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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Penulis: 주광
고환일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말이 그런 거지... 한 번 크게 데이면, 다시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아.”

그 말에 송승예의 얼굴에서도 웃음기가 사라졌다.

자신의 딸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예진은 사랑할 땐 모든 걸 쏟아붓고, 물러설 길도 남기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사랑을 거두면, 정말 칼로 자르듯 깨끗하게 끊어낸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몇 번이나 진심을 내줄 수 있는 걸까...’

‘한 번 크게 배신당하면, 다시 문을 여는 건 어렵지.’

“여보, 그래도 민혁이는 괜찮은 남자잖아요. 정말 우리 예진이한테 어울리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방법을 찾아서 예진이 마음에 들어가겠죠.”

송승예가 남편을 위로했다.

그날 하루는 특별할 것 없는 병원 일정이 이어졌다.

예진이 병실에서 아버지를 돌보자, 민혁은 그 옆에서 끝까지 함께 했다.

저녁이 되어서야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은 2심 재판이 있는 날이라, 집에 돌아온 시간도 평소보다 빨랐다.

집에 도착한 예진은 베란다의 수국에 물을 준 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마침 야간 러닝을 나서려던 민혁과 마주쳤다.

며칠 전 민혁과 함께 뛰었던 날, 푹 잠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기억에 예진은 별다른 고민도 없이 민혁과 함께 근처 운동장으로 향했다.

두 바퀴를 함께 달린 뒤, 둘은 걸음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내일이면 끝나네. 긴장돼요?”

예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오히려 기다려져요.”

민혁이 잠시 침묵하다 물었다.

“혹시... 이혼하고 나면, 그 다음은 어떻게 살 건지 생각해봤어요?”

예진은 저녁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걸 느끼면서 한동안 진지하게 생각했다.

“예전엔 그냥 이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목표가 생겼어요.”

민혁이 흥미로운 듯 눈썹을 곧추세웠다.

“들어봐도 돼요?”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일하면서 로스쿨에 다니고, 진짜 변호사가 돼서... 가능하면 민혁 씨처럼 제 사무실을 차리고 싶어요.”

“그리고 이혼해서 받은 돈으로 우리 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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