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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Author: Ameerah ZB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1 17:28:28

제16장

알리나의 시점

다음 날 아침, 나는 평소보다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에 잠에서 깼다.

오늘은 중요한 날이었다. 오늘이야말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날이었다.

나는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인 채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조용히 옷을 갈아입고 아침 식사를 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식당은 텅 비어 있었다.

하녀 한 명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모두가 이미 갈라 행사장에 가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나를 행사장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행사장은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황금빛 조명.

새하얀 장미.

바다에서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할머니는 장식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몇 가지를 직접 수정하고 있었다. 그녀가 몸을 돌려 나를 발견하자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나도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할머니는 내가 잘 잤는지 물었다.

나는 거짓말로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직 저녁에 입을 드레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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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매의 약혼자와 강제로 결혼했다    84

    제84장에드릭의 시점회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애드리언이 떠난 뒤에도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집중할 수 없는 서류를 바라보며 같은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단어들이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했다.머리가 지끈거렸다.가슴이 답답했다.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잘못된 것 같았다.그렇다고 이곳에 계속 있는 건 더 끔찍했다.그래서 나는 차 키를 집어 들고 모든 것을 정리한 뒤, 그저 운전하기로 했다.아무것도 심각한 건 아니었다.그냥 머리를 식히기 위해 조금 멀리 운전하는 것뿐이었다.그게 계획이었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너무 늦게 알아차렸다.높게 솟은 철문.세련된 외관.건물 곳곳에서 조용히 뿜어져 나오는 부유함.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차는 속도를 늦추더니 길 건너편에서 완전히 멈췄다.속이 철렁 내려앉았다.나는 그 아파트 건물을 바라보았다.마치 그곳이 개인적으로 나를 배신하기라도 한 것처럼.여기였다.애드리언이 말해준 곳.절대로 가까이 가지 않겠다고 스스로 맹세했던 곳.그런데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이곳까지 차를 몰고 와버렸다.이곳.알리나가 지금 살고 있는 곳.나는 차를 세웠다.왜 그런지는 나도 몰랐다.운전대를 잡은 채 멍청하게 철문을 바라보았다.마치 내 생각만으로 그녀를 불러낼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가 걸어 나오는 모습을 반쯤 기대하면서.떠나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이건 한심한 짓이라고 말했다.나는 결혼한 남자고, 책임이 있으며,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그 어떤 말도 소용없었다.분노가 스멀스멀 올라왔다.날카롭고 추악한 분노였다.이렇게 나약한 내 자신에 대한 분노.내 빌어먹을 발조차 통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분노.내 머릿속조차 통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분노.형편없는 남편이자 남자로서 수치스러운 인간인 나 자신에 대한 분노.나는 좌석에 몸을 기대고 천천히 숨

