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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0 02:26:13

제06장

“그쪽, 딜런 여자친구 아-아니에요?”

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건성으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제가 그 사람 여자친구처럼 보이나요?” 일부러 빈정거리며 말했다. 내 대답에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았지만, 아무렴 상관없다는 듯 훌훌 털어냈다.

“다니엘, 내가 말했잖아… 저 사람 브리엘 아니라고.” 다른 여자가 타이르듯 말했다.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모리스 폰타니야였다. 예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와 내가 가까운 사이였으니까.

다니엘은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혀를 찼다. “내가 어떻게 알아? 둘이 닮았단 말이야!”

그 말에 내 눈썹이 위로 솟구쳤다. 나는 그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목을 가다듬고는, 몸을 바로 세우며 나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지금 제가 브리엘 클락슨을 닮았다는 말씀이세요?” 불신이 가득 섞인 목소리로 내가 물었다.

“딜런 여자친구가 누구인지 알아요?” 아이버슨 폰타니야가 나를 유심히 살피듯 물었다.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나는 다시 어깨를 으쓱했다. “당연하죠. 당신 집안이야 워낙 유명하고, 브리엘 클락슨도 사업가 집안 자식이잖아요. 누군지 알아요,” 그렇게 말하고는 시선을 돌렸다.

“저—정말 죄송해요, 양.” 모리스가 안절부절못하며 입을 열었다. “우리 사촌이 너무 화가 난 상태라 양을 브리엘로 착각했어요. 정말 조금 닮으셔서—”

“잠깐만요,” 내가 그녀에게 시선을 홱 돌리며 극적으로 말을 잘랐다. “제가 브리엘 클락슨을 닮았다고요? 절대로 아니죠.”

나는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과장되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심지어 직장 동료들도 가끔 그런 말을 하곤 했으니까. 물론 조금 닮긴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절대 사절이다.

“제가 훨씬 예쁘거든요. 자, 눈들이 있으시면 보세요. 다들 눈이 어떻게 되신 거 아니에요?” 나는 눈을 굴렸다.

그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니 고개를 저으며 나지막이 웃음을 터뜨렸다. 내 미간이 찌푸려졌다. “지금 저 웃으시는 거예요?” 그들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내가 따지듯 물었다.

놀랍게도, 아까까지만 해도 나를 노려보던 다니엘이 내가무슨 코미디 언이라도 되는 양 웃어대며 내 어깨를 툭툭 쳤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아니, 아니요…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그녀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그쪽 말이 맞아요. 제 시력이 정말 나쁜가 봐요.”

그제야 마음이 조금 풀리는 듯했다.

나는 목을 가다듬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당연히 그래야죠. 방금 건 모욕이었다고요.”

만약 그들이 그 여자에게 분노한 상태가 아니었더라면 아마 나를 자아도취에 빠진 사람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브리엘 클락슨을 알고 있었다. 내가 1학년일 때 그녀는 3학년이었다. 그때 그녀가 어떤 인간이었는지 알고 있었고, 몇 년 동안 봐온 바로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딜런 폰타니야는 지독하게도 운이 없었다. 여자친구라는 인간이 성격도 끔찍한데, 바람까지 피워? 세상에. 불운이 비처럼 쏟아질 때 그는 그 폭우를 한가운데서 다 맞고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 어쨌든, 전 이만 가볼게요,” 그들이 한참 동안 벨을 누르던 집을 훑어보며 내가 말했다. “그 여자 문 안 열어주는 거 보니까 안에 있으면서 그냥 피하는 것 같네요. 오늘 아침에 조깅하다가 집으로 들어가는 거 봤거든요.”

그들 모두가 집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문 안 열어주면 그냥 창문에 돌이라도 던질까—” 다니엘이 말을 시작했다.

“다니엘,” 다른 이들이 동시에 그녀의 말을 잘랐다.

나는 한숨을 쉬며 팔짱을 꼈다. “뒷문이 있어요. 오늘 아침에 그 문으로 들어가더라고요. 가장 작은 화분 밑에 비상 열쇠가 숨겨져 있어요.”

모리스가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물어봐서 죄송한데… 그걸 어떻게 아세요?”

“조깅하다 봤어요.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방심했나 보죠,” 내가 침착하게 설명했다. “걱정 마세요, 난 도둑이 아니니까. 나도 이 동네 살아요.”

가까이 살았음에도 브리엘과 말을 많이 섞어본 적은 없었다. 그녀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다. 열쇠도 우연히 목격했을 뿐이었다.

“ 그런데 왜 우리한테 알려주는 거죠?” 아이버슨이 물었다. “우리가 무슨 나쁜 짓이라도 하면 그쪽도 곤란해질 텐데요.”

나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진지하고 의도적인 듯 그의 표정이 변해 있었다. 정말로 이유가 궁금한 사람처럼. 혹시 그가 갑자기 나한테 관심이라도 생긴 건가?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 여자가 당신 사촌 두고 바람피웠다면서요? 당신들이 무슨 짓을 하든 그 여자는 자업자득이에요. 바람피운 인간들은 대가를 치러야죠.”

