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제07장
“아지엘, 나 진짜 어찌나 개망신을 당했는지 몰라. 젠장. 내 평생 그렇게 수치스러운 기분은 처음이었어.” 집에서 급히 나와 차로 향하며 내가 불평을 늘어놓았다.
수화기 너머로 아지엘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너 부끄러움이 뭔지도 모르는 애잖아.” 그가 중얼거렸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억지로 숨을 가다듬었다.
“그래, 좋아. 부끄러움 따위 내 몸 깊숙한 곳에 묻어둔 지 오래지만 어제는 달랐어. 진짜 땅이라도 꺼져서 날 삼켜버렸으면 했다니까. 내가 너한테도 빌어먹을 미성년자로 보여?”
차 안으로 쏙 들어간 나는 집 쪽을 뒤돌아보았다. 집은 적막했다. 오로라 고모는 아마 아직 자고 있을 테니, 깨어나서 날 또 막아서기 전에 지체 없이 출발했다.
시동을 걸고 창문을 내린 뒤, 경비원에게 정문을 열라고 손짓했다. 그들은 마지못해 따랐다. 마치 다른 선택지라도 있는 것처럼.
핸드폰을 거치대에 두고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
“그냥 네가 정말 젊어 보여서—”
“와, 아지엘. 와,” 내가 날카롭게 말을 잘랐다. “빌어먹을 칭찬 참 고맙다.”
마침내 정문이 열렸고, 나는 차를 몰고 나왔다. “나 스물여섯 살이야. 도대체 어디가 미성년자처럼 보인다는 건데?”
“경비원은 자기 할 일을 한 것뿐이지. 그 사람 눈에 그렇게 보인 걸 어쩌겠냐? 그리고 신분증을 챙겼어야지. 신분증만 있었어도—”
“집에 두고 왔다고, 됐지?” 내가 쏘아붙였다. “서두르느라 지갑 확인할 생각도 못 했어. 그리고 나를 어린애로 볼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너무 창피했어. 어제 밤에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더라.”
나는 평소보다 더 세게 액셀을 밟았다.
“게다가 웬 이상한 남자가 경비한테 걸어오더니 나를 안다면서, 내가 미성년자라고 말하는 바람에 경비가 날 완전히 바깥으로 문전박대해 버렸어!”
아지엘이 빵 터져서 웃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굴렸다. “내 수치심이 너한테 유흥거리면, 너 진짜 엿 먹어라.”
그가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어제 그냥 네 운이 나빴던 거겠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말이 맞았으니까. 나는 운이 나빴다.
그 사람들이 수상쩍은 짓을 하는 걸 도와줘서 벌이라도 받은 걸까? 하지만 왜 하필 나인데? 난 무단침입도 안 했어. 그냥 도와주기만 했다고.
“집에 돌아갔더니 오로라 고모가 아직 안 자고 있더라. 나한테 또 설교를 퍼붓더니, 어차피 기어서 돌아올 거면서 처음부터 고집 피우지 말았어야 했다나. 심지어 고모나 아빠 없이는 내가 살아남지도 못할 거라더라. 뻔뻔하기도 하지.”
운전대를 쥔 내 손에 힘이 들어갔다.
딜런 폰타니야가 경비한테 내가 미성년자가 아니라고 말만 해줬어도, 내가 집에 다시 들어갈 일은 전혀 없었을 터였다.
“만약 그분들 말이 맞으면—”
“그 문장 완성하는 순간 우리 우정은 끝이야.” 내가 즉시 그의 말을 잘랐다.
그가 한숨을 쉬었다. “알았어, 알았어. 미안해. 너 혼자서도 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 알아. 그래서 지금은 어디로 가는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디긴 어디야? 네가 말한 그 바지. 다시 거기 가서 그 경비한테 내가 미성년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할 거야. 나 거기서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러도 되는 거 맞지?”
“아틀라스가 한동안 집에 안 올 테니까 거기 머물러도 돼. 대신 문제 일으키지 마라, 카이아. 나 내가 저지른 사고도 아직 수습 못 했어. 무슨 일 생겨도 너 못 도와줘. 사고 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나는 망설였다.