  • 자매의 약혼자와 강제로 결혼했다    83

    제83장에드릭의 시점알리나가 달아난 뒤에도 나는 내가 있어야 할 시간보다 훨씬 오래 그 자리에 서 있었다.주차장은 지나치게 탁 트여 있었고, 지나치게 밝았다. 마치 모든 것이 내가 얼어붙은 모습을 지켜본 것 같았다.나는 결국 억지로 다리를 움직여 차에 올라탔다.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닫혔다.그 순간, 아리아의 존재와 그녀의 향수 냄새, 그리고 조용히 무언가를 기대하는 그녀의 기척 속에 나 자신이 갇힌 기분이 들었다.“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아리아는 이미 안전벨트를 매며 물었다.“주차장에 시간제한이라도 있는 줄 몰랐네, 에드릭.”“내가 시간 맞춰 움직여야 하는 줄은 몰랐어.”나는 무뚝뚝하게 대답하며 시동을 걸었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집으로 가는 길은 지옥 같았다.내 손은 운전대를 잡고 있었지만, 정신은 도로에 있지 않았다.알리나의 얼굴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올랐다.창백하고 충격에 빠진 얼굴.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맞기라도 한 듯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던 그녀의 눈.나는 그 순간을 계속해서 되감았다.그녀가 병원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아픈 건 아닌지.모든 일이 있었는데도 왜 아직까지 가슴이 이렇게 아픈 건지.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나는 내가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지도 깨닫지 못한 채 첫 번째 차의 사이드미러를 스쳤다.“에드릭!”아리아가 소리쳤다.“괜찮아?”“괜찮아.”나는 중얼거리며 핸들을 바로잡았다.이 분 뒤, 신호등 앞에서 또 다른 차의 뒤를 거의 들이받을 뻔했다.경적 소리가 사방에서 울렸다.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조심해!”아리아가 날카롭게 말했다.그녀는 대시보드를 움켜쥐고 있었다.“우리 죽이고 싶어? 아기 생각 좀 해!”‘아기’라는 말은 나를 현실로 끌어내려야 했다.정신을 번쩍 차리게 해야 했다.하지만 오히려 죄책감만 더 무겁게 만들었다.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사과한 뒤 속도를 늦췄다.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머릿속의 생각을 잠재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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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2장알리나의 시점그는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나도 마찬가지였다.너무 길면서도 너무 짧게 느껴지는 그 순간, 세상은 우리 둘만 남겨둔 채 좁아졌다. 주차장의 소음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사라졌다. 지나가는 차들, 멀리서 들려오는 경적 소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웅성거림까지. 모든 것이 사라졌다.그저 내 눈을 무겁게, 무언가를 찾듯 바라보는 그의 눈과,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빠르게 뛰는 내 심장만이 남아 있었다.나는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충격은 분명 있었다.하지만 다른 무언가도 있었다.내 속을 고통스럽게 뒤틀어 놓을 만큼 날것 그대로인 무언가.내 머리가 따라잡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손가락이 떨렸고, 가슴이 조여 왔다. 몇 주 동안 억지로 묻어두려 했던 아픔이, 한 번도 떠난 적 없었던 것처럼 한꺼번에 밀려왔다.나는 그를 미워하고 싶었다.아무것도 느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나는 모든 것을 느끼고 있었다.내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그의 이름을 부르고 싶은 것처럼.하지만 정말로 이름을 부른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미안해.내 잘못이 아니었어.아니면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알리나!”리라의 목소리가 그 순간을 가로질렀다.위험한 꿈에서 누군가 나를 흔들어 깨우는 것 같았다.나는 눈을 깜빡이며 억지로 에드릭에게서 시선을 떼고 그녀를 향해 돌아섰다.리라는 이미 흰색 지프의 문을 열고 있었고, 얼굴 가득 걱정을 드러낸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나는 빠르게 움직였다.거의 달리다시피 했다.여기서 단 일 초라도 더 머문다면 완전히 무너질 것 같았다.나는 조수석으로 미끄러지듯 올라탔다. 문을 닫는 손이 떨렸다.리라는 곧바로 차에 올라탔고, 그들이 있는 쪽을 다시 쳐다보지도 않은 채 시동을 걸었다.차는 부드럽게 출발했고, 병원이 점점 멀어졌다.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돌아볼 수가 없었다.몇 분 동안 우리 둘 중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침묵은 무겁게 느껴졌지만 불편하지는 않았다.

  • 자매의 약혼자와 강제로 결혼했다    81

    제81장알리나의 시점그날 아침 나는 병원에 가고 싶지 않았다.나는 내 몸을 잘 알고 있었고, 병원도 잘 알고 있었다.하나를 향하면 늘 다른 하나가 내가 들을 준비가 되지 않은 무언가를 말해 주곤 했다.하지만 리라는 꼬박 나흘 동안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열이 올랐다 내리는 모습을 지켜봤고, 자존심만으로 버틸 수 있다는 듯 비틀거리며 출근하는 나를 지켜봤다.“너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그날 아침 리라가 팔짱을 낀 채 걱정스러운 눈으로 말했다.“병원 가. 아무 말도 하지 마.”나는 그녀가 옳다는 사실이 싫었다.열은 끈질겼다.몇 시간 동안 잠잠해졌다가, 내가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할 만큼의 시간만 주고는 다시 더 심하게 몰려왔다.머리는 계속 지끈거렸고, 몸은 무겁게 가라앉았으며, 가끔은 숨 쉬는 것조차 힘든 일처럼 느껴졌다.그럼에도 나는 매일 밤 바에 나갔다.아픈 티를 내지 않고 웃었고, 술을 따랐으며, 근무가 끝날 무렵 손이 떨리는 것도 애써 무시했다.그리고 지금 병원에 앉아 소독약 냄새 때문에 속이 울렁거리는 걸 느끼며, 나는 왜 항상 일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심각해지고 나서야 도움을 청하는지 의문이 들었다.검사는 빠르게 끝났다.혈액 검사.몇 가지 질문.그리고 모든 것이 더 심각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익숙할 정도로 침착한 표정의 의사.의사는 바이러스 감염이라고 했다.스트레스와 피로, 그리고 충분하지 못한 휴식 때문에 증상이 더 심해졌다고 했다.약을 처방해 주면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더 이상 이렇게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늘 그랬듯이.듣고 있는 척하면서.진료가 끝났을 때 나는 작은 흰색 약 봉투를 손에 들고 병원을 나왔다.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움은 병 때문만은 아니었다.리라는 진료실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고집했다.내 옆에 붙어 있는 대신 밖에서 기다리겠다고.병원이 불편하다고 했다.그 마음은 이해했다.나 역시 병원이 불편했으니까.주차장으로 나서는 순간 햇빛이 눈을 찔렀다.

