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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Author: 마루콩
구호민은 이미 원하는 걸 손에 넣었다.

아무리 그래도 친아들인 구기빈을 정말 끝까지 몰아붙일까 싶었다.

물론 둘째 아들 구희도가 있기는 했다.

그래도 구희도가 장남인 구기빈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구호민에게 다른 계산이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임설은 강이주에게 자신이 아는 걸 숨기지 않았다.

“구희라 변호사님이 매일 구기빈 대표님이랑 부딪히고 있고요. 구계배 어르신 쪽도 그 무상 증여 계약서 때문에 크게 화가 나셨어요.”

“구계배 어르신은 차라리 가진 재산을 전부 재단에 출연하겠다고 하셨대요. 그 큰돈을 구호민 회장 손에 넘기는 일은 절대 없다고 못 박으셔서 집안 분위기가 아주 험해졌고요.”

임설은 우연히 배진호와 구기빈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중요한 내용이라는 걸 알아 계속 마음속에만 담아 두다가 이제야 강이주에게 말하고 나니 속이 조금 후련했다.

구계배와 구호민은 서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거기에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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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752화

    잠깐 생각한 끝에 구기빈은 곧장 본론을 꺼내기로 했다.강서규를 보며 말했다. “아직 이 집을 꼭 파셔야 할 만큼 어려운 상황은 아닙니다.”이 문제에 관해서는 구기빈도 강이주와 생각이 같았다.집까지 팔 필요는 없었다.강서규에게 남은 집은 이제 두 채뿐이었다.하나는 지금 살고 있는 넓은 집이었다.다른 하나는 외곽의 조금 외진 곳에 있는, 방 세 개와 거실 하나를 갖춘 2층 단독주택이었다.지금 사는 집보다는 면적이 훨씬 작았다.그래도 강서규가 아내와 딸, 구기빈까지 데리고 들어가 살기에는 충분했다.주변 환경도 괜찮아 조용히 몸과 마음을 돌보며 지내기 좋은 곳이었다.자신을 설득하러 온 게 분명한 구기빈을 보며 강서규가 천천히 말했다. “집을 파는 문제는 이주 엄마랑 오래전부터 여러 번 의논했어.”“그동안은 망설였지. 이번에 마음을 굳힌 건 물론 이주 때문이기도 해. 하지만 다른 이유도...”말끝을 늘인 강서규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이윽고 말을 이었다. “사실은 우리를 위해서이기도 해. 집이 너무 크니 살면서도 쓸쓸하더라. 외곽에 있는 집은 조용해서 좋고.”“나이가 들고 이런저런 일을 겪다 보면, 다들 한적한 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지는 모양이야. 우리라고 다르겠나?”강서규와 장숙연은 노후에 관한 이야기도 여러 번 나눴다.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니 마음가짐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강서규가 구기빈을 보며 웃었다. “자네 조부모님처럼 말이야. 나도 죽을 고비를 한번 넘겼잖니. 그러고 나니 많은 걸 내려놓게 되더군.”“이제 다른 바람은 없어. 이주가 무탈하고 건강하게, 자네랑 행복하게 잘 지내기만 하면 돼.”부모가 바라는 건 결국 자식이 탈 없이 평안하게 사는 일이었다.구기빈은 강서규의 말을 듣고 선뜻 반박할 수 없었다.오히려 강서규가 구기빈에게 부탁했다. “집 파는 건 자네가 이주를 좀 설득해 주게. 이주 엄마랑 나는 어차피 그쪽으로 옮겨 갈 생각이었어. 시기의 문제일 뿐이지, 이주 때문이 아니야.”“자네도 일자리 구하는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751화

    구호민이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는 걸 짐작했기에 강이주는 더 화가 났다.결국 그 감정의 밑바닥에는 구기빈에 대한 염려가 있었다.구기빈은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나도 당하고만 있을 사람은 아니잖아.”말이 끝나자 강이주가 몸을 기울여 구기빈의 어깨에 살며시 머리를 기댔다.방 한쪽에 초점 없는 시선을 둔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끔은 내가 정말 쓸모없는 사람 같아. 일이 벌어지는 걸 뻔히 보고도 해결할 능력이 없으니까.”말에는 깊은 자책이 배어 있었다.그보다 더 짙은 건 무력감이었다.‘내가 조금만 더 수완이 좋았으면...’‘구호민 회장한테 맞설 힘이 더 있었으면 좋을 텐데.’ 강이주는 그런 생각까지 했다.구기빈은 팔을 뻗어 강이주를 끌어안고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당신은 이미 충분히 대단해.”강이주는 늘 자신이 부족하다고 했다.하지만 실상은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너무 높을 뿐이었다.그 기준 때문에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다고 느끼는 것이었다.정작 다른 사람들 눈에는 이미 충분히 훌륭하다는 걸 강이주 본인만 몰랐다.강이주는 구기빈이 자신을 위로해 주는 거라고만 생각했다.구기빈이 장점을 하나씩 짚어 주는 말을 조용히 들으면서, 마음속으로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헤아렸다.‘더 잘할 수도 있었어.’아직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더 노력해야 했다.강이주가 살짝 고개를 들어 구기빈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어렸다.구기빈은 한동안 방에서 강이주와 함께 있었다.그러다 강이주가 전화받는 사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거실에는 소파에 앉아 한숨을 쉬는 강서규만 있었다.장숙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구기빈이 강서규 맞은편에 앉았다. “장인어른, 아직 집 파는 일 생각하고 계십니까?”식탁에서 꺼낸 이야기가 강이주만 속상하게 만든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강서규도 어찌해야 할지 몰라 하고 있었다.아버지의 처지에서 딸의 짐을 조금이라도 나눠서 지고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750화