거기에 딜런 폰타니야를 멀리하는 것도 포함되는 걸까?
“알았어.” 내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네 그 문제는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건데? 그 여자가 이미 남자친구 있는 줄 넌 몰랐잖아. 이건 네 잘못이 아니라 그 여자 잘못이라고…”
“나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의 목소리에 답답함이 묻어났다. “우리 아빠도 그 여자 아버지도 내 말을 안 들어. 내가 이딴 거에 휘말리다니—”
“그럼 거기서 벗어나려고 최선을 다해봐,” 내가 말을 잘랐다. “내 친구가 상간남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건 진짜 싫으니까.”
그가 코웃음을 쳤다.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나조차도 그에게 조언을 해줄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으니까.
“일 전부 정리되면 보러 갈게,” 그가 말했다. “당분간은 그냥 사고 치지 마. 경고하는데, 나 도움 못 준—”
“그래, 그래,” 내가 그의 말을 가로챘다. “바에 거의 다 왔어.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바에 가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
그가 픽 웃었고, 내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아틀라스한테 너 간다고 직원들한테 말해두라고 이미 얘기했어. 일찍 나타나도 안 놀랄 거야.”
나는 신음을 내뱉었다. “네 사촌한테 그 경비원 월급 좀 올려주라고 말해줄래? 나를 미성년자로 오인하긴 했어도 자기 일은 아주 잘했으니까.”
“아까는 열받아 하더니 이제는 승진시켜 달래. 너 참 희한해… 그래도 공평하네. 전달할게.”
그가 볼 수 없음에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에 주차를 하고 핸드폰과 열쇠를 챙겼다.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내고는, 고개를 높이 든 채 걸어가며 몇몇 호기심 어린 시선들을 무시했다.
경비원이 나를 막아섰지만, 어젯밤 그 경비원은 아니었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제가 정말 미성년자처럼 보이나요?”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그는 목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나지막이 웃으며 신분증을 꺼냈다. 신분증을 확인한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스물… 여섯이세요?” 분명히 놀란 표정으로 그가 물었다.
나는 풋하고 웃었다. “제가 열일곱으로 보이나요?”
그는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의 시선이 내 가방으로 떨어졌다. “손님… 여기는 호텔이 아닙니다만.”
“아틀라스가 이미 말해뒀을 텐데요,” 내가 말했다. “당분간 그쪽 방에 머물기로 했어요.”
그의 눈이 다시금 커졌다. “확인차 전화해보셔도—”
“그럴 필요 없습니다,” 또 다른 직원이 말했다. “저희는 카이아 클레멘테 씨가 더 나이가 많은 줄 알았을 뿐이에요.”
나는 눈을 뻐끔거렸다.
지금 내 이름이 늙어 보인다는 뜻인가?
내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미소를 지으며 신분증을 돌려주었다. “방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는 물어보지도 않고 내 가방을 들어 올렸다.
바 안쪽은 너무나 조용했다. 직원들이 어젯밤의 흔적을 청소하고 있었다. 술 냄새가 맴돌아 머리가 지끈거렸다.
“방은 3층입니다,” 경비원이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시선은 딴곳으로 향했다.
여종업원 두 명과 남종업원 한 명이 테이블에 엎드려 있는 남자를 깨우려고… 아니, 깨우는 데 실패하고 있었다.
나는 입술을 축이고는 나지막하게 웃었다.
그럼 그렇지.
이 무슨 우연이란 말인가.
“나중에 올라갈게요,” 내가 말했다. “3층 맞죠?”
“맨 끝 방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신 그 남자를 향해 걸어갔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직원들은 여전히 그를 깨우려 애쓰고 있었다.
“손님? 이제 아침입니다.”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저기요.”
그들 모두가 나를 돌아보았다.
“사장님 방에 머물 사람인데요,” 내가 침착하게 말했다. “그리고 저 이 사람 아는 사람이에요.”
“혹시 남자친구분이신가요?” 한 여종업원이 물었다.
나는 미소를 지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일들 보세요.”
그들은 망설였지만 이내 자리를 비켜주었다.
나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아지엘이 나보고 사고 치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중얼거렸다. “당신 진짜 운도 없네.”
