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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Autor: 이야기보따리
박시온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예지야, 한 번 실패한 결혼 때문에 앞으로의 모든 가능성까지 닫아버릴 필요는 없잖아.”

소예지의 눈빛은 맑고 차분했다.

“지금의 이대로가 정말 좋아. 윤하준 씨는 내게 많은 도움을 줬고 그래서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어. 임현욱 씨는 정말 좋은 친구고 강 선배는 배울 점이 많은 스승 같은 존재야. 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억지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박시온은 소예지를 잘 알고 있었다. 소예지는 본래 사람을 거절하는 데 서툴렀고 누군가를 상처 주는 일은 더더욱 원치 않았다. 그래서 누군가 다가와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주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그저 고마운 마음만 품은 채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럼 정말로 마음에 맞는 사람이 나타나도 시작하지 않을 거야?”

박시온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소예지는 커피잔을 내려놓고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난 결혼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내가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을 뿐이야.”

소예지가 아무 생각 없이 관계를 시작하는 건 그들 중 누구에게도 무책임한 일이었다. 게다가 그녀에겐 딸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온전히 마음을 쏟을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딸은 언제나 그녀 삶의 최우선이었다.

박시온은 작게 웃었다.

“맞아. 이혼하고 나면 제일 먼저 배워야 할 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혼자서도 충분히 멋지게 살 수 있다는 걸.”

소예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바로 그녀가 오래전부터 마음속으로 되뇌어 오던 생각이었다.

시간은 어느새 밤 여덟 시를 넘겼고 박시온과 막 헤어진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소예지는 잠시 멈칫했다.

“여보세요, 임 대위님.”

“지금 예지 씨 집 앞이에요. 잠깐 나올 수 있을까요? 직접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고 진중했다. 소예지 역시 그에게 할 말이 있었기에 잠시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저 지금 밖이에요. 십 분 뒤에 뵈어요.”

“알겠습니다.”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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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97화

    소예지는 휴대폰을 들어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1분 줄게요. 지금 당장 꺼져요. 아니면 경찰 부를 거예요.”심유빈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굳어졌다.“소예지 씨, 난 악의가 없어요. 믿어줘요.”“당신은 내 결혼 사실을 알면서도 끼어든 여자예요. 그런 사람이 지금 내 딸한테까지 접근해 놓고 그게 ‘악의 없는 행동’이라고요?”소예지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좋아요. 원한다면 이 일, 세상 밖으로 터뜨릴 준비도 돼 있어요. 모두가 당신이 내 결혼을 알고도 끼어든, 뻔뻔하고 악의적인 여자라는 걸 똑똑히 보게 해줄 테니까.”심유빈의 얼굴이 완전히 굳었다.“그렇다면 나도 경고 하나 할게요. 일 핑계로 이한 오빠한테 접근하는 거 그만두세요.”“내 동생한테서 다 들었어요. 당신이 뭘 꾸미고 있는지, 모를 줄 알아요?”소예지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냉소적으로 말했다.“그러니까 본인 남자나 잘 관리하세요. 그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나는 것 자체가 역겨우니까.”심유빈은 말없이 소예지를 바라보았다.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오히려 한층 가벼워져 있었다.소예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걸 확인하자 자신이 충분히 위협이 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좋아요. 앞으로 이한 오빠가 소예지 씨 앞에 안 나타나게 내가 잘 말려볼게요.”심유빈은 입꼬리를 스치듯 올리며 부드럽게 말했다.“내 남자를 제대로 못 챙긴 건 내 잘못이니까요. 미안해요.”그녀가 고개를 돌려 자리를 뜨려던 찰나, 교실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문 앞에 나타난 사람은 윤하준이었고 그는 이안의 작은 손을 꼭 쥔 채 안으로 들어섰다.그 순간 심유빈의 발걸음이 멈췄다. 얼굴에는 경직된 기색이 스쳤고 입술이 미세하게 굳어졌지만 곧 억지로라도 미소를 띠며 인사를 건넸다.“윤 대표님, 오랜만이에요.”윤하준은 그녀를 힐끗 바라본 뒤, 곧장 소예지에게 시선을 옮겼다. 소예지의 얼굴에는 분명한 불쾌감이 드러나 있자 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유치원 측에서 심유빈 씨 자문직은 이미 해지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심유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96화

