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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Autor: 마루콩
구기빈은 일부러 심순남에게 둘 중 하나를 고르게 만들고 있었다.

재계에서 오래 버텨 온 심순남이지만, 구기빈의 싸늘한 눈빛 앞에서는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꼈다.

심순남은 그 질문을 곱씹었지만 어떻게 답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구기빈은 분명 여기서 그냥 물러날 사람이 아니었다.

심순남이 침묵하자 구기빈은 재촉하지 않았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심원후의 손목을 밟은 발에 실리는 힘이 조금씩 강해졌다.

통증에 이미 감각이 무뎌진 줄 알았던 심원후가 결국 참지 못하고 비명을 흘렸다.

“아악...!”

이대로 계속 밟히면 손이 완전히 망가질 것 같았다.

심순남은 한심한 아들을 한 번 흘끗 보더니 시선을 돌렸다. 결국 마음을 독하게 먹고 답했다.

“나는 몰랐다. 구 대표, 네 동생도 최악의 일까지 당한 건 아니지 않나?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보게. 보상이 얼마가 필요하든 심씨 집안이 내놓을 테니까.”

그 외에는 심원후를 지킬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문제는 소월리에 숨겨 둔 혼외자도 아직 찾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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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514화

    구기빈과 통화를 마친 강이주는 말 없이 생각에 잠겼다.차가 회사 앞에 멈췄다.강이주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심원후를 발견했다.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을 뻔했다.심원후와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았다.“이주야.”강이주가 못 본 척 지나가려는데 심원후가 곁눈질로 발견했다.심원후가 이름을 불렀다.강이주는 걸음을 멈췄지만 뒤돌아서지는 않았다.심원후는 절뚝거리며 강이주 앞으로 다가왔다.그날 밤 구기빈의 뜻을 받은 심순남에게 맞아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됐다.심원후는 그 일을 오래도록 마음에 아로새겼다. 구기빈을 향한 증오는 극에 달했다.이제 피하기에는 늦었다. 회사로 들어가려면 심원후가 서 있는 곳을 지나야 했다.심원후도 이미 강이주 앞까지 다가온 상태였다.임설이 나서서 심원후를 막으려 했다.심원후는 임설을 안중에도 두지 않은 채 강이주의 등을 바라봤다. “얘기 좀 하자.”강이주는 그 말을 듣고 몸을 돌려 마주 봤다.심원후가 곧바로 먼저 입을 열었다. “강중그룹 얘기야.”지금 강이주가 자신과 이야기할 만한 주제는 회사 문제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강이주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나는 너랑 할 얘기 없어. 우리 회사에 자금이 부족한 틈을 타 너희 쪽이 덤벼들었다고 해도, 지금 너희 집안 형편으로 강중그룹을 통째로 삼키기는 쉽지 않을 텐데?”심명그룹 역시 앞서 구기빈의 집중적인 압박을 받아 힘을 많이 잃었다.강이주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심원후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 “맞아. 그래도 우리 집안에 너를 더 곤란하게 만들 방법이 없다는 뜻은 아니야. 우리 아버지 수법이 어떤지는 너도 알잖아.”심원후가 경고하듯 말했다. “전에는 구기빈이 뒤를 봐주니까 심명그룹을 우습게 여길 수 있었지. 지금은?”“구기빈은 실종돼 행방도 모르고, 자기 목숨조차 지키기 어려운 처지에 빠졌어. 너까지 챙길 여유가 어디 있겠어.”현실을 똑바로 보라는 뜻이었다.구기빈의 소식이 완전히 끊긴 지금은 예전처럼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513화

    강이주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침묵했다.한참 뒤에야 구희라에게 말했다. “강중그룹은 걱정하지 마. 때가 오면 강중그룹은 그때 버리면 돼. 전에 말했듯이 업종을 바꿔 새로 시작하면 그만이야. 나는 아직 젊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시간이 있으니까 겁나지 않아.”몇 차례 큰 위기를 겪으며 강중그룹은 이미 깊은 타격을 입었다. 어떻게든 살아남더라도 예전의 규모와 지위를 되찾기는 어려웠다.강이주는 그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구희라와 이런 연극을 벌이기로 했을 때부터 필요하다면 강중그룹을 포기할 각오까지 해 두었다.강중그룹에서 분리할 수 있는 사업은 이미 완전히 떼어 냈다. 분리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도 임설에게 적지 않은 자금을 맡겨 적절한 보상에 쓸 수 있도록 했다.직원들의 생계를 지키기 위해 일정 기간 출근하지 않아도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까지 준비했다.앞으로의 방향을 정하면 새 법인을 세우고, 다시 함께하고 싶어 하는 직원들을 다시 채용할 계획이었다.이 계획은 강서규와도 진지하게 상의했다.강서규는 이야기를 들은 뒤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자신은 이미 나이가 들었고 죽을 고비까지 겪고 나니 회사에 대한 욕심도 사라졌다며, 강이주가 정말 결정했다면 자신과 장숙연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고 뜻대로 하라고 말했다.강이주는 조건 없이 자신을 지지해 주는 부모에게 깊이 감사했다.통화 너머의 구희라는 강이주의 말을 들으며 가슴이 먹먹해진 듯 복잡한 감정에 잠겼다.강이주가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너도 회사에서 조심해. 며칠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오빠가 돌아온 다음에 움직여.”주선하까지 RG그룹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구호민이 두 사람 사이에서 무언가를 알아챌까 걱정됐다.주선하는 아직 대학생이었다. 아무리 구희라를 지키고 싶어도 실재하는 위험 앞에서는 힘이 부족할 수 있었다.노련하고 교활한 구호민을 구희라와 주선하 둘만으로 상대하기는 쉽지 않았다.구희라가 가볍게 웃었다. [알았어. 조심할게.]구희라는 더 길게 이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512화