나는 달콤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 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선을 돌렸다. 나는 풋하고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무슨 계획을 세우시든 행운을 빌어요,” 내가 말했다. “그 여자가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세요.”

나는 윙크를 건네고는 돌아서서 걸어갔다.

얼마 가지 않아 다니엘이 뒤에서 나를 불렀다. “잠깐만요! 이름이 뭐예요? 소개도 안 했잖아요. 나중에 같이 놀면 좋을 텐데.”

나지막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나는 어깨너머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됐어요. 제 이름은 몰라도 돼요. 그냥 수수께끼로 남겨두죠.”

곧이어 나는 택시를 잡아탔다. 그들이 무슨 짓을 할지 궁금하긴 했지만, 남아있을 만큼은 아니었다. 게다가 나에게는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당장 며칠 동안 어디서 잘 것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마치 때를 맞춘 듯 핸드폰이 진동했다. 아지엘이 내가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주소를 보내왔다. 걸어갈까도 생각했지만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고, 나는 혼자였다.

차에 타기 전, 나는 클락슨 집 뒷마당 쪽으로 향하는 사촌들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딱히 신경 쓰는 건 아니었지만… 그저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 일에 휘말리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적어도 그들이 내 이름을 모르는 게 다행이었다.

나는 기사에게 주소를 보여주고 자리에 편하게 앉았다. 그제야 비로소 깊은 숨을 내쉬었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등받이에 기댔다.

폰타니야 가문 사람들이 괜찮은 사람 외모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들이 나와 함께 있는 것을 결코 편하게 느끼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이버슨의 아버지인 데이먼 폰타니야 검사는 내 아버지 사건의 담당 검사였다. 지난달에 그를 만난 적이 있었다. 친절해 보였지만… 진짜 친절한 건지, 아니면 내가 증언하게 만들려는 연기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중요한 건 내 아버지가 감옥에 간다는 사실뿐이었다.

그리고 사촌들 중 첫째인 딜런 폰타니야가 바로 이 사건을 맡은 중위였다.

나는 머리를 흔들며 생각을 끊어냈다.

여전히 브리엘이 그를 두고 바람을 피웠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무슨 이유로? 그는 거의 완벽한 남자였는데. 사촌들이 그렇게 펄펄 뛰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손님, 다 왔습니다.”

나는 생각에서 깨어나 밖을 살폈다. 이곳이 아지엘이 말한 바였다. 외관은… 근사해 보였다.

요금을 지불하고 내렸다. 밤인데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이미 활기차고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내 미간이 찌푸려졌다.

내가 정말 이런 데서 자야 하는 건가?

나는 자세를 바로잡고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가드에게 제지당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미성년자는 출입 금지입니다.”

나는 그를 단조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제가 미성년자로 보이나요?”

기가 막히게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가? 미성년자라고?

“저 스물여섯이에요. 대학도 졸업했고요. 미성년자 아니에요,” 나는 목소리를 침착하게 유지하며 말했다.

그는 나를 훑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신분증 가지고 계십니까?”

나는 한숨을 쉬며 가방을 열었다. 그리고는 얼어붙었다.

“젠장,” 내가 중얼거렸다.

“생년월일을 확인해야 합니다, 손님.”

나는 가방을 천천히 닫고 미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 신분증을 집에 두고 왔어요.”

“죄송하지만 신분증 없이는 들여보내 드릴 수 없습니다. 잘리고 싶진 않거든요.”

나는 답답함에 발을 살짝 구르며 손가락으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건 또 한 번의 설교를 듣는다는 뜻이었다. 그렇다고 아지엘네 집으로 갈 수도 없었다.

“제가 어려 보이는 건 아는데요,” 내가 애원했다. “하지만 진짜 아니에요. 그냥 신분증을 잊어버린 것뿐이라고요. 심지어 사장님도 아는데요—어—이름이 뭐였더라?”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기억을 더듬었다. “아. 잊어버렸다.”

왜 아까 제대로 들어두지 않았을까?

“내가 아는 사람입니다.”

그 목소리.

나는 즉시 돌아서서 눈을 크게 떴다.

그였다.

“미성년자 맞습니다,” 그가 차갑게 말했다. “들여보내지 마세요.”

“뭐라고요? 나 미성년자 아니거든!” 내가 쏘아붙였다.

그가 한쪽 눈썹을 올렸다. “그렇게 보이는데요.”

그러더니 그는 나를 지나쳐 사람들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완전히 사라지기 전, 그가 아주 잠깐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빛에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분노? 아니면 내가 환각이라도 본 건가?

내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나한테 화가 난 건가?

“아. 맞다,” 내가 중얼거렸다. “바람맞은 사람이었지.”

나는 돌아서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딜런 폰타니야,” 내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당신 정말 골칫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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