    “부대표님, 이번 구매 리스트에 돼지 여섯 마리만 추가해 주시겠어요?”소예지가 고개를 들며 차분하게 제안하자 주현우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돼지요?”“네. 이번 실험에 사용할 예정이에요. 미리 확보해서 사육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소예지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덧붙였다.그때 옆자리에서 안채린이 비웃듯 웃음을 터뜨렸다.“소예지 씨, 지금 농담하는 거죠? MD에서 돼지를 키우자고요?”강준석이 곧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당연히 MD 본사에서 키우는 건 아니고 실험용 동물 사육 시설에서 관리하게 될 거야.”그 순간, 고이한의 긴 손가락이 책상 위를 천천히 두드렸다. 그의 시선이 소예지를 향했다.“이유는요?”낮게 깔린 목소리였지만 짧고 묵직한 질문이었다.소예지는 눈을 피하지 않고 담담하게 답했다.“현재 전 세계적으로 설치류 기반 실험 모델은 한계에 도달한 상태예요. 반면 돼지는 인간과 생리 구조가 훨씬 유사해서 임상 반응을 보다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영장류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초기 실험 단계에서는 돼지가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에요.”안채린은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낮게 중얼거렸다.“여기가 무슨 농장이냐고... 돼지를 키우다니.”고이한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숙였다가 이내 주현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소 박사 요청대로 조달하세요.”주현우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소 박사님도 결국 회사 예산을 고려해서 판단하신 거죠.”그 말에 안채린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그 짧은 한마디가 자신을 겨냥한 것처럼 불편하게 느껴져 결국 더 이상 불만을 드러내지 못한 채 입을 다물었다.그때 고이한이 다시 입을 열었다.“이번 주 금요일, 중요한 비즈니스 만찬이 있습니다. 전원 참석하세요. 노바스페이스 대표단도 함께 올 예정이고 만찬 자리에서 첫 공식 교류가 이뤄질 겁니다. 반드시 모두 참석해야 합니다.”그는 자리를 정리하며 회의실을 나서다가 문턱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95화

    레스토랑 안에서 메뉴를 고르고 주문을 마치자, 소예지의 휴대폰에서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메시지는 주현우에게서 온 것이었다.[오후 회의가 1시로 앞당겨졌어요.]소예지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무슨 일 있어요?”윤하준이 그녀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식사 끝나고 바로 회사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회의가 갑자기 앞당겨졌대요.”“정상 근무시간은 두 시 이후 아니었어요?”윤하준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되물었다.“맞아요. 그런데 오후 회의가 갑자기 한 시로 변경됐다고 하네요.”소예지는 태연하게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특별히 의심하거나 신경 쓰는 기색은 없었다.하지만 윤하준의 눈썹은 조금 더 깊게 찌푸려졌다.“그거, 고 대표가 빨리 들어오라고 한 거예요?”소예지는 찻잔을 들고 있던 손을 잠시 멈췄다.“아니요. MD의 책임자인 부대표가 보낸 거예요.”“결국 같은 거죠.”윤하준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아까 회의장에서 말이에요. 예지 씨한테 갖다준 그 담요, 누가 준비하게 한 건지 알아요?”소예지는 순간 멍해졌다.그때는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는데 지금 떠올려 보니 묘하게 이상했다.‘불도 꺼져 있었는데 스태프가 어떻게 내가 춥다는 걸 알았지?’“아마 고 대표가 시켰을 거예요. 예지 씨 추울까 봐 담요 가져오라고 한 거겠죠. 아직도 예지 씨를 꽤 신경 쓰는 것 같던데...”윤하준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소예지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소예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눈빛에 짙은 불쾌감이 스쳤다.“누가 그 사람한테 신경이나 써 달래요?”그 반응에 윤하준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그 감정은 연기나 포장이 아닌 지나치게 솔직하고 본능적인 반응이었다.“미안해요. 괜한 말을 꺼냈네요.”윤하준은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요즘 날씨가 오락가락하잖아요. 건강 조심하세요.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예요.”소예지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네. 맞아요. 이런 날씨일수록 더 조심해야죠.”그 뒤로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94화

    소예지는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재채기를 황급히 손으로 막았다. 입술이 붉게 물든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고 그녀는 곧장 자세를 고쳐 앉으며 민망함을 감추려 했다. 하지만 회의장은 이미 만석이었고 좌석을 옮길 수도 없었다. 이 상태로 두 시간 넘게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면 감기 한 번쯤은 확실히 걸리고도 남을 상황이었다.그 순간, 옆에 앉아 있던 윤하준이 아무 말 없이 몸을 살짝 움직이더니 입고 있던 재킷을 풀어 조용히 소예지의 어깨 위에 덮어주었다.소예지는 놀라 고개를 돌려 윤하준을 바라봤고 반사적으로 재킷을 벗어 돌려주려 했다.바로 그때, 앞줄에서 회의 자료를 넘기고 있던 고이한이 뒤쪽에서 들려온 미묘한 소리에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리고 시선 끝에 윤하준이 소예지의 어깨에 재킷을 덮어주는 장면이 정확히 들어왔다.“그냥 걸치고 있어요. 감기 걸리면 안 되니까.”윤하준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묘하게 다정했다.“그런데 하준 씨도 얇게 입었잖아요...”소예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재킷을 다시 내밀었지만 그는 그녀의 손을 가볍게 감싸 쥐며 고개를 저었다.“난 괜찮아요. 손이 이렇게 차가운데 그냥 입고 있어요.”“예지 씨가 아프면 하슬이는 누가 돌봐요?”그 말에 소예지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고마워요.”그 짧고 다정한 대화는 조용한 회의장 안에서도 의외로 또렷하게 전해졌고 앞자리에 앉아 있던 고이한의 턱선이 서서히 굳어갔다. 그의 손가락이 휴대폰을 쥔 채 천천히 움직이더니 이내 어딘가로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그때 무대 위에는 한 공학 전문가가 올라와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면서 발표가 본격적으로 이어졌다.약 오 분쯤 지났을 무렵, 한 여성 스태프가 급히 회의장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깔끔하게 접힌 담요 하나가 들려 있었고 곧장 소예지 앞에 다가와 허리를 숙였다.“소 박사님, 회의장에서 준비한 보온 담요입니다.”그녀는 공손하게 담요를 내밀었다.소예지는 순간 당황했지만 윤하준이 추울까 걱정되던 참이었기에 자연스럽게 담요를 받아 들었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93화

