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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Author: 이야기보따리
소예지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얘기 하고 싶은데?”

그러자 고이한은 말없이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고는 복도 끝에 있는 휴게실로 이끌었다.

억지로 끌려간 소예지는 휴게실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미 감정이 격해져 있었다.

“손 놓고 얘기해.”

그녀가 이를 악물며 말하자 고이한은 싸늘한 목소리로 비웃듯 내뱉었다.

“양 교수가 당신을 실험실에서 내쳤다고 해서 벌써 새 연구팀에 들어가려고 하는 거야?”

소예지는 그의 차가운 눈빛을 똑바로 응시하다가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쳤다.

“나 나름대로 계획이 있어. 당신이 간섭할 일은 아니잖아.”

고이한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내가 직접 양 교수에게 부탁해 보겠다고 했잖아.”

“난 당신 연줄에 기대고 싶지 않아. 내 힘으로 해결할 거야.”

단호한 어조로 말한 그녀가 문고리를 잡으려 손을 뻗는 순간, 고이한의 냉정한 경고가 날카롭게 등 뒤를 파고들었다.

“어쨌든, 지 여사님 연구팀에 들어갈 생각은 하지도 마.”

소예지는 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 앞에서는 부드럽고 신사적인 미소를 짓던 남자가 지금은 한 치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을 듯한 싸늘한 야수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말없이 문을 열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잠시 후, 고이한이 휴게실 밖으로 나서자 심유빈이 다가와 그의 앞을 막아섰다.

“이한 오빠, 어디 갔었어? 윌 선생님이 찾고 계셔.”

고이한은 짧게 숨을 고르며 감정을 정리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한 미소를 띠고는 오십 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가벼운 인사를 주고받은 후, 그 남자가 조심스럽게 부탁을 꺼냈다.

“고 대표님, 혹시 사람 하나만 찾아주실 수 있을까요? 제 친구가 의학계에서 꽤 유명한 인물인데 어떤 연구자에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직접 만나보고 싶다 하네요.”

그러자 옆에 있던 심유빈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윌 선생님의 친구라면 분명 대단한 분이시겠어요.”