    방에 돌아온 강이주는 창가의 긴 의자에 앉았다.아무 말 없이 창밖만 바라보았다.구기빈이 물컵과 약을 들고 다가왔다. “약부터 먹어.”강이주가 약을 받아 들자 구기빈은 몸을 돌려 욕실로 향했다.잠시 뒤 물을 담은 대야를 들고나왔다.물에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재 팩이 들어 있었다.강이주의 발은 잘 낫고 있었지만, 아직은 꾸준히 병원에서 준 약재를 넣어 족욕을 해야 했다.그동안은 대체로 구기빈이 준비를 맡았다.오늘 저녁도 다르지 않았다.구기빈은 몸을 낮춰 대야를 내려놓고 강이주의 발을 잡았다.물은 아직 뜨거웠다.구기빈은 강이주의 발을 받쳐 들고 따뜻한 김을 쐬어 주었다.앞에 한쪽 무릎을 꿇은 구기빈을 내려다보니 일자리를 구하러 다녔다는 말이 다시 떠올랐다. 속이 상한 강이주는 발을 빼려 했다.구기빈은 취직 문제를 자신과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말하지 않아도 지난 며칠 동안 어디를 가든 거절당했을 구기빈이 모습이 그려졌다.‘자존심이 그렇게 강한 사람이... 어떻게 그 수모를 다 참았을까?’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아팠다.“움직이지 마.” 구기빈은 강이주가 발을 빼려는 걸 알아차리고 부드럽게 다시 끌어왔다.고개를 들어 강이주를 보았다. “아무리 나한테 화가 나도 당신 몸까지 함부로 하면 안 되지.”강이주는 구기빈의 진지한 얼굴을 마주하고도 입술만 다물었다. 여전히 기분이 풀리지 않은 표정이었다.구기빈도 곧장 변명하지는 않았다.강이주가 더는 피하지 않고 얌전히 맡겨 주는 게 느껴졌다.김을 조금 더 쐰 뒤 물이 적당히 식자 구기빈이 강이주의 발을 조심스럽게 담갔다.구기빈은 일어나 강이주의 곁에 앉았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직도 화났어?”그러면서 살짝 부푼 강이주의 볼을 손끝으로 건드렸다.강이주가 못마땅한 듯 얼굴을 돌렸다. 대답도 퉁명스러웠다. “그럼 화 안 나겠어?”‘일자리를 구하는 게 작은 일도 아닌데...’‘말 한마디 안 했잖아. 내가 화내는 게 이상해?’강이주가 정말 화가 났다는 걸 알자 구기빈은 웃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749화

    구기빈을 위해 구호민을 적으로 돌리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잘못했다가는 이유도 모른 채 회사가 무너질 수 있었으니까.구기빈은 자신을 바라보는 강이주에게 설명했다.“응. 계속 집에서 노는 것도 심심하잖아. 당신한테 기대 살면서 당연하다는 듯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큰 그룹을 관리할 필요가 없으니 편하기는 해. 그래도 매일 이렇게 지내는 건 재미없어서. 차라리 일이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싶었어.”장숙연이 믿기 어렵다는 듯 물었다. “자네가? 그래도 명색이 RG그룹 대표인 자네가 남의 밑에 들어가 일하겠다고?”의구심이 가득한 목소리였다.구기빈의 입사 지원서를 받은 회사들이 얼마나 당황했을지 저절로 상상이 됐다.구기빈이 바로잡았다. “장모님, 전 대표입니다. 이미 물러났으니까요.”구기빈은 달라진 처지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말했다.그 뜻을 이해한 장숙연이 고개를 저었다. “전 대표라고 해도 그렇지. 누가 자네를 선뜻 쓰겠나? 놀라서 얼어붙을 텐데.”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실제로 면접관들은 찾아온 사람이 정말 구기빈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몇 번이고 확인한 끝에야 구기빈이 장난을 치러 온 게 아니라 진짜 면접을 보러 왔다는 사실을 믿었다.몇 차례 면접을 치른 구기빈의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어느 회사도 구기빈을 선뜻 채용하지 않았다. 아예 면접조차 보지 않은 곳도 있었다.자기들처럼 작은 회사에서 구기빈 같은 분을 모시기는 어렵다고 대놓고 말하는 곳도 있었다.구기빈이 취업할 곳을 찾지 못하고 연거푸 거절당한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졌다.다만 다른 화제가 곧 쏟아지면서 얼마 안 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구기빈은 이 일을 강이주에게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입을 다문다고 강이주가 영문도 모른 채 넘어갈 리는 없었다.강이주는 구기빈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핸드폰을 켜 이름을 검색했다.예상대로 여러 매체에 관련 기사가 올라와 있었다.기사를 일부러 내리게 하지는 않았다. 구기빈은 제 이름이 박힌 제목들을 그대로 두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748화

