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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Author: 이야기보따리
소예지는 멀어져 가는 송세아의 뒷모습을 오래 바라봤다. 마음속에서 복잡한 감정이 뒤엉켰다. 시선을 거둔 뒤 깊게 숨을 들이쉬고 주경호를 따라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병실은 이상하리만큼 고요했다. 의료 기기에서 흘러나오는 규칙적인 소리만이 적막을 채우고 있었다. 임현욱은 침대 위에 조용히 누워 있었다.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평온했지만 창백한 안색과 야위어가는 두 뺨은 그가 겪고 있는 고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소예지는 천천히 걸어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잠든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하고 싶은 말이 목 안에서 뭉텅이로 막혀 버렸다. 가슴이 세게 조여왔다.

“현욱 씨.”

소예지가 그의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 목소리는 자신조차 알아채기 어려울 만큼 미세하게 떨렸다.

“현욱 씨 보러 왔어요. 걱정 마세요. 최대한 빨리 연구를 끝낼게요. 꼭 버텨줘요. 조금만 더 기다려줘요.”

주경호는 조용히 병실 밖으로 물러나 소예지가 잠시 혼자 있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소예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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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80화

    말을 마친 심유빈은 방기성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어깨를 살짝 떨었다.“자기밖에 없어요. 자기만 나한테 잘해주고 기댈 수 있게 해줘요. 그 사람이 아직 계약으로 나를 묶어두지만 않았어도 평생 근처에도 얼씬거리기 싫어요.”방기성은 그 말이 반은 진심이고 반은 거짓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듣기 싫지는 않았다. 얼굴에 남아 있던 노기가 제법 걷혔다.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목소리를 누그러뜨렸다.“됐어 됐어, 왜 울어. 이제 내 사람이 됐는데 아무것도 무서워할 거 없어. 내 옆에 있으면 뭐든 당당하게 살 수 있다는 걸 다 알게 해줄게.”심유빈은 속으로 이를 꽉 깨물었다. 이 관문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결혼식에는 반드시 가야 했다.“알겠어요. 말 들을게요. 지금 바로 드레스 갈아입고 절대 체면 구기는 일 없을게요.”심유빈은 고개를 들어 눈물을 닦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얼른 예쁘게 꾸미고 올게요.”드레스룸으로 들어선 심유빈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피할 수 없다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맞서는 수밖에 없었다.방기성을 따른 이후로, 옷이며 액세서리 하나하나에 아낌없이 공을 들였다. 옷장 안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정열적인 레드 롱드레스가 걸려 있었다. 드레스 전체에 자잘한 스팽글이 박혀 있어 조명 아래서 눈부시게 빛났다.명품 브랜드의 단 하나뿐인 피스였다. 예전에는 이런 단품 하나를 손에 넣으려고 갖은 공을 들이며 흥정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한마디만 하면 매장에서 바로 가져다주었다. 돈과 권력이 가져다주는 권력의 맛이었다. 한때 고이한이 안겨줬던 그 맛을 이제는 방기성을 통해 다시 느끼고 있었다.심유빈은 커다란 전신 거울 앞에 서서 천천히 잠옷을 벗었다. 곡선이 뚜렷한 몸매가 드러났다. 몇 초간 스스로를 감상한 뒤 드레스를 걸치고 정성스럽게 화장을 시작했다. 다이아몬드 목걸이까지 걸자 심유빈은 거울 속 자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손끝으로 볼을 가만히 쓸어내렸다.오늘 즐길 거리를 찾은 것 같았다. 고이한에게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79화