    심유빈은 순간 멍하니 소예지를 바라보다가, 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도발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고는 다시 거울 쪽으로 몸을 돌리며 완벽하게 잘록한 허리선을 의도적으로 드러냈다.“혹시 아시는 분이신가요?”직원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아니요.”박시온은 단칼에 잘라 말하더니 곧바로 소예지의 손을 끌며 덧붙였다.“가자. 더 볼 것도 없네.”웨딩드레스 피팅을 마친 뒤, 두 사람은 그대로 숍을 나섰다.문을 나서자마자 박시온은 더는 참지 못한 듯 입을 열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야? 고이한이 심유빈한테 프로포즈라도 한 거야? 설마 둘이 결혼하는 건 아니겠지?”소예지는 별일 아니라는 듯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중요하지 않아. 시간도 남았는데 우리 커피나 마시러 가자.”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자 박시온은 기다렸다는 듯 다시 물었다.“근데 너, 고이한 연구실 그만둔 거 아니었어? 앞으로 뭐 할 건데?”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나, 다시 MD에 남기로 했어.”“뭐라고?!”박시온은 놀란 나머지 입을 벌린 채 소예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너 또 고이한 밑에서 일하게 된 거야? 그 인간이 도대체 뭘 어떻게 해서 널 붙잡은 거야?”소예지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히 대답했다.“그런 거 아니야. 이번엔 연구 과제가 있어서 내가 자발적으로 남은 거야.”박시온은 소예지에게 분명 뭔가 사정이 있겠거니 짐작했는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녀가 하는 일이 기밀이 많은 연구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억지로 묻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아, 맞다. 너랑 임현욱 씨는 어떻게 돼 가? 요즘 연락은 해?”살짝 짓궂은 눈빛으로 묻고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그 사람, 지금 해외에 있어. 연락은 거의 못 해.”소예지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너희 둘도 참. 한 사람은 과학에 인생 걸고 한 사람은 나라 위해 뛰어다니고. 나중에 결혼하면 애 낳을 시간도 없겠네.”박시온은 장난스럽게 농을 던졌다.소예지는 말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592화

    그 통화는 이안이 갑자기 전신에 두드러기가 올라 병원에 다녀왔다는 소식이었다. 주경화는 걱정이 된 나머지, 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소예지에게 꼭 연락하라고 다그쳤다는 것이다.소예지는 윤하준에게 몇 가지 검사 수치와 알레르기 유발원에 대한 정보를 물었고 두 사람은 십 분 남짓 통화를 이어갔다.전화를 마치고 거실로 돌아오니 고하슬과 고이한은 또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소파에는 최현숙만이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최현숙은 소예지를 보자마자 다정하게 손짓했다.“이리 와서 할머니랑 이야기 좀 하자꾸나.”소예지는 그녀 옆에 자리를 잡았다. 최현숙은 소예지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 조심스레 몇 번 쓰다듬으며 말했다.“지난 1년 동안 너 혼자서 하슬이를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할머니, 괜찮아요. 힘들지 않았어요.”소예지는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최현숙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이한이 말로는 네 일이 다시 많이 바빠질 거라더구나. 그래서 말인데 하슬이를 위해서라도...”그녀는 소예지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혹시 다시 한번 생각해 본 적은 없니?”“할머니, 저 혼자서도 잘 살고 있어요.”소예지는 말을 끊었다. 최현숙이 또다시 재혼 이야기를 꺼내려 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듯 덧붙였다.“사실 요즘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등 뒤에서 아이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엄마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예요?”소예지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고이한이 고하슬의 손을 잡고 소파 옆에 서 있었던 것이다.최현숙은 잠시 실망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지만 이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네가 행복하다면 그걸로 됐다.”소예지는 가방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슬아, 이제 우리 가자.”고하슬은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의 손을 잡고 종종걸음으로 따라왔다.“왕할머니, 아빠. 안녕히 계세요!”“이한아, 예지 좀 배웅해 줘라.”최현숙이 일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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