    밖으로 나온 강이주는 먼저 임설에게 전화를 걸었다.차에 올라탄 뒤에 구기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쪽에서 곧 사람을 보내 구기빈의 실종이 진짜인지 확인하려 들 거야!]오늘 RG그룹을 찾은 가장 큰 목적은 구기빈의 소식을 전하는 것이었다.구씨 집안 쪽 상황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걱정할 만큼 위험한 일도 아니었다.오늘 자신의 연기가 구호민을 움직이기에 부족하더라도 구희라가 안에서 손발을 맞춰 줄 터였다.마침 구희라를 떠올리자 메시지가 도착했다.[아빠가 너한테 골칫거리를 좀 만들어 주라고 했는데 거절했어. 너는 어떻게 됐어? 우리 오빠는... 괜찮아?]사실 구희라는 전부터 여러 가지를 의심하고 있었다.자기 오빠처럼 신중한 사람이 아무런 대비 없이 납치될 리 없다고 생각했다.처음에는 구희라도 분명 오빠의 안부를 크게 걱정했다.그러나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는 상황을 완전히 이해했다.납치 계획 자체는 실재했고, 아버지 구호민이 꾸민 일일 가능성이 높았다.구호민이 왜 그런 짓을 벌였는지는 굳이 짐작하고 싶지 않았다.구희라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평범한 사람과 전혀 다르다는 걸 알았다. 좋게 말할 여지도 없이 정상인의 사고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인 구호민은 언제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납치 계획이 실제였다고 해서 구기빈이 정말 붙잡혔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구희라가 강이주와 손잡고 RG그룹에 들어오려 한 데에도 이유가 있었다.우선 구희도가 돌아왔다.구희라는 어릴 때 작은오빠를 진심으로 좋아했다.구호민이 구희라를 벌하려 할 때마다 구희도는 구희라의 앞을 막아서며 동생을 지켰다.그럴 때마다 구희도가 더 심한 벌을 받았지만, 구희라는 오빠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품었다.두 남매가 언제부터 멀어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아마 구희도가 멀리 보내진 뒤 몇 년에 한 번도 돌아오기 어려워졌을 때부터일 것이다.오랜 세월은 익숙했던 사람마저 낯설게 만들었다.아무리 남매간의 깊은 정이라도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511화