그의 핸드폰이 거기 있을 테니, 그의 코트를 찾으려 테이블 밑으로 손을 뻗었다.
갑자기 그의 팔이 내 허리를 감싸 안으며 나를 자신의 무릎 위로 끌어당겼다.
그가 내 어깨에 머리를 얹자 내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에게서 독한 술 냄새가 풍겨왔다.
나는 숨을 참은 채 코트를 잡아챘다. 그의 핸드폰이 안쪽에 있었다.
일어나려 하자, 그가 상체를 더 세게 조여왔다.
“브리…” 그가 중얼거렸다.
그거면 충분했다.
나는 불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테이블에 거의 코를 박을 뻔했다.
나는 혀를 찼다.
실연당하면 사람이 이렇게까지 되는 건가?
나는 그의 사촌 연락처를 찾아 전화 대신 문자를 입력했다.
받는사람: 아이버슨 (못난이)
당신 사촌 나랑 같이 있어. 어제 기절하더니 아직도 자고 있네. 바람피운 여자친구 집 근처 바에 있어. 술 냄새 진동해서 못 참아주겠으니까 내가 바깥에 버려두기 전에 데려가. 방향제 챙겨오고.
나는 딜런 폰타니야를 마지막으로 한번 바라보았다.
“일어나,” 내가 나지막이 말했다. “아직 할 일 많잖아, 중위님. 그 여자는 당신 눈물만큼의 가치도 없어.”
그리고 나는 돌아서서 걸어갔다.
제83장“이 나쁜 년.” 나는 이를 갈며 난간을 꽉 쥐었다. “내가 널 얼마나 증오하는지 알기나 해? 우리 결혼 생활을 거의 파탄 낼 뻔했어—”“그게 목적이었으니까!” 그녀가 소리쳤다. “너희 둘 사이를 갈라놓고 싶었어, 알겠어? 성녀처럼 굴 생각 없어. 그 사람 떠나고 나서 난 비참했단 말이야! 아지엘 때문에 그를 떠났지만, 결국 아지엘은 나 대신 너를 원했어. 그게 얼마나 아픈지 알기나 해? 그래서 널 증오했어. 그리고…… 어차피 너희 둘은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지…….”“우린 부부야.” 나는 눈시울이 다시 붉어지며 단호하게 말했다. “우린 부부라고, 브리엘. 네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알기나 해? 넌 하마터면 불륜녀가 될 뻔했어—”“어차피 이미 악역이 된 거, 끝까지 가보자 싶었지! 내가 행복할 수 없다면 너도 그럴 수 없어! 카이아, 네가 너무 질투 났어! 딜런이 너랑 결혼했다는 걸 알았을 때 내 심정이 어땠을지 상상이나 해봐. 난 수년 동안 그에게 결혼하자고 애원했지만 그는 항상 준비가 안 됐다고 했어. 그런데 널 만나고 몇 달 만에 결혼한다고? 누가 안 화가 나겠어?”나는 침묵을 지켰다. 그녀가 이 정도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
제82장나는 울음을 참으며 마른 침을 삼켰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다행이었다. 만약 그들과 같은 방에 있었다면, 난 아마 완전히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젠장, 브리엘. 걔 임신했다고 말하라고 했지, 겁주라고 했어?”아지엘의 목소리에 귀가 쫑긋했다. “이거 몰래카메라야? 만약 그렇다면, 헤엄쳐서라도 도시에 돌아가서 너희 둘 다 죽여버릴 거야.” 나는 협박하듯 쏘아붙였다.“몰래카메라? 아니. 나 진짜 임신했어! 네 친구한테 물어봐.” 브리엘이 쏘아붙였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딜런도 알고 있을까? 어젯밤…… 우리가 함께 있을 때…… 그는 자신이 다른 누군가를 임신시켰다고 생각하며 알고 있었을까? 만약 그가 그랬다면, 난 절대 그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또다시 나를 바보로 만들었으니까.“그래, 임신했다니 축하해. 출산 잘하고, 뭐랄까…… 죽지나 마.” 나는 비꼬듯 말하며 전화를 끊을 준비를 했다.