    사흘 후, 하씨 가문과 엄씨 가문의 결혼식이 A시 최고급 호텔 연회장에서 성대하게 열렸다.고이한과 윤하준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형제 같은 사이라 일찌감치 호텔에 도착해 하종호의 양옆에 나란히 서서 속속 들어오는 하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고이한은 완벽하게 재단된 수트를 입고 희끗한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정돈한 모습이었다. 평소의 냉정한 인상도 오늘만큼은 한결 부드러워 보였고 먼저 말을 걸어오는 하객들에게도 기꺼이 몇 마디 덕담을 건넸다.여전히 말수는 적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세심했다.윤하준 역시 언제나처럼 단정하고 품격 있는 차림이었다. 밝은색 수트는 그의 훤칠한 풍채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온화한 미소는 곁에 있는 사람마저 편안하게 만들었다.냉정하고 묵직한 남자와 온화하고 기품 있는 남자, 그리고 한껏 들뜬 신랑이 나란히 서 있으니 마치 최정상급 남성 모델 세 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 같았다. 여성 하객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긴장돼?”잠깐 틈이 생긴 사이 윤하준이 하종호를 슬쩍 놀렸다.하종호가 넥타이를 고쳐 매며 씩 웃었다.“솔직히 좀 긴장되긴 하는데 그보다 기분이 더 좋아.”그러다 문득 하종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방기성도 초대 명단에 있더라고.”윤하준은 방기성과 심유빈의 현재 관계를 이미 하종호에게서 들어 알고 있었다. 그는 하종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오늘은 좋은 날이잖아. 괜히 기분 상하는 생각은 하지 마.”하종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눈빛에 남아 있던 반감도 금세 사라졌다.방기성의 별장.심유빈은 잠옷 차림으로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 소파에 기대어 있었다.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이미 말끔하게 차려입은 방기성에게 힘없이 말했다.“자기야, 머리가 너무 어지럽고 온몸에 힘이 없어요. 어젯밤에 감기 걸린 것 같아서... 오늘 결혼식은 같이 못 갈 것 같아요.”이 일 때문에 어젯밤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악몽까지 꿨다. 꿈속에서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조롱당하고 비웃음과 경멸을 받다가 그대로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78화

    윤하준은 이제 모든 것을 이해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소예지에 대한 마음은 친구로서의 관심과 걱정으로만 남겨두기로 했고 더는 바라지 않기로 마음먹었다.소예지는 딸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고이한의 큰 키가 그 뒤를 따라 들어섰고 고하슬이 층수 버튼을 누르러 가자 고이한도 손을 뻗어 27층을 눌렀다.“오늘 하종호 이해해 줘서 고마워. 걔가 계속 사과할 기회를 찾고 있었거든.”고이한이 낮게 말했다. 짙은 속눈썹 아래 눈빛이 소예지를 살피듯 머물렀다.“지난 일은 이미 잊었어.”소예지는 담담하게 답했다.고이한의 눈빛에 잠깐 미안함이 스쳤다. 하종호한테 듣지 않았더라면 소예지와 그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을 것이었다.“미안해. 예전에... 많이 힘들게 했지.”고이한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자책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소예지는 실패한 결혼에 대해 여전히 감정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었다. 한때 그 서러움들은 보이지 않는 가시처럼 심장 깊숙이 박혔고 그의 냉담한 한마디, 작은 소홀함 하나에 밤새 뒤척이고 마음이 흔들렸다.지금 그의 사과를 들으며 심예지는 세월이 한참 흐른 뒤 느껴지는 고요함을 느꼈고 마치 과거의 감정에서 이미 완전히 벗어난 듯했다.지금 그녀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고 미워하지도 않았다.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고하슬은 고개를 숙인 채 손에 든 작은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며 부모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듣지 못했다.소예지는 자신의 현관문을 열다가 몸을 돌렸다. 문 앞까지 배웅 나온 고이한을 맑은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그때 우리 둘 다 너무 어렸어. 나는 사랑과 결혼을 너무 이상적으로만 생각했고 당신한테 지나치게 기댔고 그러다 나 자신을 잃었어. 당신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고... 지금 이렇게 하슬이를 위해 서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소예지의 말에는 원망도 책망도 없었다. 오직 숱한 파도를 건넌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맑음과 고요함이 담겨 있었다.그러나 고이한의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77화

