 밤 이 드레스 하나만으로도 자신이 모든 사람을 압도할 거라고 이안영은 확신했다.그리고 이안영이 가장 이기고 싶은 상대는 배우도 가수도 아닌 바로 지나윤이었다.오늘 시상식에는 지나윤 역시 참석할 예정이었다.최근 C국 정부와 JY그룹 분위기가 미묘하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긴 했지만 올해 JY그룹이 C국에 큰 공헌을 한 건 사실이었다.이 정도 경제 행사에 JY그룹을 초청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즉 지나윤과 유시진은 반드시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이안영은 레드카펫 위를 걸으며 일부러 더욱 과장된 포즈를 취했다.사실 이안영은 미리 주최 측에 부탁까지 해둔 상태였다.지나윤이 자기 뒤에 등장하도록 순서를 조정한 것이다.그래야 언론들이 자연스럽게 두 사람을 비교하게 될 테니까.이안영 기억 속 지나윤은 원래 이런 자리에서 늘 단정하고 수수한 스타일을 선호했다.그래서 자기 화려한 공작새 드레스가 지나윤 덕분에 더 돋보일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안영이 사인을 하던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26화

    오늘은 C국 최대 규모의 경제 관련 시상식이 열리는 날이었다.C국에서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대형 시상식을 개최했다.자국을 대표하는 우수 기업들을 전 세계에 소개하기 위한 자리였다.투자 유치이자 문화적 영향력 과시였고, 동시에 국가의 위상을 드높여주는 상징 같은 행사이기도 했다.무엇보다 이 시상식은 매년 전 세계 생중계로 진행됐다.그래서 단순히 재계 사람끼리 즐기는 행사에 그치지 않았다.재계는 물론 대중과 각 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는 초대형 이벤트였다.이런 대형 시상식은 연예계 시상식처럼 레드카펫 행사부터 시작됐다.이후 본 행사장에서 본격적인 시상식이 진행된다.수상 기업들은 대부분 C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 대기업이거나. 혹은 최근 재계에서 급부상 중인 신흥 기업들이었다.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짧은 자선 경매 순서도 이어졌다.그 수익금은 전부 기부에 사용됐다고 마지막으로 생중계에는 공개되지 않는 비공개 경제계 파티가 열렸다.즉 이 시상식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기업의 위상을 상징하는 자리이자 동시에 앞으로 C국 경제계 흐름을 보여주는 기준 같은 행사였다.그리고 예년까지만 해도 항상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이씨 집안이었다.하지만 이경성이 세상을 떠난 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이안영이 LY그룹을 엉망으로 만들면서 기업 이미지는 계속 흔들렸다.작년에도 이안영은 시상식 초청을 받긴 했지만 가장 큰 상인 ‘올해의 최고 기업상’은 받지 못했다.그래서 올해 역시 이안영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무엇보다 최근 손경우 일까지 엮이며 여론도 계속 나빠지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뜻밖에도 이번 시상식 주최 측인 C국 정부 쪽에서 직접 연락이 왔다.단순 초청이 아니라 올해 ‘최고 기업상’ 수상 기업이 LY그룹이라는 사실까지 미리 알려준 것이다.그 소식에 이안영은 한동안 기분이 들떠 있었다.하지만 조금 진정하고 나니 점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왜 하필 올해 다시 LY그룹이 최고 기업상을 받는 걸까?’솔직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25화

    오현준이 머무는 숙소 문 앞에는 보기만 해도 믿음직한 경호원들이 서 있었고, 지나윤은 그 모습을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지금 이 분위기 보호라기보다는 거의 감금 같아 보이는데?”“오현준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미 다 했으니까.”유시진은 지나윤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말했다.“그렇긴 하지.”지나윤도 고개를 끄덕였다.자기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고 믿고 있었다.경호원이 문을 열어주자 지나윤과 유시진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숙소 안.오현준은 침대에 걸터앉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안색은 몹시 좋지 않았다.짙게 내려앉은 다크서클만 봐도 어젯밤 한숨도 못 잔 게 분명했다.자기가 사실상 감시당하고 있다고 느껴서일까?아니면 이안영이 또 사람을 보내 자신을 없앨까 두려운 걸까?혹은 다친 지나윤에 대한 죄책감 때문일까?아마 전부 다일지도 몰랐지만 지나윤은 확실하게 알 수 없었다.“변호사님, 저 왔어요.”지나윤이 먼저 입을 열자 오현준은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먼저 지나윤을 바라봤는데 눈빛이 조금 누그러져 있었다.“등은 좀 괜찮으세요?”지나윤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곧 미소를 보였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크게 다친 건 아니에요.”“제가 약 발라줬어요.”그 순간 유시진이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받았다.이에 오현준 시선이 다시 유시진에게 향했다.유시진이 지나윤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숨길 생각조차 없어 보였고 시각장애인이라도 알아챌 정도였다.오현준은 씁쓸하게 웃었다.“정말 후회되네요. 그때 제가 욕심에 눈이 멀지 말아야 했는데...”웃음은 천천히 사라졌고 눈 속에는 짙은 후회와 고통만 남았다.지나윤은 오현준이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숙소 안에는 다시 적막이 흘렀다.오현준도, 지나윤도, 유시진도 누구 하나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한참 뒤, 오현준이 먼저 침묵을 깼다.“두 분은 참 여유롭네요. 진짜 유언장 빨리 손에 넣고 싶지 않나요?”그러자 지나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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