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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Author: 이야기보따리
비록 이혼 합의서에는 이미 서명했지만 재산 분할 문제로 인해 아직 정식 이혼 신고조차 못 한 상태였다.

상대측에서 제시한 처리 기간은 최소 반년이었고 그 탓에 지금 소예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이한과의 별거뿐이었다.

30분 후.

익숙한 차 한 대가 그녀의 집 앞에 당당히 멈춰 섰다. 고이한의 차였다.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원래 소예지가 사용하던 주차 자리에 차지하고 있었고 소예지는 결국 근처 호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자, 안에서부터 딸아이의 명랑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거실로 들어선 그녀의 눈에 들어온 건, 소파에 앉아 있는 고이한과 바닥에 주저앉아 새 장난감을 열어보는 고하슬의 모습이었다.

“사모님, 오셨어요. 대표님께서 오늘 저녁은 여기서 드시고 가신대요. 전 시장에 좀 다녀올게요.”

부엌에서 모습을 드러낸 양희순이 그렇게 말하자, 소예지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

“괜찮아요. 집에 있는 재료로 아무거나 하세요.”

굳이 그 남자를 위해 정성스레 저녁을 준비할 이유는 없었다. 더군다나 초대한 적도 없고 그가 스스로 찾아온 것이었다.

소예지는 고이한이 이 집에 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나 오늘 카레 먹고 싶어요!”

고하슬이 깡충깡충 뛰며 외치자, 양희순이 웃으며 대답했다.

“마침 집에 채소가 떨어졌네요. 금방 사 올게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핑계를 삼아 집을 나섰다.

소예지는 그녀의 속내를 뻔히 알 수 있었다.

분명, 자신과 고이한에게 단둘만의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주려는 의도였다.

“엄마, 아빠가 새 장난감 사줬어요!”

고하슬이 자랑스럽게 장난감을 흔들어 보이며 말하자 소예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이 좋겠네, 우리 하슬. 우선 장난감 가지고 놀고 있어. 엄마는 잠깐 올라가서 세수 좀 할게.”

오늘은 가볍게 화장만 했지만 소예지는 화장을 오래 얼굴에 두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고이한과는 나눌 대화조차 떠오르지 않았기에 조용히 2층으로 올라갔다.

세수를 마친 그녀가 2층 거실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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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06화

    고이한이 천천히 몸을 돌리자, 따스한 오후 햇살이 그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다. 그러나 그 빛조차도 그가 풍기는 차가운 아우라를 온전히 걷어내진 못했다.그 순간,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더니 김경환이 들어섰다.“대표님, 회의 시간입니다.”그 말에 심유빈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고 고이한은 말없이 사무실을 나섰다.뒤이어 김경환이 그녀에게 다가왔다.“휴게실에서 잠시 기다리시겠어요?”“괜찮아요. 전 집에 좀 다녀와야 해서요.”심유빈은 말없이 핸드백을 챙겨 조용히 사무실을 빠져나갔다.안씨 가문 저택.심유빈의 이야기를 들은 안영수는 분노를 감추지 못한 채 소리쳤다.“다 그 소예지라는 여자 때문이야! 걔만 아니었어도 내가 이 지경까진 안 왔을 거다!”소예지의 이름이 나오자, 심유빈의 눈빛에도 싸늘한 냉기가 스쳤다. 그녀 또한 소예지가 일부러 자신과 안씨 가문을 겨냥해 움직였다고 믿고 있었다.“아빠, 이번엔 이한 오빠 말 듣는 게 나을 거예요.”“그래도 그놈이 다른 프로젝트를 내어주겠다니 그나마 다행이지.”안영수는 그제야 조금 안도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아참, 그 자식 이혼했다며? 설마 너 때문은 아니겠지?”“아직 모르셨죠? 이한 오빠 전 부인이, 예전에 아빠 회사에 시비 걸던 바로 그 소예지예요.”“뭐라고? 그 여자가 고 대표 와이프였다고?”안영수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정확히는, 전처요.”심유빈이 덤덤히 정정하자 안영수는 순간 허탈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하하, 그럼 고 대표가 그 여자랑 이혼한 건 너 때문이었네! 내 딸 데려가려고 그 여자를 손절한 거지.”그는 이제 고이한이 자신을 다시 챙기기 시작한 이유가 심유빈 덕분이라고 철석같이 믿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좋아, 그 윤혁이라는 놈이랑 한 번 얘기 좀 해봐야겠어.”그날 오후.소예지와 강준석은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중, 우연히 윤혁과 마주쳤다. 평소 찌푸린 얼굴 대신 그는 오랜만에 한결 개운해 보였다.셋이 마주 앉자 윤혁이 시원한 목소리로 먼저 입을 열었다.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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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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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02화

    소예지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난 할 얘기 없어.”분위기를 감지한 주현우가 조심스레 말을 덧붙였다.“두 분 얘기 나누세요. 전 잠깐 화장실 좀...”그가 자리를 비키자, 고이한이 천천히 미간을 찌푸리며 조용히 물었다.“임 이사가 네 회사에 들어갔다고 들었어.”소예지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태연하게 되물었다.“그래서?”“그 사람, 실력 있는 인물이야. 믿고 맡겨도 돼.”‘그걸 말하려고 일부러 시간을 끈 거야?’속으로 의아해진 소예지는 고개를 기울였지만 겉으로는 담담했다.“엄마랑 할머니, 하슬이를 보고 싶어 해. 금요일 오후에 데리러 갈게.”며칠 전 통화에서 진가영이 손녀를 데려가고 싶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 소예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해.”고이한이 무언가 더 말하려는 순간,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확인한 그는 짧게 인사하듯 말했다.“그럼.”그가 떠나고, 사무실 문 앞에서 잠시 기다리던 소예지에게 주현우가 다가왔다.“고 대표님은 먼저 가신 모양이네요.”소예지는 단호하게 말을 꺼냈다.“주 대표님, 지난번 실험 데이터에 오류가 있어 보여서 다시 확인하러 왔어요.”“좋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죠.”주현우는 속으로 그녀의 꼼꼼하고 집요한 연구 태도를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며칠 전에는 안채린과도 접촉이 있었지만 그녀는 능력은 있어도 분명 소예지와는 결이 달랐다. 무엇보다 안채린에겐 과학에 대한 경외심이 부족했다.오후 4시.소예지가 재검토한 실험 데이터가 곧장 양정화 교수에게 전달되었고 데이터를 받은 양정화는 이내 얼굴을 굳히며 안채린을 호출했다.“과학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진리를 향한 태도야. 이렇게 큰 수치 차이를 왜 지금까지 몰랐던 거지?”안채린은 두 손을 뒤로 모으고 눈빛에 죄책감을 담아 말했다.“죄송합니다, 교수님. 제 불찰입니다.”“소예지가 이걸 발견하지 않았다면 이후 연구 방향이 통째로 어긋났을 거야. 그게 얼마나 큰 손실인지 알아?”“네, 교수님...”양정화는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2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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