    처음부터 끝까지 고이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용히 소예지만 바라봤을 뿐이었다. 그의 눈빛에 담긴 것은 흐뭇함이 아니라 안쓰러움이었다.소예지의 너그러움 뒤에는 그녀가 혼자 삭여온 억울함과 서러움이 쌓여 있다는 것을 고이한은 알고 있었다. 옆에 있던 윤하준도 끼어들지 않았다. 하종호와 소예지가 묵은 감정을 풀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줬다.하종호가 오늘 온 것은 소예지에게 제대로 사과하기 위해서였다. 오는 길에 긴장했던 마음은 소예지의 너그러운 용서에 비로소 가라앉았다.“그럼 나 먼저 가볼게. 결혼식 전에 처리할 게 좀 있어서.”하종호가 자리를 뜨려 했다.“가봐. 결혼식 준비나 잘해. 그날 나랑 이한이 일찍 갈게.”윤하준이 말했다.하종호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그때 고하슬과 이안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달려왔다. 소예지가 딸에게 말했다.“하슬아, 이제 늦었으니까 집에 가서 씻어야지.”고하슬이 아쉬운 듯했지만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신이 난 얼굴로 고개를 치켜들며 말했다.“엄마, 이안이가 이제 우리 같이 어린이집 다닐 수 있대요!”“그래, 그럼 또 같이 다닐 친구가 생겼네.”소예지는 이안 쪽으로도 시선을 돌렸다.“이안이, 또 컸네!”윤하준이 이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잘 가라고 인사해야지.”“예지 이모랑 이한 아저씨, 하슬아 잘 가!”고이한이 온화하게 웃었다.“잘 가.”동시에 윤하준과 눈이 마주쳤다. 두 남자는 말없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윤하준은 이안의 손을 잡고 자신의 동으로 걸어갔고 반대편에서는 고이한과 소예지가 고하슬과 나란히 다른 동을 향해 걸어갔다.몇 걸음 가다가 이안이 작은 장난감을 떨어뜨렸다. 뒤를 돌아 줍자 윤하준도 함께 돌아섰다. 무심코 고개를 들던 그 순간, 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고하슬이 소예지와 고이한의 손을 양쪽으로 잡고 깡충깡충 뛰며 재잘거리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하고 포근한 풍경이었고 마치 한때의 세 식구가 함께 있는 듯했다.윤하준은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들의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76화

    심유빈은 어떻게 하면 참석을 피할 수 있을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하종호의 주변 사람들은 전부 아는 얼굴들이었다. 방기성의 팔짱을 끼고 나타나는 순간 쏟아질 경멸 어린 시선이 눈에 선했고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피아노 여신의 이미지 역시 산산조각 날 게 분명했다. 그야말로 공개 처형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그렇다고 불참할 수도 없었다. 방기성이 분명 불만을 품을 테고 지금의 심유빈은 그 버팀목을 잃을 수 없었다.결국 사흘 동안 버티다가 적당한 핑계를 만들어 빠지는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이 공개적인 망신만큼은 피해야 했다.저녁 여덟 시 반쯤 집에 돌아온 소예지는 집 안에 딸이 보이지 않자 양희순에게 물었고 고이한이 아이를 데리고 단지 아래로 놀러 나갔다는 말을 들었다.곧바로 고이한에게 언제 딸을 데리고 올라올 거냐는 메시지를 보냈고 답장은 금세 도착했다.[하슬이가 엄마랑 같이 있고 싶대. 우리 지금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데 잠깐 내려올 수 있어?]소예지는 메시지를 바라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편한 플랫슈즈로 갈아 신고 집을 나섰다.초여름 밤의 어린이 놀이터는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었고 곳곳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멀리서 보니 공주 드레스를 입은 고하슬이 또래 여자아이와 즐겁게 놀고 있었다. 소예지가 자세히 들여다보던 순간 반가움이 번졌다.이안이었다.시선을 옮기자 옆 휴게 공간에 눈길을 사로잡는 남자 셋이 서 있었다. 세 사람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풍경 같았다.고이한은 늘 그렇듯 반듯한 자세로 서 있었고 차갑고 절제된 기품이 풍겼다. 윤하준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그 옆의 하종호는 편한 캐주얼 차림으로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무언가를 이야기하며 웃고 있었다.그 모습을 보자 소예지는 문득 이 년 전이 떠올랐다. 한때 늘 함께 다니며 누구보다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던 세 남자의 시절이었다.가장 먼저 소예지를 발견한 사람은 윤하준이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그의 눈빛에 오랜만의 반가움이 스쳐 지나갔고 이내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275화