  • 자매의 약혼자와 강제로 결혼했다    80

    제80장에드릭의 시점일주일에 두 번 데이트.매일 밤 꽃.야근 금지.핑계 금지.방해받을 일도 만들지 않기.나는 모든 걸 제대로 하고 있었다.적어도 내 위치에 있는 남자가 해야 한다고 여겨지는 일들은 전부.겉으로만 보면 나는 완벽한 남편이었다.세심하고.곁을 지키고.노력하는 남편.하지만 그 어떤 것도 진짜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마치 오디션을 본 적도 없는 역할의 대사를 연습하는 기분이었다.내 귀에조차 공허하게 들리는 말을 반복하면서.나는 그게 싫었다.연기하는 것도 싫었다.아리아에게 건네는 미소 하나하나가 계산된 것처럼 조심스러운 것도 싫었다.마치 깨지기 쉬운 무언가를 망가뜨릴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아니면 어쩌면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무언가가 망가졌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두려운 건지도 몰랐다.오늘 아침, 나는 사업 미팅 때문에 도시 밖으로 나갈 예정이었다.중요한 자리였다.투자자들, 계약, 늘 그렇듯 이어지는 힘겨루기.하지만 아버지가 현관에서 나를 막아섰다.“넌 남아.”그는 태블릿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말했다.“아리아의 산전 진료가 있는 날이다.”나는 미간을 찌푸렸다.“일정을 다시 잡으면 돼요. 아니면 한나와 함께 가라고 하죠.”그제야 아버지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날카로운 눈빛이었다.“넌 남아. 그건 네 책임이다.”책임.또 그 단어였다.몇 주째 그 단어가 나를 따라다니고 있었다.그래서 지금 나는 아내 옆 조수석에 앉아, 갑자기 싫어져 버린 병원으로 향하고 있었다.아리아는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한 손은 배 위에 올려둔 채였다.세상에게, 그리고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도 그곳에 아기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려는 것처럼.내 아이.공식적인 첫 산전 진료였다.이전 진료는 포함되지 않는다.그건 섬에서 나알라 박사에게 받았던 진료였다.우리 모두가 알리나를 아리아라고 생각했던 시절.거짓말이 익숙한 얼굴을 뒤집어쓰고 있었고, 아무도 그걸 의심하지 않았던 시절.그 생각은 나를 화

  • 자매의 약혼자와 강제로 결혼했다    79

    제79장알리나의 시점리라와 함께 살기 시작한 지 사흘이 지났고, 이상하게도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다.오히려 조금은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아주 조금.아파트도 더 이상 빌린 공간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내 여행 가방은 객실 한구석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옷도 이제 제대로 걸어 두었다. 신발은 마치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현관 옆에 나란히 놓여 있었다.나는 여전히 매일 아침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이제 떠날 시간이라고, 내가 너무 오래 머물렀다고 말할 것만 같았다.하지만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리라는 나를 재촉하지 않았다.내가 대답할 준비가 되지 않은 질문을 하지도 않았다.그녀는…… 친절했다.진심으로.그리고 어떻게 된 일인지, 나는 일자리까지 구했다.하필이면 바에서 일하는 일이었다.일주일 전 누군가 내게 바 뒤에서 주문을 받고 카운터를 닦게 될 거라고 말했다면, 나는 씁쓸하게 웃었을 것이다.하지만 그 바는 리라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두 건물 사이에 자리 잡은 작은 곳이었다.주인은 많은 것을 묻지 않았다.내 이력서를 대충 훑어보고, 내 얼굴을 보며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는 사람처럼 잠시 바라봤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한 듯했다.그리고 저녁 시간에 일하면 급여도 괜찮을 거라고 말했다.나는 망설임 없이 그 일을 받아들였다.이 일을 하면 돈을 모을 수 있었다.충분히 모으면 비자가 나올 때까지 버틸 수 있었다.그리고 비자가 마침내 나오면,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고 이 지긋지긋한 나라를 떠날 것이다.그게 내 계획이었다.그래도 나는 계속 조용히 지냈다.퇴근 후에도 오래 머물지 않았다.친구도 만들지 않았다.누군가에게 추파를 던지지도 않았고, 너무 크게 웃지도 않았으며, 누구에게도 내 얼굴을 기억할 이유를 주지 않았다.내 과거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많은 상처를 남겼다.이 도시의 사람들은 잊지 않았다.사람들은 나를 빤히 바라봤다.수군거렸다.어떤 사람들은 나를 보자마자 알아봤고, 어떤 사람들은 알아보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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