    “이주야, 아빠는 네 엄마랑 의논해 봤는데, 우리 몇 사람이 살기에는 이 집이 너무 크지 않니. 낭비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집을 팔기로 했다.” 강서규가 천천히 말했다.강이주의 눈이 커졌다.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갑자기 집은 왜 파세요?”사실 마음속에는 이미 어렴풋이 답이 떠올라 있었다.자신 때문이었다.장숙연이 카드를 돌려주면서 돈까지 더 넣어 줬다.이번에는 강서규가 살고 있는 집을 팔겠다고 말했다.강이주에게 돈이 부족할까 봐, 구씨 집안의 계속되는 압박에 강이주가 견디지 못할까 봐 그러는 것이었다.두 분 모두 걱정하고 있었다.그 생각에 강이주의 가슴이 욱신거렸다.부모님께 너무 죄송했다.가슴에 무언가 꽉 걸린 듯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다.곁에 있던 구기빈이 강이주의 표정을 보고 말없이 손을 뻗어 잡아 주었다.강서규가 말을 이었다. “이주야, 다른 생각은 하지 마라. 집을 옮기는 건... 네 엄마랑 오래전부터 의논한 일이야.”“너도 언젠가는 시집갈 테니, 이 큰 집에서 우리 둘만 살면 공간도 남고 외롭겠다 싶었어. 좀 작은 집으로 가는 게 어떨까 했지.”강서규는 강이주의 표정을 세심하게 살폈다.하지만 나머지 생각까지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집이 팔리면 그 돈을 그대로 강이주의 계좌에 넣어 줄 생각이었다.그 돈만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급할 때 쓸 돈이 조금이라도 있는 편이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강이주는 두 사람을 말없이 바라보았다.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어떤 말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았다.어릴 때부터 강서규는 한번 내린 결정을 쉽게 바꾸지 않았다.강이주의 성격도 강서규를 똑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구기빈이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냈다. 강서규를 향해 구기빈이 말했다. “장인어른, 집을 파는 건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주 씨랑 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뭘 걱정하시는지 압니다.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저도 요 며칠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괜찮은 회사 몇 군데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747화

    강이주가 의아한 눈으로 장숙연을 보았다. “일 처리가 좀 복잡해서 쉽게 해결되지는 않나 봐요. 엄마, 기빈 씨한테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가 구기빈의 일정을 이렇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장숙연의 표정을 살피니 눈가에 강이주가 읽지 못할 감정이 어려 있었다.강이주는 미간을 조금 좁힌 채 어머니를 찬찬히 살폈다.강이주의 눈길이 너무 예리해서 장숙연은 괜히 마음 한구석이 찔렸다.슬쩍 시선을 피하고서야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러다 제 행동을 알아차리고는 자신도 어이가 없었다.나쁜 일을 하려는 것도 아닌데, 딸이 빤히 바라보자 괜히 잘못이라도 한 사람처럼 뜨끔해졌다.‘왜 이러지?’장숙연 자신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목을 가다듬은 장숙연이 다시 강이주와 눈을 맞췄다. “오늘 저녁에는 일찍 들어오라고 전해 주렴. 밖에서 너무 애쓰지 말고, 집에 와서 저녁 먹으라고.”그저 저녁을 함께 먹자는 말이었다. 강이주는 구기빈이 요즘 많이 바빠 저녁때 맞춰 들어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려 했다.하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장숙연이 강이주의 손등을 두드렸다.“저녁에 아빠가 할 말이 있대. 가족이 다 같이 있어야지.”장숙연이 가족 이야기를 꺼낼 무렵, 강이주는 구기빈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침 연결된 통화 너머로 장숙연의 말끝이 전해졌다.구기빈에게 들린 건 ‘다 같이 있어야지’라는 말뿐이었다.강이주는 장숙연 앞에서 구기빈에게 물었다. “저녁 먹을 때 집에 올 수 있어? 아빠가 하실 말씀이 있대. 당신도 와서 같이 가족회의 하자고.”적어도 강이주에게는 강서규가 무슨 이야기를 꺼내든 가족회의였다.구기빈은 망설이지 않고 그러겠다고 했다.전화기 너머 구기빈이 있는 곳은 조금 시끄러웠다. 누군가 구기빈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도 들린 것 같았다.하지만 그 소리는 금세 사라졌다.강이주는 잘못 들었나 싶었다.구기빈은 강이주와 몇 마디 더 나누다가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강이주는 망설임 없이 종료된 통화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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