    “사실 아버지도 희라를 계속 시험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희라가 정말 무언가를 꾸미고 있더라도 아버지 능력을 아는 아이이니 별다른 일은 벌이지 못할 겁니다.”“희라도 자기 처지를 잘 알고 있으니 함부로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구희라가 평소 구기빈의 보호를 많이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생각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구희도 역시 그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구호민은 구희도의 말을 들으며 구희라의 성격과 지금까지의 행동을 하나씩 되짚었다. 따져 보니 구희도의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구호민은 무심코 구희도를 바라봤다. “우선 네 형의 행방부터 알아봐. 강이주의 말대로 절벽에서 떨어져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태인지 확인해.”구희도가 고개를 끄덕였다.구호민이 말을 이었다. “준비도 철저히 해 둬. 일부 일정은 앞당길 때가 됐다.”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낸 구호민은 해야 할 일을 모두 미리 준비해 두라는 뜻을 눈빛으로 전달했다.구호민은 둘째 아들 구희도에게 처음부터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구호민이 보기에 구씨 집안을 물려받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오직 장남 구기빈뿐이었다.어릴 때부터 온갖 방법으로 구기빈을 가르치고 길들인 것도 가장 적합하고 완벽한 후계자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였다.구기빈은 첫 번째 선택이었고,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최우선 후보였다.구희도는 어디까지나 차선책에 불과했다.그래서 어릴 때부터 멀리 보내 놓고도 구기빈을 길들인 것과 같은 기준으로 구희도를 키우게 했다.하지만 구기빈이 이제 실패작이 됐으니, 구호민은 이제 남은 둘째 아들 구희도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둘째만큼은 장남처럼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랐다.구호민의 날카로운 눈빛은 구희도의 속까지 꿰뚫어 보는 듯했다.그 시선 한 번에 구희도는 곧바로 공손히 일어섰다. 눈을 내리깔아 스쳐 지나간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을 감췄다.구희도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아버지를 실망하시게 하지 않겠습니다.”구희도는 구호민을 실망시킬 엄두조차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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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아껴 주는 사람도, 사랑해 주는 사람도 있어요. 게다가 회장님처럼 비정상적이지도 않고요.”“그러니 아들과 딸이 모두 회장님을 멀리하는 거겠죠. 나중에는 곁을 지키며 마지막을 함께해 줄 사람조차 없을 것 같네요. 참 불쌍한 인생이에요.” 강이주는 말을 마치자마자 돌아섰다.구호민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탁자를 내리치며 일어났다. 강이주의 말에 제대로 분노한 모습이었다.하지만 강이주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미련 없이 몸을 돌려 걸어 나갔다.문 앞에 도착한 강이주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기빈 씨가 없어도 저는 제가 가진 힘을 다해 회사를 지킬 겁니다. 끝내 지키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싸웠으니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쓸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전부 써서 덤비세요.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그 말을 끝으로 강이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구호민은 당장이라도 강이주의 목을 조를 듯 험악한 눈으로 뒷모습을 노려봤다.구희도는 여전히 감정 없는 표정을 유지했다.다만 곁눈질로 강이주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눈에는 문득 흥미가 떠올랐다.구희라는 구호민이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는 모습을 알아보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일하러 갈게.”구기빈의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와 달리 구희라는 빠르게 평정을 되찾았다.방금 강이주가 구호민에게 쏟아 낸 말을 떠올리면 엄지를 치켜세워 주고 싶은 정도였다.그야말로 통쾌하고 멋졌다.그래도 지금은 구호민과 구희도가 보고 있었기에 감정을 꾹 눌러 감췄다.구호민은 일어나는 구희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회사에 들어왔으니 강중그룹을 방해하는 일은 네가 맡아.”“내가?” 구희라가 자신을 가리키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아빠도 저랑 이주가 얼마나 친했는지 알잖아요. 저더러 강중그룹을 공격하라고요? 정말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구희라는 곧장 아버지에게 되물었다.구호민이 싸늘하게 바라봤다. “너도 구씨 집안 사람이다. 그 정도 일도 못 하겠다는 거냐?”말이 끝날 무렵 구호민의 표정에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509화

    “강이주 씨와 형이 서로 깊이 아끼는 사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형을 걱정하는 마음도 이해하지만, 말씀은 삼가 주셨으면 합니다.”구희도는 상석에서 분노를 억누르는 구호민을 한 번 바라보고 말을 이었다. “강이주 씨가 형을 많이 걱정하는 건 알았으니 아버지도 그만 화를 푸십시오. 지금은 형의 행방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구희도 역시 어리석지 않았다. 강이주가 말한 구기빈의 추락 사고를 그대로 믿지 않았다.구호민에게 강이주의 말만 듣지 말고 사실부터 확인하라는 뜻이었다.구호민도 구희도와 같은 생각이었다.구호민은 강이주를 차갑게 훑었다. “기빈의 소식은 전했으니 이제 돌아가라. 구씨 집안일은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외부인이 쓸데없이 신경 쓸 필요는 없어.”구호민은 강이주가 듣는 앞에서 ‘외부인’이라는 말을 유독 또렷하게 강조했다.강이주에게 선을 확실히 그으며 당장 나가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강이주는 혼인관계증명서를 챙겨 오지 않은 것이 조금 후회됐다.그 서류가 있었다면 지금 당장 구호민 앞에 펼쳐 보이며 자신이 정말 외부인인지 똑똑히 확인시켜 줄 수 있었을 텐데...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구호민의 몇 마디에 제대로 화가 났다.강이주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세 사람을 차례로 바라봤다. “저도 이곳에 오래 있고 싶지 않아요. 이 집안 사람들이 하는 짓을 보고 있으면 역겨우니까요.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 있습니다.”“회장님, 제가 회장님을 너무 얕봤네요. 장남이 납치돼 몇 번이나 몸값을 요구받았는데도 참 태연하게 기다리셨죠. 제가 스스로 덫에 걸려들 때까지요.”강이주는 자신이 없는 틈을 타 RG그룹이 심명그룹과 손잡고 강중그룹을 공격한 일을 일부러 꺼냈다. 표정을 굳힌 채 구호민을 노려보는 눈에는 혐오가 가득했다. “자기 아들까지 완벽하게 이용하셨네요. 체면도 양심도 버리고 수단을 가리지 않는 솜씨만큼은 인정할게요. 저로서는 회장님처럼 훌륭한 아버지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겠어요.”“기빈 씨도 참 좋은 아버지를 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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