    “그러게 말이야! 이한이 그놈, 행동 하나는 빠르다니까.”하종호가 전화 너머로 혀를 찼다. 잠시 후 살짝 떠보는 말투로 덧붙였다.“근데 솔직히 걔네 둘이 진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하슬한테는 좋은 일이잖아...”“응.”윤하준이 짧게 대답했다. 시선은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에 닿았고 눈빛은 복잡했다.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고이한의 변화가 눈에 띄게 분명했고 그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윤하준은 잘 알고 있었다.소예지도 마땅히 좋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 친구로서든 소예지에게 마음을 품었던 한 사람으로서든 윤하준은 그녀가 행복하길 바랐다.그 행복을 고이한이 줄 수 있고 소예지도 받아들일 마음이 있다면 윤하준이 할 수 있는 건 축복뿐이었다. 다만 마음 한구석이 살짝 허전할 뿐이었다.“알겠어, 결혼식에 일찍 가서 손님맞이하는 거 도와줄게.”“고마워.”하종호가 짧게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차 안이 조용해졌다. 이안이 눈치 빠르게 고개를 들었다.“외삼촌, 기분 안 좋아요?”윤하준은 정신을 차리고 언제나처럼 온화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되찾았다. 이안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아니야.”어떤 풍경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족한 법이었다. 어떤 설렘은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끝이 정해져 있었다. 지금 윤하준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곁에 있는 이 꼬마를 잘 돌보는 것 그리고 마주쳐야 할 사람을 친구로서 담담하게 대하는 것이었다.방기성의 별장.밤 여덟 시, 심유빈은 거실 소파에 늘어져 심심하게 영화를 넘기고 있었다. 창밖으로 차 소리가 들리자 곧바로 정신을 바짝 차렸다. 머리를 매만지고 달콤한 미소를 띤 채 문 앞으로 나갔다.방기성이 차에서 내렸다. 약간 살이 오른 체형이 어둠 속에서 둔해 보였다. 희끗희끗한 백발은 고이한에게서는 묘한 매력과 고고한 기품으로 보였지만 방기성에게서는 그저 늙고 볼품없어 보일 뿐이었다.심유빈의 눈빛에 티 나지 않게 혐오감이 스쳤다. 하지만 얼굴에 걸린 달콤한 미소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0화

    “네.”“문제없습니다. 그건 제가 제일 잘하는 일이거든요. 일주일 안에 사진을 드리도록 하죠.”소예지는 일단 그에게 맡겨보기로 했다. 아직 깊은 얘기를 하는 건 이른 것 같았다.“가격은 어떻게 되나요?”“일단 남편분의 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모르면 가격을 책정하기 어려워요.”소예지는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열었다.“고이한이라고 고신 그룹의 대표입니다.”“그쪽 남편이 A시의 최고 부자 고이한이라고요?”탐정이 놀란 표정을 짓자 소예지는 휴대폰을 다시 넣으며 말했다.“부담스럽다면 거절해도 돼요.”“아닙니다. 할게요. 가격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01화

    소예지는 몇 개의 육아 관련 글을 뒤적이다가 우연히 한 글로벌 미술 전시회에 대한 소개 글을 발견했다.전 세계를 순회 중인 대형 전시로 국내 일정은 A시의 전시문화회관에서 열린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의 예술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더없이 좋은 프로그램이었고 구성도 흥미로웠다.“하슬아, 내일 엄마랑 미술 전시 보러 갈래?”“좋아요!”고하슬은 두 눈을 반짝이며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날 오전 아홉 시 반.소예지는 딸과 함께 전시문화회관에 도착했다.검표를 마치고 막 실내로 들어섰을 무렵, 딸의 맑은 목소리가 들뜬 듯 울려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84화

    소예지는 돌아와서 조용히 고이한의 선물을 가방에 넣었다. 그 사이 아이들은 케이크를 먹자며 옆에서 성화를 부리고 있었다.정교하게 쌓인 6단 케이크 위에는 반짝이는 촛불이 별빛처럼 아롱거렸고 부드럽게 퍼지는 빛이 케이크의 층층을 감싸며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그 순간, 박시온이 소예지를 꼭 껴안으며 속삭였다.“내 친구, 영원히 행복하길 바라. 네 모든 꿈이 이루어지고 웃음이 끊이지 않길 진심으로 기도할게.”그 말에 윤하준과 강준석도 절로 미소 지었다. 그들 곁에서 심주원은 장난기 가득한 박시온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5화

    두 번째 사진에서는 심유빈이 고이한의 양복을 덮은 채 그의 팔에 기대어 주사를 맞고 있었다.세 번째 사진에서는 고이한이 우산을 들고 양복을 걸친 심유빈을 살짝 끌어안은 채 비 오는 길을 걷고 있었다.“소예지 씨, 이 사진들로 보아 남편은 분명 외도 경향이 있습니다. 걱정 마세요, 계속 추적해서 촬영하겠습니다. 소식이 있으면 바로 연락드리죠.”“알겠습니다.”대답을 마친 뒤 이혼을 준비하기 위해서 사진들을 컴퓨터의 비밀 폴더에 저장해 두었다.날씨가 추워지며 어느덧 섣달 그믐날이 되었다.진가영이 아침 9시에 전화해 소예지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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