윌은 자랑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 친구는 십여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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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원본 데이터가 필요할 뿐이야.”소예지는 침착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당장 내놓는 게 좋을 거야.”그 순간, 마치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한 정적이 흘렀다.안채린은 이를 악문 채 돌아서더니, 파일 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책상 위에 툭 던졌다.“가져가.”소예지는 묵묵히 자료를 확인한 뒤, 그것을 조심스럽게 접어 가방에 넣었다.“고마워.”그녀가 몸을 돌리려는 순간, 안채린의 조수가 작게 투덜거렸다.“뭘 그렇게 잘난 척이야. 결국 아빠랑 전남편 덕 아니야...”소예지의 걸음이 멈췄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조수를 바라보자 조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몸을 굳혔다.하지만 소예지는 그들과 말다툼을 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조용히 돌아서, 말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소예지가 사라지자, 안채린이 차갑게 눈을 흘기며 조수를 노려보았다.“다음부터는 똑바로 기록해. 베끼는 것도 제대로 못 해서 실수나 하고. 나까지 곤란하게 만들지 말란 말이야.”조수 두 명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고개를 숙였다. 이번 실수는 분명히 그들의 잘못이었다.“죄송해요, 채린 언...”안채린은 그들의 어설픈 변명에 여전히 짜증이 치밀었지만 사실 그녀를 가장 신경 쓰이게 만든 건 따로 있었다.아까 소예지가 마치 당당한 주인이라도 되는 듯 자료를 요구하던 태도와 흔들림 없는 말투가 거슬렸다.한편, 사무실로 돌아온 소예지는 곧장 일에 몰두했다.아버지의 연구 자료는 그녀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했다.‘유전자 편집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기존 이식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그날 그녀는 점심도 거른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실험 설계에 몰입했다.그렇게 어느새 해가 저물고 그녀가 아직도 사무실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강준석이 국수를 포장해 들고 직접 찾아왔다.오늘은 고이한이 딸을 데리러 가기로 한 날이었기에 소예지는 퇴근을 미루고 야근을 택했다.원래는 딸과 함께 저녁을 먹으려 했지만 일이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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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예지는 눈물범벅이 된 딸의 얼굴을 조심스레 닦으며 부드럽게 달랬다.그때, 위층에서 소란을 들은 양희순이 서둘러 올라왔고 울며 떼쓰는 고하슬을 진정시키려 애쓰는 소예지의 모습을 본 그녀는 가슴이 아릿해졌다.한때 그녀는 믿고 싶었다.비록 고이한이 소예지를 깊이 사랑하진 않더라도 딸에 대한 애정만큼은 진심이기에 최소한 가정은 지키려 하리라.그러나 그건 철저한 착각이었다.“하슬아, 할머니가 안아줄게. 우리 이제 유치원 가자, 응?”양희순이 다가와 조심스레 말했다.“싫어요! 나 아빠랑 유치원 갈 거란 말이에요!”고하슬은 팔짱을 낀 채 입을 삐죽이며 고집을 부렸다.소예지는 입술을 꾹 깨물다 한숨을 삼킨 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럼 이렇게 하자. 오늘은 아빠가 데리러 오게 해줄게, 어때?”“진짜예요? 그럼 아빠가 집에 와서 나랑 밥도 같이 먹어줄 수 있어요?”고하슬은 눈망울을 반짝이며 설레는 표정으로 물었다.소예지는 그 순수한 눈빛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고하슬은 눈물을 멈추고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엄마, 꼭 약속 지켜야 해요!”딸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나온 소예지는 차 안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결국 핸드폰을 꺼내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고이한의 낮고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배경이 조용한 걸 보니 집에 있는 듯했다.“오늘 오후 시간 돼? 하슬이 좀 데리러 가줘.”“그래. 데리러 갈게.”그의 짧은 대답에 소예지는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길게 숨을 들이쉰 후, 시동을 걸었다.이혼 후, 그녀는 철저히 선을 지키려 애썼고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았다.연구소에 도착한 그녀는 어머니가 남기고 간 기증 관련 자료를 조심스레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종이의 가장자리는 세월의 흔적처럼 누렇게 바랬고 서명란에 남아 있는 어머니의 필체는 단정하고 강단 있었다.소예지의 손끝이 살짝 떨렸다.마치 이 얇은 종이 너머로 기억 속의 다정하고 강인했던 어머니가 손을 내밀어줄 것만 같았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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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이건 고이한만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녀를 괴롭히고 철저히 밀어내는 그의 방식.이제는 고이한이 언니 심유빈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안채린은 그 생각이 더욱 확신처럼 느껴졌다.마침 중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할 일을 맡긴 것도, 전처인 소예지가 그들의 평온한 생활에 끼어들 틈을 아예 막아버리려는 의도일지 모른다.게다가 그녀가 가장 쾌감을 느꼈던 건 따로 있었다.이번 일로 인해 소예지는 자연스레 강준석과 멀어졌고 이제는 그의 도움 없이 '천재'라는 허울도 더는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그렇게 몇 년만 지나면 결국 소예지의 천재란 가면도 벗겨지겠지.’오후 네 시.소예지는 급하게 차를 몰아 유치원으로 향했다. 약속 시간에 십 분쯤 늦었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딸과 함께 윤하준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가장 먼저 아이에게 달려간 소예지는 조심스럽게 사과했다.“미안해, 엄마가 좀 늦었지?”“괜찮아요, 엄마. 엄마 바쁜 거 나도 알아요. 나, 얌전히 기다릴 수 있어요.”고하슬은 까만 눈망울을 반짝이며 고개를 들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소예지는 울컥했다.어느새 이렇게 자라 속 깊어져 버린 딸아이의 모습에 가슴이 저릿했다.“고마워요, 윤하준 씨.”소예지는 고개를 들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별말씀을요. 서로 도우며 사는 거죠.”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 아이를 차에 태우고 작별했다.운전석에 앉은 윤하준은 백미러로 뒤차를 힐끔 바라보다가, 잠시 멍하니 시선을 고정했다.흰색 포르쉐, 그리고 그 안에 앉아 있는 여자가 자꾸 눈에 밟혔다.“삼촌, 아직도 왜 출발 안 해요? 뭘 그렇게 보고 있는 거예요?”귀 옆에서 이안이 장난스럽게 물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윤하준은 웃으며 대답했다.“아, 아무것도 아니야.”“혹시 소예지 아줌마 몰래 보고 있었어요?”이안이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더니 씩 웃었다.“야, 꼬맹이. 넌 뭘 안다고 그런 소리를 해?”윤하준은 당황한 듯 웃으며 말했지만 속으로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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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오후, 소예지는 강준석과 함께 MD로 회의에 참석했다. 그러나 도착하자마자 분위기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예전엔 다들 일하는 중간중간 가볍게 숨을 돌리며 여유를 가졌는데 지금은 연구원들 모두가 자리에 박혀 묵묵히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다.주현우의 사무실 또한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그는 한 장의 서류를 소예지에게 밀어주며 말했다.“고 대표님께서 이건 최우선으로 해결하라고 하셨습니다. 소예지 선생님이 팀을 이끌어주셨으면 한다더군요.”소예지는 서류를 넘기며 내용을 살펴보다 점점 미간이 좁아졌다.“이 방향은 리스크가 큽니다. 상당한 양의 실험 검증이 필요해요.”주현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고 대표님 말씀으론 얼마든지 지원하겠다네요. 소예지 선생님의 능력을 꽤 신뢰하시는 듯해요.”소예지는 서류를 덮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연구실로 돌아온 소예지는 다시 서류를 꺼내 들었다. 이번 연구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였다. 현재로선 조혈모세포 이식이 유일한 근본 치료법이었고, 이 연구는 그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한 고난도 과제였다.이번 MD와의 공동 프로젝트에서도 이 주제는 핵심 분야로 다뤄지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이 연구를 직접 이끈다면 앞으로의 시간은 말 그대로 쉴 틈 없는 전쟁이 될 것이다.한편, 주현우 사무실의 내선전화가 울렸다.“네, 누구십니까?”익숙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흘러나왔다.“소예지 씨가 뭐라고 하던가요?”고이한이였다.주현우는 순간 놀라며 몸을 바로 세웠다.“고 대표님! 네, 소예지 선생이 방금 수락했습니다.”“좋습니다. 소예지 씨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마세요.”“물론입니다. 최우선으로 돕겠습니다.”소예지는 다시 연구실로 돌아와 양정화와 연구 구성을 상의했다. 양정화 역시 그녀가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데에 전적으로 찬성했고, 함께 작업 중이던 강준석은 기존 프로젝트에 계속 전념하기로 했다.그리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22화