제81장전화를 다시 가방에 넣으려는데 곧바로 벨이 울렸다.“아가씨, 그냥 받아요. 다들 짜증 나잖아요.” 한 승객이 불평했다.나는 한숨을 내쉬며 어색하게 웃어 보였고, 바람을 쐬며 거리를 두기 위해 갑판 쪽으로 걸어갔다. 망설여졌지만 전화를 받았다. 혹시 중요한 일일지도 모르니까.“여보세요? 누구세요?” 나는 지루하다는 듯이 물었다.“카이아니?”눈살이 찌푸려졌다. 낯익은 목소리였다. “그래. 누구시죠?”“내 목소리도 몰라? 정말로?”나는 코웃음을 치며 가슴에 팔짱을 꼈다. “원하는 게 뭐야, 브리엘?”“진정해. 내 목소리 겨우 1초 들었는데 벌써 그렇게 날을 세우니. 나중에 나를 직접 보면 어떨지 상상이 안 가네.”나는 심호흡을 하며 눈을 굴렸다. “너를 만나면 대머리가 될
제80장착륙까지 장장 4시간이 걸렸다. 나는 비행기 안에서 죽은 듯이 잠들었다. 전날 밤 딜런의 품에 안겨 그의 심장 박동을 느끼느라 한숨도 자지 못했기 때문이었다.자는 척을 했었다. 내 눈에 서린 의심을 그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고, 떠나기로 한 내 선택을 그가 후회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딜런은 내가 그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다는 걸 몰랐다. 그는 내가 볼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나를 더 꽉 껴안고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울고 있었다. 그는 생각보다 둔했다. 나는 그의 떨리는 숨결을 하나하나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그는 계속 입술을 달싹이며 무언가를 속삭였다. 사과였고, 만약 정말 상황이 보이는 것과 같다면 자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당신을 너무 사랑하지 않았다면, 절대 보내주지 않았을 거야.”그 말을 직접 듣자…… 가슴 한구석이 무너져 내렸다. 어쩌면 그래서 잠을 잘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나를 신경 쓰지 않았다면, 체면치레를 위해서라도 나를 억지로 붙잡으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내가 걸어 나가게 두었다. 내가 나 자신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보내준 것이다.&n
제79장“전화해도 돼? 아니면 문자라도? 그래도 될까?”나는 먹던 것을 멈추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나랑 말 안 하면 죽기라도 해?” 비꼬듯 물었지만, 그는 웃어넘기기는커녕 진심 어린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응.”나는 멍하니 눈을 몇 번 깜빡였다. 뭐라고? 목에 걸린 무언가를 삼키고는 물컵으로 손을 뻗었다. 그가 한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응. 당신이랑 말 안 하면 죽을 것 같아. 그러니까…… 그냥 문자라도 하게 해 줘, 응? 아니면 전화라도. 당신 목소리를 듣고 싶어. 단 1초라도. 제발?”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 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찔렸다. 그는 정말로 고통스러워 보였다. 나는 웃음을 참으려 눈썹을 치켜올렸다.글쎄, 난 카이아 클레멘테다. 그가 나 없이는 못 산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가 정말로 바람을 피운 게 아니라면 말이다.&ldquo
제78장“짐을 왜 이렇게 많이 챙겨? 다시 들어오려고?”내가 안으로 발을 들이자마자 딜런이 던진 첫 질문에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넥타이를 매느라 바빴다. 어디 나갈 준비를 하는 모양인데…… 도대체 왜 그렇게 차려입었는지 알 수 없었다.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어 아니라는 신호를 보냈다. 순간 그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시는 것이 보였다. 짐을 가져온 것만 보고 내가 다시 돌아온 줄 알고 기대했을 줄은 몰랐다. 아지엘은 이런 상황을 경고해주지 않았기에 딜런의 표정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사실 내일 떠나.”“떠난다고?”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에서 가방을 끌며 그를 스쳐 지나갔다. 내일 아침에 움직이기 편하도록 계단 아래쪽에 가방을 밀어 넣었다.“해안가 쪽으로 가려고. 거기서 한동안 머물 거야.” 나는 거짓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