    “이따 나갈 때 그 사람들이랑 마주치지만 말자. 괜히 기분 상할 일 생기면 안 되잖아.”하지만 소예지는 별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만, 딸이 그들을 보게 될까 봐 원치 않았을 뿐이다.그때, 고하슬이 장난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엄마, 나 쉬 마려워요.”소예지는 딸을 유아용 식탁 의자에서 안아내 화장실로 데려갔다.막 딸을 안고 칸막이 안으로 들어선 순간, 바깥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곧, 전화 통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중년 여성의 목소리였다.“그 아이가 우리 딸을 얼마나 아끼는지 몰라요.”“방금 전에도요! 유빈이 조금만 몸이 안 좋아도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더라니까요.”칸막이 안에서 소예지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화장실에서 통화 중인 여자는 다름 아닌, 심유빈의 어머니였다.“이혼 절차는 말끔히 끝났고 이제 유빈이랑 결혼만 남았어요.”“당신 쪽 프로젝트는 내가 오늘 묻기 좀 그래서, 유빈이가 대신 얘기할 거예요. 너무 걱정 마세요.”여자의 목소리는 점점 들떠갔다.“곧 당신 사위 될 사람이잖아요, 그런 사람이면 못 따낼 프로젝트가 어디 있겠어요?”그 순간, 고하슬이 소예지를 올려다보며 속삭였다.“엄마, 나 다 했어요.”왜 아직 나가지 않느냐는 눈빛이었다.소예지는 조용히 칸막이 문을 열었다.세면대 앞에는 치장된 옷차림의 중년 여성이 손을 씻고 있었고 거울에 비친 모습은 온몸이 보석으로 둘러싸여 있었다.그녀의 목을 감싼 최고급 진주 목걸이 하나만 해도 몇십억은 족히 나가 보였다.팔목의 팔찌 또한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과연, 고이한이 심유빈 모녀를 물심양면으로 극진히 대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거울 너머로 심미정이 소예지를 힐끗 보았다.하지만 그녀는 소예지를 알아보지 못했다.한때 사진으로 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마주치게 되니 전혀 떠올리지 못한 것이다.무엇보다 오늘은 딸의 혼사로 한껏 들뜬 날이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조차 없었다.딸과 함께 손을 씻고 다시 룸으로 돌아가자 그 사이 박시온이 계산을 마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21화

    그날 밤, 소예지는 말랑한 딸을 품에 안고 잠이 들었다. 아이의 체온이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안았고 오랜만에 찾아온 평온한 꿈속에서, 그녀는 눈물 대신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깊은 밤을 견뎠다.다음 날 아침.특이한 사례를 가진 환자가 있어 소예지는 이서연과 함께 직접 현장 방문을 나서게 되었다.도심 중심의 종합병원.환자 문안을 마치고 병원 로비를 빠져나오던 순간, 이서연이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떴다.“예지야, 저 여자, 혹시... 심유빈 아니야?”그녀는 깜짝 놀란 얼굴로 입을 틀어막았다.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단정한 몸매와 기품 있는 분위기만으로도 단번에 눈길을 끌 만한 여인이었다.소예지도 이서연이 가리킨 방향을 힐끔 바라보고는 단 한 번에, 그 여자가 바로 심유빈임을 알아보았다.이서연의 말투는 점점 조심스러워졌다.“지금 산부인과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 설마 임신 확인하러 온 건 아니겠지?”사실 이서연은 남의 일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성격이었고 이런 일에는 특히 호기심을 참지 못했다.“예지야,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문 앞에서 잠깐만 기다려줘.”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산부인과 방향으로 잰걸음으로 달려갔다.5분쯤 지났을까.숨을 헐떡이며 돌아온 이서연이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소예지를 발견하고 곧장 다가왔다.그리고는 왠지 모르게 안쓰러운 눈빛으로 소예지를 바라보며 말했다.“너 한번 맞춰볼래? 심유빈이 들어간 과가 어디였는지?”굳이 말하지 않아도 소예지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산부인과였어!”소예지의 결혼을 깨뜨린 그 여자가, 지금은 임신까지 한 것이다.게다가 그 여자는 안채린의 친언니이기도 했다.‘뭐, 심유빈 같은 여자를 앞에 두고, 과연 어느 남자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고 대표조차도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이혼을 택했으니.’이서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내가 좀 오지랖이었지, 미안.”소예지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만 가자.”연구소에 돌아오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이성열이 급히 회의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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